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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주간연예</strong><br />
e-mail: enews@usa.net<br />
서보경의 푸드 칼럼<br />
154회<br />
나지막한 둔덕에서는 안개가 피어오<br />
르고, 한껏 물기를 머금은 하늘에<br />
서는 맞아도 좋을 만큼의 꽃비가 내린다.<br />
이렇게 또 한주가 지나고 두주가 지나다 보<br />
면 6월의 모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날 것<br />
이고, 만개했던 봄꽃들이 지고져서 꽃사태<br />
가 될 것이다. 세월만큼 솔직한 것이 또 어<br />
디 있을까~ 게다가 세월은 칼날처럼 냉정<br />
하기에 뒤도 돌아 보지 않은체 제 갈길을<br />
가고 만다. 거기에 발맞추어 환경도 사람도<br />
늘 새롭거나, 혹은 함께 이어지는 연장이기<br />
도 하는데, 나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낯설<br />
어서 지극히 꺼려지지 않는다면 밥먹는 것<br />
부터 트고 지내는걸 주저하지 않는다.<br />
유년시절 늘 집안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br />
나누어 주는 아버지의 정을 보고 자라서인<br />
지, 나 또한 맘좋고 사람 향기 풀풀 나는 사<br />
람에게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언제 우리<br />
집에서 밥한번 먹어요”라고 서스럼없는 제<br />
꽃비가 내린다<br />
안을 하곤 한다. 어쩌면 아버지가 그러하<br />
셨듯이 그것이 내 나름대로의 “소통”이고 “<br />
나눔”이고 “관계”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br />
소통이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그 소통에는<br />
애써 담아온 아픈 마음을 어렵게 들추어<br />
내보이는가 하면, 먹먹한 눈으로 하소연 아<br />
닌 외로움을 토해 낼때도 있다.<br />
“음식이 마음을 치료한다”라는 것처럼 두<br />
번 다시 볼 일 없는 인연일지 모를 사람과<br />
도 밥한번 먹고나면 그것이 진한 인연으로<br />
이어지기도 한다. 그 소통속에 내가 차려낸<br />
밥상은 이렇다할 명분있는 레서피도 없고,<br />
또한 나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비법 또한<br />
없을 터…. 그저 내 식대로의 손맛으로 한<br />
껏 부산을 떠는 것이 최선이다.<br />
오늘은 모처럼 맘 먹고 김치담는 날. 의례<br />
히 먹는 찰떡궁합 수육을 만들어 보겠다. “<br />
돼지고기를 삶는 과정은 곧 고기 끓는 열<br />
기와 잡내와의 투쟁이다”라는 고집에 쓰레<br />
기통으로 직행할 뻔한 대파 뿌리를 과감히<br />
냄비에 던져 놓고 된장 한 숟갈 풀고, 통후<br />
추 몇알과 먹다남은 소주(?)를 적당히 붓<br />
고, 월계수 잎은 소화기능을!!! 강화시켜 준<br />
다하여 한잎 띄워 보았다. 그리고는 선홍빛<br />
을 띤 수육용 돼지고기를 품위있고 우아하<br />
게 실로 결박하여 삶아 내주면 기본적으로<br />
수육의 완성이다. 여기서 Tip!!! 불은 가장<br />
센불로 약 45분을 난리부르스를 해주어야<br />
만 칼날이 아픔을 줄 때 육즙이라는 눈물<br />
을 흘려 준다.<br />
그사이 냉장고에서 3주간은 족히 함께 살<br />
아왔을 오렌지를 꺼내어 거두절미하고 머<br />
리부분과 밑부분을 단칼에 자른 뒤 아직<br />
도 수분이 남아있는 오렌지 알갱이를 도려<br />
내어 준다. 나름 “오렌지의 비애”라는 제목<br />
도 붙여준 뒤 BBQ 소스 2 스픈, 매운소스<br />
2스픈을 넣고 도려냈던 오렌지 알갱이를<br />
넣어준 뒤 10분간 약한 불에 은근히 졸여<br />
준 뒤 육즙이라는 눈물이 다 마르기 전에<br />
수육을 소스에 넣고 꿀로 불링불링 윤기나<br />
게 마무리 한다. 그리고 잘라 놓았던 오렌<br />
지안에 멋찌게 데코해 준다면 수육의 또다<br />
른 변신이 된다.<br />
벨소리 울리기 전에 오렌지 음료도 만들<br />
어 놔야겠다.<br />
돼지고기에 비타민B1이 풍부하지만 천연<br />
비타민C를 보충해 줄 오렌지의 달콤함과<br />
향긋함이 통통 튀는 탄산수와 만나는 상<br />
큼한 오렌지 레이드로 결정해보자. 탄산수<br />
에 도려낸 오렌지 알갱이를 넣고 믹서에 갈<br />
은 후 꿀 한두스픈 넣어 냉장고에 넣어 뒀<br />
다 내어 놓으면 오늘의 소박한 밥상 완성!!!<br />
이로서 오늘 또한 나는 그네들과 함께할 이<br />
야기를 만들어 간다.<br />
Wedding & Events<br />
Catering<br />
603 Reisterstown Rd., Pikesville, MD 21208<br />
MD<br />
VA<br />
7360 McWhorter Pl. #101, Annandale, VA 2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