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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mmins Magazine 2015 Autumn Vol 84

음료야 술이야? 술

음료야 술이야? 술 같지 않아 인기인 RTD주 커피를 추출하지 않고 바로 마실 수 있는 캔커피처럼 원하는 향과 맛을 미리 혼합해 놓은 RTD(Ready to Drink) 주류도 인기다. 2~8도 내외의 미미한 알코올 함량에 달콤한 과일 맛과 탄산의 청량감까지 더해져 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부담 없다. 소주에 탄산수, 화이트 와인을 더한 알코올 함량 3도의 스파클링 소주, 보드카에 우유와 딸기향을 더한 알코올 함량 4도의 보드카 혼합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나라에 RTD주류가 등장한 것은 1990년대. 보드카에 레몬, 초콜릿, 딸기 등 다양한 맛을 첨가하고 탄산수의 청량감을 더한 보드카 칵테일이다. 일부 수입맥주를 취급하는 바에서 술을 잘 못마시는 층에게 인기를 끌어왔지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최근이다. ‘가볍게 부담없이 즐기는 음주문화’ 열풍 덕이다. 막걸리도 음료처럼 캔에 담겼다. 부담스럽던 냄새 대신 상큼한 과일향을 입고 기존 6도였던 알코올 함량도 3~4 도로 낮아졌다. 조금은 고리타분한 느낌을 주던 기존의 이미지까지 벗고 다양한 층에 어필하고 있다. 막걸리뿐만 아니라 스파클링 매실주,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 등 전통주에 탄산을 더한 다양한 스파클링 전통주도 출시되었다. 패키지도 경쾌해졌다. 기존의 다소 고풍스럽던 이미지를 벗고, 젊고 감각적인 느낌을 더해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이미지로 2030세대에 어필하고 있다. 와인의 변신도 주목할만하다. 격식, 품격 등의 단어가 먼저 떠오르며 어딘지 모르게 어렵게 느껴지던 와인도 부담감을 쫙 뺐다. 오프너나 잔 없이도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팩에 담긴 것. 늘 우아한 드레스를 차려입던 친구가 청바지로 갈아 입은 듯한 느낌으로 한층 더 친숙하다. 팩에 담겨 가볍고 휴대하기도 좋다. 사과, 배, 블루베리 등 천연과즙을 발효시킨 후 병에 담고 당분과 효모를 첨가해 2차 발효를 시킨 천연 스파클링 주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알코올 함유량 2~8.5%의 저도주일 뿐 아니라 2차 발효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긴 탄산가스의 상큼한 맛으로 많은 여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다채로운 맛과 향 취향대로 즐기는 수제맥주 깊고 풍부한 스토리에 취한다 싱글몰트 위스키 36 + 37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레서피로 빚는 수제맥주도 붐이다. ‘크래프트 비어’ ‘하우스 맥주’로도 불리는 수제맥주는 라거, 에일, IPA, 포터 등 맥주의 원료인 홉의 종류와 양조장의 환경, 양조 스타일에 따라 제각기 독창적인 맛과 향을 낸다.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수제맥주는 대부분 묵직한 맛과 풍부한 향을 지닌 ‘에일’로 기존 대기업이 생산해온 시원하고 깔끔한 맛의 ‘라거’와 맛과 향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효모를 가라앉혀 2~10℃의 저온에서 발효시키는 라거는 청량감을 주는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반면, 효모를 띄워 18~24℃에서 발효시키는 에일은 발효 과정 중 오렌지, 딸기 등의 과일향을 첨가한다. 따라서 짙고 풍부한 맛과 다양한 향이 특징이다. 수제맥주의 인기 요인은 무엇보다 효모가 살아 있는 진짜 생맥주라는 점. 대량생산되는 맥주는 장기보관을 위해 생산 시 맥주의 효모를 걸러내 깊은 맛이 없는 반면, 효모를 걸러내지 않는 수제맥주는 대량생산된 맥주에 비해 맛과 향이 살이 있다. 20~30대의 젊은 층은 물론, 40~50대 중장년층에게까지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수제맥주를 즐기는 방식도 독특하다. 하루에 여러 수제맥주점을 돌며 각각의 특징을 비교하며 맛보는 ‘펍크롤링(Pub Crawling)’이 인기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맥주의 세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즐기고 싶어하는 애주가들의 니즈가 엿보인다. 최근엔 가정에서 맥주를 만들어 마시는 ‘홈 브루잉’(Home Brewing)도 인기다. 인터넷동호회의 홈브루밍 강좌는 물론 전문가를 위한 브루잉 강좌에도 일반인들이 몰리고 있을 정도다. 저도주 신드롬 속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독주도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가 바로 그 주인공. 40도 이상의 독주로 맛도 향도 강한 싱글몰트 위스키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스토리에 있다. 위스키는 당액을 발효시켜서 만든 발효주를 증류한 후 숙성시킨 스피릿 계열의 술이다. 옥수수, 호밀, 귀리, 보리 등 당액의 원료에 따라 몰트(Malt) 위스키, 그레인(Grain) 위스키로 나뉜다. 옥수수, 호밀, 귀리 등으로 당액을 만들면 그레인, 보리로 당액을 만들면 몰트 위스키가 된다. 몰트 위스키는 보리에 싹을 낸 맥아만을 원료로 당액을 발효시키고, 단식 증류기에서 두 차례 증류 후 오크통에서 장시간 숙성시켜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중 맥아를 발효한 액을 증류소 한 곳에서만 생산한 순도 100%의 몰트 위스키가 싱글몰트 위스키다. 액의 원료인 보리는 물론, 보리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물, 맥아를 건조시킬 때 사용하는 연료, 증류주를 숙성시키는 오크통에 따라 맛과 향에 뚜렷한 차이가 생긴다. 그뿐만 아니라 생산하는 증류소별로 레시피가 달라 증류소에 따라 다양한 풍미와 독창적인 향을 지닌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에세이 에서 싱글몰트 위스키는 마치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닌 사람처럼 저마다 고유의 ‘퍼스낼리티(personality)’를 지녔다고 극찬한바 있다. 한 마디로 어떤 맛을 지녔다고 말하기 힘든 것이 싱글몰트 위스키다. 와인처럼 생산지의 토양과 기후, 문화 그리고 브랜드에 담긴 역사에로의 관심을 이끄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 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다양하고 풍부한 맛을 지닌 싱글몰트 위스키는 마시는 방법에 따라 제각기 다른 맛과 향의 세계로 인도한다. 때문에 애주가들 사이에서 싱글몰트 위스키는 혼자 즐기기에 좋은 술로 꼽힌다. 더불어 최근 싱글몰트 위스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바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대부분 클래식한 인테리어에 차분한 분위기에 서너 명의 지인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공간으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을 뿐 아니라 일행 없이 혼자 가도 어색함이 없다. 다양한 풍미를 지닌 싱글몰트 위스키에 홀로 빠져들기에도, 낯선 타인과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