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여성의 섭식행동과 우울, 분노 ․ 분노표현 및 개인적 특성(BAS/BIS)에 관한 연구다(Eagles, Johns<strong>on</strong>, Hunter, Lobban, & Millar, 1995).실제 보건복지부(2002)의 ‘청소녀의 외모에 대한 인식 및건강수준 실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 여학생에서 거식증 증세가 있는 식이장애 고위험군이 10.9%로 남학생 7.5%에 비해 유의적으로 높았으며, Shin과 Choi(2003)의연구에서는 중ㆍ고등학교 여학생의 26.4%가 이상 섭식태도를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섭식 문제가 청소년기 여성의 건강에서 중요한 이유로, 섭식장애는 신체적, 성적 발달의 지연과 무월경을 초래할 수 있고 이는 생식기능 저하와 골량 감소와 같은 신체적 건강에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우울과 같은 심리적 장애 및 사회적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Rierdan & Koff, 1997). 다시 말해 다양한 측면의 발달과 성숙이 이루어져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체중과 섭식에만 국한된 관심으로 발달이 저해되고, 나아가 섭식장애가 발생할 경우 또 다른 신체적, 심리적 건강문제를 초래하기 때문에 이시기 섭식 문제를 심각하게 다룰 필요성이 있다.인간의 섭식행동은 다양한 요인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섭식은 우울,분노 및 불안과 같은 정서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져정서가 섭식장애의 선행요인으로 간주되기도 한다(Kinder,1991; Macht & Sim<strong>on</strong>s, 2000). 섭식과 정서와의 관계는 섭식에 대한 정서 일치 가설(emoti<strong>on</strong>-c<strong>on</strong>gruent modulati<strong>on</strong> ofeating)과 정서 조절 가설(eating to regulate emoti<strong>on</strong>) 이 두 가지 관점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 동일 정서에 대해 정서 일치또는 정서 조절에 따라 섭식행동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Heathert<strong>on</strong> & Baumeister, 1991). 우울과 섭식장애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들은 신경성 식욕부진 환자 중에서 우울이 동반이 되는 경우가 35-85%로 우울이 빈번하다고 보고하였고 또한 폭식증 환자에서도 우울 점수가 매우 높게 나타난다고 하였다(Kinder, 1991). 우울이 폭식 또는 신경성 식욕부진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된 것은 앞서 언급한 정서일치 또는 정서조절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분노와의관련성에 대하여, 식욕부진 환자의 경우 분노를 억제하거나분노를 다스리는 경향이 있으며 폭식 환자에서 분노 수준이높고 이들은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분노를 발산하는 경향이있다고 보고되었다(Geller, Cockell, Hewitt, & Goldner, 2000;Meyer et al., 2005). 이처럼 섭식행동과 정서적 측면 즉 우울,분노 및 분노표현 유형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이제시되고 있으므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섭식행동과 우울의 관련성을 파악하는 동시에 아직 국내 연구가 부족한 섭식행동과 분노 및 분노표현의 관계를 제시할 수 있는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정서요인과 더불어 섭식행동은 개인의 성격적 특성에 따라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제시되어 왔다. 예를 들어, 신경성식욕부진이 있는 사람은 감정적 과잉통제, 자아발달의 부족,과잉-순응성, 의존성, 완벽주의, 비효율적인 대인관계 등의 특성을 보이고, 신경성 폭식증이 있는 사람은 감정적 불안정과충동성을 보인다는 것이다(Strober, 1981). 기존 연구들에서 섭식행동과 관련된 개인적 특성 요인으로 자아개념, 자아존중감과 자기효능감 등이 제시되어왔는데 섭식행동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개인차 요인을 다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보다 안정적인 개인 특성 요인을 이용하여 섭식행동의 차이를 보고하는 연구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개인차를 반영한 인간의 동기와 행동 조절의 근간이 되는 요인이 있다면 그것은인간의 건강관련 행동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하는 것으로 간주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인간의 행동이 접근동기와 회피동기를 관할하는 두 종류의 대뇌체계에 의해 조절된다는 가정에 따라 생물학적인 차이 즉 중추신경계 기능의 측면에서 차이를 설명하는 행동활성화체계및 행동억제체계가 섭식행동에 나타난 개인적 특성의 차이를잘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Gray(1987)에 따르면 행동활성화체계(<strong>Behavior</strong>al Activati<strong>on</strong>System, BAS)는 접근동기를 통제하는 기제로서, Dopamine 경로와 관계가 있으며 뇌의 좌반구 전전두엽(prefr<strong>on</strong>tal cortex)의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Wheeler et al.,1993). 이 체계는 보상 및 비처벌 단서에 민감하며 목표를 향해 움직이도록 동기화시키고 행복, 희망, 희열, 흥분과 같은긍정적 정서경험과 관련이 있으며, BAS에 민감한 사람들은정서적 유인가(Incentive)에 더 잘 반응하고 어떠한 환경에서든지 호기심을 갖고 탐색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이 체계는 긍정적 정서와 외향성과 관련된다.한편 행동억제체계(<strong>Behavior</strong>al Inhibiti<strong>on</strong> System, BIS)는 뇌의 중격(septum), 해마(hippocampus), Serot<strong>on</strong>ine 경로와 관련이있는 체계로서 처벌 신호 및 새로운 신호에 민감하고 부정적이거나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하는 행동을 억제시키고, 불안관련 단서들에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하게 하여 현재 진행 중인 행동이나 계획했던 행동을 멈추게 하거나 계획하지 않도록 다른 위험 단서들을 찾도록 유도하는 동기체계이다(Gray,1990). 이 체계가 활성화되면 목표를 향한 움직임을 멈추며,공포, 좌절, 불안, 슬픔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이러한 BAS와 BIS는 서로 독립적이고 구분되는 신경기저와 작용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은 두 체계에서 독립적인 민감성을 보일 수 있으며, 성별에 따라 민감성의 차이를보일 수 있다고 한다. 즉, Kim, Jho, Kim과 Yo<strong>on</strong>(2003)에 의하면 BAS와 BIS가 모두 민감한 집단은 감수성이 예민한 여성들의 분포가 많은 반면 BAS와 BIS에 모두 둔감한 집단은여성건강간호학회지 13(4), 2007년 12월 311
천 숙 희남성들의 분포가 많으며, 또한 BAS가 높고 BIS가 낮은 집단은 과제의 실패에 따르는 처벌에 대한 행동억제체계보다는과제 성공에 따르는 유인가 추구를 위한 행동활성화체계가더 민감하여 남성 분포가 더 많은 반면 BAS가 낮고 BIS가높은 집단은 여성의 분포가 더 많은 경향이 있다(Kim et al.,2003). 따라서 BAS와 BIS는 적응 행동(adaptive behavior)의조절과 통제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이 체계들에 대한 민감성의 차이에 의해 섭식에 대한 태도와 행동에서 개인차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며 또한 남성과 여성에서나타난 행동의 차이를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따라서 본 연구는 청소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정서 요인으로 우울과 분노ㆍ분노표현을, 개인적 특성의 차이를 보여주는요인으로 행동활성화체계 및 행동억제체계를 포함시켜 이들과섭식행동과의 관계를 파악하고자 한다.연구 목적본 연구의 구체적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청소년기 여성의 섭식행동을 파악한다• 청소년기 여성의 우울과 분노 및 분노표현 유형을 파악한다• 청소년기 여성의 개인적 특성(행동활성화체계 · 행동억제체계)을 파악한다.• 청소년기 여성의 섭식행동과 우울, 분노와 분노표현 유형,행동활성화체계 및 행동억제체계와의 관계를 파악한다.연구 방법1. 연구 설계본 연구는 청소년기 여성의 우울, 분노 및 분노표현 유형,행동활성화체계ㆍ행동억제체계를 파악하고 섭식행동과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횡단적 서술상관관계 연구이다.2. 연구 대상본 연구의 대상은 서울특별시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1,2학년 여학생으로서 본 연구목적에 동의한 437명을 대상으로하였다.3. 용어의 정의1) 섭식행동섭식행동은 인간이 음식물을 섭취하는 광범위한 활동으로서절식, 폭식증과 음식에 대한 몰두, 섭식통제를 의미하며(Ganger, Olmsted, Bohr, & Garfinkel, 1982), 본 연구에서는식이태도검사(<strong>Eating</strong> Attitude Test : EAT-26)를 이용하여 측정한 점수로 정의한다.2) 우울우울은 개인이 지각하는 저하된 기분 상태에서 병적인 상태에 이르는 근심, 침울감, 무기력감 및 무가치감을 의미하며(Battle, 1978), 본 연구에서는 간이정신진단검사(SymptomCheck List, SCL 90-R)의 우울관련 문항을 이용하여 측정한점수를 말한다.3) 분노ㆍ분노표현분노는 분노상황에서 나타나는 즉각적인 반응으로 근육긴장및 자율신경계의 활성화를 수반하면서 경증의 초조함이나 흥분에서부터 격렬한 분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도의 주관적감정으로 나타나는 정서적 상태로(Spielberger, 1996), 본 연구에서 분노는 평상시의 분노 빈도나 분노를 느끼는 정서상태를 의미하는 기질분노를 의미한다.분노표현(anger expressi<strong>on</strong>)은 분노가 표현되는 빈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분노억제(anger-in)는 분노감정을 참거나 억압하는 빈도를 의미하고, 분노표출(anger-out)은 얼마나 자주 주위의 다른 사람이나 물건에게 분노를 표현하는가의 빈도를 의미하는 것이며. 분노조절(anger-c<strong>on</strong>trol)은 개인의 분노 표현을조절하려고 시도하는 빈도를 의미한다.본 연구에서는 Ch<strong>on</strong>, Hahn, Lee와 Spielberger(1997)의 한국판 상태-기질 분노표현척도(STAXI-K)를 이용하여 측정한 점수를 말한다.4) 행동활성화체계ㆍ행동억제체계행동활성화체계(<strong>Behavior</strong>al Activati<strong>on</strong> System, BAS)는 ‘음식’, ‘성’ 혹은 ‘더위나 고통의 회피’ 등과 같이 원하는 어떤것들의 단서에 민감하게 감지하고 적극적으로 추구하도록 만들어주며, 자신이 바라는 바가 달성되리라고 기대할 때 생기는 긍정적 정서인 희망, 흥분, 행복 등을 유발하는 동기체계를 의미한다. 행동억제체계(<strong>Behavior</strong>al Inhibiti<strong>on</strong> System, BIS)는 ‘처벌’ 이나 ‘위험’과 같은 불안 관련 단서들에 반응해서불안을 경험하고 현재 진행 중인 행동을 멈추고 다른 위험이나 위협 단서들을 찾기 위해 환경을 조사하도록 돕는 동기체계를 의미한다(Gray, 1987, 1990). 본 연구에서는 Carver와White(1994)가 제작한 BAS/BIS 척도를 Kim과 Kim(2001)이 개발한 한국판 BAS/BIS 척도를 이용하여 측정한 점수를 말한다.4. 연구 도구312 여성건강간호학회지 13(4), 2007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