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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br />
A GLOBAL PERSPECTIVE ON BETTER LIVING<br />
Globally with KEB<br />
VOL. 100. 2012. 09-10
Publisher’s Letter<br />
안녕하세요? 외환은행장 윤용로입니다.<br />
변함없는 신뢰와 사랑을 보여주시는 고객 여러분께 모든 임직원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립니다.<br />
외환은행의 모든 임직원은 외환은행의 주인은 바로 소중한 고객님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br />
고객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고객 만족을 넘어서서 고객 감동을 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br />
우리가 함께하는 세상은 소통과 공감이 더욱 중요한 시대로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br />
외환은행은 외국환, 기업금융, 해외 영업 등의 분야에 대한 국내 최고의 경쟁력, 강한 열정과 자신감을 가지고<br />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며 고객 여러분께 더 큰 기쁨을 드리기 위해 더더욱 열심히 뛰겠습니다.<br />
국내외 경제와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가 되어주시는 고객님들께<br />
금융 서비스 외에도 다면적인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항상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br />
저희 외환은행은 지난 2004년부터 VIP 멤버십 매거진을 발행해 고객님들께 독점적으로 보내드렸습니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06<br />
올 9월, VIP 멤버십 매거진 제100호 발행을 앞두고, 제호를 로 바꾸며 새로이 발전을 도모하게 되었습니다.<br />
이로 인해 8월호를 휴간하고 고객님을 찾아뵙지 못한 것에 대해 너그러운 양해를 구하려고 합니다.<br />
새로운 매거진을 창간하는 것과 같은 과정을 거쳐 마침내 제100호를 고객님께 선보이게 되었습니다.<br />
외환은행과 는 변화하는 시대상에 부응하고, 고객님께 한발 앞선 정보와 즐거움, 더 나아가<br />
만족과 감동을 드릴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외환은행의 VIP 멤버십 매거진 의 새 출발을<br />
따뜻한 관심으로 성원해주시길 부탁드리며, 고객님께도 늘 행복과 행운이 함께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br />
감사합니다.<br />
외환은행장<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07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br />
A Global Perspective on Better Living<br />
[더 뷰]<br />
더 뷰 2012년 9–10월호<br />
통권 100호<br />
발행처 Publisher<br />
편집장 Editor in Chief<br />
외환은행 홍보부 KEB PR Dept.<br />
김정은 Béatrice Kim<br />
EDITORIAL<br />
편집 디렉터 Editorial Director<br />
컨트리뷰팅 에디터 Contributing Editor<br />
DESIGN<br />
Design Dept.<br />
아트 디렉터 Art Director<br />
디자이너 Designer<br />
김보미 Summer Bomi Kim<br />
김지수 Jisu Kim 강경화 Kyunghwa Kang<br />
박이지 Lisie Park 이연정 Yeonjung Lee 문승희 Seunghee Moon<br />
Zoode (Tel. 02. 512. 9641)<br />
윤석민 Seokmin Yoon<br />
임희정 Heejung Lim 김효정 Hyojung Kim<br />
PHOTO<br />
Photo Studio<br />
사진 디렉터 Photo Director<br />
포토그래퍼 Photographer<br />
CORRESPONDENT<br />
파리 PARIS<br />
런던 LONDON<br />
뉴욕 NEW YORK<br />
싱가포르 SINGAPORE<br />
두바이 DUBAI<br />
교정/교열 Reviser<br />
수정 DTP Operator<br />
ADVERTISING DEPT.<br />
부장 Head of Sales<br />
차장 Senior Manager<br />
과장 Manager<br />
MARKETING DEPT.<br />
차장 Marketing Manager<br />
과장 Assistant Manager<br />
LaLaLa Studio<br />
채우룡 Wooryoung Che<br />
필주 Piljoo 서현희 Hyunhee Su<br />
서꽃님 Kounim Suh<br />
서유석 Alexander Seo<br />
아일린 Eileen Feighny<br />
류지연 Vicky Lyoo<br />
김한신 Hanshin Kim<br />
정수완 Soowan Jeong<br />
이연숙 Yeunsuk Lee<br />
오영석 Youngseok Oh<br />
함승완 Seungwan Hahm<br />
이용식 Yongsik Lee<br />
서정화 Junghwa Suh<br />
정현주 Hyunju Jung<br />
주소<br />
공동 발행처<br />
시스템 출력<br />
인쇄<br />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50-13 상민빌딩 3층<br />
3F Sangmin Bldg. 50-13 Cheongdam-dong, Gangnam-gu, Seoul, Korea 135-819<br />
(주)머니투데이 MONEYTODAY Media Organization, INC.<br />
서울특별시 종로구 서린동 149 청계 11빌딩<br />
Cheonggye11 Bldg. 149 Seorin-dong, Jongno-gu, Seoul, Korea 110-726<br />
(주)코리아유니온<br />
(주)대한프린테크<br />
< 더 뷰>는 외환은행이 만드는 VIP 멤버십 매거진으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br />
< 더 뷰> 에 실린 글과 사진은 허락 없이 옮겨 쓸 수 없습니다. 기타 < 더 뷰>에 대한 문의는 02-3442-2676번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외환은행의 소중한 고객님께<br />
안녕하세요?<br />
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두 달 만에 찾아 뵙니다.<br />
창간 이후 벌써 제 100호를 맞이하게 되었고,<br />
고객님만을 위한 특별한 VIP 멤버십 매거진으로 거듭나고자 지난 여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br />
는 외환은행이 고객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세계,<br />
고객님이 경제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br />
A Global Perspective on Better Living<br />
VOL. 100. 2012. 09-10<br />
그리고 외환은행과 고객님을 연결하는 통로로서 기능하고 싶은 소망을 담았습니다.<br />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 , 고객님에게 항상 유익하고 흥미로운 세상의 눈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br />
는 격월간으로 홀수 월에 발행돼 고객님을 찾아갈 것입니다.<br />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 드립니다.<br />
2012년 9월, 팀에서 올립니다
MASTHEAD<br />
CONTENT<br />
06<br />
Publisher’s Letter<br />
발행인의 글<br />
14<br />
Bulletin<br />
패션, 뷰티, 자동차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트렌드와 소식<br />
16<br />
taste of arts<br />
큐레이터 이현진이 얘기하는 영국 현대미술가들 집합 사건<br />
18<br />
taste in books<br />
번역가 이미도가 요즘 즐겨 읽는 책<br />
20<br />
taste for dishes<br />
“김은 밥도둑”이라 말하는 사업가 이정열의 미식 생활<br />
22<br />
Design<br />
Azur<br />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 속 컬러, 네이비의 속성과 디자인 미학<br />
26<br />
Arts<br />
우주의 노래<br />
재불 여류 화가 이성자의 삶과 작품 세계에 대해<br />
28<br />
Music<br />
TO CHOPIN<br />
10월엔 쇼팽을 위한, 쇼팽에 의한 무대, 쇼팽 콩쿠르가 찾아온다<br />
30<br />
Place<br />
The 7 LOUnGE<br />
청담동의 소셜 클럽, BMW 7시리즈 모빌리티 라운지를 탐방하다<br />
34<br />
Beauty<br />
Skin Alert in THE Car<br />
드라이브를 즐긴다면 꼭 갖춰야 할 화장품<br />
36<br />
Accessory<br />
Weekend DELIGHTS<br />
센스 있는 위크엔드 룩을 위한 액세서리들<br />
38<br />
Wardrobe<br />
험프리 보가트처럼<br />
트렌치코트 스타일링과 영화 속 아이콘들<br />
42<br />
Style Icon<br />
남자에게 슈트란<br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야수토 카모시타가 얘기하는 남자와 슈트<br />
44<br />
Watch<br />
Star Watches<br />
패션 아이콘들의 손목에 채워져 있던 그때 그 시계<br />
48<br />
Mode<br />
Classic Nomad<br />
스타 스타일리스트 정윤기가 연출한 루이 비통의 클래식한 룩<br />
54<br />
Item<br />
Gentlemen’s Agreement<br />
스타일을 완성해주는 것은 결국 구두다<br />
58<br />
People<br />
하지원이라는 키워드<br />
대한민국 대표 흥행 배우이자 외환은행의 얼굴, 배우 하지원 인터뷰<br />
60<br />
People<br />
소셜커머스 업계의 ‘몬스터’<br />
벤처 2세대 선두 주자, 소셜커머스 업계 1위 기업<br />
‘티켓몬스터’의 신현성<br />
64<br />
Politics<br />
전직대통령의 짭짤한 수입<br />
현직 대통령도 부러워할 전직 대통령들의 과외 활동들<br />
66<br />
Car<br />
ferrari, the super<br />
아는 사람만 아는 페라리, 자동차에도 ‘테일러-메이드’가 있다<br />
72<br />
Golf<br />
IT’SHOW TIME<br />
가을철 주요 골프 대회들과 주목할 만한 선수들<br />
75<br />
Golf<br />
가을의 유혹<br />
10월 19일 열리는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미리보기<br />
76<br />
Gourmet<br />
먹고, 기도하고, 푸드 쇼핑하라<br />
청담동에 새로 문을 연 ‘핫’ 플레이스, SSG 푸드마켓 이용기<br />
80<br />
gourmet<br />
Contemporary Korean<br />
외국인 손님 대접에 좋을, 세련되고 맛 좋은 한식 레스토랑<br />
84<br />
Travel<br />
애주기행<br />
청주 명가를 찾아 떠난 애주가의 술도가 유람기<br />
88<br />
Liquor<br />
맥주 맛은 손맛<br />
소규모 브류어리에서 만드는 독특한 맥주들<br />
VOL. 100. 2012. 09-10
MASTHEAD<br />
CONTENT<br />
89<br />
Economy<br />
ECONOmy sumMary<br />
자산 관리 전략부터 증시, 기업, 부동산, 환율 등 하반기 경제 리포트<br />
90<br />
Economy<br />
즉시연금의 매력<br />
절세를 내세우는 수많은 상품 중 알짜, 즉시연금 살펴보기<br />
92<br />
Economy<br />
세제 개편 들여다보기<br />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위한 하반기 주요 세제 개편 미리 보기<br />
94<br />
Economy<br />
하반기 증시는 안갯속으로<br />
G20 재무장관회의가 끝나야 윤곽을 드러낼 하반기 증시에 대해<br />
96<br />
Economy<br />
여전히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br />
재건축·재개발 시장과 아파트, 상가, 오피스텔 등 부동산 이모저모<br />
100<br />
Economy<br />
하반기 산업별 기상도<br />
유로존 위기가 기업에 가져올 영향, 이에 따라 울고 웃는 산업<br />
102<br />
Economy<br />
유로존의 어두운 그림자<br />
유로존 영향권에 있는 하반기 환율 등락은 어떻게 될까?<br />
104<br />
Economy<br />
하반기 자산관리 전략<br />
외환은행 PB팀에서 알려주는 하반기 자산관리의 핵심 정보<br />
106<br />
Global Report<br />
Current UK<br />
영국의 오늘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가지 키워드<br />
108<br />
Global Report<br />
OH, MAJESTY<br />
영국의 왕가와 귀족 문화 엿보기<br />
110<br />
Global Report<br />
Brit ArtistS<br />
현대 대중문화의 본거지 영국, 이곳의 대표적인 아티스트<br />
112<br />
Global Report<br />
런던 올림픽과 영국 경제의 올림픽 효과<br />
2012 런던 올림픽, 영국 경제에는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br />
115<br />
Global Report<br />
위기의 금융 허브<br />
런던이 전 세계 금융의 중심지라는 타이틀, 여전히 유효한가<br />
116<br />
Global Report<br />
BRIT Landmarks<br />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와 웨일스까지 곳곳의 랜드마크<br />
120<br />
Global Report<br />
스코틀랜드 정치학<br />
이제 정말 독립을 하겠다고 나선 그곳, 스코틀랜드에 대해<br />
123<br />
Global Report<br />
Rules in UK<br />
신사의 나라 영국, 특히 이곳에서 통하는 에티켓<br />
124<br />
Global Report<br />
영국의 두 대표 기업<br />
영국의 어제와 오늘을 만든 대표적인 두 기업,<br />
HSBC와 BP<br />
125<br />
Global Report<br />
Made in UK<br />
버버리, 재규어, 시바스 리갈 등 영국 출신 브랜드<br />
126<br />
Global Report<br />
Lodging in UK<br />
이제 영국 여행은 걱정 없겠다. 이렇게 좋은<br />
호텔이 많으니까.<br />
128<br />
Global Report<br />
Fine Dining in UK<br />
영국엔 맛집이 없다는 편견을 가졌다면, 영국 곳곳의<br />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 가보길<br />
130<br />
Global Report<br />
Shall We Golf in UK?<br />
세계 주요 골프 대회를 유치할 만큼<br />
저마다 특장점을 가진 영국의 골프장<br />
134<br />
KEB Network<br />
OVERSEAS NETWORK<br />
외환은행 전 세계 지점 정보와 런던 지점 이모저모<br />
136<br />
KEB Inside<br />
즉시연금과 절세 혜택<br />
외환은행 PB팀이 ‘강추’하는 외환은행의 알짜 상품<br />
138<br />
KEB Inside<br />
가을철 재테크는 이 두 상품으로<br />
외환은행의 눈에 띄는 상품 두 가지,<br />
펀드 자동환매 시스템과 피델리티 이머징마켓 채권<br />
140<br />
COVER STORY<br />
표지 작가 소개<br />
VOL. 100. 2012. 09-10
BULLETIN<br />
패션, 뷰티, 자동차, 문화·예술 등의 새로운 소식 7가지.<br />
Modern Red Series<br />
S.T. 듀퐁의 매장에 들렀더니, 레드 컬러가 유난히 눈에<br />
많이 띄었다. 깔끔한 디자인의 화이트 컬러와 레드<br />
컬러가 어우러진 레드 스트라이프 셔츠에서부터 레드<br />
컬러를 포인트로 세련된 디자인과 절제된 아름다움을<br />
느낄 수 있는 빅 체크 셔츠까지. 모던 레드 시리즈는<br />
노타이로도 입을 수 있으니 더욱 좋다. 단추와 소매<br />
디자인 등에도 모던 레드 시리즈만을 위한 디테일을 넣은<br />
것도 인상적이다.<br />
렉서스의 반격<br />
한동안 렉서스는 잠잠했다 그러더니 9월에 뉴 제너레이션 ES 시리즈를 공개했다. ES 시리즈 최초로<br />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00h를 라인업에 추가했고, 뉴 제너레이션 GS에서 시작된 ‘스핀들 그릴’로<br />
대표되는 ‘강렬한 외관’, 휠베이스가 길어지고 앞뒤 오버행을 줄여 실내 공간을 넓힘으로써 기존 ES의<br />
DNA는 유지하면서도 스포티한 주행 성능은 더욱 향상되어 ES를 새로운 차원으로 재구성했다.<br />
여왕의 위스키<br />
올해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즉위 60주년이다. 이런 즐거운 날에 술이<br />
빠질 수 있으랴. 여왕의 위스키를 맛볼 수 없느냐고? 로얄 살루트의 ‘다이아몬드<br />
주빌리 리미티드 에디션’이 그 답이다. 이 스페셜 에디션은 최소 21년 이상 숙성된<br />
원액을 엄선한 다음 세심하게 블렌딩해 완성됐다. 국내에 한정 수량으로 들어와<br />
있으니, 발 빠르게 움직여야 손에 쥘 수 있다.<br />
자동차 디자이너 혹은 미술가<br />
페터 슈라이어는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다. 그런데 이<br />
Purple on Green<br />
누가 드라이버에 퍼플 컬러를 사용할 줄 알았겠나. 캘러웨이의 레가시 퍼플은 전통적인 클럽에 대한<br />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수려한 외관과 하이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제품이다. 레가시 퍼플 아이언은 어드레스<br />
시 안정감을 높여주는 큰 페이스를 갖춰 반발성이 향상됐고 타구감이 한결 부드럽다. 캘러웨이의<br />
신제품을 풀 라인업으로 갖추고 필드에 나서면 그 컬러와 기능 덕에 숨으려야 숨을 수가 없겠다.<br />
베테랑 디자이너에게 미술이라는 취미가 있다는 건 미처<br />
몰랐다. 이번 전시에서 그가 몰두해온 드로잉, 설치, 회화 작품<br />
60여 점을 볼 수 있다. 퍼터 슈라이어라는 예술가의 첫걸음을<br />
목격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자동차 디자이너의 디자인과<br />
아이디어의 원천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9월<br />
22일~11월 2일, 갤러리현대 강남.<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14<br />
Welcome back, YSL!<br />
면세품 가이드를 꺼내 들었다.<br />
눈이 멈추는 페이지도 항상 비슷하다. 바로 이브 생 로랑의<br />
메이크업 제품이 있는 페이지다. 이브 생 로랑이 우리나라에서<br />
철수한 지 제법 오래됐으니, 외국 출장이나 여행 혹은 면세점이 아니면<br />
구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귀가 번쩍 뜨일 소식이 들렸다.<br />
바로 이브 생 로랑 뷰티가 다시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는 거다.<br />
9월 중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에 매장을<br />
연다.여자라면 당장 매장으로 달려가 그 붉디붉은 루주를 사게 될 테고,<br />
남자라면 만능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인 뚜쉬 에끌라라든지, 아니, 그 어떤 걸<br />
골라도 상대의 환심을 얻는 데 백발백중이다.<br />
StarClass로 벤츠 타기<br />
StarClass란 메르세데스-벤츠의 프리미엄 인증 중고차 브랜드로 메르세데스-벤츠<br />
코리아에서 공식 수입한 차량을 대상으로 한다. 4년/10만km 이내 무사고 차량이어야<br />
하고, 메르세데스-벤츠의 숙련된 엔지니어들에게 178가지에 달하는 점검을 받아야만<br />
한다. 신차 전시장과 별도로, 용답 전시장과 양재 전시장 등 StarClass 전시장을 두 곳<br />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mbstarclass.co.kr)에서 매물을 미리 확인할 수도 있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15
Taste of<br />
arts<br />
귀한 손이 그린 귀한 포스터<br />
런던 올림픽 흥행으로 으쓱한 영국. 거기엔 영국 미술계도 한몫했다.<br />
런던은 사실 부담이 컸다. 올림픽 준비 때문만은 아니었다. ‘yBa’ 이후, 런던은 전 세계 현대미술의 시작<br />
이자 끝처럼 여겨졌고, 예술 호사가들의 눈과 귀는 늘 이곳을 향해 있었다. 어디서 그렇게 계속 쏙쏙 나<br />
오는지 무수한 신예 아티스트들은 찰스 사치Charles Saatchi, 제이 조플링Jay Jopling 등의 눈에 띄어<br />
‘사치 갤러리’나 ‘화이트 큐브 갤러리’의 전속을 꿈꿨다. 어디 이런 신예들 뿐이랴. 경매에 한번 나섰다<br />
하면 미술 시장이 들썩거리고 최고 판매액을 뛰어넘는 거물 예술가들이 공존하는 곳이 바로 여기다. 그<br />
러니, 런던이 대체 어떻게 올림픽을 예술로 풀어낼지에 대해서도 많이들 궁금해했다. 지금은 아마 런던,<br />
아니 영국 미술계가 어깨를 한껏 펴고 우쭐할 거다. ‘어르신’ 예술가들이 꿈쩍도 안 할까 싶던 걱정은 기<br />
우였으니까. 총대를 멘 사람은 테이트 브리튼 갤러리의 디렉터 니컬러스 세로타Nicholas Serota였다.<br />
그는 일일이 아티스트들을 찾아다니며 “올림픽 포스터를 그려달라”고 청했다. 그 결과물이 이 아름다<br />
운 포스터들이다. 데미언 허스트나 샘 테일러우드는 빠졌다. 바빴나 보다. 그들이 없어도 괜찮다. 안시<br />
아 해밀턴Anthea Hamilton, 하워드 호지킨Howard Hodgkin, 크리스 오필리Chris Ofili, 브리지트 라일<br />
리Bridget Riley, 레이철 화이트리드Rachel Whiteread, 피오나 배너Fiona Banner, 사라 모리스Sarah<br />
Morris에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과 마틴 크리드, 트레이시 에민까지 포스터를 보내왔으니까. 그야말로<br />
‘Cool Britannia!’다. 이 포스터들은 런던의 테이트 브리튼 갤러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16<br />
글 이현진<br />
큐레이터 이현진<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17
Taste in<br />
books<br />
하워드 슐츠, 조앤 고든 지음, 8.0<br />
스타벅스의 충성 고객들이 이탈하기 시작하고, 쓰나미처럼 금융 위기가 밀려왔을 때 최고경영자 하워<br />
드 슐츠는 어떤 전략을 써서 스타벅스를 위대한 기업으로 키웠을까? 그는 비틀스가 쇠락의 길을 걷기<br />
시작하던 때와 쇠락의 원인에서 창조적 경영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하는데…. 스타벅스 창업자이자 최<br />
고경영자인 슐츠의 ‘전진 앞으로(Onward!)’ 정신도 엿볼 수 있다.<br />
번역가의 서재<br />
영화 엔딩 장면, 자막엔 늘 이 이름이 떴다. ‘번역 이미도’.<br />
그는 우리나라 외화 번역계의 거의 유일무이한 1세대 전문가이자 출판인,<br />
저술가다. 이미도에게 요즘 부쩍 손이 가는 책에 대해 물었다.<br />
피터 언더우드 지음, 황금사자<br />
저자 피터 언더우드는 삼성과 애플이 특허권 전쟁을 벌이기 훨씬 전부터 ‘먼저 앞서 나가는 혁신가(first<br />
mover)’만이 글로벌 경쟁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미래 예지적 통찰력을 펼쳤다. “Good artists<br />
copy. Great artists steal”이라며 창의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피카소의 반어법적 은유가 무엇을 의미하<br />
는지 깨닫게 해주는 책!<br />
, 댄 세노르·사울 싱어 지음, 다할미디어<br />
이 책의 핵심 가치는 ‘3C’s’라고 생각한다. 즉, 위기Crisis, 경쟁Competition, 변화Change. 이스라엘은<br />
세계 최고의 하이테크 강국이 되기까지 숱한 국가적 위기를 어떻게 돌파했고, 경쟁 시장에서 어떤 전략<br />
으로 승자가 됐으며, 어떤 아이디어로 혁신의 결과물인 변화를 이끌어냈는지 궁금하다면 무조건 강추!<br />
이지훈 지음, 쌤앤파커스<br />
“Good은 Great의 적이다(Good is the enemy of great).” 경제학자 짐 콜린스가 에 쓴 첫 문장이다. 의 저자 이지훈이 ‘현대카드의 성공 비결은<br />
무엇이고, 그들은 어떻게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가’에 주목한 ‘종합검진’ 결과 보고서!<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18<br />
글 이미도•사진 채우룡<br />
번역가, 출판 기획자, 저술가 이미도<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19
김만 있으면 돼<br />
밥도둑이라는 소리를 듣는 반찬이 몇몇 있다. 계란 프라이, 깻잎무침, 간장게장, 멸치볶음, 스팸구이….<br />
그중에서도 으뜸은 김이다. 오죽하면 여기 김이 좋아 김을 만드는 사나이가 있다.<br />
Taste for<br />
dishes<br />
세 살 입맛 여든 가는 경우도 있고, 살면서 바뀌는 경<br />
우도 있다. 꼭 나이가 들어서라기보다 당시의 일과 생<br />
활, 장소, 상황 등이 주는 변화가 가장 큰 것 같다. 특<br />
히 나처럼 의식주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사람의 경우<br />
엔 더 그렇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의식주는 기본이지<br />
만, 역설적으로 그래서 제일 중요한 삶의 요소가 아닐<br />
는지. 집은 내게 가장 편안한 장소, 내 비밀 기지가 되<br />
어야 한다. 옷은 내 첫인상과 연결되기에 항상 의식하<br />
고 신경을 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식’, 먹는 게 중요하<br />
다. 내게 음식은 단순히 배고파서 먹는, 내 위에 포만<br />
감을 주기 위해 먹는 게 아니다.<br />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탁에 단골로 등장하는 반찬들<br />
이 있다. 김치, 멸치볶음, 오징어채볶음, 콩나물무침,<br />
깻잎무침, 김 등등. 예전에 캐나다에서 살았는데, 그때<br />
에도 이들은 빠지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나는 김만 있<br />
으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곤 했다. 윤기가 자르르<br />
흐르게 기름칠을 해 불에 살짝 구운 김도, 아무 양념<br />
없이 바싹 말린 김도, 간장에 찍어 먹는 김도, 고춧가<br />
루와 참기름에 버무린 김도 다 맛있었다.<br />
김에 대단히 영양학적 장점이 발견되었거나, 어떤 의<br />
도가 있어서 김을 먹은 건 아니다. 무의식적으로 또<br />
습관적으로 김을 계속 먹어왔을 뿐이다. 김이 다르게<br />
보이기 시작한 건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나이가 들<br />
면서 패밀리 비즈니스라는 배에 슬그머니 몸을 얹었<br />
는데, 마침 우리 집은 여러 식품을 가지고 사업을 하<br />
는 ‘해촌상사’였다. 그리고 나는 고상한 입맛을 가진<br />
척, 대단한 미식가인 척하면서 음식을 먹을 줄만 알았<br />
지, 사실 깊이 들어가면 뭣도 아는 게 없었다. 이것저<br />
것 부딪쳐보기를 여러 번, 나는 내 방식대로 길을 찾<br />
아나갔다.<br />
김에서 제일 중요한 건 원재료, 그러니까 가공 전의<br />
김인 원초가 제일 중요하다 그 품질에 따라 가격도 천<br />
차만별이고, 결국 얼마나 좋은 원초를 고르느냐와 가<br />
격대를 어떻게 맞출 것이냐 사이에서 타협을 해야 한<br />
다. 그다음으로 알아본 것은 오일이었다. 캐나다에 연<br />
고가 있어 자연스레 캐나다의 카놀라 오일, 그러니까<br />
유채꽃에서 추출한 오일을 접하게 됐다. 맛과 향이 전<br />
혀 없이 오일로서의 기능만 하며 다른 오일에 비해 산<br />
성화되는 비중이 현저히 낮고, 오메가-3가 풍부해 노<br />
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김 산지에 몇 달간 머물 정<br />
도로 열정적으로 스터디를 해본 후, 내가 내린 결론은<br />
질 좋은 원초와 카놀라 오일, 천일염으로 승부를 걸어<br />
볼 수 있겠다는 거였다. 내가 믿을 건 어릴 때부터 김<br />
을 먹어온 내 입맛과 식습관이었다.<br />
지금도 김을 한 봉지 뜯어 먹으며 생각했다. 어릴 때<br />
에는 즐겨 먹다가 손도 대지 않는 음식도 있고 반대도<br />
있다. 그런데 누구나 평생을 쭉 가지고 가는, 어릴 때<br />
한번 꽂힌 뒤 줄곧 먹는 음식도 있다. 어떤 이에게는<br />
고등어구이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삶은 감자<br />
일 수도 있고. 내게는 그런 존재가 김이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20<br />
글 이정열•사진 채우룡<br />
사업가 이정열<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21
Design<br />
azur<br />
영국의 국기인 유니언잭에 쓰이는 컬러,<br />
해군과 신사의 상징. 네이비의 매력을 탐하다.<br />
프란츠 마르크와 바실리 칸딘스키. 20세기 초, 문화·예술은 독일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이<br />
웃하는 오스트리아나 프랑스의 예술가들도 독일을 자주 드나들었다. 특히 저 둘은 각별한<br />
사이였다. 취향과 관심사가 겹치는 지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바실리 칸딘스키는<br />
말을 사랑했고, 프란츠 마르크는 기사 문화에 매혹돼 있었다. 둘은 파울 클레, 아우구스트<br />
마케 등의 동료 예술가들을 끌어들여 ‘청기사파’를 만들기도 했다. 프란츠 마르크의 그림은 청기사파의 문장과도 같았다. 둘 다 푸른색을 끔찍이도 좋아했기에, 푸른<br />
말이다. 프란츠 마르크와 바실리 칸딘스키는 표현주의를 추구했는데, 그들의 짙고 깊은 정<br />
서를 강렬히 드러내기에 푸른색만 한 색이 없었다. 에는 검고 푸른, 보랏빛과<br />
뿌연 잿빛이 뒤섞인 말이 서 있다. 인상을 종합해 말하자면 어두운 푸른색, 네이비다.<br />
네이비는 그런 색이다. 여러 개의 색을 품고 있고, 그 색의 조합이 때론 균일하지가 않다. 색<br />
을 만드는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라도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언제 만드느냐에 따<br />
라 밝고 어두움이, 선명하고 흐릿함이 각기 다른 네이비가 나오지 않을지. 밤하늘, 무스카리<br />
Muscari꽃, 칼륨, 청자, 블루베리, 사파이어, 지중해…. 그 대상의 색을 표현할 때, 네이비라<br />
할 수 있는 것 또한 무한하다. 인공적으로 만든 색이 아니라, 이미 자연이 가지고 있는 색 중<br />
하나이기도 한 셈이다.<br />
01 02<br />
03<br />
A Z U R = N A V Y Noun 1 (Sea<br />
Force) The part of a country’s armed<br />
forces which is trained to operate at<br />
sea 2 (Also Navy Blue) Dark blue<br />
Adjective Dark blue<br />
01 목각 인형은 달라하스트,<br />
02 펠트 모자는 네넷 by 주느세콰,<br />
03 에스프레소 컵은 에르메스.<br />
네이비, 네이비 블루, 다크 블루. 부르는 이름도 여럿이다. 프랑스어 중에 ‘아주르Azur’<br />
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 단어가 좀 더 네이비의 속성에 어울리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사<br />
전적 의미로 ‘sky’, ‘deep blue’, ‘짙푸르다’ 정도인데, 프랑스 남동부 지역 코트다쥐르<br />
Cloo^te d’Azur를 떠올리면 제법 들어맞는다. 실제 그 지역의 하늘과 바다의 색이 하늘<br />
색, 바다색이려니 하게 마련인데, 지중해가 초록과 보라와 검정 등이 섞여 짙은 푸른색<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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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br />
베르너 팬톤의 ‘콘 체어’ by 비트라.<br />
을 띠니 말이다.<br />
네이비 혹은 아주르는 색의 복잡 미묘함만큼 이걸 사용할 때의 효과 내지 정서나 상징<br />
성 또한 특별하다. 남성복 편집매장의 한태민 대표는 평소 네이비 컬러를 잘 입는 것으로<br />
알려져 있다. 흔히 가장 격식 있는 색으로 블랙을 꼽고 공식적인 자리에 블랙 컬러 의상<br />
을 입는데, 한태민에겐 네이비가 블랙을 대체한다. “믿음, 유머, 신뢰. 이들을 동시에 전달<br />
할 수 있는 색은 짙은 푸른색뿐이다.” 얼마 전에도 한 행사장에 어두운 블루, 언뜻 블랙으<br />
로 보이는 슈트를 입고 왔던 그다. 엘비스 프레슬리 또한 공식 행사장에 설 때, 다른 아이<br />
템은 몰라도 슈즈만큼은 네이비 컬러로 된 것을 즐겨 신곤 했다. 지금이야 남자들의 슈즈<br />
컬러가 다양해졌지만, 그 당시 엘비스 프레슬리로서는 약간 전복을 꾀한 거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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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
지난 독일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 대표 팀이 네이비 슈트를 맞춰 입고 맵시를 뽐냈다. 패션<br />
디자이너 도미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가 이탈리아 대표 팀을 위해 지어준 슈트였다.<br />
“아버지가 성년이 된 아들을 데리고 첫 양복을 맞추러 올 때, 열에 아홉이 ‘남색’을 주문한다.<br />
아버지로서 아들의 삶이 건승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가 아닐지. 미래에 대한 계획과 구상<br />
을 ‘청사진’이라 부르듯이, 푸른색은 희망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나. 또 어떤 자리에<br />
서 입어도 예를 갖추되, 너무 과하지 않은 색이기도 하다.”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부산 국제<br />
시장에서 재단사를 시작해 지금껏 40년 가까이 양복을 지어온 이명우를 만났을 때다. 그는<br />
‘남색’ 혹은 ‘곤색’에 대해 오래 얘기했다.<br />
01<br />
02<br />
01 ‘베르가모또 디 칼라브리아<br />
익질러레이팅 보디 로션’은<br />
아쿠아 디 파르마,<br />
02 iPAL 포터블 라디오는 티볼리.<br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M3L’ 자전거는<br />
브롬톤, 시계는 까르띠에 by 메가렉스,<br />
‘미드썸머나잇’ 향초는 양키캔들, 탄산수는<br />
타이난트, ‘프레스티지 네이비’ 다이어리는<br />
프랭클린 플래너, 재떨이는 이딸라.<br />
네이비는 디자인과 로고에도 널리 쓰인다. 영국 국기 유니언 잭Union Jack, 메이저리그 야<br />
구 팀 시카고 화이트삭스White Sox와 뉴욕 양키스의 로고, 스웨덴의 유기농 포테이토칩 ‘스<br />
벤스카 랜트칩Svenska Lantchips’의 로고,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로고, 밀러의 ‘Miller Lite<br />
Classic’ 패키지, 프랭클린 플래너 다이어리의 패키지, 영국의 산업 디자이너 닉 버틀러Nick<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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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4<br />
Butler가 듀라셀과 컬래버레이션한 손전등 ‘Durabeam’ 패키지, 영국의 탄산수 ‘타이난트’<br />
의 패키지, 아쿠아 디 파르마의 패키지, 에르메스의 ‘블루 다인Blue Dine’ 세라믹 키친웨어,<br />
BMW의 자동차…. 하나같이 전통과 신뢰, 견고한 느낌, 그러면서도 과거의 것이 아니라 역<br />
동적인 에너지가 흐르는 느낌이다. 네이비가 메시지 전달에 효과적인 색이라는 증거이기도<br />
하다. 예를 들어, 모자에 얼굴 표정 모양으로 펀칭을 한 네넷의 펠트 모자를 보면, 네이비가<br />
얼마나 뉘앙스를 극대화해 전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br />
“네이비는 위엄 있고, 영적이고, 사내답다.” 앞서 얘기한, 청색을 섬기는 남자 프란츠 마르크<br />
의 말이다. 어떤가. 당신이 의도하는 바가 이와 같다면, 네이비 컬러 아이템부터 구비할 일<br />
이다.<br />
글 김보미•사진 김성룡<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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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
Art<br />
우주의 노래<br />
지난 봄, 신사동엔 반가운 공간이 생겼다. 바로 이성자기념관이다. 프랑스에서 활동한 여류 화가 이성자 화백의 작고 3주기를 기리는 의미에서다.<br />
그녀의 작품엔 광활한 대지의 생명과 우주의 그리움이 담겨있다.<br />
이성자 화백의 생전 모습<br />
그저 취미로만 남겨두기엔 이성자 화백의 재능은 특출났다.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은 지 불<br />
과 3년 만에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세울 수 있었고 동양의 여<br />
성 화가로서 당당하게 개인전까지 개최할 수 있었다. 파리의 유력 갤러<br />
리 라라 뱅시Galerie Lara Vincy에서 연 개인전이 그것이다. 이성자 화백<br />
은 1962년 전에 ‘내가 아는 어머니’를 출품<br />
하면서 좀 더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녀는 특히 유화와 목판화에<br />
특유의 민족성을 담아 파리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1964년에는 파리 샤<br />
르팡티에 갤러리Galerie Charpentier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목판화를 모<br />
아 이라는 화집을 발간하기도 했다.<br />
한국인 여류 화가가 프랑스 미술계에서 이렇게 활발히 활동한다는 사실은 바다 건너 고국에<br />
도 알려질 수밖에. 1965년 동아일보는 이성자 화백의 첫 번째 귀국전을<br />
준비했다. 15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전시회를 여는 이성자 화백의 소회가<br />
어땠을지는 익히 짐작이 간다.<br />
그 후로도 이성자 화백은 더욱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과 전시, 출판을 이어나갔다. 1969년 스<br />
위스 생갈에서 목판화집 를 발간했고, 1970년에는 조선일보의 주<br />
최로 경복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1974년 현대화랑 개<br />
인전, 1978년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 1988년 과천 국립현대미술<br />
관 초대전 등 한국에서 전시회가 연속해서 열렸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br />
은 이성자 화백의 작품 총 471점을 전시하며 세계적인 여류 화가의 활동<br />
을 응원했다. 1998년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초대전을 열었다.<br />
2001년, 파리 에스파스 피에르 카르댕Espace Pierre Cardin에서 재불 50주년 기념 개인<br />
전이 열렸고, 2002년 프랑스 정부는 이성자 화백에게 예술공로자훈장<br />
Officier de l’Ordre des Arts et des Lettres을 수여했다. 한국에서의 마<br />
지막 전시는 지난 2007년 갤러리 현대에서 열린 ‘우주의 노래(Le Chant<br />
du Cosmos)’ 다. 가장 한국적인 작품을 탄생시킨 재불 작가, 이성자 화백<br />
은 지난 2009년 향년 92세로 타계했다. 프랑스 남부 투레트Tourrettes-<br />
Une ville de Septembre, 130×162 cm, 2008 Ojak-kio, 146×114 cm, 1965<br />
sur-Loup에서였다. 그리고 그곳은 지난 1992년 문을 연 아틀리에가 있<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26<br />
1950년대. 서울엔 조금씩 볕이 들고 있었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친 후, 해방을 맞이하면서부터다. 시대는 여전히 어수<br />
선했지만 그래도 예전에 감춰졌던 생기가 돌았다. 프랑스에는 그 이후의 고국을 궁금해하고 떠올리는<br />
여인이 있었다. 바로 이성자 화백(1918~2009)이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이 여류 화백의 캔버스엔 물<br />
리적인 크기를 뛰어넘는 철학과 사유가 있었다. 그녀의 그림엔 드넓은 대지, 고요하고도 뜨거운 생명력,<br />
그리고 광활한 차원의 고독이 담겨 있다. 아마도 고국을 떠나며 하늘에서 해가 뜨고 지는 순간을 경험<br />
하고, 오랜 시간 프랑스에 머물며 고국과의 시간과 거리를 생각했기 때문일 거다.<br />
58년간 프랑스에서 창작 활동을 해왔기에 국내에서 이성자 화백의 작품을 볼 기회가 자주 있지는 않았다. 신사동에 문을<br />
연 이성자기념관은 그래서 더 반갑다. 이곳은 이성자 화백의 막내아들이자 이성자기념사업회를 이끄<br />
는 유로통상(주) 신용극 회장이 준비한 공간이다. 이성자 화백의 작고 3주기에 맞춰 지난 3월 8일 개관<br />
했다. 이성자 기념관은 단지 작품만을 전시해놓은 미술관이 아닌 이성자 화백의 삶과 예술을 담은 일대<br />
기를 이야기하는 장소다. 한국에서 태어난 한 여인으로서 많은 어려움에 맞서며 프랑스로 건너가, 광야<br />
와 같은 타지에서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작품 활동을 해온 만큼 사실 그녀의 삶과 작품을 함께 이<br />
해하는 게 맞다.<br />
이성자 화백은 경남 진주 출생으로,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짓센여자대학교를 나온 신여성이다. 학부를 마친 후, 경성의대 의<br />
사였던 신태범과 결혼하고, 세 아들의 교육을 위해 남편과 떨어져 살았다. 그러다 한국전쟁이 발발하며<br />
소중한 세 아들을 한국 땅에 남겨 둔 채 파리로 떠나게 됐다. 그때가 1951년이었다. 어찌 보면 한국에서<br />
비로소 뭔가를 할 수 있을 때, 좀 더 편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 때, 이국으로 향한 셈이다. 이성자 화백<br />
은 그곳에서 새롭게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파리 그랑드 쇼미에르 아카데미Académie de la Grande<br />
Chaumière에서 이브 브라예Yves Brayer와 앙리 고에츠Henry Goetz에게 그림을 배웠다.<br />
글 김보미<br />
이성자 화가는 가장 한국적인<br />
우주를 화폭에 담아냈다.<br />
La nuit de Tourrettes, 150×150 cm, 1979<br />
는 곳이다. 아틀리에의 이름은 ‘은하수Rivière Argent’다. 은하수에는 한<br />
국식 격자창이 나 있고, 어느 곳을 바라보든 푸른 산이 눈에 들어오게 설<br />
계돼 있다. 이성자 화백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토함산 석굴암에서 동해<br />
를 바라보곤 했는데, 아틀리에 은하수에도 그런 느낌의 공간을 만들려고<br />
한 듯하다. 푸른 지중해와 푸른 산을 앞에 둔 은하수. 이곳의 무한한 푸른<br />
공간은 이성자 화백의 작품에서 보이는 우주의 푸른 공간과 일치한다.<br />
이성자 화백은 58년 동안 유화 1200여 점을 포함한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그리고 85여 회의<br />
개인전, 300회가 넘는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생생히 살아 있는 화가였다.<br />
프랑스 누보로망Nouveau Roman의 거장으로 불리는 소설가이자 시인<br />
미셸 뷔토르Michel Butor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조형예술과 문학의 융<br />
합을 시도했고, 도자기, 태피스트리, 모자이크, 시화집에 이르기까지 회화<br />
적 조형성을 뛰어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시대를 초월한 예술적 영감과 미<br />
적 가치를 담은 작품을 남겼다<br />
이성자기념관에 가서 이성자 화백의 작품 앞에 서면 미셸 뷔토르의 얘기가 선연히 들리는 것<br />
같다. 그가 이성자 화백을 두고 했던 말이다. “당신은 당신이 태어난 나라<br />
한국을 너무 많이 바라보고 그 마을의 돌을 스치고, 그 마을의 물소리를<br />
듣고, 샘물 소리에 귀 기울이고 해변의 바위에 올랐습니다. 그래서 당신<br />
의 화폭, 판화, 도자기의 주변에 당신의 세계의 풍경을 배치해서 우리들<br />
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속삭임과 전설들은 우리네의 그것들과도 대<br />
화하고 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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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
Music<br />
TO CHOPIN<br />
오직 쇼팽과 피아노만을 위한 꿈의 무대.<br />
5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그 날이 온다. 바로 쇼팽 콩쿠르다. 쇼팽의 기일에 맞춰 10월에 3주간 열리는 이 콩쿠르는 철저히<br />
쇼팽을 위한, 쇼팽에 의한 무대다. 쇼팽의 곡만을 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쇼팽 애호가들과 젊은 연주자들이 한데 모이는 이유다.<br />
고통 속에서 35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br />
두 차례나 1등을 내지 못한 쇼팽 콩쿠르. 우승자를 낸 지 15년<br />
만인 2000년 14회 대회 때 비로소 또다시 대망의 우승자를 배<br />
출했다. 1982년생 중국 출신 윤디 리가 주인공이었다. 윤디 리<br />
는 폴로네즈 상을 받았고 최연소 우승의 영예도 안았다. 현재<br />
윤디 리는 랑랑과 중국의 스타 피아니스트를 양분하며 도이치<br />
그라모폰 레이블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 쇼<br />
팽 콩쿠르의 2위는 잉그리드 플리터가 차지했다. 플리터는 예<br />
상을 깨고 EMI에서 발매한 독집에서 꽤나 개성 있는 쇼팽 연주<br />
를 들려주었다.<br />
2005년 제15회 대회에서는 응모자 333명 전원의 신청을 접<br />
수하여 바르샤바에서 예선전이 펼쳐졌다. 80명의 본선 진출자<br />
중 20명이 폴란드인, 20명이 일본인이었다. 한국의 피아니스<br />
트 임동혁은 본선에서 연주 도중 피아노 안에 조율 도구가 그<br />
대로 들어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1악장을 끝낸 후 일단 연주<br />
를 멈추고, 점검 후에 다시 연주를 재개했다. 우승은 폴란드의<br />
라파우 블레하츠에게 돌아갔고 임동민과 임동혁은 공동 3위<br />
에 선정됐다. 블레하츠는 DG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과 드뷔<br />
1949년 제4회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br />
쇼팽의 왼손 사진과 직접 쓴 악보들.<br />
시, 시마노프스키 독주곡 음반을 발매하며 진지한 음악팬들에<br />
게 각광 받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br />
포고렐리치 스캔들 당시 두 심사위원이었던 루이스 켄트너와<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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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8<br />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세계 3대’란 말을 좋아한다. 지미 페<br />
이지, 제프 벡, 에릭 클랩튼을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고 한<br />
다. 차이콥스키, 베토벤, 브람스를 3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br />
고 하고 영국 로열 발레단과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미국<br />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를 세계 3대 발레단이라고 한다. ‘세계<br />
3대 피아노 콩쿠르’도 꽤 유명한 편이다. 폴란드의 쇼팽 콩쿠<br />
르, 러시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 그리고 벨기에의 퀸엘리자<br />
베스 콩쿠르가 그것이다.<br />
쇼팽 콩쿠르는 음악교육자 예르지 주라플레프에 의해 1927<br />
년 창설됐다. 쇼팽의 고향인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쇼팽의<br />
기일인 10월 17일 전후로 해서 3주에 걸쳐 열린다. 쇼팽이 작<br />
곡한 작품만 연주해야 하고, 17세~28세까지 참가할 수 있다.<br />
쇼팽 콩쿠르의 심사위원을 역임했던 피아니스트들을 보면<br />
하나같이 거장들이다. 마르타 아르헤리치, 블라디미르 아쉬<br />
케나지, 스테판 아스케나제, 빌헬름 박하우스, 파울 바두라<br />
스코다, 나디아 불랑제, 당 타이 손 등. 전통적으로 심사위원<br />
장은 지휘자 카지미에쉬 코르드,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br />
슈타인 등 폴란드 음악가들이 맡았다.<br />
초반에 우승은 소련과 폴란드 출신이 휩쓸었다. 1927년 초대<br />
대회 우승자는 모스크바 출신의 레프 오보린이었다. 바이올<br />
리니스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와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br />
녹음으로 잘 알려졌다. 1회 대회에 유명한 작곡가 쇼스타코<br />
비치가 참가했으나 순위에는 들지 못한 에피소드도 있다.<br />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열린 1949년 제4회 대회 때는 폴<br />
란드 할리나 체르니 스테판스카와 벨라 다비도비치가 공<br />
동 우승했다. 다비도비치는 명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안 시트<br />
코베츠키의 부인이자 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의 어머니다.<br />
1955년 제5회 대회부터는 5년 주기로 열리기 시작했다. 이<br />
대회 우승자는 폴란드의 아담 하라셰비치였다. ‘녹턴’ 카세트<br />
테이프의 주인공으로 기억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때 2위<br />
에 입상한 피아니스트는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였다. 이때<br />
심사위원들 중에서 미켈란젤리는 아쉬케나지가 더 연주를<br />
잘했다며 사임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br />
1960년에는 이탈리아 마우리치오 폴리니가 우승했다. 심<br />
사위원장인 아르투르 루빈슈타인은 “(테크닉 면에서) 우리<br />
(심사위원) 중 그 누구보다도 뛰어나다”라는 찬사를 보냈다.<br />
글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류태형·사진 Getty Image<br />
1965년 7회 대회는 아르헨티나의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우승<br />
했다. 프리드리히 굴다와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의<br />
제자였던 아르헤리치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했고 마주<br />
르카상도 동시에 받았다. 지금까지도 그녀는 특유의 강한 타<br />
건과 호쾌한 해석으로 ‘피아니스트의 여제’로 군림한다.<br />
10회 대회인 1980년에는 쇼팽 콩쿠르 사상 최초로 동양인 우<br />
승자가 나왔다. 베트남의 당 타이 손이었다. 우승자보다 시선<br />
이 집중됐던 뜨거운 감자는 이보 포고렐리치였다. 첫 번째 사<br />
건은 그가 1차 예선을 통과한 것에 항의해서 루이스 켄트너<br />
가 심사위원을 사임한 것. 파문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3<br />
차 예선에서 포고렐리치가 떨어지자 이번에는 마르타 아르<br />
헤리치가 반발해 심사위원직을 사임했다.<br />
11회, 12회와 함께 1995년 13회 대회에서도 우승자는 나오지<br />
않았다. 프랑스의 필립 주시아노와 러시아의 알렉세이 술타<br />
노프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1989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br />
승자인 술타노프는 비극적인 운명의 피아니스트였다. 2001<br />
년 급성 뇌졸중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된 그는 아내의 헌신<br />
적인 노력으로 재활훈련을 거듭했지만 발작과 왼팔 마비의<br />
마르타 아르헤리치 중 켄트너는 그 이후로 두 번 다시 쇼팽 콩<br />
쿠르로 돌아오지 않을 것다. 그러나 아르헤리치는 2010년 제<br />
16회 쇼팽 콩쿠르에서 다시 심사위원을 맡았다. 러시아 출신<br />
의 율리아나 아브제예바가 우승, 러시아의 잉골프 분더와 루카<br />
스 게뉴서스가 2위를 했다. 3위인 다닐 트리포노프, 4위는 불<br />
가리아 출신의 예프게니 보자노프가 차지했다. 잉골프 분더는<br />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음반을 발매하고 내한공연을 가졌고, 러<br />
시아의 다닐 트리포노프는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2위<br />
인 손열음과 3위인 조성진을 누르고 우승했다. 2010년 퀸 엘리<br />
자베스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했던 예프게니 보자노프는 우리<br />
나라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음반에서 반주를 맡기도 했다.<br />
이제 3년 뒤, 2015년 10월 펼쳐질 제 17회 쇼팽 콩쿠르의 주인<br />
공은 누가 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현재로서는 앞서<br />
언급한 차이콥스키 콩쿠르 3위 입상자인 조성진에게 기대를<br />
걸어도 좋을 것같다. 그 밖에 러시아에서 엘리소 비르살라제<br />
교수에게 배우고 있는 윤아인도 거론하고 싶다. 피아니스트라<br />
면 누구나 꿈꾸는 쇼팽 콩쿠르. 2005년 임동혁 임동민 형제 이<br />
후 10년 만에 우리나라 피아니스트가 입상하는 낭보를 손꼽아<br />
기대해 본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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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
Place<br />
the 7 LOUNGE<br />
청담동에 들어선 현대적이고 럭셔리한 임시 공간, BWM 7시리즈 모빌리티 라운지 탐방기.<br />
‘BMW 7시리즈 모빌리티 라운지’. 이 공간의 정확한 명칭이다. 흰 벽의 외관에는 같은 색과 소재로 ‘7’이라는 숫자가 붙어 있다.<br />
그리고 입구에 들어서면 일종의 리셉션 공간으로 천장의 샹들리에가 달랑인다. 안으로 들어서면 드디어 그 모듈의 정체를 알 수 있다.<br />
100 Kinds of Love, 80x100cm, 2008. Hidden Emotion Passion, 450x310x50cm, 2008<br />
늦여름이다. 청담동 언덕길에는 공사가 한창인 건물이 있었<br />
던 그 건물이었다. 하얀 입구와 오각형 모듈들이 궁금증을 불<br />
다. 전면은 BMW 뉴 7시리즈가 전시돼 있고, 맞은 편에는 핑<br />
시간은 두 달, 정확히 60일이다. 이 공간을 디렉팅한 건축가<br />
다. 좁고 길쭉한 건물인데, 1층엔 흰 색의 입구가 만들어져 있<br />
러일으키던 그곳 말이다. 언뜻 몇 해 전, BMW의 ‘빈집 프로<br />
거 푸드와 음료를 서비스 하는 바가 있다. BMW 뉴 7시리즈<br />
백준범은 변화된 BMW 뉴 7시리즈의 특성을 잘 반영하면서<br />
었다. 새로운 매장이 생기려나 싶었다. 얼마 후 그 앞을 지나<br />
젝트’가 떠올랐다. 그때도 BMW는 하나의 공간을 완전히 컨<br />
를 바라보고 섰을 때 오른 쪽으로는 독립적인 공간이 두 개<br />
7시리즈 고객층의 성향을 반영하는 고급스러운 콘셉트를 잡<br />
면서 보니, 이번에는 모듈들이 안으로 운반되고 있었다. 흰<br />
셉추얼하게 바꾸어 한시적으로 운영했다. 그 방식이 마치 현<br />
더 있다. 이곳을 분리시키고 문의 역할을 하는 것 또한 바로<br />
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또, 새롭게 변화된 뉴 7<br />
색, 오각형. 색과 형태와 크기가 동일했다. 입구만 봐서는 내<br />
대미술의 유형 같기도 해서 흥미로웠던 기억이다.<br />
오각형의 모듈들이다. 한 곳은 일종의 갤러리처럼 김범수 작<br />
시리즈의 커뮤니케이션 방향을 토대로 라운지의 콘셉트와<br />
부도 그다지 넓지 않을 듯한데, 저 모듈들은 대체 어디에 쓰<br />
이는 건지 호기심이 생겼다. 내부에서 어떤 흥미로운 일이 벌<br />
어지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br />
그러고 보름쯤 지났을까. BMW에서 초대장이 왔다. 뉴 7시리<br />
‘BMW 7시리즈 모빌리티 라운지’. 새로운 공간의 정확한 명<br />
칭이다. 입구에는 역시 흰 색으로 ‘7’이라는 숫자가 붙어 있<br />
다. 문을 열고 들어선다고 해서 내부가 바로 눈에 들어오진<br />
않는다. 일종의 리셉션 공간이 있어서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br />
가의 작품이 설치돼 있고, 다른 한 곳은 뱅앤올룹슨의 오디오<br />
와 비디오를 갖춘 시청각실이다.<br />
BMW 7시리즈 모빌리티 라운지는 뉴욕과 파리 등 해외 대<br />
도시에서 발달한 소셜 클럽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공간이<br />
인테리어 방향, 런칭 이벤트 이후 다목적 문화 공간으로서의<br />
기능성에 대해 고민했다. 이후 이 콘셉트를 가장 잘 이해하고<br />
실행할 수 있는 운영팀과의 회의를 거쳐 브랜드 파트너를 선<br />
정 후 라운지 공사를 진행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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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br />
즈의 출시를 알리는 초대장이었다. 안 그래도 가을께 아시아<br />
최초로 뉴 7시리즈를 내놓을 거라는 소식이 있었다. 가장 친<br />
환경적 럭셔리 디젤 세단 뉴 730d와 뉴 730Ld 라인업에 뉴<br />
740d xDrive를 추가하고, 신형 6기통 가솔린엔진의 탁월한<br />
연료 효율성을 자랑하는 뉴 740i와 뉴 740Li, 고출력 고효율<br />
의 뉴 750Li와 뉴 750Li xDrive 등도 함께. 이렇게 7시리즈의<br />
7가지 모델이 동시에 공개되는 만큼 숫자 ‘7’을 활용한 이벤<br />
트가 있지 않을까 예상해보던 참이었다.<br />
초대장에서 론칭 행사장의 주소를 보니, 가만, 지나다니며 보<br />
분명히 하기 때문이다. 리셉션 천장에는 분수의 물줄기 같은<br />
샹들리에가 휘영청 매달려 있다. 샹들리에는 이 공간만을 위<br />
해 새롭게 설계하고 제작한 건데, 광섬유 소재를 사용했다는<br />
점이 새롭다. 빛을 발하는 전구는 안에 한 개뿐이고, 길고 가<br />
는 광섬유에 의도적으로 스크래치들을 만들어서 그 사이로<br />
빛이 새어나오도록 했다.<br />
이 리셉션을 지나 발걸음을 옮기면 드디어 그 모듈들이 보인<br />
다. 모듈들은 마치 퍼즐처럼 서로 각을 맞춰 벽을 이루고 있<br />
기도 하고, 일부러 한 자리를 비워 출입구처럼 기능하기도 한<br />
다. 7시리즈는 BMW 가치의 프리미엄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br />
주고 있는 모델이고, 이 7시리즈의 오너 드라이버들을 위한<br />
전용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있었다. 사실 자동차 안 좋아<br />
하는 남자 없다지만, 거기에 7시리즈 오너라는 공통점까지<br />
있으면 그만한 유대감이 어디 또 있으랴. 또 이번의 뉴 7시리<br />
즈는 4년 만에 나온 모델인 만큼 대화거리도 더 많을 테고 말<br />
이다. BMW는 이런 공간이 한국 사회에서도 사교의 장으로<br />
가치가 있으리라고 판단했다.<br />
‘라운지’라는 콘셉트를 개발하고 공사를 완료하기까지 걸린<br />
백준범은 영국왕립건축사로, 영국과 프랑스, 스위스 등지의<br />
대형 로펌과 보험사, 미술관 등 주요한 건축 프로젝트에 참여<br />
했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의 항공 그룹 버진 갤러틱 사와 협<br />
업한 최초의 민간 우주 기지 ‘스페이스 포트 아메리카Space<br />
Port America’의 완공으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학교<br />
를 모두 외국에서 다니면서 20여 년간 미국과 유럽 각지에<br />
서 생활했는데, 이번 여름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건축 회사<br />
창조에 새롭게 합류하기 위해서다. 그 사이 마침 여유 시간<br />
이 있어서 평소 친분이 있던 예화랑의 소개로 모빌리티 라운<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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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
지 작업에 합류하게 됐다. 백준범의 과거 프로젝트들에 비하<br />
됐고, 이외에도 각종 설비와 운반 작업 인원 20여 명까지 치<br />
특히 ‘100 kinds of Love’라는 작품을 보면, ‘love’라는 모티<br />
다양한 분야로 이루어진다. 사진가 구성수, 골프 선수 최경주,<br />
면 물리적으로 상당히 규모가 작고, 또 자동차라는 대상 또한<br />
면, 총 40명이 넘는 인원이 이 프로젝트에 매달린 셈이다.<br />
브를 각각의 색과 형상으로 표현했는데, 개개인의 경험이<br />
피아니스트 서혜경, 편집장 이건수, 플로리스트<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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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br />
처음 다룬 작업이었다. 백준범은 이번 일이 한국에서 처음으<br />
로 진행한 개인 작업이라는 데에도 의의를 둔다.<br />
BMW의 플래그십 모델 라운지이므로 실제로 7시리즈를 비<br />
롯해 BMW의 고객들이 편하고 가깝게 찾을 수 있어야 했다.<br />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br />
스토어들이 모여 있는 청담동 지역을 우선순위로 놓고, 모빌<br />
리티 라운지를 만들기에 적합한 세부 장소를 찾아나갔다. 또<br />
이 라운지는 미디어에게 보여주기 위한 죽어 있는 공간이 아<br />
니라, 운영 기간 동안 활발한 이벤트와 고객들 간의 네트워<br />
킹을 기대하고 만든 곳이다. 즉, 접근성 또한 중요하게 여겼<br />
다는 소리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지금의 청담동 91-9번지가<br />
BMW 7시리즈 모빌리티 라운지로 결정됐다.<br />
공간이 결정된 후, 콘셉트 개발을 완료하고 시공에 들어간<br />
시간은 총 19일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성만큼 대대적인<br />
인원이 투입됐다. BMW코리아 본사에서는 마케팅 상무가 이<br />
번 프로젝트의 총괄 지휘를 맡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이<br />
끌어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 이벤트 팀 7명이 참여했다.<br />
또 라운지의 콘셉트를 도출하고 공간을 구성하기 위해 영국<br />
왕립건축사 백준범 외에 4명의 건축사들이 아이디어를 보탰<br />
다. 예화랑 갤러리에서도 큐레이터 3명이 함께했는데, 모빌<br />
리티 라운지 곳곳에 설치할 예술 작품에 관련해 조언을 아끼<br />
지 않았다. 뉴 7시리즈 출시 행사의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마<br />
케팅 컨설팅 회사인 에스지컴SGcomm의 직원 5명이 배치<br />
모빌리티 라운지에는 기능적이면서도 디자인이 돋보이는 가<br />
구들이 눈에 띈다. 일명 ‘개미의자’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br />
고 있는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on의 빈티지 컬렉션과<br />
발튀스Balthus의 가구 덕분이다.<br />
또 뱅앤올룹슨의 오디오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br />
없다. 차 좋아하는 사람은 오디오에도 민감하다. 둘 다 겉보<br />
기에 아름다움이 있어야 하고 안으로는 정밀한 공학이 바탕<br />
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다. 그러니, 기껏 공간에 힘을 줘놓<br />
고 소리에 대한 예민함을 놓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빌리티<br />
라운지를 위해 특별히 배치된 오디오는 뱅앤올룹슨의 스테<br />
디셀러들이다. 뱅앤올룹슨의 ICE 파워를 통해 작지만 좌우<br />
각각 2500와트의 파워풀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며, 어쿠스틱<br />
렌즈 테크놀로지 시스템을 통해 어떤 공간에서도 같은 사운<br />
드를 청취할 수 있다. 또 홈시어터룸은 뱅앤올룹슨만의 자동<br />
색상 조절 기능을 통해 환경에 따라 최적의 색상을 재현해낸<br />
다. 우퍼 스피커는 탁월한 저음 생성 기능은 물론 튤립 모양<br />
으로 디자인적으로도 우수하다. 시청각실 벽면의 붉은 마릴<br />
린 먼로 작품은 김동유 작가의 것이다. 이를 제외한 예술품들<br />
은 모두 김범수 작가의 작품들이다. 모두 고가의 소재로 만<br />
든 듯 보이지만 극장에서 상영된 후 용도 폐기된 다양한 종<br />
류의 영화 필름을 사용했다. 김범수는 이 필름을 일일이 자르<br />
고 붙여서 새로운 형상을 만들고, 거기에 조명과 불빛 그리고<br />
그림자가 투영될 수 있도록 했다.<br />
정리 김미향·사진 김성룡, BMW Korea, 예화랑<br />
모여 조화를 이룬다는 콘셉트다. BMW 뉴 7시리즈의 혁신적<br />
스타일, 상상을 현실화하는 기술 그리고 제품의 경지를 넘<br />
어서 예술로 승화시키는 감성적인 가치를 잘 전달할 수 있<br />
다고 판단했다. 상상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김<br />
범수 작가의 작품과 BMW 뉴 7시리즈는 맥이 일치한다. 이<br />
렇게 공을 들여 준비했으니,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론칭 행<br />
사가 흥행한 건 어쩌면 당연하다. 이 날 모빌리티 라운지에<br />
는 풍미 좋은 핑거 푸드와 샴페인이 흥을 돋웠다. 또, 줄리어<br />
드 음대 출신의 피아니스트 오성훈의 연주가 공간에 우아하<br />
게 녹아들었다. 오성훈은 이번 행사 연주를 위해서 프로그램<br />
선정에 특히 신경을 썼는데, BMW 뉴 7시리즈와 어울리는<br />
장중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을 잃지 않는 연주곡들을 중심<br />
으로 선곡했다.<br />
BMW 뉴 7시리즈 모빌리티 라운지는 앞으로 한 달간 라운지<br />
공간으로 운영되며 중간중간에 문화 클래스가 열릴 예정이다.<br />
BMW 브랜드 파트너들과 문화 클래스 전문 업체가 머리를 맞<br />
대고 강사 섭외와 프로그램 구성에 고심을 했다는데 과연 그<br />
면면이 화려하고도 알차다. 문화 클래스를 준비하면서 가장<br />
염두에 둔 것은 아무래도 라운지의 핵심 타깃인 7시리즈 고객<br />
(기존 고객과 신규 구매 고객 포함)이다. 또, 7시리즈와 어울리<br />
는 여러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파트너 사의 VIP들<br />
도 초대될 예정이다.<br />
문화 클래스는 꽃과 사진, 다도, 미술, 오페라, 금융, 리더십 등<br />
박유천 등이 강사로 나선다. 포토제닉 드로잉 시리즈로 유명<br />
한 구성수의 경우, BMW 뉴 7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한<br />
새로운 작품을 KIAF 2012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모빌리<br />
티 라운지 클래스에서는 KIAF에서 전시 중인 작품에 대한 뒷<br />
얘기와 사진 감상법 등을 준비했다.<br />
문화 클래스가 진행되지 않을 때에는 일반 라운지처럼 운영<br />
되는데, 음료와 핑거푸드가 무료 제공된다. 신라호텔에서 라<br />
운지 운영을 맡았으니, 고급스럽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br />
수 있을 듯하다. BMW 코리아 김효준 대표는 7시리즈 모빌<br />
리티 라운지에 대해 “BMW 브랜드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br />
와 품격이 반영된 곳이자, 끊임없이 고객과 소통하고자 하는<br />
BMW 코리아의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BMW<br />
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와 품격이 반영된 곳이자, 끊임없이<br />
고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BMW코리아의 지속적인 노력을 보<br />
여주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br />
BMW 7시리즈 모빌리티 라운지는 10월 31일까지 문을 연다.<br />
운영 시간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평일 오전 11시~오후 8시,<br />
주말 오전 10시~오후 8시까지. 차 싫어하는 남자 없는 법인<br />
데, 7시리즈 오너라는 공감대, 적어도 주변에 7시리즈 오너를<br />
둔 사람들끼리 모이니, 이 라운지가 얼마나 흥할지 짐작이 간<br />
다. 자칭타칭 오피니언 리더, 트렌드 세터 등 ‘한 멋’ 하는 남자<br />
들이 드나들 텐데, 어떤 이야기들이 오갈지. 이런 자리에 빠질<br />
수 없다면 오늘 당장 예약 전화를 하는 수밖에 없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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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
차를 분신처럼 애지중지하고, 드라이브를 최고의 여가로 치며, 차 안팎을 부지런히 꾸미는 남자. 이해한다. 자<br />
동차와 남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게다가 자동차는 사회·경제적 위치, 개인의 감각과 개성을 드러내는<br />
오브제이기도 하니 오죽하랴. 하지만 그렇게 차의 안녕을 신경 쓰는 사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게 있으니, 바로<br />
피부 건강이다.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만큼 피부는 건조하고 푸석푸석해진다. TV에서 셀러브리티들이 피부 관<br />
리 노하우로 “아무리 추워도 히터를 틀지 않는다”고 말하는 걸 농담으로 여길 일이 아니다.<br />
자동차 액세서리로 차 안을 꾸미고 여분의 옷가지며 슈즈들을 챙겨놓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런 정성이라면 뷰<br />
티 제품도 몇 가지 더해주시길. 차를 타면 얼마나 탄다고 유난이냐고? 아침저녁 출퇴근길부터 주말 나들이 등<br />
등 누적 시간을 계산해보길. 게다가 아무리 햇빛을 차단한다고 해도 전면, 측면, 후면으로부터 자외선이 쏟아져<br />
들어오고, 아무리 선루프와 창문을 잘 여닫는다 해도 기본적으로는 밀폐된 공간이다. 또 여름이면 덥다고 에어<br />
컨, 겨울이면 춥다고 히터를 틀어대지 않나.<br />
가장 먼저 챙길 건 미스트다. 피부에 간편하게 수분을 보충하기에 제격이다. 기본적인 수분 공급 기능의 미스트<br />
는 필수, 야외 활동이 많다면 선번과 벌레에 물려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켜주는 미스트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br />
다. 자외선 차단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수시로 덧바를 수 있는 스틱 자외선 차단제와 스프레이 타입의 자외선<br />
차단제면 일일이 손을 씻고 바를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졸음을 깨워주고 활력을 더해주는 아로마 제품도 유용<br />
하다. 아로마 제품을 선택할 땐 간단히 바를 수 있는 롤온 타입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특히 이 계절에<br />
꼭 챙겨야 하는 것이 있다. 마른 입술과 까칠한 손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립밤과 핸드크림이다.<br />
거리에 나뭇잎이 붉고 노랗게 변하면 단풍 여행 생각이 솔솔 들 텐데, 잠깐, 여행은 혼자 가는 게 아니다. 그러니<br />
구강청결제도 구비하라는 얘기다.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남자는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br />
01 02 03 04 05 06 07 08<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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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br />
Beauty<br />
SKIN ALERT IN THE CAR<br />
피부도 경쟁력인 시대다. 자나 깨나 피부 조심, 운전할 때도 물론 피부를 신경 써야 한다.<br />
글 최상욱 •사진 이수현<br />
01 해양 심층수로 만들어져 미네랄이 풍부하며 시원한 바다 향이 나는 로즈메리 향 미스트, 딥씨 워터-로즈마리. 150ml, 3만원, 슈에무라. 02<br />
수분 공급 기능은 물론, 라벤더 성분이 함유돼 살균 효과가 뛰어나다. 벌레를 퇴치해주고 가려운 곳에 뿌리면 피부가 진정된다. 라벤더 플로럴<br />
워터. 200ml, 3만6천원, 멜비타. 03 다른 구강 청결제보다 구취 제거와 충치 예방 효과가 강력한 리스테린 티스앤검 디펜스. 250ml, 4천9백원,<br />
리스테린. 04 햇빛에 달아오른 피부를 진정시켜주는 성분을 함유한 스프레이 타입 자외선 차단제, 선 프로텍션 스프레이 SPF 50+ PA+++.<br />
100ml, 1만5천원대. 라네즈 옴므. 05 수시로 덧바르기 좋은 스틱 자외선 차단제로 땀과 물에 잘 지워지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크리니크 썬<br />
타겟티드 프로텍션 스틱 SPF 45 PA+++. 6g, 3만2천원, 크리니크. 06 유분이 없는 크림 타입 핸드크림으로 바르자마자 끈적임 없이 빠르게<br />
흡수되는 보습 효과를 지녔다. 액티브 핸드 크림. 75ml, 2만4천원대, 랩시리즈. 07 마른 입술을 촉촉히 만들어주고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어 입술<br />
색소 침착까지 막아주는 립밤 SPF 15. 15ml, 1만5천원, 키엘. 08 활력 넘치는 향의 에센스 오일을 블렌딩해 무기력증을 예방해주는 아로마 롤 온.<br />
레머디스 투 롤 에너지. 9ml, 1만9천원, 닐스야드 레머디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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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
Accessory<br />
weekend delights<br />
스타일도 능력과 캐릭터를 표현하는 도구다. 주말이라고 스타일이 느슨해진다면 프로가<br />
아니다. 위크엔드 룩의 관건은 역시 액세서리다. 센스 있는 위크엔드룩을 위한 액세서리들.<br />
ON PICNIC<br />
딱 볕 좋고 바람 좋은 계절, 가까운 한강공원이라도 가서 피크닉 기분을 내보는 게 어떨지. 강<br />
보며 와인이라도 한잔 하면 좋은데, 정식 유리잔까진 아니어도 플라스틱 와인잔이라도 챙기면<br />
사람이 달라 보인다. 갖가지 치즈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이걸 다 어디에 담느냐고? 위크엔드 백이<br />
달리 위크엔드 백이 아니다. 이것저것 넉넉히 담을 수 있는 크기, 이왕이면 안의 내용물이<br />
흐트러지지 않게 단단히 고정된 형태면 좋다.<br />
백은 고야드, 구두는 톰 포드, 안경은 세원 ITC.<br />
BEING SHOPPER<br />
쇼핑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못한다. 주중엔 바쁘고 주말엔<br />
늘어지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그 시즌에 꼭 갖춰야 할<br />
아이템도 못 갖추다 낭패볼 수 있다. 백화점, 멀티숍, 아웃렛<br />
등등 행선지는 어느 곳이어도 좋다. 쇼퍼답게 넉넉한<br />
쇼퍼백, 새로 살 아이템을 평소 스타일에 매치할 수 있을지<br />
가늠하게 해줄, 일상적인 슈즈, 그리고 매의 눈으로<br />
아이템을 고르기 위한 샤프한 안경. 준비물은 이 정도다.<br />
쇼퍼백은 반하트, 슈즈는 톰 포드, 안경은 세원 ITC.<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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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6<br />
글 강경화•스타일링 구동현 •사진 채우룡, 이수현<br />
01 02 03 04<br />
05 06 07<br />
01 1백56만원, 랄프로렌<br />
퍼플라벨. 02 가격 미정, 코치.<br />
03 138만원, 보스 블랙. 04<br />
97만원, YSL by 쿤. 05 가격<br />
미정, 루이 비통. 06 가격 미정,<br />
프라다. 07 5백75만원, 벨루티.<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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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
Wardrobe<br />
험프리 보가트처럼<br />
남자의 계절 가을엔 트렌치코트가 빠질 수 없다.<br />
01<br />
가을은 남자로 하여금 낭만과 상실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계절이다. 이런 복잡<br />
한 감정들을 어느 한 단어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대변하는 패션 아이템<br />
은 존재한다. 바로 트렌치코트다. 사실 트렌치코트는 우리가 친근하게 느끼는<br />
만큼 널리 입는 아이템은 아니다. 가을이 오면 누구나 트렌치코트를 한 번쯤 떠<br />
올리지만 옷장에 트렌치코트를 ‘한 벌쯤’ 구비하고 있는 남자들은 그 수의 절반<br />
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을이 오면 제일 먼저 트렌치코트가<br />
떠오르는 이유는 이 옷을 통해 세기의 남성상을 보여준 한 배우 때문이다. 영<br />
화 에서 험프리 보가트는 한 여자를 열렬히 사랑했지만, 그녀가<br />
다른 남자와 떠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던 남자를 연기했다. 그는 역사에 기억<br />
될 만한 숱한 명장면들을 남겼는데, 그 순간들을 함께했던 옷이 바로 트렌치코<br />
트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도회적이면서도 비장한 느낌을 트렌치코트에 심어<br />
놓은 동시에 이 탄탄하고 두꺼운 외투를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br />
사실 트렌치코트가 험프리 보가트로부터 이런 일련의 이미지들을 부여받기 전<br />
까지는 하나의 잉여 군수품에 불과했다. 트렌치코트는 본래 참호Trench에서<br />
오래 머물러야 하는 병사들을 위해 만들어진 군용품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br />
발발한 1914년, 영국군은 추위와 비바람을 막아주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난 외<br />
투를 필요로 했고, 버버리의 창시자인 토머스 버버리Thomas Burberry가 이런<br />
기능을 갖춘 외투를 만들어낸 것이 오늘날 트렌치코트의 시초다. 병사들이 입<br />
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트렌치코트의 요소들로는 탄띠 대용으로 사용된<br />
허리 벨트와 어깨의 견장이 대표적이다. 이렇듯 밀리터리 아이템으로서의 상징<br />
적인 디테일 외에 주목할 점은 트렌치코트의 소재다. 트렌치코트는 탄생 초기<br />
부터 면과 모 毛 섬유를 혼합해 짠 ‘개버딘’을 소재로 했는데, 이 소재는 매우<br />
조밀한 구조로 이루어져 방수·방풍에 특화된 것이 특징이다. 참호 속을 누비던<br />
병사들을 위해 갖춰진 이런 기능은 끊임없는 소재 개발을 통해 더욱 발전된 형<br />
태로 우리에게 제시되고 있다.<br />
02<br />
01 싱글브레스트 방식으로 만들어 캐주얼한 차림에도 어울리는<br />
베이지색 트렌치코트, 버버리 프로섬.<br />
02 두꺼운 개버딘 소재로 방수 기능을 극대화한 카키색<br />
트렌치코트, 버버리 프로섬.<br />
03 슈트와 함께 입었을 때 빛을 발하는 캐멀 컬러의 오버사이즈<br />
트렌치코드, 폴로 랄프 로렌.<br />
03<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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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8<br />
트렌치코트가 이런 상징적인 이미지와 기능성만으로 불멸의 아이템이 된 것은<br />
아니다. 시시각각 쏟아지는 수많은 패션 아이템 사이에서 100년이 넘는 시간<br />
동안 자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트렌치코트의 디자인 때<br />
문이다. 남성성이 부각되는 형태와 더불어 여러 아이템과 스스럼없이 녹아들<br />
수 있는 친화력이야말로 트렌치코트의 진정한 가치다. 트렌치코트는 여타의 코<br />
트와 마찬가지로 이상적인 연출법이 존재한다. 데님 팬츠와 함께 입어 자유로<br />
운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반면에 슈트의 재킷 대용으로 입어 다소 정중한 모<br />
습을 연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트렌치코트의 진가는 후줄근한 옷차림 위에 무<br />
심하게 걸쳤을 때 발휘된다. 늘어진 티셔츠 위에 얹힌 단단한 트렌치코트는 때<br />
론 계산된 옷차림보다 더욱 치밀해 보이기도 한다. 트렌치코트를 입는 일에 대<br />
해서는 사실 별다른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옛 영국의 병사들이 총탄을 피해<br />
참호 속으로 몸을 숨겼듯, 우리도 그저 트렌치코트 속으로 몸을 숨기면 된다.<br />
그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아이템이 바로 트렌치코트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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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9
그때 그 트렌치코트<br />
영화 속 트렌치코트는 옷의 개념을 뛰어넘어 하나의 오브제가 된다.<br />
데이비드 니븐 - (1961)<br />
독일군의 포진지를 무력화하기 위해 결성된 영국<br />
군 특공대원 ‘밀러 하사’로 분한 데이비드 니븐은<br />
호전적인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영화에 힘을 불어<br />
넣었다. 그는 영화 대부분을 트렌치코트를 입은 채<br />
험준한 나바론 절벽을 넘나들었다. 영화가 전개되<br />
면서 그의 빳빳한 트렌치코트는 점점 때로 얼룩지<br />
기 시작하는데, 늘어가는 그 생채기들은 임무 완수<br />
가 머지않았다는 것을 알리는 복선이 된다.<br />
피터 셀러스 - (1974)<br />
클루소 형사는 얼핏 보아도 낙제점이다. 그는 할<br />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얼간이 짓을 일삼는다. 하<br />
지만 기막힌 우연을 발판으로 삼아 사건을 유쾌<br />
하게 풀어나가기도 한다. 위기를 극복한 뒤 그가<br />
거들먹거리는 장면들은 이 영화의 백미인데, 그런<br />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단단히 채워진 그의 트렌치<br />
코트 벨트와 단추들로 배가된다. 진중한 옷차림으<br />
로 짐짓 여유를 부리려는 그의 모습에서는 페이<br />
소스까지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사랑할<br />
수밖에 없다.<br />
모건 프리먼 - (1995)<br />
은퇴를 일주일 앞둔 어느 날, 윌리엄 소머셋 형사<br />
는 연쇄살인 사건과 마주한다. 혈기 넘치는 데이<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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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br />
앨런 래드 - (1942)<br />
백주의 탈출은 살인 청부업자 필립 레이븐의 내면을 다룬 꽤나 진지한 영화다.<br />
항상 쫓는 입장에 서 있던 필립 레이븐이 의뢰인의 덫에 걸려 제거될 위기에<br />
놓이면서 영화는 점점 그의 내면에 초점을 맞춰 전개된다. 그는 시종일관 투박<br />
한 트렌치코트를 입고 등장한다. 비에 젖어 눅눅해진 트렌치코트의 깃을 한껏<br />
세워 최대한 몸을 숨긴 그의 모습은 급박하고 불안한 도망자의 내면을 표현하<br />
는 하나의 도구가 된다. 여담이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170cm도 되지 않는<br />
키로 트렌치코트를 꽤나 멋지게 소화했다는 점이다.<br />
험프리 보가트 - (1942)<br />
당장 헤어진 연인보다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더<br />
또렷한 남자들에게 카사블랑카는 감정을 이입하<br />
기에 더할 나위 없는 영화다. 떠나보내야 할 여자<br />
임을 알면서도 사랑을 멈출 수 없었던 릭 블레인.<br />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태운 비행기가 떠나가는 것<br />
을 말없이 바라만 본다. 하지만 트렌치코트를 걸<br />
친 그의 뒷모습은 이별의 순간을 맞이한 남자의<br />
것이라 하기엔 너무나 넓고 당당했다. 휘어진 모<br />
자의 곡선, 묵직한 트렌치코트 그리고 영화에 흐<br />
르는 음악까지 너무나도 완벽했기에 도리어 그<br />
장면은 더욱 애절하게 남았다.<br />
글 신희대•사진 김성룡, Rex Features<br />
비드 밀스 형사와 한 팀을 이뤄 사건을 조사하는<br />
동안, 그는 차분하면서도 세심한 조력자의 역할<br />
을 한다. 감정이 앞서는 파트너를 다스리기 위해<br />
따뜻하면서도 때론 단호한 조언으로 평정심을 되<br />
찾게 하지만, 정작 은퇴를 앞둔 그의 깊은 고뇌는<br />
영화에서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그래<br />
서인지 비에 젖어 한껏 무거워진 그의 트렌치코<br />
트는 더욱 눈길을 끈다.<br />
존 허트 - (1971)<br />
티모시는 별다른 재주는 없지만 아름다운 아내와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평범한 청년<br />
이다. 그런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가던 티모시의 인생은 변태성욕자였던 집주인에게<br />
부인이 무참히 살해당하면서 완전히 바뀌게 된다. 결국 그는 부인을 살해했다는 누명<br />
을 쓴 채, 교수형을 당해 생을 마감한다. 부인이 살해당하기 전, 항상 갖춰진 모습으로<br />
등장하던 그는 비에 젖어 눅눅해진 트렌치코트를 걸친 채 언덕에 올라 한숨을 토한다.<br />
이 장면이 그의 앞날에 대한 복선이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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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
Style Icon<br />
남자에게 슈트란<br />
클래식 스타일의 대가를 과거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br />
이를테면 야수토 카모시타 같은 아이콘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유명<br />
편집숍 ‘유나이티드 애로우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br />
패션 아이콘인 그를 만났다.<br />
순간 슈트의 매력은 반감된다. 슈트의 퀄리티를<br />
놓치는 순간, 슈트를 단순한 교복으로 전락시켜버<br />
리는 셈이다.<br />
슈트의 퀄리티를 논하자면, 맞춤 슈트를 빠뜨릴<br />
수 없다. 맞춤 슈트는 모든 작업이 사람의 손으로<br />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람을 끌어당기는 압도적 존<br />
재감이 있다. 그래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보는 사<br />
람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입체감이 돋보이는<br />
만듦새와 멋진 실루엣은 기성복에서는 표현될 수<br />
표면적으로만 보이는 패션이 아니라,<br />
개개인이 가지는 개성이나 스타일에<br />
대한 메시지를 좀 더 전달하고<br />
싶어요. 유행하는 아이템을 무조건<br />
따라가기보다는 시대를 아우르고<br />
반영하는 남자가 되어야죠. 그런<br />
남자의 스타일, 거기에 담긴 정신과<br />
개성을 항상 견지하려고 합니다.<br />
없고 자신의 체형에 꼭 들어맞는 것은 물론, 체형<br />
의 결점 또한 보완해준다. 물론 비싼 맞춤 슈트라<br />
고, 그것을 입는 사람의 존재감까지 부각되진 않<br />
는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가가 더 중<br />
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회색 플<br />
란넬 슈트를 우아하게 입는 것은 뼈가 많은 생선<br />
을 깔끔하게 먹는 것과 같이 어렵다. 슈트를 멋있<br />
고 자연스럽게 입는 것은 상당한 내공을 필요로<br />
한다. 이것은 단순히 스타일링만의 문제는 아니다.<br />
슈트와 어울리는 퀄리티의 셔츠와 타이, 구두, 포<br />
켓 스퀘어까지 전체 퀄리티를 완성하는 노력이 요<br />
구된다. 특히 슈트를 입었을 때의 움직임은 오랜<br />
경험에서 우러나온다. 멋진 몸짓과 손짓을 가진<br />
사람은 슈트를 입는 데 있어서도 능숙하다. 영국<br />
슈트의 시초는 군복이다. 슈트는 기본적으로 교<br />
인은 슈트를 조용하게 입는다. 반면 미국인은 쾌<br />
복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유니폼’의 개념이었<br />
활하다. 이탈리아는 오페라 무대에 선 듯 화려함<br />
다. 일반적으로 제복에는 개인적인 취향은 비집<br />
과 우아함을 자랑한다. 슈트를 잘 입는다는 것은<br />
고 들어갈 틈이 없다. 과거에는 개성이 드러나는<br />
자기 능력을 능숙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과 같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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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br />
젊은 시절부터 슈트를 좋아했다. 클래식 스타일에 호감이 있지만 디자이너<br />
슈트에도 관심이 있어서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많은 슈트를 직접 경험해<br />
왔다. 나는 패션에 관해선 클래식이라거나 디자이너 패션이라거나 하는 경<br />
계를 두지 않는다.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아마 그 스타일을 어떻게 즐기느<br />
냐일 것이다.<br />
디자이너 하이패션의 장점은 트렌드를 즐기는 데 있다. 순간의 찬란함을<br />
입는 드라마틱한 자극이 좋다. 지금도 유명 디자이너들의 재킷과 슈트를<br />
가끔 입는다. 나에게 이것은 ‘즐기기용’ 패션이다. 반면 클래식 슈트의 경우<br />
오랜 시간이 흘러도 무리 없이 입을 수 있어 애착이 강한 편이다. 클래식에<br />
는 마치 한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늪과 같은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그<br />
래서 이번 달에는 내가 평소 생각하고 있는 슈트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br />
고자 한다.<br />
글 야수토 카모시타•사진 이수현•장소 협조 스포르베리노<br />
옷 입기는 신사에게 있어 부끄러운 행위였다. 그<br />
래서 슈트를 입는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금욕적<br />
인 것이었고, 이것이 바로 그 당시의 남성 미학이<br />
었다.<br />
그러나 피콕 혁명이 일어난 1960년대를 시점으<br />
로 남성 복식에 관한 전반적인 의식이 달라지면<br />
서, 남성 또한 여성처럼 화려한 패션을 즐길 수 있<br />
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금욕적인 옷차림 같은 건<br />
지루하다는 의식이 생겨난 것이다. 그 이후 남성<br />
패션은 클래식 슈트와 모드적 슈트라는 두 세계<br />
로 서서히 분리되어간다. 다르게 표현하면 보수<br />
적인 스타일과 개성을 따르는 스타일이라고 표현<br />
해도 좋겠다.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는 개인의 취<br />
향이다. 다만 어떤 슈트라도 아름다움보다는 퀄<br />
리티가 중시되어야 한다. 퀄리티를 소홀히 하는<br />
반면 남성의 옷차림은 조연에 충실해야 할 때도 있<br />
다. 예를 들어 여성을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했다<br />
고 하자. 그녀가 좋아하는 분위기의 레스토랑을 예<br />
약하고, 남성은 먼저 도착해 기다린다. 그곳에 샤<br />
넬 슈트로 치장한 그녀가 나타난다. 이때 남성은<br />
어떤 옷차림이어야 할까? 나는 슈트 이외에 다른<br />
아이템은 생각할 수가 없다. 지금 같은 시즌이라<br />
면 다크 그레이나 네이비 컬러의 모헤어 소재 슈트<br />
가 좋겠다. 이런 원단은 슈트의 기본 원단 중에서<br />
도 기본이고, 나는 이런 겸손한 원단이 좋다. 이 상<br />
황에서 개성적인 옷차림은 결코 필요치 않다. 겸손<br />
하지만 고급스러움과 더불어 존재감을 갖추어, 그<br />
녀의 의상이 한층 빛나게 해주는 슈트가 필요하다.<br />
화려함은 여성에게 양보해도 좋다. 조연으로서의<br />
슈트, 슈트가 멋지다고 느끼는 순간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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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
Watch<br />
star watches<br />
나폴레옹부터 배트맨까지. 말런 브랜도부터 척 배스까지. 혁명의 순간이건,<br />
지구에 위기가 찾아오건, 그들의 손목엔 항상 시계가 채워져 있었다.<br />
역사적 순간에<br />
나폴레옹이 전쟁을 앞두고 가장 우선순위를<br />
두고 준비한 것이 다름 아닌 시계였다는 걸<br />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그는 이집트 원정 25일<br />
전인 4월 24일, 브레게의 여행용 시계 No.178을<br />
1천5백 프랑에 구매했다. 이 No.178은 브레게가<br />
1796년에 만든 최초의 여행용 시계이다. 쿼터<br />
리피터와 천문력이 있으며, 브론즈로 이루어진<br />
이 시계는 군사 회의 때도 항시 챙길 만큼<br />
나폴레옹이 애착을 가졌다. ‘브레게의 예술The<br />
art of Breguet’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경매<br />
시장에서 예술품에 조예가 깊기로 유명한<br />
02<br />
트렌드세터인 장클로드 사비에르에게 현재<br />
시가로 약 40만~50만 프랑에 낙찰되었다. 한편<br />
2010년엔 바쉐론 콘스탄틴의 한 회중시계가 K<br />
옥션에 출품되어 업계를 크게 들썩이게 한 일이<br />
04<br />
있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조선의 27대 왕이자<br />
마지막 왕인 순종이 사용했던 회중시계였기 때문.<br />
대한제국의 국장인 ‘이화문( 李 花 紋 )’이 새겨진 이<br />
03<br />
시계는 순종의 국장 과정과 부장품, 장례에 쓰인<br />
도구 등 장례식의 세세한 부분에 초점을 맞춘<br />
‘어장의 사진첩’에 부장품으로 기록된 시계와<br />
동일한 것이라 한다. 순종이 거하던 창덕궁에는<br />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시계가 있었고, 순종은<br />
이 시계들이 시간을 알리기 위해 한꺼번에 각기<br />
다른 소리로 종을 울리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고<br />
한다. 덕수궁에서 지내던 고종에게 전화로 문안을<br />
할 때도 꼬박꼬박 고종이 가진 시계의 시간을<br />
물어보고, 고종의 시계와 창덕궁 시계를 맞추는<br />
것이 중요 일과 중 하나라고 할 정도였다고.<br />
영화 속 부자, 돈 콜레오네(말런 브랜도)의<br />
아들 마이클 콜레오네(알 파치노) 역시 아버지<br />
못지않은 시계광이었다. (1972)를 시작으로<br />
냉혈한 역할을 줄곧 맡았던 그는 극 순간순간,<br />
왼쪽 손목을 통해 오메가 라 마지크Omega<br />
La Magique를 ‘수줍게’ 보여준다. 이 시계는<br />
300개만 한정 생산된 제품이다. 이걸 지금<br />
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울뿐더러<br />
발견해내더라도 그 엄청난 가격을 감당할<br />
이가 흔치 않을 거다. 과연 살인, 형제 살해,<br />
실패한 사랑, ‘노력하면 다 된다’는 아메리칸<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44<br />
01<br />
01 배우 루돌프 발렌티노는 자신이 소장한 까르띠에 탱크를<br />
차고 작품 촬영에 나서곤 했다. 02 말론 브랜도의 시계로<br />
유명한 바쉐론 콘스탄틴. 03 존 레넌은 자신의 40번째 생일에<br />
파텍 필립 레퍼런스 2499를 선물 받았다. 04 나폴레옹은<br />
브레게의 여행용 시계와 언제나 함께였다.<br />
당대의 스크린 스타들의 손목에서 빛나는<br />
말런 브랜도는 바쉐론 콘스탄틴을 즐겨 착용했다.<br />
1954년 영화 로<br />
오스카를 수상한 그는 당시 새롭게 빛나는<br />
별이었다. 당대의 아이콘 자 자 가보Zsa Zsa<br />
Gabor는 신성에게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br />
선물했다. 18K의 옐로 골드로 장식된 이 모델은<br />
2009년 9월 24일 뉴욕 앤틱쿼럼 경매장에서<br />
모습을 드러냈다. 1만8천 달러(한화 2천만원<br />
상당)에 낙찰되었는데 금액과 함께 시계 뒷면에<br />
“To Marlon Love Zsa Zsa June 24, 1954”라는<br />
각인이 화제가 됐다. 말런에 대한 자 자의 각별한<br />
애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br />
드림, 가문에 대한 충성의 악몽…. 알 파치노가<br />
맡았던 역할에 따라 오메가 라 마지크도 20세기<br />
이민자들의 경험을 다 아울렀다 해도 과언이<br />
아니다. 시계도 나름의 노고가 많았던 셈인데,<br />
값을 매길 수 없는 지금의 가치와 존재감으로<br />
보상 받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는지.<br />
까르띠에의 탱크 시리즈는 수많은 시계 중<br />
셀러브리티들의 사랑을 유독 많이 받은 모델로<br />
제법 흥미로운 아카이브를 자랑한다. 무엇보다<br />
협찬 개념이 아닌 탱크 자체의 매력에 반한<br />
이들이 일구어낸 자발적 팬덤의 아카이브이기에<br />
그 진정성이 돋보이는 것이다. 시작은<br />
최초의 ‘월드스타’라 할 수 있는 배우 루돌프<br />
발렌티노Rudolph Valentino(1926)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45
01 이브 몽탕의 손목에 탱크 시계가 보인다. 02 알랭 들롱은<br />
탱크 아롱디 시계를 유난히 사랑했다. 03 제임스 본드 하면<br />
오메가 시계가 떠오른다.<br />
카지노 로얄>과 에서<br />
각각 오메가 플래닛 오션, 오메가 시마스터를<br />
착용했는데 여기에 또 재미있는 비화가 있다.<br />
대니얼 크레이그는 평상시 롤렉스 서브마리너<br />
또한 즐겨 찼는데 007 시리즈의 공식 스폰서인<br />
오메가에서 이에 발끈한 것. 추후 영화 스폰서에<br />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판단한 영화사는<br />
루돌프 발렌티노가 마지막으로 출연한 영화인<br />
그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귀띔했다고 한다.<br />
그리하여 대니얼 크레이그는 곧장 BMW(역시<br />
03<br />
에서<br />
007 시리즈의 대표 스폰서 중 하나)를 타고<br />
그는 자신의 탱크 시계를 착용했다. 세기의<br />
런던에서 바로 오메가를 구입했다는 후문.<br />
‘쿨한’ 커플로 일컬어지는 시몬 시뇨레Simone<br />
배트맨은 유독 예거 르쿨트르와 장기 연애를<br />
Signoret와 이브 몽탕Yves Montand(1959)<br />
일삼는 중이다. 속 크리스천<br />
사이에서도 탱크 시계는 그 존재감을 빛냈다.<br />
베일의 리베르소 그랑 데이트는 케이스를<br />
이브 몽탕의 생일에 시몬 시뇨레가 선물한<br />
뒤집으면 시계 내부의 비밀스러운 메커니즘이<br />
거느린 일군의 팬들 중 하나다. 르브론 제임스가<br />
탱크 시계 뒷면엔 “그리고 또 한 번의 10월<br />
드러나는데, 그의 대조적인 캐릭터, 즉 사업가<br />
가진 수많은 오데마 피게 컬렉션 중에서도<br />
13일”이라는 비밀 메시지가 각인되어 있었다.<br />
브루스 웨인과 밤의 기사 배트맨의 내면 세계를<br />
무엇보다 그와 완벽하게 동기화되는 모델은<br />
과반수 이상의 DNA가 패션과 아트로 구성된<br />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그런데 사실 베일은 전작<br />
마이애미에서 뛰기로 결정한 기자회견에서<br />
01<br />
앤디 워홀은 탱크를 단순히 시계나 치장품이<br />
아닌 자신의 일부로 여기며 이런 명언을 남겼다.<br />
에서도 리베르소 그랑 GMT를<br />
착용한 바 있으며 에서 발 킬머의<br />
찼던 로얄 오크 오프쇼어 볼케이노 한정판일<br />
것이다. 파워풀하고 활화산 같은 그의 역동적인<br />
“나는 시간을 보기 위해 탱크 시계를 착용하지<br />
시계 또한 리베르소였다.<br />
플레이를 빼닮았다. 제이 지는 르브론보다<br />
않는다. 태엽을 감지도 않는다. 꼭 착용해야 하는<br />
훨씬 더 심각한 오데마 피게 환자다. 대부분의<br />
시계이기 때문에 착용한다.”<br />
별들의 시계 전쟁<br />
사진에서 오데마 피게가 포착될 정도다. 미국<br />
슈퍼히어로들의 시계 취향<br />
어쨌든 중요한 건 멋이다. 화성 탐사를 할 일도,<br />
수심 7500m까지 잠수할 일도 웬만하면 없을<br />
주류 흑인 뮤지션들이야 특유의 스왜그Swag<br />
문화 탓에 휘황찬란한 시계를 차고 있지 않은<br />
실베스터 스탤론은 상당히 순정파다. 적어도<br />
현대사회의 지구인들에게 최고의 실용이란<br />
모습이 드물다. 하지만 제이 지는 그들과는 좀<br />
시계에 있어서만큼은 그렇다. 파네라이를<br />
무엇보다 멋일 테니까. 그러니 자연스레 70억<br />
다르다. 금과 다이아몬드를 두르고 ‘이거 봐, 나<br />
향한 그의 사랑은 장장 17년에 걸쳐 아직도<br />
분의 1의 멋을 자랑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의<br />
시계 샀어’를 알리려 애쓸 필요가 없다. 이미 왕<br />
현재진행형이다. 1996년 의<br />
손목을 롤모델로 탐색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br />
중의 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카본 로얄과<br />
응급구조대원 킷 루나의 파네라이 루미노<br />
현대의 시계 애호가로는 의 척 배스가 첫<br />
같이 클래식하며 절제된 무브먼트 디자인과 카본<br />
마리나를 시작으로 가 미얀마 해적의<br />
번째 후보로 꼽힌다. 극 중에서 결국 한 여자에게<br />
등의 소재에서 풍기는 현대적 감각의 마감을<br />
목을 딸 당시에도, 의 바니 로스가<br />
순정을 보내는 남자로 판명됐지만, 소싯적의<br />
즐긴다. 협찬을 해준 것도 아닌데 미디어에<br />
소말리아 해적의 목을 꺾을 때도 각각 파네라이<br />
척 배스는 눈빛 하나로 여자를 품는 의자왕과도<br />
언제나 자신들의 제품을 노출해주는 제이 지에게<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46<br />
02<br />
글 명정한<br />
마리나 베이스 PVD로, 파네라이 루미노 레가타<br />
라트라판테 PAM332로 ‘미존감’을 뽐냈다. 알고<br />
보면 잠수, 계측, 야광 등의 분야에 특허를 가진<br />
데다 1860년 이래 이탈리아 해군에 납품한<br />
파네라이의 이력을 보면, 과연 요원들의 사랑을<br />
독차지할 만하다. 같은 계통이라 할 수 있는 후배<br />
배우 제이슨 스타뎀도 시리즈에서<br />
차례로 파네라이 PAM074와 파네라이 250을<br />
착용, 선배 동경의 진수를 선보였다.<br />
21세기의 제임스 본드, 대니얼 크레이그는
mode<br />
재킷과 흰색 셔츠,<br />
랩 셔츠는 모두 루이 비통.<br />
C<br />
l<br />
a<br />
s<br />
s<br />
i<br />
c<br />
이번 F/W 시즌 루이 비통은 동서양에서 클래식의 정수를 모아 컬렉션을 선보였다.<br />
젠 스타일의 실루엣과 패턴 있는 랩 셔츠에서 서양 복식을 대표하는 슈트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br />
스타 스타일리스트 정윤기는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다. 그가<br />
제안한 격식 있는 파티부터 활동적인 야외 활동까지 가능한 노매드 룩.
재킷과 바지, 스트라이프 셔츠,<br />
랩 셔츠는 모두 루이 비통.<br />
(왼쪽) 민서가 입은 코트와 흰색 셔츠,<br />
랩 셔츠는 모두 루이 비통.<br />
(오른쪽) 현욱이 입은 코트와<br />
셔츠는 모두 루이 비통.
(왼쪽) 상우가 입은 터틀넥<br />
풀오버는 루이 비통.<br />
(오른쪽) 원중이 입은<br />
베스트와 재킷, 땅부르<br />
보야쥐 브라운 시계는<br />
모두 루이 비통.<br />
사진 최용빈•모델 이현욱, 김민서, 도상우, 김원중•헤어 유다•메이크업 서연주•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최아름•스타일링 어시스턴트 강지영, 허다겸<br />
코트와 재킷, 바지, 니트 상의, 브리프케이스, 슈즈는 모두 루이 비통.
Berluti<br />
농도 깊은 유화와도 같은 기품<br />
있는 색의 구두를 선보이는<br />
벨루티. 이번엔 이탈리아의<br />
공간주의 예술가, 루초<br />
폰타나Lucio Fontana의<br />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가스파드<br />
컬렉션을 선보인다. 캔버스에<br />
날카로운 칼자국을 넣어 깊은<br />
3차원 공간의 형태를 제시한<br />
커팅 작품이 그의 대표 작품이다.<br />
가스파드 컬렉션.<br />
2백89만원, 벨루티.<br />
John Lobb<br />
160년 전통을 이어온 존 롭은<br />
영국 왕실이 사랑하는 구두로<br />
유명하며 현재에도 왕실에<br />
품질을 인증받아 공급 계약을<br />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의심할<br />
여지 없는 품질은 기본이고<br />
클래식 구두 디자인의 전통을<br />
계승하는 존 롭은 남자의<br />
발끝에 품격을 더해준다.<br />
스트레이트 팁 슈즈는<br />
2백15만9천원, 존 롭.<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54<br />
Item<br />
GentlemAn’s<br />
agreement<br />
잘 갖춰 입을 것. 2012년 F/W 시즌을 관통하는 남성 트렌드다. 그에 발맞추어<br />
필요한 건 신사의 품격을 완성하는 클래식 구두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55
Alden<br />
4대째 아메리칸 클래식 구두를<br />
대표하는 알든은 그 전통만큼<br />
완벽한 품질을 자랑한다.<br />
또 하나, 알든이 유명세를 떨치는<br />
건 코도반cordovan이라 불리는<br />
말의 엉덩이 가죽으로 만드는 셸<br />
코도반shell cordovan 라인<br />
덕분이다. 거울같이 반짝이는<br />
광택과 신을수록 유려하게<br />
변화하는 색감으로 마니아층이<br />
두텁다.<br />
코도반 소재의 슈즈는 1백10만원,<br />
알든 by 유니페어.<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56<br />
글 최상욱 •사진 이수현<br />
Corthay<br />
날렵한 라인과 화려한 색감이<br />
특징인 꼬르떼. 꼬르떼의<br />
수장인 피에르 코르테는<br />
프랑스에서 각 예술 분야별로<br />
단 한 명에게 수여하는 메트르<br />
다르MaÎtre D’art 칭호를 받은<br />
구두 명장으로 예술로 승화된<br />
구두가 무엇인지 보여준다.<br />
싱글 몽크 슈즈는 가격 미정, 꼬르떼.<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57
people<br />
하지원이라는<br />
키워드<br />
배우는 부침이 심한 직업이다.<br />
인기도 오르고 내린다. 그 와중에 하지원이라는 배우의 존재감은 남다르다.<br />
작품마다 흥행을 하고, 맡은 배역은 그 자체로 히트 상품이 된다. 이 배우의 끝없는 에너지와 마성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br />
하지원이라는 키워드에 대하여.<br />
근황과 새로운 작품 계획이 어떻게 되나?<br />
새 작품은 영화 로 정했다.<br />
할리우드 영화 의 조선 시대<br />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유쾌하고 기분이<br />
좋아지는, 재미있는 영화다. 아직 본격적으로<br />
촬영을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영화 준비로<br />
하지원 하면 특별히 오래 쉰 기억이 없다.<br />
‘방전’되지 않는 비결이 있다면?<br />
아니다. 나도 자주 방전된다. 하지만 회복이<br />
빠른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나는 내가 무엇을<br />
할 때 즐거운지, 행복한지 알고 있다. 나를<br />
다시 깨워주고 살아나게 해주는 건 바로 좋은<br />
하지원 스타일 하면 영화나 드라마 등 작품<br />
속에서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평소에는 어떤<br />
스타일의 의상을 즐겨 입나?<br />
너무 보이시한 느낌보다는 시크하면서도<br />
여성스러운 스타일이 믹스 매치된 걸 좋아한다.<br />
또 입었을 때 편해야 하고.<br />
바쁘다. 무술, 춤, 요요 등을 익히고 있다. 그<br />
외에는 요가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나를<br />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심신을 다스리려고 한다. 아,<br />
시나리오다. 또 내 주위의 좋은 사람들과 가족과<br />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내겐 큰 에너지다.<br />
어느 인터뷰에서 “다이어트는 하지 않는다”라는<br />
말이 눈에 띄던데, 정말 관리를 안 하는 건가?<br />
그리고 에세이도 한 권 준비 중이다.<br />
우리나라 대표 흥행 배우다. 특히 작품 속의<br />
캐릭터에 몰입해서 대중에게 그 캐릭터 자체를<br />
히트시키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다.<br />
작품이 시작되기 전에, 또 매 장면 촬영에<br />
들어가기 전까지 끊임없이 분석하고 생각한다.<br />
그리고 그게 내 몸에 잘 맞는지, 하나하나<br />
배우로서 느끼는 이 직업의 장단점은 뭔가?<br />
뭐, 사실 기사나 가십 등이 원래 사실과 의도와는<br />
다르게 왜곡되어서 전달될 때도 그렇고,<br />
일상적인 면에서 불편할 때도 있다. 하지만<br />
사실 나는 배우라는 게 ‘일’이라는 개념으로<br />
느껴지지는 않는다. 내가 좋아해서 하는 거고,<br />
그걸 통해 내가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배우는<br />
그냥 내 삶이 됐다. 그래서 배우로 더 열심히 살고,<br />
그렇다면 여성들이 굉장히 부러워할 얘기다.<br />
아니다. 잘못된 기사다. 나도 다이어트를 한다.<br />
하지만 매일 야채와 닭 가슴살로만 식단을<br />
꾸리는 건 아니다. 나는 과일도 하루에 세 번씩<br />
정말 많이 먹고, 초콜릿도 많이 먹는다. 대신<br />
그만큼 운동을 많이 한다. 사실 먹고 싶은 걸<br />
참기는 힘드니까, 이왕이면 몸에 좋은 것으로<br />
먹으려는 편이다.<br />
해보면서 점점 그 인물이 되어간다. 또 가상의<br />
인물에게 현실감을 부여하려면 의상, 소품, 헤어,<br />
연기를 더 사랑하려고 노력한다.<br />
최근에 읽은 책, 즐겨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br />
메이크업 그리고 음악까지 하나로 잘 이어져야<br />
하는 것 같다. 이런 요소들 또한 내게 다 소중하다.<br />
배우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br />
가장 한국적인 여인의 모습을 세계인들에게<br />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을 읽었다. 음악은 에피톤<br />
프로젝트의 오랜 팬이고, 요즘도 많이 듣는다.<br />
보여주고 싶다. 배우의 모습을 통해서.(웃음)<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58<br />
필모그래피를 보면 정말 하나도 빼놓을 작품이<br />
없다. 그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고를 수<br />
있을까?<br />
아, 이런 질문이 대답하기 가장 힘든 질문이다.<br />
모든 작품 하나하나가 정말 다 소중해서다. 나는<br />
한 작품이 끝나면 에너지도 남겨두지 않고 후회도<br />
없다. 그만큼 최선을 다한다는 소리다. 그래서<br />
그렇게 작품 하나하나가 꽉 차 있기 때문에 어느<br />
하나만을 대표로 꼽기는 어렵다.<br />
얼마 전 ‘2012 북경 토토의 작업실’ 상영회에<br />
참석해 한국과 중국 영화 꿈나무들을 위한 멘토<br />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처럼 후배들을<br />
위해 강단에 서다가 감독이나 제작자가 되고<br />
싶은 꿈도 있는지?<br />
물론이다. 내게 그런 능력이 있는 지에 대해 더<br />
생각해봐야겠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이쪽으로 더<br />
노력해서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다.<br />
연기자로서 롤모델, 여성으로서 삶의 아이콘은?<br />
메릴 스트립이다. 나이가 예순 살이 되어도<br />
그녀처럼 멜빵바지를 입고 발랄하고 싱그러운<br />
멜로물을 연기하고 싶다. 여자는 나이가 들어도<br />
건강하고 싱그러워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br />
올 하반기 계획, 일 외의 개인적인 목표는?<br />
영화 작업과 에세이 출간. 또, 좋은 일들에 가능한<br />
많이 참여하고 싶다.<br />
글 이연정
People<br />
벤처 2세대의 선두 주자,<br />
소셜커머스 업계의 ‘몬스터’, 신현성<br />
GS칼텍스 주유상품권 86억원, 에쓰오일 주유상품권 39억원, T.G.I.프라이데이스 외식상품권 24억원….<br />
티켓몬스터의 히트 상품 목록이다. 온라인 시장의 ‘몬스터’로 무한 성장 중인 티켓몬스터의 신현성 대표를 만났다.<br />
소셜커머스는 전자 상거래의 일종으로, 공동 구매를 통해 가격을 할인받는<br />
다. 정상 가격에 비해 40~50% 할인이 수시로 이루어지고, 이를 경쟁력 삼아<br />
고객 응집력을 높이고 있다. 소셜커머스라는 이름은 SNS를 활용해 구매자를<br />
확보하는 데서 왔다. 성공한 딜이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고객과 거래<br />
액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초기에는 여러 업체들이 경쟁했지만, 현재는 미국<br />
대형 소셜커머스 업체 ‘리빙소셜’이 최대 주주인 ‘티켓몬스터’와 ‘쿠팡’의 양강<br />
티켓몬스터는 소셜커머스 업계 1위의<br />
회사다. 지난해 리빙소셜과 합병해<br />
몸집을 키웠고, 온라인 판매가 가능할까<br />
싶은 아이템들을 연달아 성공시키고<br />
있다. 이곳을 이끄는 신현성 대표는 벤처<br />
업계의 ‘괴물’이다.<br />
구도다. 두 회사는 올해 들어 월별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등 시장에 안착했<br />
다. 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를 통한 거래 규모는 약 2조원이다. 이 중 티켓<br />
몬스터가 약 40%로 1위를 달린다. 지난해 이뤄진 리빙소셜과의 합병이 성장<br />
에 든든한 언덕이 됐다.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거침없이 성장하는 티켓몬스터<br />
었다. 2분기 거래액은 1천8백억원 수준이고 시장점<br />
의 중심에는 미국 아이비리그 출신의 20대 CEO, 신현성 대표가 있다.<br />
유율은 40% 이상이다.<br />
‘티켓몬스터’를 보다가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의 한 정육점 식당의<br />
지금까지 티켓몬스터에서 진행한 상품들 가운데<br />
꽃등심 상품이 있는 걸 보고 놀랐다. 고기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건 예전엔<br />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br />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이다. 이 사례는 최근 2~3년 사이 유통시장에서 ‘소셜<br />
먼저 작년 10월 말에 진행한 GS칼텍스 주유상품권<br />
커머스’가 어떤 혁신을 일으키며 성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br />
딜을 꼽고 싶다. 10월 26일 자정부터 31일까지 총<br />
지금은 인근 주민은 물론 먼 곳에서도 찾아간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장사를<br />
86억원어치가 팔렸는데, 당시 전 세계 소셜커머스<br />
접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했던 곳이다. 가든파이브 유동 인구가 예상보<br />
기업의 단일 거래로는 세계 4위에 해당하는 기록<br />
다 적었던 탓이다. 5백만원을 들여 전단지도 뿌려봤지만 영 신통치 않았고,<br />
이다. 주유상품권의 인기를 보고 에쓰오일 주유상<br />
생존의 기로에서 돌파구가 된 것이 바로 티켓몬스터였다. 담당자를 보내서<br />
품권을 급하게 이어서 내놨다. 이것 역시 39억원어<br />
무엇이 필요한지 몇 차례 컨설팅을 한 후, 꽃등심과 살치살 등 인기 메뉴를 모<br />
치가 팔렸다. 둘 다 정가 대비 10% 할인된 가격, 그<br />
아서 고객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싼 맛’에 쿠폰을 들고 식당을<br />
러니까 주유소에서 리터당 2백원가량 할인 혜택을<br />
찾았을 거다. 그런데 가보니 맛이 있었고 하나둘 단골이 됐다. 이후 그 식당의<br />
받을 수 있는 상품이었다. 아무래도 가격 할인 측<br />
요청으로 다섯 차례 더 상품을 진행했다.<br />
면이 소비자에게 가장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외<br />
식 분야에서는 올해 5월 진행한 T.G.I.프라이데이<br />
이 사업을 처음으로 구상했을 때는 언제이며, 그 계기는 무엇인가?<br />
스 외식상품권 딜도 기억에 남는다. 2차례에 걸쳐<br />
학업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왔을 때다. 창업 동료들과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br />
총 24억원가량의 매출이 발생했다. 소셜커머스 외<br />
면서 소셜커머스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그루폰’과 ‘리빙소셜’이 소셜커머스<br />
식 부문에서 단기간,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최대<br />
열풍을 일으키던 때였다. 이를 보고, 시가지가 미국보다 크고 자영업자가 훨<br />
매출이었다. ‘가정의 달’이라는 시기와도 잘 맞아<br />
씬 많은 한국에 더 적합한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만 해도 신촌, 강<br />
떨어져서 효과를 봤다. 고급 브랜드 분야에서는 맥<br />
남, 종로, 이태원 등 자영업자들이 몰려 있는 시가지가 여럿이다.<br />
클라렌 기획전이다. 맥클라렌은 수입 유모차 업계<br />
사업 초창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br />
의 1위 브랜드인데, 인기 모델들을 반값 정도에 내<br />
아무래도 고객 관리가 가장 어려웠다. 고객 서비스 인력이 처음에 예상한 것<br />
놨더니, 5일 동안 1440명이 구매했다.<br />
보다 몇 배는 더 필요했다. 하지만 전문가 영입과 인력 보강으로 점차 안정화<br />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 리빙소셜과 합병하면서 ‘먹<br />
됐다. 현재의 고객 센터는 유능한 리더가 많이 생기고 시스템이 보완되면서<br />
튀’ 논란도 있었는데….<br />
업계 최고의 응답률과 고객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br />
리빙소셜은 미국 최대 온라인 리테일러인 ‘아마존’<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60<br />
소셜커머스와 일반 유통기업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지?<br />
지역 상인들의 활성화다. 레스토랑 등 지역 상인들을 보면 예전에는 전단지<br />
를 배포하는 것 정도가 마케팅의 전부였다. 소셜커머스를 통해서는 온라인에<br />
서 체계적으로 마케팅이 이루어진다. 또 단순히 상품을 유통하는 게 아니라<br />
지역의 자영업자와 중소 상공업체에게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솔루션을 제시<br />
한다는 게 핵심이다.<br />
최근의 실적은 어떻게 되나?<br />
구체적으로 수치를 다 밝히기는 어렵지만, 올 상반기 실적은 상당히 좋았다.<br />
불과 6개월 만에 외형이 2배 이상 증가했고 월별 손익분기점도 돌파할 수 있<br />
이 지분율 약 30%의 최대 주주로 있는 미국 대형<br />
소셜커머스 업체다. 더 큰 시장에서 먼저 같은 비<br />
즈니스를 시작한 선배 회사인 셈이다. 우리 회사에<br />
있어서 든든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과감히<br />
결정했다. 욕을 많이 먹었지만(웃음) 잘한 일이라<br />
생각한다. 실제로 합병 이후, 티몬에 3백억원이 넘<br />
는 투자를 했고, 프로세스 개선 등 소셜커머스 운<br />
영에 필요한 자문과 지원을 많이 해줬다. 그들의<br />
지원과 성공 사례가 있었기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61
티몬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배송 상품 판매를<br />
시작했다. 이전만 해도 소셜커머스는 기본적으로<br />
일정 기간 제품을 판매하고, 기간이 종료된 후에야<br />
배송을 시작하는 시스템이었다.<br />
었고 지금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티몬이 아시아로 사업을 넓히는 데 언<br />
그렇다. 티몬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배송 상품 판매<br />
니케이션처럼 2위를 지키게 될 거다.<br />
덕이 될 것임은 두말하면 잔소리다.<br />
를 시작했다. 이전만 해도 소셜커머스는 기본적으<br />
일 외의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br />
소셜커머스 시장이 성장 둔화 시점에 다다랐다는 시각도 있다.<br />
로 일정 기간 제품을 판매하고, 기간이 종료된 후<br />
맛집을 찾아다닌다. 음악도 굉장히 좋아한다. 미국<br />
아니다. 최근의 유통시장을 보면 무게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br />
에야 배송을 시작하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소비<br />
에서 유학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한국의 최신 가요<br />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티몬은 이렇게 온라인으로 옮길 수 있는 모든 것<br />
자 입장에선 기존의 홈쇼핑이나 온라인 쇼핑에서<br />
를 빼놓지 않고 들었고, 대학교에서는 아카펠라 동<br />
을 취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오프라인에서 가져올 게 많<br />
받던 것처럼 빠른 택배 서비스를 기대했고, 그게<br />
아리 회장을 맡기도 했다. 창업을 통해 큰 성공을<br />
다. 15조원의 결혼 시장, 10조 규모의 배달 시장, 5조원의 부동산 거래 수수료<br />
또 당연하다. 우리도 고객 만족을 위해 기존과 다<br />
거둔 인물들에 관한 책은 꼭 읽어보려고 한다. 최<br />
시장 등등. 아직도 2백조 이상의 시장이 남아 있는 셈이다. 창의적인 아이디<br />
른 물류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성을 가지고 있었다.<br />
근에는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에 관해 다룬<br />
어 및 정보통신 기술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그리고 궁극적<br />
배송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경쟁사보다 앞서 준<br />
이라는 책을 읽었다. 아마존은 티켓몬스<br />
으로, 또 가장 기본적으로는 유통 단계상의 불합리성을 줄여서 생산자와 소<br />
비했다는 점이 회사의 경쟁력으로도 이어질 테니<br />
터의 모회사인 리빙소셜의 최대 주주라 ‘할아버지<br />
비자가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게 내 철학이다.<br />
말이다.<br />
회사’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릴 때부터<br />
올해 들어서 페이지뷰, 방문자 수 등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는 지적<br />
그 밖에 티몬만의 생존 비결과 경쟁력이라 하면 뭐<br />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는 미국 버지니<br />
도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br />
가 있을까?<br />
아 주의 테니스 대표 선수를 하기도 했다. 지금도<br />
인터넷 트래픽은 광고 마케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럼에도 티몬의 월 방<br />
지난해 리빙소셜과 합병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의<br />
테니스를 가끔 치긴 하는데, 이제는 농구나 탁구를<br />
문객은 800만 명에 달한다. 확고한 성장 기반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회원 수<br />
든든한 언덕이 되었고, 일반 소비자 만족도와 판매<br />
더 자주 한다. 농구는 우리 회사 내의 농구 동아리<br />
에 있어서는 예전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때에 비교하면 증가 폭이<br />
파트너 만족도가 동시에 올라가면서 업계 1위를 유<br />
와 함께 하고, 탁구는 벤처 업계 동료들과 친목 도<br />
다를 뿐이다. 지금도 계속 회원이 늘어나고 있고, ‘둔화’라는 표현은 맞지 않<br />
지할 수 있었다. 합병 이후 리빙소셜의 선진적 조<br />
모 겸 자주 친다.<br />
다. 구매 고객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총 거래액은 물론 수익성도 상승세<br />
직 구조와 영업 방식이 회사 내에 많이 도입됐다.<br />
젊은 나이에 창업을 했는데, 커리어에 있어서 멘토<br />
에 있다. 소셜커머스의 배송 상품이 더욱 세분화되고 지역 시장의 마케팅 플<br />
영업을 예로 들면, 기존에는 영업 사원 한 명이 모<br />
가 있다면?<br />
랫폼도 진화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빠른 성장세를 유지할 거라 본다.<br />
든 걸 책임졌다면 이제는 영업 사원은 정말 영업에<br />
좋은 영향을 주는 멘토들이 주위에 많다. 창업 초<br />
연령별 고객 구성은 어떤가?<br />
만 집중하고 영업 단계 이후에 필요한 업무를 돕거<br />
기에는 당시 ‘구글’에 있던 노정석 대표에게 조언<br />
현재 티몬의 연령별 고객 비중을 보면 20대 초반이 12%, 25~35세가 31%,<br />
나 영업이 더 수월하게 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이<br />
을 많이 들었다. 지금은 ‘아블라컴퍼니’ 대표로 재<br />
35~45세가 28%다. 기존 소셜커머스의 이미지처럼 젊고 트렌디한 고객들이<br />
세밀하게 많이 생겼다. 같은 영업이라도 이제는 신<br />
직 중인 분이다. 또 항상 벤처 업계의 여러 대표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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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br />
제일 많기는 하지만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의 비율도 만만치 않다. 최근 들<br />
어서는 구매력이 높은 40대 이상 고객층이 꾸준히 유입되는 중이다. 이 수치<br />
는 계속 늘고 있고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마케팅 측면에서도<br />
연령별로 타깃을 달리한 검색 광고를 한다거나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br />
품군을 선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중·장년층에게 가장 영향력<br />
이 있는 매체는 TV이니,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에 티몬이 소개될 수 있도록<br />
노력하고 있기도 하고, 지금과 같은 미디어 인터뷰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br />
중·장년층이 티몬을 보다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br />
소셜커머스는 소비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구매 수단이긴 하지만, 환불 절차<br />
라든지 고객 센터 이용이 쉽지 않고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장년층 고<br />
객의 유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그런 부분이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br />
사실 예상보다 업계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치에<br />
부응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산업보다 빠르게 서비스의 완성도<br />
를 높여왔다고 자부한다. 위조품이 발견되면 200%를 보상해주는 제도를 비<br />
롯해 빠른 배송 서비스, 미사용 쿠폰 70% 환불제 등등 고객 중심의 다양한<br />
제도가 자리를 잡았다.<br />
얼마 전에 업계 최초로 물류센터를 오픈했는데, 이것 또한 같은 맥락인가?<br />
규 파트너와 앙코르 파트너를 담당하는 조직이 다<br />
른 식이다. 파트너들을 위한 만족혁신팀이 따로 존<br />
재해 분기마다 만족도를 측정하고 이 결과를 토대<br />
로 개선 작업에 나서기도 한다. 이 밖에도 파트너<br />
마케팅팀, 파트너지원센터 등 파트너를 위한 조직<br />
이 아주 잘 갖추어져 있다.<br />
소설커머스의 중·장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br />
중·장기적으로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2백조<br />
~3백조원에 달하는 시장이 만들어진다고 보고 있<br />
는데, 소셜커머스의 마케팅 능력을 감안하면 그 파<br />
이의 크기가 상당하지 않을까 싶다. 국내 소셜커머<br />
스 업계는 이미 티몬과 쿠팡 2강 체제로 정리되고<br />
있다. 내년 안에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가 확실히<br />
결정될 거라 생각한다. 현재 티몬과 쿠팡은 정해진<br />
자원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어 언젠가는 선택이 갈<br />
릴 수밖에 없고, 혁신에 성공하는 업체가 NHN처<br />
럼 확실한 1등을 굳히고, 나머지 업체가 다음커뮤<br />
글 강호병, 반준환•사진 공영규•헤어 선경(순수 도산점)•메이크업 기보(순수 도산점)<br />
을 만나 조언을 구한다.<br />
2012년이 가기 전에 이루고 싶은 계획 혹은 목표<br />
가 있다면?<br />
크게 세 가지 분야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먼저<br />
중소 업체들을 위해 서비스를 강화하려고 한다. 이<br />
전에는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서비스가 중심이 되<br />
었다면, 이제는 식재료 유통이나 예약, 고객 관리,<br />
배달 서비스 등을 강화해 경쟁 업체들과 차별화할<br />
거다. 또 상품 종류를 다양화해서 소셜커머스를 마<br />
트나 백화점처럼 이용할 수 있게 할 거다. 이를 위<br />
해 다양한 기업과 접촉 중이다. 특히 판매 채널을<br />
늘리고 싶은 대기업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br />
다. 마지막으로, 홈쇼핑과 오픈마켓 등도 소셜커머<br />
스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어 티몬과 활동 영역이 겹<br />
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티몬이 살아남을<br />
수 있는 무기는 고객과 기업이 만족할 수 있는 매<br />
체력과 파급력이라고 본다.<br />
profile<br />
티켓몬스터 (대표)<br />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br />
경영학부 학사. 28세.<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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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
Politics<br />
전직 대통령의 짭짤한 수입<br />
현직 대통령으로 산다는 건 참 부러운 일이다. 전직 대통령으로 사는 것은 더 좋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br />
빈틈없는 말솜씨와 재임 시절 쌓은 특수한 국제 경험으로 무장한 이들이 어떻게 부를 쌓아가고 있는지, 전직 대통령들의 자유로운 삶을 들여다보자.<br />
그는 리비아에서 카다피 정권 시절 미국의 투자 은행인 JP 모건체이스의 고문 자리를 맡<br />
는 대가로 5백만 달러라는 연봉을 받기도 했다.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같이 그가 운<br />
영하는 ‘박애주의’ 재단 중 하나인 윈드러시 벤처Windrush Venture는 르완다와 시에라<br />
10년간 7천5백만 달러. ‘돈 밝히지 않기’로 유명한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프랑스 전 대통령마저<br />
도 놀랄 만한 액수다. 바로 빌 클린턴Bill Clinton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벌어들인 소득이기 때문이다. 흔히<br />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언제나 영광 뒤에 파멸이 뒤따른다고들 하지만, 진짜 권력은 퇴직한 후에야 누릴 수<br />
리온에 기부를 하는 단체인데, 여기에서도 그는 자기 몫의 수임료를 챙겨 받는다. 현재 그<br />
는 믹 재거Mick Jagger 타운으로 유명한 무스티크Moustique 섬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br />
데 지금도 민간 기업에서 정치적 지지가 필요할 때면 중간에서 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br />
고 있다. 블레어는 공식적인 일에 문제가 발생할 때 전 세계에서 찾는 황금 열쇠와 같은 인<br />
물이다. 재산이 얼마나 많은지 그는 오로지 자신의 평판을 위해 회고록 의<br />
수익금 전부인 5백60만 달러를 재향군인회(RBL)에 기부하기도 했다. 그의 친구이기도 한<br />
의 기자는 “그는 팔레스타인 평화 정착을 위해 수표에 사인을 하고, 블<br />
레어 재단을 위해 또 한 장의 수표에 사인을 하고, 자신의 자문위원들에게 보상을 하기 위<br />
해 또 수표에 사인을 할 줄 아는 국가원수”라고 표현했다. 정치인으로서, 세계적 유명 인<br />
사로서 토니 블레어는 강연료로 약 2시간에 10만~20만 달러를 받는다. 이는 전직 대통<br />
령 클럽 회원 가운데에서는 그리 큰 액수는 아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 일<br />
종의 쉬지 않고 샘솟는 광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전 UN 사무총장 코피 아난<br />
Kofi Annan의 경우 콜로라도 대학에서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로 강연해주는 대가로 본<br />
래의 금액 이외에 10만 달러를 더 받기도 했다. 루이 비통 광고에까지 진출하는 그들을 보<br />
면 자아도취적 욕심에는 한계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2007년 한 낡은 세단 안<br />
에서 베를린 장벽을 따라가고 있는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의 모습을 담은<br />
사진이 화제가 됐다. 이 광고 사진을 살펴보면 소련 최후의 리더 왼쪽 뒤편에 모노그램 백<br />
이 살며시 놓여 있다. 그것은 언론이 우크라이나의 리트비넨코Litvinenko를 죽이기 위한<br />
방사능 물질 폴로늄 210이 그 안에 들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맘껏 펼치며 그를 조롱하<br />
도록 만들었다. 명품 업계로부터 한번 추진력을 얻은 그는 이번에는 자신의 재단 자금 마<br />
련을 위해 직접 피자헛 광고에까지 출연했다. 모<br />
든 기업들은 이제는 일반 시민의 신분으로 돌아<br />
온 전 권력자들의 카리스마를 이용하고 싶어한<br />
다. 에너지 개발 업체가 가장 적극적이다. 브리오<br />
니의 정장을 입는 사회민주주의가 게르하르트 슈<br />
뢰더Gerhard Schr oder는 자신이 총리 시절 밀<br />
었던 가스프롬Gazprom의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br />
노드 스트림Nord Stream 프로젝트를 지지하고<br />
다니느라 매우 바쁘다고 한다. 같은 시간 외교부<br />
장관이었던 녹색당 요슈카 피셔Joschka Fischer<br />
는 공식적으로 핵을 지지하지 않는 조건으로 독<br />
일의 전기, 가스 공급 회사 RWE를 대변해줄 것<br />
을 승낙했다. 펠리페 곤살레스Felipe González<br />
는 Gas Natural Fenosa 이사회장을 맡는 대가<br />
로 연 12만6천5백 유로를 받는다. 이탈리아 스<br />
페인 전력 회사 엔데사Endesa를 광고해주던 전<br />
스페인 총리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Jose Maria<br />
Aznar는 이제 미국의 Doheny Global Group을<br />
위해 일한다. 전 세계가 글로벌하게 연관되어 있<br />
는 금융업계는 이러한 일도 전 대륙에 걸쳐서 하<br />
있다는 말도 있다. 권력은 쉽게 얻을 수도 없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그<br />
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골드만삭스는 정<br />
렇다면 결국 진정 행복한 이들은 독재자 스탈린이나 왕좌에서 죽는 군주들일 것이다.<br />
치인들을 대놓고 이용하는 전략 덕분에 안갯속<br />
토니 블레어Tony Blair 전 영국 총리는 결코 불행할 리 없다. 심지어 그 자신이 퇴임을 미리 준비했던 것이<br />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다! 퇴임 후 공식 석상에서 그의 활동은 공기업이나 사기업을 대상으로 한 로비 기<br />
획과 같이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변호사였던 그는 국가와 결혼한 뒤 자신의<br />
권력은 쉽게 얻을 수도 없는<br />
것이지만, 그렇다고 쉽게 사라지지<br />
않는 것이기도 하다.<br />
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 명단을 보면 참으로 흥<br />
미롭다. 정치적 색깔을 막론하고, 골드만삭스의 최대 경쟁 업체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할 적에 이들<br />
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기를 전혀 주저하지 않던 전 미국 장관들이 있기 때문이다.<br />
수입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의 영원한 라이벌 고든 브라운Gordon Brown이 다우닝<br />
유럽에서도 금융 업체는 정보국 요원이나 다름없는 전 정치인들을 포섭하고 있다. 이 요원들 중에<br />
가 10번지(영국의 총리 겸 재무부 수석 장관의 관저)를 탈환하자마자 그가 한 것은 바로 그동안 깎인 수입<br />
는 현 이탈리아 국회의장 마리오 몬티Mario Monti도 있는데, 킨키나투스의 쟁기가 아닌 골드만삭<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64<br />
을 메꾸는 것이었다. 그의 재산은 적어도 5천만 유로에 달할 것이다. 정치인 재산에 관한 설문 조사를 실시<br />
한 기자들은 ‘토니 블레어 비즈니스’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파악해냈다. 끊임없이 새로<br />
생기는 기업, 불투명하고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여러 활동들, 말, 생각, 수백만 달러의 돈. 바로 이것들<br />
이 그의 실체라면, 중동 평화 정착을 위해 조직된 4당사자국의 대표라는 그의 공식 직위는 보편적 가치와<br />
(자기 자신을 포함한) 개인적 가치를 모두 얻기 위해 전 세계에서 각종 재주를 부리려는 구실거리에 불과하<br />
다. 팔레스타인을 위한 모금 활동에서도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한 몫을 따로 떼어놓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자<br />
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기업 자문 회사 토니 블레어 어소시에이트(TBA)는 전 총리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br />
무려 130명의 개인 호위병들을 고용하고 있다.<br />
글 Daniel Bernard•일러스트 노준구<br />
스의 국제 고문으로서 버는 수입이 보장되어 있으니 내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정치 활동을 할 수<br />
있다. “나는 변호사다. 나는 아직도 변호사 사무실을 가지고 있고 아직도 많은 것들에 열정을 가지<br />
고 있다”라고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실패할 경<br />
우 “다시는 공식 석상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br />
스탱Valery Giscard d’Estaing 대통령은 퇴임 후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종신회원이 되고 헌법위원<br />
회의 위원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큰 슈퍼파워를 지닌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퇴임 후 과거의<br />
화려함을 누리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니콜라 사르코지는 퇴임 후 자크 시라크Jacques Chirac<br />
의 월 소득 3만1천 유로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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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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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6<br />
Car<br />
Ferrari, the super<br />
페라리, 그 위의 페라리<br />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페라리는 최근 아주 괜찮은 수익 지표를 그리며, 속된 말로<br />
잘나가고 있다. 그런데 그 정도론 부족했는지 이젠 슈퍼카 시장을 독점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오직<br />
오너만을 위한 페라리. 즉 세심한 부분까지 오너의 취향을 맞춰주는 ‘테일러-메이드 라인’을 선보인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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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7
과거 경주용 스포츠카<br />
시트에 사용되던<br />
스웨이드와 누비 라이닝이<br />
적용된 458 스파이더의<br />
빈티지 인스피레이션.<br />
‘핑크’는 절대 금물,<br />
레드여야 페라리답다.<br />
_<br />
_<br />
“우리가 파는 것은 차가 아닙니다. 꿈이죠.” 페라리의 회장 루<br />
들이 있다. “기술적으로 못 한다기보다 진짜 부자들은 절대로<br />
카 디 몬테체몰로가 18만~32만 유로(한화 2억5천만~4억5<br />
가지고 있지 않은 취향이란 게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br />
천만원) 선인 모델(물론 옵션 제외)을 발표할 당시 포뮬러 1<br />
페라리의 한 간부는 말한다. ‘핑크색’은 대표적인 금기어. 물론<br />
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비싸면 비싸<br />
스포츠카의 80%가 빨간색이 지배적이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br />
질수록 페라리의 인기는 높아만 간다. 2011년 페라리의 탁<br />
는 45%밖에 안 될 만큼 시대가 변하긴 했으나, 그래도 핑크는<br />
월한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7195대의 세계 판매량, 9.5%<br />
안 된다는 거다. 그렇기에 테일러-메이드 시스템의 전담 스타<br />
의 성장률, 20억 달러의 전무한 총매출(매출 이익 +17.3%),<br />
일리스트들은 고객에게 전하는 매 단계별 조언을 통해 지나친<br />
3.2%의 영업이익. 마치 두 앞발을 역동적으로 치켜든 자신의<br />
장식으로 격이 떨어지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한다.<br />
엠블럼 카발리노Cavallino처럼, 페라리의 질주는 멈출 기색<br />
이 없어 보인다.<br />
스쿠데리아 라인과는 달리, 나머지 두 라인은 완전히 반대되<br />
는 특징을 지닌다. 클래시카Classica는 색감에 있어선 시크하<br />
이러한 핑크빛 전망 속에서 페라리는 라포 엘칸Lapo Elkann<br />
고 절제를 강조하며 소재에 있어선 크롬, 빈티지 가죽 등 귀<br />
의 주도하에 테일러-메이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뛰어난 패션<br />
족적 요소에 중점을 둔 라인이다. 여기서 귀족적 소재란 실<br />
감각, 숱한 염문설 등 수식어가 한둘이 아닌 그이지만 여기서<br />
크, 캐시미어 또는 티크 소재를 말한다. 잉그리드 버그먼의 눈<br />
주목할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차고. 카모플라주 패턴의 지프<br />
색깔에서 영감을 얻은 회색의 우아한 FF가 샘플 모델이었는<br />
체로키Jeep Cherokee와 같은 색상의 페라리 458 이탈리아<br />
데, 이는 배우 로베르토 로셀리니Roberto Rossellini가 소유<br />
를 통해 클래식함과 괴짜스러움이 혼재한 그만의 미학 DNA<br />
했던, 250 유로파Europa를 떠올리게 한다. 마지막으로 남은<br />
가 대번에 드러난다. 이제야 그가 하필이면 왜 테일러-메이드<br />
라인 이네디타Inedita는 혁신, 파격이 핵심 키워드. 그런 만<br />
시스템을 고안한 것인지, 어느 정도 짐작이 된다.<br />
큼 말 그대로 ‘모든 표현’이 가능하다. 라포 엘칸의 캘리포니아<br />
고객들은 자신의 취향과 영감에 따라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br />
가 특별히 고안한 세 가지 스타일의 베이스 컬렉션을 기반으<br />
로 맞춤을 진행한다. 첫 번째는 자동차 경주에서 영감을 얻은<br />
가장 스포티한 라인, 스쿠데리아Scuderia. 카본 소재나 케블<br />
California가 그 완벽한 예. 블루 스코지아Blu Scozia 컬러에<br />
무광택 마감재를 사용했으며, 크롬을 넣지 않았고, 카본 섬유<br />
가 기존의 알루미늄을 대신했다. 여기에 가죽과 데님이 조화<br />
를 이룬 좌석으로 그만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br />
라의 적용 여부, 광택이냐 무광택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한편<br />
한편 페라리의 이미지에 흠집을 낼 수도 있다는 우려에 페라<br />
1960년대 경주용 차의 움푹 파인 스웨이드 재질 의자를 적용<br />
리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답한다. “오<br />
하기도 했다. 그나저나 프레젠테이션 스피치 당시 선보인 파란<br />
히려 오랫동안 두터운 관계를 유지해온 충성도 높은 고객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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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과 흰색 밴드로 헤드를 두른 빨간색 458 스파이더는 작년<br />
이탈리아 마라넬로에서 열린 페블비치Pebble Beach 자동차<br />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1천6백40만 달러에 낙찰된 1957년<br />
형 250 테스타로사Testarossa를 떠올리게 했다. 흰색과 파란<br />
색으로 차체를 장식하고, 1964년 존 서티스John Surtees의<br />
열렬한 사랑을 받은 알루미늄 소재의 경주용 차 F1에 대한 경<br />
의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처럼 페라리의 테일러-메이드 시스<br />
템엔 불가능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불가능한 것<br />
의 꾸준한 요청으로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다”라고. “이<br />
건 단순한 이미지 놀음이 아니다. 언제나 페라리의 핵심은 창<br />
의성, 최상의 소재, 유니크한 노하우였다.” 물론 이 모든 것에<br />
는 돈이 든다. 시스템 이용 입장 티켓만 약 5만 유로에 이른다.<br />
게다가 이제부터는 부르는 게 값이 될 테고. 돈과 의욕만 있<br />
다면 끝없이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비싸다고? 사실이다. 그<br />
런데 이걸 어쩌나. 지금 주문하더라도 최소 18개월은 지나야<br />
‘당신만의 페라리’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을.<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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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9
페라리 회장_루카 디 몬테체몰로<br />
LUCA DI MONTEZEMOLO<br />
“만약 나라면 사지 않을 제품을 만드는 일은 없다.”<br />
페라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당신에게선 순수한 열정이 느껴진<br />
F40, F50, 엔초 계열의 새로운 슈퍼카가 나올 예정은?<br />
다. 기업 운영을 넘어서 마치 자식 돌보듯 하니까.<br />
2012년 말쯤. 아니면 엔초 10주년쯤 될 수도 있고.<br />
과거 경주용 스포츠카 시트에<br />
사용되던 스웨이드와<br />
누비 라이닝이 적용된 458<br />
스파이더의 빈티지 인스피레이션.<br />
아주 틀린 소리는 아니다. 페라리는 단순한 대기업이 아니다.<br />
‘나라면 사지 않을’ 제품을 만드는 일은 없다. 창업자 엔초 페<br />
그렇다면 FF와 같은 사륜구동에 대한 계획은 있는가?<br />
답하긴 어렵다. 지금으로서는 없다.<br />
라리 때부터 이것은 변함없이 지켜왔다.<br />
보급형 모델에 대한 계획도 있나?<br />
F1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인 당신은 F1에 있어 변화가 절<br />
절대 없다. 4도어 모델 따위는 꿈도 꾸지 마라.<br />
실함을 주장하고 있다. 그 변화란 도대체 무얼 말하나?<br />
하이브리드 모델은?<br />
크게 세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바로 머신 퍼포먼<br />
2010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되었던 599 HY-KERS 콘셉<br />
스의 90%를 차지하며 최첨단 기술력과 인력 동원 등 막대한<br />
트카와 같이 V12 모터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연구 중이다.<br />
투자를 요하는 공기역학 기술이다. 비행기가 아닌 자동차를<br />
페라리는 진정한 신화가 되었다. 100년도 안 된 기업에게 어<br />
만들고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경주를 위한 연구가 내<br />
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생각하는가?<br />
가 만드는 자동차에 실효성 있는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br />
결국 같은 이야기이다. 아름다운 디자인, 기술과 혁신, 주행<br />
이 내 주장의 핵심이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상황은 그렇지 못<br />
성능, 독점력 등.<br />
하지만. 두 번째는 테스트 횟수 제한이다. 지금의 테스트 횟<br />
언론은 당신의 정계 진출에 대해 말하는데 진짜인가?<br />
수는 가히 비정상적이다. 유일한 전문 스포츠 경기인 F1의 훈<br />
아니다. 내 관심사는 오로지 페라리와 내가 맡고 있는 몇 가<br />
련에 제한이 있다니! 세 번째는 ‘후진’ 머신으로 참여하는 소<br />
지 사업이다. 예를 들면 처음으로 민간 기업(루카 디 몬테체몰<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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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br />
붉은 옷에 흰색과<br />
파란색 밴드를 두른<br />
1957년형 테스타로사.<br />
글 명정한•사진 Marco Pietracupa<br />
규모 팀의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대회에 나오려는 목적이<br />
랩에 3초씩이나 뒤지기 위해서는 아닐 텐데 말이다. 이러한<br />
팀들이 맥라렌McLaren이나 페라리와 같이 경쟁력을 갖춘<br />
머신으로 출전하는 것이 팬들 입장에서도 즐거운 일이다.<br />
경제 위기라지만 페라리는 2011년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이<br />
러한 관리 비결은 무엇인가?<br />
유럽에서의 판매는 살짝 부진한 편이지만 중국, 중동, 브라질<br />
에선 급상승 중이다. 전 세계 58개 시장에 환상적인 머신이<br />
진출했고, 그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이니 기대해도 좋다.<br />
로가 대표로 있는 NTV가 현재 최대 주주)이 운영하게 될 차<br />
세대 고속 열차 AGV 사업이 되겠다. 우리는 프랑스 국영철도<br />
운영공사(SNCF)를 파트너 중 하나로 염두에 두고 있으며 알<br />
스톰Alstom에서 11개의 객차로 구성된 25대의 기차를 샀다.<br />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합작 사례가 될 것이다.<br />
평소 타는 차는 무엇인가?<br />
페라리 FF.<br />
당신의 첫 차는 무엇이었나?<br />
피아트 친퀘첸토(50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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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
Golf<br />
It’s Show Time<br />
골퍼에게 가을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울트라메가톤급 대회들이 줄지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br />
바야흐로 선수들의 화려한 테크닉과 잘 세팅된 골프 코스를 보며 눈과 마음이 호강하는 계절이 왔다.<br />
다크호스로는 2년 만에 돌아온<br />
김대섭이 있다.<br />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는 더 이상<br />
힘을 쓰지 못하고 여름은 이렇게 그 끝을 향해 달리고<br />
있다. 한반도에 엄청난 피해를 준 태풍이 물러가고 높<br />
아지는 하늘 아래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br />
골퍼들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주말 골퍼들은 달력에<br />
이미 빡빡하게 라운드 계획을 잡아놓았을 것이고, 가<br />
을 시즌 열리는 국내외의 크고 작은 경기에도 촉각을<br />
곤두세우고 있으리라. 9월과 10월 가을 시즌에는, 코<br />
리안 투어의 하이라이트 대회들이 기다리고 있다. 주<br />
말 골퍼들은 볼을 치는 것 이상으로 대회와 선수들에<br />
게 관심을 갖는다.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우승하길 바<br />
라거나 예상외의 흥미진진한 반전 드라마가 펼쳐지<br />
길 내심 기대하면서.<br />
KPGA, 김비오<br />
‘잠깐 쉬러왔다가 상금왕 먹고 가지요’<br />
KPGA 투어는 가을 시즌, 6개의 대회를 준비하고 있<br />
다. 그중 최경주 인비테이셔널과 신한동해 오픈, 그<br />
리고 한국 오픈이라는 굵직한 대회가 10월 초부터 매<br />
주 연이어 열린다. 아직 어떤 선수가 초청될지 확정되<br />
지 않아 대회를 정확히 점치기는 어렵지만 국내 선수<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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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br />
들의 흐름을 분석해보면 김비오가 단연 상승세다. 전<br />
반기 두 개의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했고, 게다가 후<br />
반기 몇 개 대회 정도는 출전이 예상돼 상금왕은 이미<br />
결정 난 듯하다. 지난해 상금왕이 4억 후반대였던 점<br />
을 고려한다면 이미 4억원을 기록한 김비오가 후반기<br />
출전한 대회에서 톱 10 안에 드는 좋은 성적만 거둬도<br />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상금왕이 가능한 상태다. 이를<br />
막기 위해 국내 투어 선수 중에서 이상희와 박상현, 강<br />
경남 등의 분전이 필요하다. 특히 후반기 메이저 챔프<br />
로 출발한 ‘2년 차 새내기’ 이상희의 돌풍이 주목된다.<br />
어린 나이답지 않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꾸준한<br />
성적을 보이면서 현재 상금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또<br />
‘언제나 상금왕 후보’ 강경남과 박상현도 후반기에 첫<br />
승을 거두겠다는 심산이다. 국내 선수가 상금왕이 되<br />
기 위해서는 연승이 필요하다. 그것도 메이저 연속 우<br />
승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br />
다크호스로는 2년 만에 돌아온 김대섭이 있다. 2년<br />
동안 굶주려 있던 투어에 대한 열정이 남은 후반기<br />
에 폭발할 기세. 그의 신들린 퍼팅을 다시 볼 수 있어<br />
KPGA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에게 바라<br />
는 것은 단 하나, ‘예비역의 힘을 보여줘’.<br />
KLPGA, 지금은 김자영 시대!<br />
KLPGA 투어는 총상금 12억이 걸린 한화금융 클래식을 시작으로 9월의 문을<br />
연다. 10월에는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등 7개의 큰 대회가 줄지어 기다리<br />
고 있다. 전반기의 기세를 몰아 김자영이 자신의 독무대를 만들지, 아니면 새로<br />
운 퀸이 탄생할지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반기는 그야말로 김자영밖<br />
에 없었다. ‘미녀 골퍼’, ‘골프계의 아이유’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을 정도로<br />
KLPGA의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매김한 김자영. 우승할 실력은 아니라는 얘기도<br />
분분했지만 한 번의 우승으로 자신감이 충천해 후반기에도 돌풍은 계속될 전망<br />
이다. 벌써부터 상금왕, 다승왕, MVP는 떼어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매<br />
주 대회가 있는 후반기 투어라서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남은 대<br />
회에서 1~2승 정도만 거두면 거의 확정적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br />
대항마로는 ‘KLPGA의 장타자’ 양수진이 있다. 탄탄한 기본기와 장기인 ‘장타’ 그<br />
리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매 대회 상위권에 랭크되는 만큼 후반기 막판 집중력만<br />
발휘한다면 연속 우승도 가능한 실력. 따라서 이 두 선수의 상금왕 싸움은 아직<br />
진행형이다.<br />
올해 아직 우승을 거두지 못했지만 후반기 가장 주목해야할 다크호스는 단연 김<br />
하늘이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면서 전반기 내내 체면을 구긴 김하늘은 후반기<br />
반격을 노리고 있다. 그나마 김하늘의 위안거리는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히 톱<br />
10에 오르면서 상금왕이 사정거리에 있다는 점이다. 후반기 첫 대회 휴식을 갖고,<br />
심기일전한 김하늘이 과연 후반기 환한 미소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기대해볼 만<br />
하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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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
PGA & LPGA, 피도 눈물도 없는 세대교체<br />
PGA 투어는 매 대회, 자존심을 건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골프 투어 하면 미국이 우선이었던 과거에 비해 작년에<br />
이어 올해도 유럽 선수들이 강세다. 세계 랭킹 1위의 로리 매킬로이를 시작으로 톱 랭커에 유럽 선수들이 자리를 차<br />
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불안 불안하던 로리도 차세대 스타로 확실히 자리매김해나가고 있고, 루키인 한국의 노승열<br />
과 존 허도 선전하고 있다. 이들의 승승장구로 미국 선수들의 암흑시대가 꽤 오래 지속되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날<br />
갯짓을 하고 있지만 완전하지 않은 상태다. 아쉽지만 하반기에도 미국 선수들이 아닌 유럽 선수들이 우세한 패를<br />
지니고 있다. 페덱스컵 이후 가을 시즌의 관심사는 투어 선수들끼리의 상금 랭킹 125위 쟁탈전이다. 내년도 시드를<br />
위한 선수들의 치열한 각축전인 셈이다. 미국 선수들이 부진한 가운데, 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대들보 역할<br />
을 해온 최경주와 양용은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잠깐의 주춤거림이 아닌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시점이라고 확정 짓<br />
는 전문가들이 많다. 작년까지만 해도 세대교체라면 2% 부족한 감이 있었는데, 올해는 다수 노장들의 퇴보로 확실<br />
히 세대교체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LPGA 투어는 확실한 여왕이 없는 상태에서 청야니, 미아자토 아이, 최나연<br />
등의 슈퍼급 선수들의 나눠 먹기식 우승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15세의 리디아 고가 LPGA 투어 CN 캐나<br />
디언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새로운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가을 시즌 LPGA 투어가 흥미로운 이유는 어떤 대회를<br />
본다는 설렘보다는 치르는 대회마다 특정 선수의 우승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가 아닐까. 다양한 선수들의 제각<br />
기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에 초점을 맞춰 대회를 지켜본다면 그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br />
Golf<br />
가을의 유혹<br />
이번 가을 골프계 최대 이벤트 중 하나,<br />
2012년 10월 19일,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에 세계 최고의 별들이 모여든다.<br />
센스 만점 가을 패션 & 뷰티 가이드<br />
피부에 든든한 뷰티 안전막을 치고, 골퍼로 필드에 서기도 갤러리로 필드를 걷기도 안성맞춤인 패션으로 골프 스타일을 완성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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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br />
01 02<br />
04<br />
07 08 09 10<br />
03<br />
05 06<br />
01 피케 소재의 티셔츠는 보그너,<br />
28만8천원. 02 세련된<br />
골프용품들은 모두 토즈, 가격 미정.<br />
03 기능성 저지 소재를 사용한<br />
바이저는 보그너, 가격 미정. 04 가죽<br />
소재의 볼 주머니, EU GOLF, 가격<br />
미정. 05 클래식한 느낌의 골프화는<br />
제이린드버그, 29만원. 06 심플한<br />
벨트는 제이린드버그, 16만9천원.<br />
07 신개발 저지 소재 팬츠는<br />
캘러웨이골프어패럴, 37만9천원.<br />
08 항산화 크림은 에이솝,<br />
13만9천원. 09 강력한 자외선<br />
차단과 주름 개선 기능의<br />
UV프로젝터는 에스티 로더,<br />
6만원대. 10 라메사가 혼합되어<br />
있는 니트 베스트,<br />
캘러웨이골프어패럴, 39만9천원.<br />
글 김지수•사진 채우룡, KLPGA, Getty Image•도움말 PGA CLASS A멤버 나상현, 류시환, 신석주<br />
불꽃튀는 별들의 전쟁<br />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대회에서 강세를 보<br />
여온 청야니, 최나연 등 톱랭커와 김효주,<br />
렉시 톰슨, 샤이엔 우즈 등 신세대 선수들<br />
의 맞대결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기존의 판<br />
을 깨고 새롭게 세계 골프계의 강자로 부상<br />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 여기에 청야니를 능<br />
가하는 장타를 앞세우며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렉시 톰슨도<br />
데뷔 후 이번이 첫 출전으로 한국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겠다<br />
는 각오다. 또 ‘황제’ 타이거 우즈의 조카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br />
는 샤이엔 우즈도 한국팬들 앞에서 혈통을 잇는 강한 모습을 보<br />
일 것으로 기대된다.<br />
신예들의 도전에 맞서는 청야니와 스테이시 루이스, 최나연 등<br />
강호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현 세계 랭킹 1위 청야니는 지난<br />
해 우승과 함께 한 차례 준우승을 거두는 등 본 대회에서 강한 모<br />
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 2009년과 2010<br />
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최나연 역시 지난해 아쉽게 청야니에게<br />
우승을 넘겨준 것을 설욕하며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br />
통산 3승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다. 스테이시 루이스는<br />
세계 랭킹 2위의 강호답게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챔피언으로 등<br />
극하겠다며 본 대회를 기약하고 있으며, 크리스티 커, 산드라 갈,<br />
미셸 위 등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대형 골프스타들도 대회를 찾<br />
는다.<br />
KLPGA에 걸린 12장의 출전권도 관심의 대상이다. 12명의 선수<br />
는 올시즌 KLPGA 상금 순위로 정해지는데, 김자영, 양수진, 한<br />
국여자오픈 우승자 이미림 등 톱랭커를 비<br />
롯해 김혜윤, 김하늘 등의 선수들이 US<br />
LPGA 직행 티켓에 도전한다.<br />
다양한 부대행사로 보는 재미<br />
항상 꼼꼼하고 아기자기한 이벤트로 호평<br />
받아 온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은 올<br />
시즌에도 차별화된 이벤트로 가을 축제를 이끌 예정이다. 올 시<br />
즌에 새롭게 시작하는 이벤트는 ‘캐디빕 디자인 공모전’이다. 골<br />
프팬의 참여를 이끌어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의 의미를 강화했<br />
다. 캐디빕 디자인에 출품된 작품들을 선수 라운지에 게시하며<br />
선수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최종 우승작품을 선정한다.<br />
또 지난해에 이어 제2기 하나·외환 자원봉사단도 출범할 예정<br />
이며, 대회 중 이벤트도 다채롭다. 지난해에 호평받은 하나 올레<br />
길을 올해에도 설치해 가을의 멋과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유<br />
명 투어 선수와 한국의 주니어 선수를 연결하는 ‘주니어 멘토링’<br />
행사도 이어지며, 갤러리와 대회 관련 편의 시설도 확충된다. 올<br />
해에도 갤러리 편의를 위해 갤러리 스탠드를 확대 설치한다. 1번<br />
티에는 지난해 설치한 부스테이너 대신, 갤러리 스탠드를 설치<br />
해 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편안한 상태에서 경기를 관전할 수 있<br />
도록 배려했다.<br />
이밖에도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은 다채로운 이벤트를 준<br />
비해, 이 대회를 보고 찾는 골프팬들이 단순히 골프대회만 관람<br />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가을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br />
준비를 하고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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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5
Gourmet<br />
먹고, 기도하고, 푸드 쇼핑하라<br />
시골 할머니가 보내주시던 된장, 어머니가 담가주신 김치, 스페인 여행을 한 친구에게<br />
공수해온 바로 그 올리브 오일이 필요하다. SSG 푸드마켓이 당신의 시골집 할머니가, 어머니가,<br />
유럽에서 돌아온 친구가 되어준다고 한다. 정말이다.<br />
큼이나 올리브 채널의 프로그램이 이슈가 되는 요즘이다. 패션 센스 제로에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 학업을 멈추<br />
지 않고 있는, 한국 남자 평균 테이스트를 가진 남동생마저 내 옆에 앉아 를 시청하는 걸 보<br />
면 더욱 그렇다. 이제 우리의 화두는 푸드인 것이다. 엥겔지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한 것도 분명하고.<br />
하지만 정작 우리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델리 숍을 찾는 것은 좋은 패션 편집매장을 찾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br />
퀄리티 좋은 올리브 오일, 비네거, 치즈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대형 공장에서 찍혀 나오는 된장, 간장, 고추<br />
장은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식도락을 위해 팔도 유람을 할 수 있는 팔자 좋은 사람이 아닌 이상, 좋은 식재료를<br />
꼼꼼하게 찾아내기란 불가능하다. 각 대형 마트의 식재료 코너를 분석하고 주차 전쟁을 치르며 단 하나의 좋은<br />
식재료를 위해 각 마트를 돌며 ‘심봤다’ 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느냐 말이다. 그렇다 한들, 당신의 식재료 분<br />
석에 여자 친구는 ‘반찬 투정이나 하는 놈’이라는 불명예를 씌워줄 것이 분명하다.<br />
그러나, 이제 다행이다. 청담동 한가운데 신세계에서 오픈한 SSG 푸드마켓이 까다로운 입맛의 당신, 반찬 투정<br />
쟁이의 오명을 쓴 당신을 ‘신세계’로 이끌어줄 테니 말이다.<br />
최고의 로컬푸드, 신선 코너<br />
일단, 주차 전쟁으로 쇼핑을 하기 전부터 울분을 터뜨려 쇼핑의 참맛을 즐기지 못했던 당신을 위한 구원투수가<br />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다. 발레파킹으로 기분 좋게 시작해 지하 1층으로 올라가면 SSG 마켓의 입구가 보인다.<br />
뉴욕의 홀푸드 마켓, 런던의 보로우 마켓에 견줄 만한 푸드마켓을 만들겠다는 욕심과 자부심은 당신이 처음 보<br />
게 될 신선 식품 코너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 로컬푸드를 비롯해 아스파라거스 등의 수입 채소와 수입 과일<br />
조차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데, SSG의 첫 홍보 제품 문구만 봐도 알 수 있다. ‘영농 경력 40년의 김진홍 농부<br />
가 자신있게 선보이는 충북 영동 복숭아’처럼 일부 제품에는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하는 ‘시그너처리즘’까지 전<br />
격 도입한다. 이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으면서도, ‘농약 치지 않은 유기농 과일’보다 ‘40년 경력’을 자랑하는 얼굴<br />
도 모르는 ‘김진홍 농부’를 믿어보고 싶은 것이다.<br />
그뿐만 아니라 한남동의 외국 식재료 가게를 뒤적여야 찾아낼 수 있는 라임, 신선하고 먹기 좋게 묶여 있는 아스<br />
파라거스와 바질, 고수, 민트, 타임 등의 허브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br />
부모님에게 독립을 선언한 지 어느덧 9년. 독립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당당하게 공표하고 부모님의 집을 박차고<br />
나왔건만 어느새 나는 엄마에게 김치와 반찬 배달을 구걸하는 자존심 없는 딸이 되어버렸다(어디 딸뿐이겠나.<br />
아들인 당신도 마찬가지인 것을). 2년 후 엄마는 배달을 중단하고, 이기적인 딸에게 문자메시지로 이 세상은 결<br />
코 만만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이제, 김치는 사 먹어. 이 엄마도 늙어서 힘들다.”<br />
무엇보다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SSG만의 자랑, 피트모스 채소를 소개한다. 피트모스는 이탄토, 습지, 늪 등<br />
에 수생식물류 및 그 밖의 것이 부식화되어 쌓인 토양이라고 하는데, 뭐, 어려운 말 다 감하고 듣더라도, 제초제<br />
와 그 어떤 화학적인 영양분을 공급하지 않는 친환경 농법인 것만은 확실하다. 신세계 전용 생산 단지에서 2년<br />
간 자체 연구한 피트모스 채소, 살라노바, 상추, 치커리를 뿌리째 구입할 수 있다.<br />
다음 룸에는 방목해서 키운 건강한 우육, 토종 방식으로 키운 유정란, 최고급 국산 수산물이 자리하고 있다. 무<br />
엇보다, 노르웨이산 연어가 아닌, 영국산 연어와 뉴질랜드 킹연어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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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6<br />
몇 번의 시도가 있었고, 몇 번의 깨달음이 있었다. 주머니 사정 뻔한 월급쟁이 독립생활자의 장보기는 최대한<br />
‘싼 것’으로 시작한다. 처음에는 맛이 좋았던 김치가 한 달이 지나도록 신 김치로 변하지 않는다-방부제가 포함<br />
된 김치, 감칠맛이 나는 된장에는 보통 MSG가 포함되어 있다. 농약에 절어 있을지 모르는 채소는 식초로 깨끗<br />
이 씻는다, 등등.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의 자동 입출금 통장에는 패션 쇼핑몰의 이름보다 대형 마트의 이름이<br />
더 많이 찍혀 있고 패션 쇼핑 그래프가 하향하는 만큼 장보기 금액의 그래프는 상향 추세다. 슈즈와 가방에 대<br />
한 탐욕은 주방 도구와 각종 음식 재료에 대한 탐욕으로 변화했고, 해외 출장이라도 가면 패션 아웃렛을 찾는<br />
대신 유명한 델리 숍을 먼저 찾는다.<br />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비단 나에게 국한되는 상황은 아닌 모양이다. 점심과 저녁은 김밥천국에서 먹<br />
더라도 샤넬 백은 꼭 들고 다녀야겠다는 후배나, 술값을 아껴서 롤렉스 시계를 구입하겠다는 친구 녀석들의 퍼<br />
센티지는 줄어들고, 최고급 라텍스 매트리스,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를 구입하거나, 제주도에서 직접 천혜향을<br />
주문하며 푸알란 빵과 최대한 가까운 맛을 내는 베이커리를 찾아 헤매는 친구들이 늘어났다. 온스타일 채널만<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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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이 프리미엄으로 변신한다, 델리 & 그로서리 코너<br />
왜, 그동안 된장과 간장, 참기름은 제대로 된 소스로 인정을 받지 못했나. 프랑스에 살고 있는 포토그래퍼는 한<br />
국 음식의 위대함을 비빔밥과 불고기에서 찾고 있는 한국 정부에 분통을 터뜨리곤 했다.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br />
음식을 찾은 후 전통의 맛을 차례로 소개한다? 얼핏 들으면 논리적인 순서인 것 같지만, 프랑스 음식을 이야기<br />
할 때, 우리는 냄새가 ‛콤콤하게’ 퍼지는 치즈를, 거위를 괴롭혀 얻어내는 지방간 푸아그라를, 꼬물꼬물 기어가<br />
는 달팽이 요리를 먼저 떠올린다. 일식만 해도 어떤가? 그들은 익히지 않은 생선을 최고급 대접을 받으며 서양<br />
인들에게 팔아먹고 있다. 전통의 맛에 대한 자존심을 지켜내지 못하면 홍보는 제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다. 세계<br />
어디와 비교해도 음식 문화에 있어서는 가장 선진적인 나라 중 하나인 한국 음식이 고작 김치, 인삼, 코리안 바<br />
비큐로 대변되는 현실은 안타까울 뿐이다.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홍보하는 만큼, 전통 발효 음식 홍보를<br />
병행해야 음식 문화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도 생성된다.<br />
너무 흥분했나? 여하튼, 다시 SSG로 돌아오자. 그로서리 코너에 진열된 발효장 하나만으로 나는 SSG가 새로<br />
운 걸음을 시작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마치 프랑스의 와인 네고시앙처럼, 바이어가 직접 전통 된장, 간장, 고<br />
추장 장인들을 찾아 선별하고 그것을 SSG의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패키지로 포장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br />
다. 전통 용기를 모던하게 변모시킨 깔끔한 패키지, 믿을 만한 바이어의 셀렉션을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은<br />
유럽의 고급 델리 숍에 진열되어 있는 최고급 올리브 오일, 발효 식초 등을 연상케 하는 최초의 시도라 할 만하<br />
다. 이제는 시골에서 할머니가 보내주신 된장으로 자신의 솜씨인 양 뽐내는 친구들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된다.<br />
얘들아, 우리 할머니는 지금 SSG에 계시다.<br />
장뿐만 아니라, 굴, 홍합, 멸치, 새우, 미역, 파래, 다시마, 마늘, 단호박의 분말도 깔끔한 유리병에서 우리를 유혹<br />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수확했다는 100% 유기농 분말은 아기 이유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신<br />
선함과 청결함을 보장한다. 또 각종 찌개, 국을 위한 다시마와 각종 해초를 이용한 티백도 마치 포트넘 앤 메이<br />
슨이나 마리아주 프레르 티백 박스처럼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으니 참고할 것.<br />
마지막으로는 수입 그로서리들로, 서울 안에서 내로라하는 숍에서 판매하는 제품 모두와 특별한 프리미엄 제<br />
품도 함께 한다. 1백만원가량하는 수십 년 된 발사믹 비네거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천일염 등이 선반을 가득<br />
메운다.<br />
쇼핑 후 간식, 마이분 주스바 & 호무랑<br />
SSG 마켓의 1층에는 콘셉트 스토어 마이분이 자리하고 있다. 패션, 문화, 예술의 모든 것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이 공간<br />
의 한가운데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주스바가 마련되어 있는데, 허무스Hommus가 잔뜩 얹혀 있는 피타 샌드위치와<br />
팔라펠 샌드위치가 브런치로 그만이고, 배, 생강, 사과 등의 제철 과일과 채소를 착즙한 건강 주스가 디톡싱까지 보장<br />
한다. 또 한국에는 처음 오픈한 일식 레스토랑 호무랑은, 일본인들에게 더욱 유명한 곳. 200년 전통의 일본 수<br />
타 소바 ‘사라시나 호리이’의 깊은 맛을 고스란히 옮겨왔다. 낮에는 스시, 롤, 수타 소바를, 밤에는 사케와 함께<br />
튀김, 꼬치구이, 사시미를 즐길 수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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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8<br />
글 손혜영•사진 김성룡<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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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urmet<br />
Contemporary Korean<br />
신선한 현지 식재료, 건강한 조리법, 풍성한 한 상 차림…. 외국인 VIP와의 식사 약속을 앞두고, 한식을 택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br />
색감과 식감을 두드러지게 하고, 서양 요리 못잖은 화려하고 멋스러운 플레이팅까지 가미한 ‘컨템퍼러리 코리안’이라면 더더욱.<br />
서울에서 한식을 더 발전시키고 더욱 새롭게 선보이는 레스토랑을 추천한다.<br />
정식당<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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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br />
품 서울<br />
푸드 스타일리스트 노영희가 운영하는 곳으로 단아한 맛의 전통 반가 음식( 班 家 飮 食 )을 모던하게 재해석<br />
했다. 내부는 블랙과 화이트 컬러를 사용해 미니멀한 느낌을 내고, 여기에 한국 고유의 소품들과 문양들을<br />
곳곳에 배치해 동서양의 조화를 꾀했다. 품 서울의 요리는 전채부터 후식까지, 순한 맛이 가장 큰 특징이다.<br />
또 제철 재료, 그중에서도 가장 신선한 재료를 엄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즉, 매달 메뉴 구성이 달<br />
라진다는 뜻이다. 올가을에는 버섯 중 으뜸으로 꼽히는 능이버섯과 세 번째로 꼽히는 송이버섯으로 깊고<br />
풍부한 향을 낼 수 있는 요리들이 준비된다. 와인 애호가의 입맛을 고루 만족시킬 수 있게 각국의 와인과<br />
한국 전통주들도 꼼꼼히 갖춰놨다. 살짝 귀띔을 하자면, 외국인 VIP들은 품 서울의 디너 코스 중에서 특히<br />
‘상품’ 메뉴와 ‘기품’ 메뉴를 선호한다. 손님의 수에 맞춰 당일 오전에 식재료를 구입하기 때문에 100% 사전<br />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예약은 하루 전까지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가능하다. 예약 시 미리 얘기하면 채<br />
식 메뉴로 조정할 수 있다. 또 매장에서 사용하는 식기는 모두 구입도 가능하니, 식사 자리에서 대화 소재로<br />
삼기에도 좋고, 또 식사와 함께 식기를 선물해도 좋겠다.<br />
영업시간 점심 오후 12~3시, 저녁 오후 6~10시 (매주 일요일과 설, 추석 휴무)<br />
가격 런치 코스 5만~7만원대, 디너 10만~25만원대<br />
주소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385-17 대원정사 빌딩 별관 4층<br />
전화번호 02-777-9007 주차 발렛 가능<br />
‘정식당’ 하면, 우선 두 가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우리나라에 ‘셰프’라는 직업군이 주목을 받으면서 젊은 스<br />
타 셰프들이 대거 등장했을 때 선두 주자였던 임정식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br />
나라 미식가들에게 ‘컨템퍼러리 코리안’을 제일 먼저 제안한 레스토랑이라는 거다. 컨템퍼러리 코리안은<br />
한식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기본으로 하되, 창의적인 메뉴와 모던한 플레이팅을 선보이며 한식의 재발견을<br />
가능하게 했다. 정식당의 요리를 보면 프렌치 코스 요리 같은데, 메뉴 설명을 들어보면 한식이다. 계절에 따<br />
른 식재료 변화를 감안해 2~3개월 간격으로 메뉴를 정기적으로 교체한다. 또 250여 종의 와인을 갖추고<br />
있음은 물론, 식전주로 맥주를 제안하는 등 한마디로 창의적인 레스토랑이다. 그래서인지 정식당은 유난히<br />
한국에 거주하거나 자주 방문하는 외국인 기업가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 또 20대부터 50~60대까지,<br />
이곳을 찾는 연령대도 다양하다. 지난해 가을에는 ‘정식’이라는 이름으로 뉴욕 지점을 오픈했는데, 어지간<br />
한 미슐랭 스타 셰프들도 두근거리게 만든다는 레스토랑 비평에서 “한식 누벨Nouvelle 요<br />
리의 선구자”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br />
영업시간 점심 오후 12~3시 30분, 저녁 오후 6~10시 30분 (설과 추석 휴무)<br />
가격 코스 10만원대, 12만원대<br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49-7 아크로스 빌딩 3층<br />
전화번호 02-517-4654 주차 발렛 가능<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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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담<br />
애류헌<br />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지나가면서 한 번씩은 본 적이 있을 거다. 갤러리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시<br />
화담’ 얘기다. 현대적이고 미끈한 외관 때문이다. 내부 또한 꼭 박물관 같은 느낌이다. 시화담은 이름에서<br />
알 수 있듯이 ‘시와 그림, 이야기가 이는 고품격 한정식’을 콘셉트로 하여 문을 열었다. 1층은 라운지 겸 공<br />
연장, 2층엔 갤러리를 겸한 레스토랑, 3층은 레스토랑으로 공간을 나눴다. 특이한 점은 홀이 없이 모두 룸<br />
으로만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오붓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기에 제격이다. 대기업 총수와 외국 대사, 셀<br />
러브리티 등 저명인사들이 주 고객이다. 코스 요리마다 ‘한 줄의 시’, ‘그림 한 폭’ 같은 서정적인 이름이 붙<br />
어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또 요리 하나하나마다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플레이팅을 하고, 그 요리에 어울리<br />
는 시구를 적어서 낸다. 시화담은 건강한 요리에 바탕을 두고,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한식의 차별화를 꾀한<br />
다.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찾는 만큼 각국의 와인이 준비돼 있고, 특히 샴페인이 다양하다. 와이너리 오너들<br />
은 정기적으로 초대해 와인 페어링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한번은 몬테스 알파의 오너가 극찬을 하기도 했<br />
다. 모든 음식은 예약이 접수된 후 식재료를 준비하여 그때그때 사용하기 때문에 반드시 2~3일 전까지 사<br />
전 예약이 원칙이다. 시화담 회원에 한해서는 영업시간 외에 미팅과 프레젠테이션 용도로 룸을 제공한다.<br />
영업시간 점심 오후 12~3시, 저녁 오후 6~10시 (매주 일요일, 명절 당일과 명절 전날 휴무)<br />
가격 10만~35만원대<br />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5-5<br />
전화번호 02-798-3311 주차 발렛 가능<br />
새뮤얼 버틀러의 소설 . ‘애류헌’은 이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이름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미<br />
지의 세계’란 의미를 담아 ‘nowhere’라는 철자의 순서를 바꿨고, 그렇게 ‘erewhon’이라는 이름이 생겼다.<br />
한자로 풀이하면, ‘따뜻한 정이 흐르는 집’이라는 뜻도 된다. 과연 애류헌의 첫인상은 단아하고 따뜻하다.<br />
지난해 초 청담동 골목에 터를 잡고, 세계 각국의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 사이에 한옥을 닮은 건물을 지<br />
었다. 안에 들어서면 아담한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실내 디자인은 흰 벽과 높은 천장으로 현대적인 분위기<br />
를 냈다. 한정식집이라기보다는 현대적인 프렌치 레스토랑 같은 느낌도 든다. 요리는 코스 요리로만 제공<br />
되는데, 궁중 음식과 반가 음식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또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찾는 편이<br />
라 와인의 국적부터 가격대를 넓게 구비했다. 점심에는 단출하게 메뉴를 구성하고 가격대를 부담 없이 낮<br />
춘 코스 요리들이 있어 젊은 여성층의 소규모 모임이 많다. 저녁에는 40~60대 남성 고객들의 비즈니스 디<br />
너가 주를 이룬다. ‘행복’, ‘우정’ 등의 코스가 이때 인기를 얻는 코스이며, 각 코스마다 후반부에 약탕밥이<br />
제공되는데 이는 애류헌에서 특별 제작한 약탕기에 밥을 지어 내보내는 것으로, 외국인 손님들에게 특히<br />
인기가 높다. 홀 외에도 소규모 파티를 위한 테라스와 7개의 프라이빗 룸이 있다. 갑작스럽게 방문해도 친<br />
절히 안내하지만, 예약을 하는 편이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에 좋다.<br />
영업시간 점심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저녁 오후 5~10시 (설과 추석 휴무)<br />
가격 점심 3만원대, 저녁 4만~10만원대<br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96-6<br />
전화번호 02-3446-0005 주차 발렛 가능<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82<br />
글 박이지•사진 공영규, 이우성<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83
Travel<br />
애주기행<br />
휘영청 달 아래 청주 한병이면 중국의 8대 명주도, 일본 명인의 사케도 고프지 않다.<br />
청주로 알려진 술도가들을 따라가는 애주기행문.<br />
교동법주<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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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4<br />
막걸리가 유행이다. 전통의 강자 서울탁주가 군림하던 시장에 CJ가 뛰어들고 국순당이 미친 듯이 마케팅<br />
을 펼치며 한두 해 사이에 시장을 부쩍 키워놨다. 월향, 탁사발, 짚동가리 쌩주 등 직접 빚은 술을 판매하<br />
는 막걸리 전문점도 생기기 시작했다. 덩달아 요식업계도 흥이 났다. 이제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막걸리<br />
를 비롯한 전통주 양조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지식이 깊어져서 막걸리가 탁주의 일종이고, 탁주에도 급<br />
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막걸리는 탁주에 속하는 술의 일종으로 일반 탁주로는 막걸리, 재주, 회주,<br />
탁배기 등이 있고 하루에서 10일 만에 익힌 속성주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비 오는 날 파전과 함께 주문하<br />
는 대부분의 막걸리가 여기 속한다. 반면 소매가로 한 병에 4만원이 넘는 국순당의 이화주나 백화점에 가<br />
야 살 수 있는 함평 자희향 등은 청주를 뜨고 난 술지게미에 물을 타서 짜낸 고급 탁주다. 이런 고급 탁주가<br />
식당에 들어오면 한 병에 3만원에서 4만원을 호가하기 마련이라 무슨 막걸리가 저리 비싼가 싶겠지만 와<br />
인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상당히 귀여운 가격이다. 그런데, 이쯤 되면 궁금한 게 생긴다. 청주를 뜨고 난 지<br />
게미에 물을 부은 탁주도 이리 고급인데, 그럼 그 귀한 청주는 대체 누가 마셨나? “와인의 빈티지와 샤토에<br />
대해서는 정통한 분이 많지만 내가 누군가에게‘이 술은 삼양주입니다’ 하고 대접해도 상대방이 ‘세 번에 걸<br />
쳐 빚은 고급 술이군요’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번 기획을 준비하면서 도움을 받고자 찾아간<br />
한국가양주연구소의 류인수 소장이 조금은 자조 섞인 말투로 운을 뗐다. 술 빚기를 즐기고, 술 빚기를 가르<br />
치는 자의 입장에서 좋은 술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현실은 조금 맥 빠지는 일이 아닐 수<br />
없다. 류인수 소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직접 담근 술이라며 따라준 청주에선 짙은 유자 향과 복숭아 향이 났<br />
다. 이 꼭지를 기획하면서 뛰기 시작한 가슴이 지금까지 멈출 줄 모른다. 이제부터 마감이 한창이라 모두가<br />
여념이 없는 저녁 9시 30분의 사무실에서 한국의 일곱 청주가 길게는 300년에 걸쳐 지켜온 이야기를 가<br />
다듬으며 그 맛과 향을 음미하고 글에 담아낼 계획이다. 부럽지 않은가?<br />
愛 酒 紀 行<br />
처음 발걸음을 한 곳은 경북의 경주다. 교동 69번지의 술도가, ‘교동 법주’가 목적지다. 교동 법주에선 입안 가득 퍼<br />
지는 경주 최씨의 고마운 고집을 느낄 수 있다. 맛이 약간 답답한 듯하면서도 그 끝에는 찹쌀 그대로의 달큼한 향이<br />
느껴진다. 여타의 청주가 발효 과정에서 야생 효모와 곰팡이의 종류에 따라 유자, 귤, 배 등 서로 다른 배합의 산미<br />
(과실의 맛)를 품고 있는 반면 교동 법주에는 쌀이 가진 고집스러운 감미가 강하게 살아 있다. ‘법주’의 의미는 말 그<br />
대로 법식대로 지켜 만든 술이다. 그래서 ‘약속’의 술이요, ‘헌신’의 술이다. 상견례 자리에서 장인어른과, 오랜만에<br />
찾아뵙는 은사님과 함께 하기에 제격이다. 교동 법주를 만드는 최부잣집 앞에 서면 약간 기가 죽는다. 우리가 찾아<br />
갔을 때는 한창 술을 빚는 중이었다. 350년이 다 된 집답게 세월을 그대로 품은 기와들이 다 갈라져 있고 돌담도 시<br />
멘트가 아니라 황토를 메운 그대로 보존된 모습이 마치 전통주의 성지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 담뱃갑을 꺼내려던<br />
손을 다시 집어넣었다. 이번에 취재한 청주 가운데 항아리에 숙성시키고 압착기를 사용하지 않는 재래식 술 담그<br />
기를 고집하는 술도가는 아산 연엽주와 교동 법주뿐이었다. 그 이유는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고 설비하는 데 돈이<br />
많이 들기 때문이란다.<br />
아산 연엽주<br />
그다음으로는 ‘아산 연엽주’를 찾아가기로 했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서울에서 내려왔으면<br />
서 왜 아산부터 가지 않았느냐고? 애주 기행에 최단 거리 운운이 웬 말인가. 청주에 알싸하게 젖어<br />
그때 기분 내키는 대로 행선지를 정해야 참맛이다. 아, 그리고 연엽주는 예부터 남자한테 좋은 술<br />
로 유명하다. 술병도 다른 술과는 달리 짙은 갈색으로 마초의 향기가 난다. 하지만 막상 술병을<br />
따보면 의외로 이번에 참가한 일곱 명주 가운데 가장 부드럽고 순한 맛을 지니고 있다. 주의할<br />
것은 코르크 마개도 부드러우니 부러지지 않도록 개봉할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 옛날<br />
선비들은 이 술을 마실 때 연못가에서 연꽃이 터지는 소리를 들으며 풍류를 즐겼다고 하는데,<br />
늦은 밤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며 마셔도 그윽하기가 이를 데 없다. 외암리에는 민속 마<br />
을이 있다. 전주나 경주의 몇몇 한옥 마을처럼 시멘트로 지은 무늬만 한옥이 아니라 마을을 에<br />
두르는 돌담부터 떨어질 듯 위태롭게 매달린 기와까지 전부 진짜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주<br />
민 대부분이 몇몇 가옥을 빼고는 상주하고 있어서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는 우를 범할 수 있<br />
다는 것이다. 이 마을 이참판댁에는 지금으로 따지면 동네 어르신 격인 이참판의 종손 이<br />
득선 씨와 종부 최황규 씨 부부가 살고 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에<br />
게 전승받아 술을 빚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21세기에는이득선<br />
씨도 부인과 함께 술을 빚는다. 최황규 씨는 1966년 이참판<br />
댁에 시집와서 그해 여름부터 바로 누룩 띄우는 법부터<br />
배웠다. 당시만 해도 술을 빚기 전에는 정해진 법도와 규<br />
율을 따라 목욕재계를 한 다음, 손 없는 날을 골라 손 없<br />
는 방향을 보고 술을 빚었다고 한다.
면천 두견주<br />
송죽 오곡주<br />
충남에 왔으니 당진도 들러야겠다. 면천시 골정길에는 ‘면천 두견주’가 있다. 두견주는 사람을 달뜨게 한다.<br />
우리나라에서 맛깔난 음식 하면 남도인데, 술이라고 다를 바 있으랴. 전라도의 술도가로는 전북 완주군 구<br />
이면 계곡리에 으뜸가는 집이 있다. 여기서는 ‘송죽 오곡주’를 빚는다. 송죽 오곡주를 입에 털어넣는 순간<br />
떠오른 것은 꽁치회였다. 몇 년 전 교토에서 먹었던 꽁치가 하필 왜 지금 생각이 나나 싶어 한 잔을 더 마시<br />
고 보니, 이 술을 지금까지 마신 술과는 다르게 대음양급의 니혼슈와 그 끝 맛이 매우 닮았다. 누룩의 향이<br />
매우 적고 마지막으로 혀 뒤에 살짝 남는 알싸함이 매력적이다. 그뿐 아니라 은은하게 풍기는 솔 향과 각종<br />
약재가 가진 특유의 향취가 어우러져 더 풍만한 맛을 만들어냈다. 시인 고은이 어머니라 부르고 천 년의 사<br />
랑이라 그리워한 모악산 7부 능선엔 680년 고구려 승려 보덕이 백제로 망명해 창건한 천년 고찰 ‘수왕사’<br />
가 자리하고 있다. 아주 오래전에 좋은 물을 찾는 대회를 열었는데 그때 우승한 물이 이 절에 흐르는 석간<br />
수란다. 그때부터 물 중의 왕이란 의미로 이 절을 수왕사라 불렀다고 한다. 오곡주는 대대로 수왕사 주지에<br />
게만 전승되는 술이다. 12대 주지인 벽암 스님은 이 물에 쌀·콩·팥·조·수수의 오곡에 송홧가루, 오미<br />
자, 산수유, 구기자, 국화 등의 약재와 솔잎을 더해 오곡주를 빚는다.<br />
미치고 싶게 한다. 활짝 핀 꽃나무 아래서 그렇게 많은 이들이 목숨을 끊었다던가? 그야말로 봄의 술이다.<br />
진달래의 암술과 수술을 떼어내고 꽃잎만을 사용해서 태양이 미처 못 앗아간 꽃잎의 향취가 그대로 살아<br />
있다. 그래서인지 술병을 딸 때부터 맴돌던 청량감이 혀의 뒷부분을 강하게 자극하는데, 이 끝 맛이 다음<br />
한 잔을 부른다. 그 순한 맛과는 달리 시중의 소주와 같은 18도로 “두견주 다섯 잔을 마시면 똑바로 걷지 못<br />
한다”던 옛말이 떠오른다. 두견주의 유래에는 유명한 설화가 있다. 1000여 년 전에 고려의 개국공신인 복<br />
지겸이 알 수 없는 병을 앓았는데 백약이 무효라 오늘내일 하는 처지가 됐다. 그에게는 효심이 지극한 영랑<br />
이란 딸이 있었는데 매일 산에 올라 부친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렸다. 드디어 백일기도의 마지막<br />
날 밤 꿈에 신선이 나타나 부친의 병이 낫게 하려면 아미산에서 활짝 핀 진달래 꽃잎을 따다 찹쌀과 안샘의<br />
물로 술을 빚어 100일이 지난 후 아비에게 먹이라고 했다. 영랑은 그 말대로 했고 복지겸의 병은 나았다고<br />
한다. 신선이면 그냥 고쳐줄 것이지 무슨 심보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이 설화가 두견주의 유래라고 하니<br />
오히려 우리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50년 동안 술을 빚어왔다는 오순근 씨는 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br />
다.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없어 현대화하긴 했지만 술만은 제대로 만든다고 자부한다.<br />
경주 황금주<br />
한산 소곡주<br />
다시 경주로 돌아왔다. ‘경주 황금주’ 때문이다. 애주 기행의 마지막, 지친 몸을 이끌고 찾아가 마신 황금주<br />
의 술맛은 그날의 모든 피로를 날려버릴 만큼 매력적이었다. 멥쌀을 7, 찹쌀을 3의 비율로 섞어서인지 첫맛<br />
은 드라이하고 끝 맛은 호쾌한 것이 왕릉을 짓던 공사판의 십장 내지는 오버올을 입고 카우보이모자를 쓴<br />
트러커를 연상케 한다. 칼칼함을 넘기고 나면 살짝 혀가 아린데, 이게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시원하다. 다<br />
른 술에 비해 신미가 강하고 살짝 텁텁한 끝 맛이 ‘나는 술이다’ 하며 대놓고 얘기하는 것 같아 무척 반가<br />
웠다. 교동 법주가 가문에만 전승되는 비주라면 경주 황금주는 신라 시대부터 이 집 저 집에서 빚어<br />
마시던 서민의 술이다. 그 후 경주 땅 어딘가에서 아무개가 이래저래 빚어 마셨는지는 모르지만<br />
황금주는 공식적으론 맥이 끊겨 문헌에만 남은 술이 됐다. 이진완 씨는 문헌을 토대로 황금주<br />
를 복원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거의 새로운 술을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게<br />
뭐 어떤가. 좋은 술이면 그만이지 싶다. 밤은 깊고 달은 기울고 술병은 쌓인다. 아, 서울로<br />
돌아가는 것은 다 틀렸지 싶다.<br />
충남에 들어와 며칠을 떠나지 못하고 눌러앉았다. 충남에 이리 술도가가 많을 줄이야. 서천군 한산<br />
면 지현리에서는 ‘한산 소곡주’를 얻어 마셨다. 소곡주는 앉은뱅이 술이다. 어떤 며느리는 술을 빚어<br />
놓고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보려고 부젓가락으로 찍어 먹다가 어느새 취해서 걷지 못하고 주저앉았<br />
다. 한양에 과거 보러 가던 한 선비는 주막에서 소곡주를 마시다 주저앉아 걷지 못하는 바람에 과거<br />
를 보지 못하고 말았다. 정말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알코올 도수는 18도인데 목 넘김<br />
이 매우 부드럽고 적당히 달큰한 식혜 맛과 아주 향긋한 귤 향이 난다. 이 정도면 술 잘하는 친구<br />
랑 둘이 앉아 안주도 없이 한 병을 다 비울 수도 있겠구나 싶다. 한산면은 그야말로 술 익는 마을<br />
이다. 한산면의 거의 모든 마을이 술을 빚는데 그중에서도 건지산 자락의 우물물을 용수로 쓰<br />
는 성외리와 단상리가 유명하다. 지인의 소개로 단상리에 소곡주를 사러 가던 중 서울에서 오<br />
신다는 어르신 두 분을 만났다. 이 어르신들은그저 술을 사러 왔단다. 좋은 술을 마시겠다는<br />
그 열정에 잠시 숙연해졌다. 충청남도와 전라북도 일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분들은 명절<br />
이면 한 잔 얻어 마시던 맑은 술맛을 잊지 못할 텐데, 그건 한산면에서 빚은 소곡주일 가능<br />
성이 높다. 명절이면 1.8L ‘대꾸리병’을 들고 오시던 오촌 당숙이 떠올<br />
랐다면, 그 술은 한산 소곡주가 분명하다. 소곡주 전승자 우희열<br />
씨와 아들 나장연 대표의 전통주 보급을 위한 노력으로 백화<br />
점과 대형 마트에서 구할 수 있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86<br />
글 박세회•사진 김성룡, 허원회<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87
Liquor<br />
맥주 맛은 손맛<br />
흔하고 편한 술로 맥주만한 게 없지만, 그렇다고 흔하고 쉽게 만드는 건 아니다. 작은 양조장에서 소규모로 생산하는 맥주들이 있으니,<br />
일명 ‘크래프트 비어’다.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크래프트 비어들을 소개하니, 올 가을엔 손맛 듬뿍 들어간 맥주들을 맛보길.<br />
September . October Issue<br />
Economy<br />
SUMMaRY<br />
하반기 경제 리포트<br />
호퍼스<br />
분트 앰버 에일<br />
로그 헤이즐넛 브라운 넥타<br />
데릴리움 트레멘스<br />
Hopus<br />
Boont Amber Ale<br />
Rogue Hazelnut Brown Nectar<br />
Delirium Tremens<br />
벨기에 레페브르 브루어리 출신이다. 호<br />
퍼스엔 반전의 미학이 있다. 컵의 절반<br />
을 거품으로 채울 정도로 부드럽고 뭉근<br />
한 질감이 첫 맛, 그 뒤엔 침엽수를 푹 담<br />
근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듯한 매캐하고<br />
오묘한 풍미가 이어진다. 이런 강렬한 여<br />
운 덕에 다시 찾게 될 것 같은 크래프트<br />
비어다.<br />
분트 앰버 에일은 앤더슨 밸리 양조장에<br />
서 만들어진다.‘페스트비어Festbier’라<br />
부르는데, 알코올이 6%나 들어있으니 맥<br />
주 치고 세다. 홉의 시트러스함과 건포도<br />
스럽게 달달한 맥아 향이 조화롭게 균형<br />
을 이뤘다. 탄산감도 옅고, 전반적으로 차<br />
분한 느낌의 크래프트 비어. 주소 샤이바<br />
나,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16-5 전화<br />
번호 02-533-4281<br />
집에서 만들어 이웃을 나눠주던 맥주의<br />
상업화랄까. 미국 오리건주에서 홈브루<br />
잉을 하던 크리스 스투다흐Chris Studach는<br />
특히 너트 브라운 에일을 잘 만<br />
들었다. 로그사에서 그 맛에 반해 컬래<br />
버레이션을 제안했고 그렇게 나온 맥주<br />
가 이 것. 헤이즐넛 우유 같이 부드럽다.<br />
주소 소소한 술집,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br />
332-33 전화번호 02-325-8488<br />
1989년부터 호이게Huyghe 브루어<br />
리에서 생산된, 제법 연식 있는 맥주다.<br />
1998년 ‘월드 비어 챔피언십’에서 세계<br />
최고의 맥주에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환<br />
각 상태의 코끼리를 심벌로 쓰는 탓에 북<br />
미 몇몇 주에서는 유통이 금지되기도 했<br />
다. 의외로 맛은 온순한 편이다. 주소 플<br />
로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27-7 헤드<br />
빌딩 1층 전화번호 02-790-9622<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88<br />
텐저린 위트<br />
Tangerine Wheat<br />
탄산수 좋아하고 달달한 것 좋아하는 입<br />
맛을 가졌다면 이 맥주다 딱이다. 한 모<br />
금 들이키는 순간, 오렌지 맛 환타에 준<br />
하는 화사하며 톡 쏘는 감귤 향이 입 안<br />
에 밀려들어온다. 밀 맥아와 크리스털 맥<br />
아를 섞어 양조해 보디감이 그리 묵직하<br />
지 않으며, 강한 향에 비해 탄산감은 옅<br />
은 편이다.<br />
주소 샴락앤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br />
363-28 전화번호 02-335-7772<br />
데드 가이 에일<br />
Dead Guy Ale<br />
이름이 심상치 않다고? 이 맥주는 사실 명<br />
절 기념주쯤 된다. 오리건 주의 멕시코인<br />
들이 고국의 기념일 ‘죽음의 날’을 즐기기<br />
위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맥아의 달콤함<br />
보다 홉의 시트러스한 과일 향이 강조되<br />
어 에일이기보다는 라거스럽다. 맥주계의<br />
큰 손, 로그 양조장 맥주 중 생산량이 가<br />
장 높다.<br />
주소 오디오 그릴,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br />
409-7 전화번호 02-335-5251<br />
인디카<br />
Indica<br />
약사와 상담사. 독특한 이력의 두 여성 브<br />
루어가 운영하는 ‘로스트 코스트’ 양조장<br />
의 인디아 페일 에일이다. 홉의 향은 화<br />
사하고 세련됐으며 산뜻한 탄산감이 특<br />
징이다. 여성의 취향을 잘 겨냥한 크래프<br />
트 비어이긴 하지만 씁쓸함과 진함을 달<br />
가워하지 않는 남성들 또한 충분히 즐길<br />
만하다. 주소 로즈앤크라운, 서울시 용산<br />
구 이태원동 118-23 전화번호 02-794-<br />
2555<br />
에잇 볼 스타우트<br />
8 Ball Stout<br />
로스트 코스트 브루어리 출신의 크래프<br />
트 비어. 대체적으로 이 로스트 코스트의<br />
비어는 유니크한 향과 산뜻함을 중시한<br />
다. 에잇 볼 스타우트 역시 스타우트류치<br />
고는 제법 강한 탄산에 다량의 홉으로 커<br />
피스러운 풍미가 두드러진다. ‘스파클링<br />
커피’라 부르면 적당하지 싶다. 주소 바토<br />
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66-8 전화<br />
번호 02-797-8226<br />
글 명정한•사진 김성룡<br />
사진 Getty Image<br />
즉시연금의 매력<br />
세제 개편 들여다보기<br />
하반기 증시는 안갯속으로<br />
여전히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br />
하반기 산업별 기상도<br />
유로존의 어두운 그림자<br />
하반기 자산관리 전략
Economy<br />
즉시연금의 매력<br />
재테크의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아무래도 절세다. 다시 말해, 절세 상품임을 강조하는 상품이<br />
너무 많아 헷갈린다는 소리다. 요즘 가장 잘 팔린다는 즉시연금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br />
의 수수료율이 다르게 적용된다. 대개 방카슈랑스 상품의 수수료율이 상<br />
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즉시연금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 보험<br />
사들이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를 중단해 선택의 폭은 다소 줄어들었다.<br />
최근엔 보험 운용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을 배당을 통해 돌려주는 유배당<br />
즉시연금이 나왔다. 가입 1개월 뒤부터 시중금리는 물론 배당금까지 가<br />
산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향후 보험사가 해당 보험으로 이익을 많이 남<br />
기면 배당을 받아 흑자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br />
앞으로 공시이율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면 변액형 상품도 고려해볼<br />
짜리 예금금리와 회사채, 약관 대출 금리를 반<br />
영해 결정하는 이율로 상품마다 다르게 적용된<br />
수 있다.<br />
했다면 자본수익은 1백원, 1천원을 기준으로<br />
10%의 이자를 받으면 1천원의 이자수익이 발생<br />
다. 일반적으로 공시이율이 높을수록 연금 수령<br />
액이 많아진다. 현재 대부분의 즉시연금 상품은<br />
연 4.5~4.7%의 공시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단,<br />
공시이율은 상품에 따라 매월 또는 3개월 주기<br />
로 변경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보험사들이<br />
고객을 유치하려고 가입 시에는 고금리를 제시<br />
했다가 나중에는 금리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br />
따라서 은퇴 자금을 예상할 때 향후 연금액이<br />
다소 줄어들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일부 보<br />
험사 즉시연금에는 중도 인출 기능이 있다. 이<br />
기능을 잘 활용하면 비과세 혜택(10년 이상 보<br />
유 시)은 챙기면서도 자금이 묶이지 않는 효과<br />
를 얻을 수 있다.<br />
즉시연금 가입 후 긴급자금이 필요할 경우 중도<br />
인출이 안 되면 약관 대출로 이자를 내고 돈을 빌<br />
려야 하는데, 중도 인출 기능이 있으면 대출이자<br />
를 안 내고 쓸 수 있어 유동성 확보에 유리하다.<br />
종신형과 상속형 비교도 꼼꼼히<br />
즉시연금은 크게 종신형과 상속형으로 나뉜다. 종신형은 가입 후(가입 익<br />
월 등 일정 기간 경과 후) 사망할 때까지 매달 생활비 형태로 지급을 받는<br />
형태다. 가입 후 해약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다.<br />
매달 이자만 받다 사망했을 때 유족에게 원금을 물려줄 수 있다. 10·20<br />
년형 등 보증 기간을 선택해 생활비를 지급받다가 이 기간이 끝날 때까지<br />
살아 있으면 원금을 만기보험금 형태로 돌려받게 된다. 연금 지급 도중에<br />
피보험자가 사망하게 되면 사망보험금을 받고 계약이 끝나게 된다.<br />
즉시연금은 일시에 목돈을 넣는 형태여서 최소 가입 기준이 있다. 신한생<br />
명과 흥국생명 등은 5백만원부터 가입이 가능하다. 대한생명과 교보생명<br />
의 최저 가입 금액은 1천만원, 삼성생명은 3천만원이다. 알리안츠생명은<br />
5천만원을 최소 가입 기준으로 정했다. 가입 연령은 대부분 만 40세부터<br />
최대 85세까지다. 만일 내년 세법 개정 후 즉시연금에 가입한다면 세금<br />
측면에선 종신형 가입이 유리할 수 있다. 시행령이 발효된 이후에 가입한<br />
사람은 상속형 즉시연금의 경우 이자소득세(15.4%)를, 종신형 즉시연금<br />
은 연금소득세(5.5%)를 물게 된다.<br />
해 총 1천1백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여기에 브<br />
라질 화폐인 헤알화가 원화 대비 절상되면 환차<br />
익이 발생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환차손이 생<br />
긴다. 환차익은 비과세 대상이다.<br />
인프라펀드도 절세 상품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br />
다.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가 2014년 말까<br />
지로 연장됐다. 인프라펀드는 1억원 이하의 배<br />
당소득에 대해서는 5.5%, 1억원을 초과하는 경<br />
우에는 15.4%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br />
대표적인 인프라펀드는 ‘맥쿼리인프라’다. 맥쿼<br />
리인프라는 9호선 지하철과 인천국제공항 고속<br />
도로 등의 운임료 및 통행료 수입 등을 주주에<br />
게 나눠준다. 맥쿼리인프라는 2006년 상장 이<br />
후 매년 주당 3백~5백원가량을 배당하고 있다.<br />
선박펀드는 2013년 말까지 1억원 이하에 대해<br />
5.5%, 1억원 초과분에 대해 15.4%의 분리과세<br />
가 적용된다.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은 뒤 선<br />
박을 건조해 용선사에 빌려주고 용선료를 받아<br />
유배당-변액 즉시연금도 나와<br />
연말 즉시연금 ‘지고’ 브라질국채·인프라펀드 ‘뜬다’<br />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선박 매각에 따<br />
가입 후 금리 변동이 걱정이라면 최저보증이율<br />
브라질국채, 인프라펀드 등도 절세 대안으로 떠오른다. 이들 상품은 올해<br />
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선박펀드 투<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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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br />
즉시연금의 비과세 혜택이 ‘4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세제 개편안에<br />
따라 올해 안에 가입해야 비과세 혜택을 온전히 받을 수 있게 된 것. 이에<br />
‘막차 타기’ 열풍이 불면서 금융상품계의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다.<br />
즉시연금 가입 열풍이 일면서 가입을 고민하는 이들의 마음도 조급해지<br />
고 있다. 가입 희망자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보험사가 가입 한도를 제한하<br />
거나 아예 판매를 중단하고 있어서다. 즉시연금에 가입할 때 가장 우선<br />
적으로 짚어볼 것은 공시이율이다. 공시이율은 보험개발원이 은행의 1년<br />
을 따져보는 것이 좋다. 회사별로 다르지만 대개<br />
연 2~3%를 최저 보증해준다. 최저 연 2.5% 이자<br />
를 보증해주는 경우 1억원을 종신형으로 맡기면<br />
최소 월 32만4천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또 수<br />
수료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보험사마다 판매<br />
수수료와 사업비를 합해 약 4~8% 상당을 떼어<br />
간다. 일반적으로 대형사의 경우 수수료 비율이<br />
높다. 또 같은 회사의 상품이라도 설계사를 통해<br />
가입할 때와 은행을 통해 가입(방카슈랑스)할 때<br />
글 배현정•일러스트 노준구•사진 Getty Image<br />
말 즉시연금의 비과세 혜택이 종료된 뒤 즉시연금의 ‘빈자리’를 채울 대안<br />
으로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국채는 브라질과의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br />
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함께 높은 금리는 브라질채권<br />
의 가장 큰 매력이다. 브라질국채 금리(2021년 만기 채권 기준)는 9.5%로<br />
현재 3% 안팎에 머물러 있는 국내 시중은행 정기예금 및 국고채권(3년)<br />
금리의 3배 수준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브라질국채 투<br />
자는 이자수익 외에도 자본수익, 환차손익 측면에서 손익이 발생한다. 예<br />
컨대 10년 만기 이표금리 10%인 브라질국채에 투자한다면 다음과 같이<br />
수익을 추정해볼 수 있다. 9백원을 투자하고 10년 뒤에 1천원을 받기로<br />
브라질국채,<br />
인프라펀드 등도<br />
절세 대안으로<br />
떠오른다.<br />
이들 상품은<br />
즉시연금의<br />
‘빈자리’를<br />
채울 대안으로<br />
주목받고 있다.<br />
자 시에는 용선사의 안정성과 선박 가격 흐름<br />
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유전펀드는 유전<br />
을 사들인 뒤 그곳에서 생산된 원유를 팔아 남<br />
긴 수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상품으로 2014<br />
년 말까지 3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5.5%, 3억원<br />
초과분에는 15.4%의 세율이 적용된다. 유전펀<br />
드 투자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투자 요<br />
소는 생산량과 유가 변동이다. 이들 펀드는 일<br />
반주식형펀드처럼 항상 판매되는 상품이 아니<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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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
Economy<br />
세제 개편 들여다보기<br />
개정된 세법에 따르면 자산가들이 부담할 세금이 늘어난다.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br />
또 명품 가방에 개소세가 부과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강화될 예정이다. 하반기 주요 세제 개편에 대해 알아본다.<br />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등의 창업을<br />
유도하기 위해 창업중소기업 등에 대한<br />
세액감면 기간이 1년 늘어난다.<br />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br />
창업중소기업 등에 대한 세액감면<br />
기간을 4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고,<br />
적용 기한을 오는 2015년 말까지<br />
3년간 연장토록 했다.<br />
금융소득 과세 4천만→3천만원 강화<br />
금융소득의 종합과세 기준금액은 현행 4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낮아진다. 현재 금융소득 종<br />
합과세 신고 대상자는 4만9000명으로, 기준금액 인하에 따라 추가로 4만~5만 명이 신고 대<br />
상자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또 주식양도차익의 과세 범위도 확대된다. 현재는 유가증권 시<br />
장 내 지분율 3% 이상 또는 시가총액 1백억원 이상인 대주주가 과세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지<br />
분율 2% 이상 시가총액 70억원 이상인 대주주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어려운 시장<br />
여건을 감안해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분율 5% 이상 시가총액 50억원 이상’인 현행 기준이 유지<br />
기획재정부가 지난 8월 8일 ‘2012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세법 개정안에 대해 거액 자산<br />
가들은 다소 안심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예상보다 부자증세가 크지 않아<br />
충분히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부자증세를 더 확대해야 한<br />
다는 목소리가 높아 오히려 여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부 세법 개정<br />
안이 수정된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오히려 정부의 발표로 세법 개정안<br />
에 대한 밑그림이 나온 만큼 자신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대비책을 마련하는 지혜가<br />
필요하다는 것. 그렇다면 내년부터 우리나라 세법 중 달라지는 개정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br />
대기업·고소득층 1조6천억원 증세<br />
정부는 우선 부자증세와 경기 부양을 위해 서민과 중소기업에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내놨<br />
다. 정부가 예상하는 향후 5년간 세수 증대 규모는 약 1조6천6백억원 수준. 정부는 이 금액 대<br />
부분을 고소득자와 대기업에게 부담토록 할 방침이다. 실제로 늘어난 세수만큼 누가 떠맡게<br />
되는지 알 수 있는 세 부담 귀착 효과를 보면 고소득자·대기업에 전체의 99.8%인 1조6천5백<br />
억원이 떨어진다. 이에 대해 자산가들은 일부 세금이 올라가기는 하겠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br />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올해 부자감세 방안도 포함시켰다. 가업상<br />
속공제 대상 기업의 매출액 기준을 높인 것. 이는 중소기업을 위한 것이지만 부자 감세에 가깝<br />
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회원제 골프장 입장료와 고효율 가전제품에 붙는 개별소비세도 면제<br />
연금소득 세제지원 늘고 퇴직소득 줄고<br />
금융상품들에 적용되는 세제도 부분적으로 변<br />
경된다. 연금소득에 대한 세제지원이 강화되는<br />
반면 퇴직소득에 대한 세 부담은 늘어난다. 먼<br />
저 연금소득의 분리과세 적용 대상과 한도가<br />
확대된다. 사적연금에 적용되던 분리과세 적용<br />
대상이 공적연금을 제외한 사적연금으로 국한<br />
된다. 한도도 연간 6백만원 이내에서 연간 1천<br />
2백만원으로 확대되며, 내년 1월 1일 이후 발생<br />
하는 소득분부터 적용된다. 연금소득의 원천징<br />
수 세율은 원칙적으로 5%이지만 수령 연령과<br />
유형에 따라 차등 적용키로 했다. 장기간에 걸<br />
쳐 수령할 경우 세금 부담이 낮아지는 것이다.<br />
55세 이후 수령은 5%, 70세 이후 4%, 80세 이<br />
후 3%다. 퇴직소득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br />
수령하는 경우에는 3%, 종신형은 4%가 된다.<br />
반면 퇴직금에 대한 소득세 부담은 연금소득<br />
된다. 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비과세 대상이었던 파생상품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거래세가 과세<br />
된다. 과세 대상은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내 파생상품(코스피200 선물·옵션)으로<br />
선물·옵션 모두 0.001%의 세율이 책정됐다. 시행 초기임을 감안해 낮은 세율이 적용됐으며<br />
2016년 1월까지 3년간 유예된다.<br />
중소·벤처기업 창업 세액감면 확대<br />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등의 창업을 유도하기 위해 창업중소기업 등에 대한 세액감면 기간이 1<br />
년 늘어난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창업중소기업 등에 대한 세액감면 기간을<br />
4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고, 적용 기한을 오는 2015년 말까지 3년간 연장토록 했다. 또 현재 수<br />
도권과밀억제권역 외 지역에서 창업한 중소기업이나 창업 후 3년 이내에 벤처기업으로 확인받<br />
은 기업, 창업보육센터 사업자 등에 대해 4년간 50% 세액을 감면해준다.<br />
재창업 지원자금에 대한 세제도 변경된다. 재창업 지원자금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급하<br />
는 것으로 이 혜택을 받는 기업인을 지원하기 위해 징수유예 기한 특례요건이 낮아진다. 요건<br />
은 현행 수입금액 6억원에서 10억원 이하, 체납액·결손처분액 5백만원에서 1천만원 미만으로<br />
완화된다. 개인의 벤처기업 투자 등을 유도하기 위해 엔젤투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확대된다.<br />
개인이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 투자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이 현행 20%에서 30%로<br />
인상된다. 또 공제적용기한도 오는 2014년 말까지 2년간 연장키로 했다.<br />
됐다. 이와 함께 서민·중산층·중소기업도 2천4백억원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br />
(3%)보다 높은 3~7% 수준으로 상향 조정된<br />
산업기술 유출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중소기업의 기술유출 방<br />
다. 그동안 퇴직소득의 낮은 세 부담은 연금제<br />
지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현행 3%에서 7%로 인상한다.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조<br />
고가 가방 개별소비세 논란<br />
도의 안정적인 정착 및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br />
세특례는 항구화된다. 중소기업 간 통합으로 소멸하는 기업이 통합법인에 양도하는 사업용 고<br />
이번에 과세가 추가된 것은 고가 가방이다. 정부는 수입신고가격이나 출고가격이 2백만원을<br />
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다만 연봉 5천만원 이<br />
정자산에 대한 양도소득세 이월과세가 지속되며, 개인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해 신설되는 법<br />
넘는 고가 가방에 개별소비세(옛 특별소비세)를 내년부터 부과하기로 했다. 세율은 2백만원 초<br />
하인 퇴직자의 퇴직소득은 현행 수준의 실효세<br />
인에 양도한 사업용 고정자산에 대한 양도소득세 이월과세도 계속된다.<br />
과분의 20%다. 여기에 교육세가 개별소비세액의 30% 수준으로 추가된다. 고가 가방에 개소<br />
율 3%를 유지하고, 연봉 5천만원 초과자의 경<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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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br />
정부는 수입신고가격이나<br />
출고가격이 2백만원을 넘는<br />
고가 가방에 개별소비세<br />
(옛 특별소비세)를 내년부터<br />
부과하기로 했다. 세율은 2백만원<br />
초과분의 20%다. 여기에<br />
교육세가 개별소비세액의 30%<br />
수준으로 추가된다.<br />
세를 매기는 것은 다른 고가품과 과세 형평성을 맞추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개소세를 매<br />
기는 사치 품목은 보석, 귀금속, 고급 시계, 사진기, 융단, 모피 등이다. 최근 명품 핸드백 등이<br />
광풍에 가까운 인기를 끌면서 가방도 사치품 반열에 오른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개소세가 붙<br />
을 가방의 소매가격은 최소 3백50만~4백만원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수수료, 운송비,<br />
판매마진 등을 고려하면 출고가·수입 가격이 2백만원인 가방이 이 정도 가격으로 팔릴 것으<br />
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제품 가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소비자가 부담하는 개소세는 소매가격<br />
의 3~7%가량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령 소매가격이 8백만원(출고가·수입가는 4백만원)인 제<br />
품은 개소세 40만원과 교육세 12만원이 붙는다. 소매가격 대비 세 부담은 6.5%다.<br />
글 성승제•사진 Getty Image<br />
우는 점진적으로 누진과세한다는 방침이다. 또<br />
현행 퇴직소득에 대한 소득공제는 정률공제와<br />
장기근속공제로 구분해 이뤄지는데 내년부터<br />
는 장기근속공제는 삭제하고, 정률공제는 현행<br />
40%에서 50%로 조정한다. 퇴직연금의 일시금<br />
인출을 방지하기 위해 일시금 수령 시 회사불입<br />
분은 퇴직소득으로, 나머지(자기불입금·운용수<br />
익)는 기타 소득 20%의 세율로 과세한다.<br />
종교 과세 무산<br />
관심을 모았던 종교 과세는 사실상 무산됐다.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 종교인 과세 방안이 아예<br />
배제됐기 때문이다. 정부 측은 “종교인 과세는 세법을 개정할 사항이 아니고 시행령만 고치면<br />
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종교인 과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놓았다.<br />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행 소득세법에 종교인이든 아니든 국민이라면 누구나 납세의무<br />
가 있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종교인들이 세금을 납부하지는 않지만 납세 대<br />
상인 것은 맞다는 의미다. 정부가 종교인 과세를 부과하지 않은 것은 대선을 앞두고 민감한 사<br />
항을 건드리고 싶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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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
Economy<br />
하반기 증시는 안갯속으로<br />
정책 이벤트에 따른 코스피 2000 돌파를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증시 안개는 FOMC, G20 재무장관회의가 끝나야 걷힐 듯하다.<br />
ECB 국채 매입 효과는?<br />
ECB의 국채 매입 등 정책 시행은 국내 증시에 일<br />
정 부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br />
다만 국채 매입 재개에 따른 유럽계 자금 유입은<br />
과거보다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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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br />
9월과 10월 예정된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 이벤트에 따라 지루한<br />
움직임을 끝내고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정책이<br />
최소한 시장의 기대치를 만족할 만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br />
만약 기대 이하의 정책이 나온다면 코스피지수는 미끄럼을 탈 수 있다. 국<br />
내 증시의 확실한 방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G20 재무장관<br />
회의 등이 집중된 9월 중순 이후 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br />
코스피 제한된 범위 안에서 움직일 듯<br />
국내 주요 증권사는 9월 코스피지수가 최저 1800에서 최대 2050 사이에<br />
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예상밴드 평균은 1850~2010 사이로<br />
코스피지수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br />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쪽에서는 정책 이벤트의 결과에 따라 코스피지<br />
수가 상승 추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오승훈 대신증<br />
권 연구원은 “각종 정책회의가 열리는 9월 중순까지는 투자자 사이에서 경<br />
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ECB의 국채 매입<br />
과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이 발표되고 미국의 3차 양적 완화(QE3)에 대<br />
한 기대 수준이 유지된다면 코스피지수가 205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br />
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지난 7월에 이어 또다시 외부<br />
불확실성에 노출된 달이지만 ECB의 국채 매입과 미국의 경제 회복세 지<br />
속 등 모멘텀이 남아 있어 하반기 장기적인 상승 국면으로 돌입하는 과정<br />
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국이 내놓는 정책에 따라 지수 상승 가능성이<br />
있기는 하지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br />
연구원은 “최선의 결과는 ECB가 공격적이고 대담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br />
지만 넘어야 할 허들이 만만치 않다. 또 랠리가 재개되기 위해서는 9월 중<br />
예정된 정책 대응이 시장 기대치를 충분히 충족시켜야 하고 외국인 순매수<br />
단기 집중 기간도 연장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br />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만족스러운 정책 이벤트 결과가 도출될 경우<br />
유동성 장세 이상으로 달릴 수 있지만 정책 결과가 실망스럽다면 지수 반<br />
납 과정이 뒤따를 수도 있다”며 “이벤트 결과에 대한 확인 후 대응하는 자<br />
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br />
정책 기대와 현실의 차이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강<br />
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은 9월 중 QE3를 시행하지 않<br />
을 것으로 보인다”며 “1+1을 기대했던 주식시장은 1-1<br />
에 실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9월 주식시장<br />
은 선진국 중앙은행발 정책 기대의 퇴보와 주가 대비<br />
낮은 경기 수준에 따라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br />
분석했다.<br />
연기금이 시장을 방어하는 주체로 나설 가능성도 제<br />
기됐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은 역사적<br />
으로 연기금의 수급이 가장 긍정적인 시기”라며 “지난<br />
2005년 이후 매년 9월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이 1조6<br />
백20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1조5천억<br />
원의 매수대금이 대기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br />
글 전보규•일러스트 노준구•사진 Getty Image<br />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 국채 매<br />
입을 처음으로 시행했을 때 유럽계 자금의 한국<br />
증시로 유입이 강했고 지난해 두 번째로 시행했<br />
을 때는 효과가 약화됐다”며 “LTRO 없이 시행되<br />
는 국채 매입에 따른 직접적인 유럽계 자금의 유<br />
입 효과는 과거보다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br />
과거 유럽계 자금의 한국 증시에 대한 순매수와<br />
국채 매입 규모를 보면 2010년 5월 국채 매입을<br />
시행한 이후부터 유럽계 자금이 순유입됐다. 그<br />
러나 지난해 국채 매입을 중단하면서 자금이 다<br />
시 빠져나갔다. 이후 국채 매입이 재개된 가운데<br />
서도 유럽계 자금의 순유출은 지속됐다. 다시 본<br />
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부터<br />
다. 올 2월 2차 LTRO를 시행한 이후에도 유럽계<br />
자금의 순유입은 이어졌다.<br />
전문가들은 ECB의 국채 매입에 대해 “유로존 체<br />
제를 유지하는 방안이 수립될 때까지 시간을 벌<br />
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상재 현<br />
대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단기 국채 매입 선언이<br />
ECB가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하겠다는 선언이라고<br />
보지는 않는다”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br />
난 7월 ‘유로존 체제 유지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br />
고 발언한 것도 상황을 되짚어보면 시간 벌기 성<br />
격이 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드라기 총재<br />
의 국채 매입 의지는 4분기 신재정협약 발효와 독<br />
일·프랑스 간 재정 분담 및 은행연합에 대한 협<br />
상이 진행되기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절박감<br />
에서 나온 산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br />
QE3, 연말이나 돼야<br />
시장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정책 이벤트 중 하<br />
나인 미국의 QE3(3차 양적 완화)는 빨라야 연말<br />
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시행하기에는 고<br />
ECB의 국채 매입<br />
등 정책 시행은<br />
국내 증시에 일정<br />
부분 긍정적인<br />
효과가 있을<br />
것으로 예상된다.<br />
다만 국채 매입<br />
재개에 따른<br />
유럽계 자금<br />
유입은 과거보다<br />
약화될 것으로<br />
보인다.<br />
용지표 개선과 물가상승 압력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농가취업<br />
자는 올 6월까지 10만 명을 밑돌았으나 7월에 16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br />
QE1과 QE2 당시 비농가취업자수가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고용 상<br />
황이 훨씬 나아진 것이다.<br />
물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근원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Core<br />
PCE)는 1%대 후반을 기록 중이다. 지난 QE 때의 Core PCE는 지금보다<br />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Core PCE가<br />
1.6%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곡물가와 유가 상승분이 후방산업까지 미치<br />
는 시간을 고려하면 연준이 안심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8월 고용지<br />
표가 쇼크 수준을 보이지 않는다면 9월에 FOMC에서 QE3가 나올 가능성<br />
이 낮다”고 말했다. QE3가 시행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ISM(공급<br />
관리협회) 제조업지수와 고용 내 정규직 비율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서다.<br />
미국 ISM 제조업지수는 지난 6월과 7월 모두 기준선인 50p를 하회했다. 현<br />
재 미국 내 제조업에 대한 심리가 매우 악화됐다는 의미다.<br />
정규직 비율도 마찬가지다. 금융위기 이전 82~83%를 유지하던 전체 고용<br />
자수 내 정규직 비율은 현재 80.0~80.5% 수준까지 하락했다.<br />
올해 연말과 내년 초 재정정책과의 공조를 위해 QE3 등의 통화정책이 필<br />
요하다는 점도 QE3 시행 가능성을 유지하는 요인이다. QE1과 QE2 당시에<br />
는 재정지출 확대가 동반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QE1 때는 재정지출이 2천<br />
8백억 달러에서 3천4백억 달러, QE2 때는 3천4백억 달러에서 3천6백억 달<br />
러 규모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국채 발행 대비 연준의 비율은<br />
15%에서 22%, 18%에서 35%로 각각 급등했다. 곽 연구원은 “미국 고용의<br />
질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이 조만간 QE3를 시행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br />
제할 수는 없지만 여러 조건을 감안하면 연말, 연초 재정지출 확대와 그에<br />
따른 구축효과 차단을 위한 QE3가 가장 합당한 시나리오”라고 전망했다.<br />
미국이 연말 이전에 QE3를 내놓는다면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br />
MBS(유동화증권) 매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규모는 최<br />
대 5천2백억 달러가 될 전망이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095
규모별로 살펴보는 부동산 시장<br />
상반기에는 소형 아파트, 원룸, 오피스텔, 도시형<br />
생활주택 등 소형 주택의 인기가 여전히 강세를 보<br />
였다. 투자금 마련 부담이 적고 환금성이 높은 데다<br />
아파트 시장: 전세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도심 업무지구<br />
주변이나 재건축 이주 등의 영향으로 단기간에 수요가 크게<br />
늘어나는 개발지역은 전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지적인 물건<br />
소진과 전세가격 오름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br />
임대사업에도 적합하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는<br />
이유다. 투자성 하락으로 매력이 반감된 아파트에<br />
비해 단독주택, LH단지상가, 소형 수익부동산, 개<br />
발지역의 토지 등이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경<br />
기 침체 속에서도 가격이 올랐다. 또 교통 인프라가<br />
개선되는 지역, 배후 주택 수요가 탄탄한 곳들이 상<br />
대적인 약진을 보였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동향<br />
Economy<br />
과 주요 이슈들을 규모별로 정리해봤다.<br />
여전히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br />
하반기 경제 전망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상저하중( 上 低 下 中 )’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도<br />
똑같이 적용된다. 부동산 정책에 따라 달라지는 이슈들을 그때그때 꼼꼼히 확인하는 수밖에.<br />
유럽발 재정 위기 악화와 국내 가계 부채 부담의 증가로 주택 매수 심리가 극도로 위<br />
축된 가운데 상반기 동안 국내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br />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 초까지 전국 아파트 가격은 0.87% 하락했다. 그<br />
간 급등세를 보였던 지방 도시들도 2분기부터 약세를 보이면서 전국적인 하락세를 막<br />
지 못했다. 그나마 울산이 1.59% 상승하며 불씨를 살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반기 부<br />
동산 시장은 세계경제의 불안감 확산으로 뚜렷한 모멘텀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br />
세하다. 잘해야 ‘상저하중’(상반기 침체, 하반기 보합) 정도의 기대 섞인 주택 경기 전<br />
망이 예견되는 상황이다.<br />
아파트 시장 다만 실속형 소비자와 실수요자 비중<br />
이 증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저가·급처<br />
분 매물 위주의 거래가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br />
망된다. 5·10대책 이후에도 거래 침체가 지속되고<br />
있다는 점은 앞으로 추가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을<br />
예고한다. 8월 정부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br />
화를 발표한 이후 9월 20일부터 40세 미만의 직장<br />
인에게 적용되는 만큼 이후 시장 변화를 눈여겨볼<br />
필요가 있다. 예상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br />
는 전·월세 임대시장의 경우 입주 쏠림과 강남권<br />
재건축 이주 등에 따라 국지적인 움직임일 수 있다.<br />
도심 업무지구 주변이나 재건축 이주 등의 영향으<br />
로 단기간에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개발지역은 전<br />
재개발 시장 서울의 3.3m2당 재개발 지분가격은 2010년 상반기 2천5백95<br />
만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2천4백42만원으로 하락했다. 떨어지는 사업<br />
성과 서울시의 재개발 구조 조정에 대한 두려움이 지분가격 하락의 원인<br />
으로 꼽힌다. 하반기 역시 재개발과 뉴타운의 구조 조정 바람이 마무리되<br />
긴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에서만 실태조사 대상이 610곳이나 되고 해제<br />
대상의 선별작업이 완료되기까지 최소 6개월~1년 이상의 시일이 필요할<br />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행 중인 구조 조정 절차가 안정적<br />
으로 마무리되는 2013년까지는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어려울<br />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거시경제 침체와 대통령 선거까지 맞물려 섣불리<br />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2분기 들어 사업성이 담<br />
보된 재개발 지분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br />
오피스텔 시장 분양물량이 늘고 분양가격이 높아진 오피스텔 시장은 수익<br />
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지적인 물건 소진과 전세<br />
률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노후화된 단지라도 가격이 저렴하고 임대<br />
가격 오름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br />
수익률이 높은 곳에 투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신규 분양은 주변 개발<br />
호재로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세종시, 강남보금자리지구, 판교신도시 등<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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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6<br />
재건축 시장 5·10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투기지역<br />
해제, 1 대 1 재건축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재<br />
건축 투자심리는 여전히 바닥이다. 실거주 목적의<br />
장기 투자자들이 저점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에 나<br />
설 것으로 보이므로 과거 저점 수준에 접근한 재건<br />
축 단지들을 살펴봐야 한다. 사업 추진이 확정적인<br />
곳과 원활한 곳, 장기적으로 보유할 때 유망한 단지<br />
위주로 접근이 필요하다. 10층 이상의 중층 재건축<br />
아파트는 1 대 1 재건축을 대안으로 활용할 가능성<br />
이 높지만 용적률 상향과 같은 수익성 증대를 담보<br />
하는 것은 아니니 기대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br />
유망지역이 대기 중이다. 하지만 노후화된 단지에 투자하려면 해당 단지<br />
의 주변으로 공급량이 얼마나 증가할 것인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저렴한<br />
투자물건을 찾기 어렵다면 경매를 통해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br />
상가 시장 2011년 하반기에 비해 분양물량이 36% 감소한 상가시장은 수<br />
도권 편중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반기 동안 89%가 수도권에<br />
서 공급됐다. 하반기 상가 시장은 편중된 인기 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br />
된다. 인기가 예상되는 지역은 낮은 가격에 공급될 것으로 보이는 광교나<br />
서울 강남보금자리 LH상가 등이다. 도심 접근성이 좋아지는 신규 역세권<br />
주변상권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7호선 연장선과 분당선 연장선 주변<br />
이 기대지역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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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7
위험수위 넘어선 ‘깡통전세’<br />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는 현재 3년 이상 보유한<br />
주택을 양도할 때 적용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2년 이상<br />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까지 완화할 계획이다.<br />
‘깡통전세’는 전세보증금과 대출금을 합한 금액<br />
이 집값을 초과하는 전셋집을 뜻한다. 깡통 전<br />
세를 얻은 세입자는 집주인에게 자산위기가 닥<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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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8<br />
동탄2신도시의 분양 효과가 이어질까?<br />
상·하반기 분양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는 동탄2신도<br />
시의 5개사 동시분양이 당첨자 발표를 끝낸 가운데 부동산 경기 침체와<br />
분양 저조라는 악조건 속에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분양<br />
관계자는 “70~80%가 실수요자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며 “실수요자 중<br />
심으로 분양시장이 살아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향후<br />
분양물량에 귀추가 주목된다.<br />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분양물량은 전국 191개 사업장의 16<br />
만2063가구(임대 제외 시 13만3311가구)다. 지역별로는 ▲서울 42곳 2<br />
만8898가구(일반분양 1만1130가구) ▲수도권 84곳 8만1902가구(일반분<br />
양 7만8059가구) ▲광역시 28곳 2만1961가구(일반분양 1만6401가구) ▲<br />
지방 37곳 2만9302가구(일반분양 2만7721가구) 등이다. 이 중 주목해볼<br />
만한 아파트단지는 역시 신도시와 뉴타운이다. 경기 불황기에 진입하면<br />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주거환경이 좋은 택지 내 아파트가 인기를 끈다.<br />
리스크가 낮은 데다 경기 호황 시 가격상승 폭도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br />
뱅크가 지난 10년간 IMF 전후와 2010년 이후 신도시 및 일반지역의 수도<br />
권 아파트값을 조사한 결과 IMF 당시(1997~1998년) 신도시는 -17.51%,<br />
일반지역은 -19.94% 하락했고, 1999년 회복기에는 신도시 11.63%, 일<br />
반지역은 4.87% 올랐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신도시는 -0.27%, 일반<br />
지역은 -0.35% 하락했다. 지역별 신도시 및 뉴타운 물량을 알아보면 서<br />
울에서는 북아현, 아현, 가재울, 왕십리, 신길 등에 있는 뉴타운 8개 단지<br />
에서 1만2659가구(일반 분양물량 3873가구)가 공급된다. 뉴타운 출구전<br />
략으로 선택적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 효과로 사<br />
업 중단된 뉴타운이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 개발이 추진되는 뉴타운의<br />
희소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br />
수도권과 지방에서 분양하는 신도시 물량은 전국 34개 단지 2만8008가<br />
구다. 이 중 60% 이상이 전용 84m2 이하로 구성돼 있어 실수요자들의 관<br />
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br />
칠 경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성이<br />
크다. 따라서 세입자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융<br />
자가 많은 집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br />
등기부등본이 깨끗한 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br />
전문가들은 금융회사의 근저당 금액이 집값의<br />
20% 미만인 집을 찾으라고 권한다.<br />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수도권 주택 낙<br />
찰가는 시세의 70~75% 수준에서 결정되는 경<br />
우가 많은데 20% 이상 근저당이 설정돼 있으면<br />
전세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며<br />
“전세계약 이후 즉시 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br />
고 임대차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둬야 한다”<br />
고 조언했다.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중 늦은 날<br />
짜가 임차인이 임대차보호법상 보호를 받을 수<br />
있는 기준일이 된다..<br />
임대차보증금 보호대상인지도 살펴봐야 한다.<br />
근저당 설정일이 2010년 7월 26일 이후인 주<br />
택에 세 든 경우 서울에서는 전세보증금이 7천<br />
5백만원 이내면 보호대상이 된다. 수도권 과밀<br />
억제권역은 6천5백만원 이내까지다. 보호대상<br />
인 주택에 살다 경매에 넘어갈 경우 임차인은<br />
서울일 경우 2천5백만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br />
은 2천2백만원까지 우선 보호받을 수 있다. 나<br />
머지 보증금은 확정일자를 갖춘 경우 근저당 등<br />
과 시간순으로 우선변제를 다툰다. 이미 전세<br />
계약을 마쳤는데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 보증금<br />
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임대인의 자동차나<br />
다른 소유 부동산 등을 찾아 압류신청을 할 수<br />
있다. 하지만 임대인의 자산이 없는 경우라면<br />
만만치 않다.<br />
박 대표는 “임차인이 직접 경매에 참여해 낙찰<br />
받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지만 또 다른 위험성<br />
을 떠안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며 “낮은 가격<br />
에 낙찰받으려다 제3자에게 권리를 빼앗길 가<br />
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br />
글 지영호•사진 Getty Image<br />
하반기 부동산 시장, 필수 체크 리스트<br />
MB정부는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무엇보다 시<br />
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속속 내놓았다.<br />
정권 말의 성과가 해당 정권 평가에 중요한 성<br />
적으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br />
1 서울시 뉴타운 실태조사 실시 예정 서울시는<br />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265개 구역의 실태조<br />
사를 통해 해당구역의 사업성 여부를 판단하는<br />
데 가장 중요한 정보인 사업비 및 추정분담금<br />
등 객관적인 정보를 주민들에게 제공한 후 주민<br />
의견을 들어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br />
다. 실태조사는 우선실시를 요구한 163곳을 선<br />
정해 6월부터 1차로 시행했으며, 102곳은 10월<br />
이후 2차로 실시한다. 뉴타운 출구전략의 일환<br />
인 실태조사를 통해 재개발지구 지정·해제 및<br />
조합설립인가 취소가 본격화되면 정비사업 옥<br />
석 고르기가 가시화된다.<br />
2 과천정부종합청사 세종시 기관 이전 세종시 현<br />
장에서는 올 연말 1단계 정부 부처 이전을 앞두<br />
고 세종시 1단계 청사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br />
다. 올해 이전하는 중앙행정기관은 국무총리실,<br />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 국토해<br />
양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6개 부처 및 그 소속<br />
기관이다. 올 11월 말부터 이전에 착수하되 부<br />
처별로 2~3주에 걸쳐 연내에 이전을 완료할 예<br />
정이다. 국토해양부 및 농림수산식품부가 먼저<br />
이전하고 기획재정부·환경부·공정거래위원회<br />
등이 뒤를 따른다. 세종시 기관 이전이 본격화되면 과천정부종합청사<br />
등 수도권 내 행정 기능의 빈자리를 대체할 개발 호재 부재와 지역 부<br />
동산 시장의 공동화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br />
3 양도세 중과세율 완화 지난 8월 개정된 세법이 9월 정기국회에서 통<br />
과되면 양도세 중과세 완화가 실시된다.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br />
세는 현재 3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할 때 적용하고 있으나, 앞으로<br />
는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까지 완화할 계획이다. 1세대<br />
1주택자가 이사 등을 위한 주택 구입으로 인해 일시적 2주택자가 된 경<br />
우 현재는 종전 주택을 2년 안에 처분해야 양도세가 비과세됐지만 앞으<br />
로는 3년 안에 처분하는 경우까지 비과세된다. 아울러 주택을 2년 미만<br />
으로 보유하다 양도하는 경우에 적용되던 양도세 중과세율도 소득세법<br />
입법예고를 통해 연내 완화될 예정이다.<br />
4 분양가상한제 폐지 올해 예정된 주택법 개정에 따라 2007년 9월 민<br />
간택지까지 전면 시행된 분양가상한제가 공공택지·민간택지를 막론<br />
하고 원칙적으로 폐지될 전망이다. 다만 주택가격·거래·청약경쟁률<br />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국토<br />
부 장관이 지정하는 공동주택에 한해 예외를 두고 적용하기로 했다.<br />
5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2년 부과중지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br />
인가를 신청하는 재건축사업에 한해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이 면제된<br />
다. 개정안 시행일 당시 준공일 이후 4개월이 경과하지 않고, 부담금이<br />
부과되지 않은 사업부터 면제 혜택이 적용된다.<br />
6 재건축사업 용적률 인센티브제도 적용 확대 뉴타운지구 내에서 재개발<br />
사업에만 적용되던 용적률 인센티브제도를 재건축사업까지 확대할 수<br />
있도록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도촉법)을 개정 중이다. 용적률<br />
인센티브제도는 용적률을 국토계획법상 상한까지 허용하되, 증가된 용<br />
적률의 20~50% 이상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제도다.<br />
7 보금자리주택지구 추가지정 및 그린벨트 해제지역 첫 입주 지난해 11월<br />
서울신정4, 서울오금지구 등 보금자리주택 2개 후보지 발표 이후 1년<br />
여 만에 추가 지정이 있다. 더불어 서울 강남(10월, 912가구), 서초(12<br />
월, 1082가구) 보금자리지구를 시작으로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첫 입주<br />
도 하반기에 시작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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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9
Economy<br />
하반기 산업별 기상도<br />
웃는 건 정보통신과 기계, 우는 건 건설과 조선, 유로존 위기가 하반기에 업종별로 희비를 가져올 전망이다.<br />
올 하반기에도<br />
산업별 기상도는<br />
오락가락하는<br />
‘날씨’가 그려질 듯하다.<br />
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경련 역시<br />
“상반기에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7.9% 감소한 데<br />
이어 하반기에도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출<br />
이 작년보다 13.9%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br />
다. 일각에선 중국 철강업계가 증치세(부가가치<br />
세) 면제와 환급 등을 추진하고 있어 하반기 무<br />
역마찰의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br />
조선·건설 ‘불황 지속’<br />
조선 업종은 하반기에도 우울한 국면이 지속될<br />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체 해운 경기가 악화되<br />
면서 벌크선, 유조선 등의 발주가 크게 위축돼<br />
이 악화되면서 더욱 불투명한 상태다. 따라서 상반기 산업 수요 성장률인 7.2%에 비해 하<br />
반기 글로벌 자동차산업 수요는 3870만 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4.3% 증가해 성장세가 둔<br />
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덩달아 한국 자동차의 하반기 수출은 168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br />
보이면서 지난 상반기 170만 대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했던 자동차 수출이 감소세로 전<br />
환될 조짐이다.<br />
석유화학 업종 역시 ‘구름’이 조금 끼는 날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EU, 미국 등 선진국<br />
수출 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지만 중국·동남아 등으로의 수출 호조가 계속되고 있고 국<br />
내 생산도 대기업들의 신규 투자(한화케미칼, LG화학)가 예상돼 상반기보다 12.1% 증가할<br />
것이어서 급격한 경기 위축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 업종은 중국 경제 둔화<br />
하반기 수출액은 상반기 대비 28%가량 줄어들<br />
것으로 대한상의 측은 보고 있다. 건설 업종의<br />
‘장마’ 역시 하반기에 접어들었어도 좀처럼 그치<br />
지 않을 기세다. 대한상의와 전경련 등은 상반기<br />
에 재정이 조기 집행된 결과로 하반기 건설시장<br />
에서는 공사 수주 규모가 4% 수준으로 소폭 하<br />
락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 관련 규제 완<br />
화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가계 부채 부담이 심각<br />
해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 탓이다.<br />
정보통신·기계 ‘맑음’<br />
우선 하반기 시장 전망이 가장 밝은 분야는 정보통신과 기계다. 정보통신산업의 경우 런던 올림픽과 연말 아날<br />
로그 방송 종료에 따라 디지털 TV 및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덩달아 PC 시장과 휴대폰 시장<br />
도 각각 ‘윈도우 8’과 ‘갤럭시 3’ 출시 등으로 상반기에 비해 생산 3.3%, 수출 8.7% 증가가 기대된다. 전경련 역시<br />
와 전통적인 하계 비수기 등으로 약세가 지속될 분위기다. 주력 수출 시장인 중국의 긴축정<br />
책과 경기 부양 지연으로 인해 구매 보류 등의 수요 부진이 나타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br />
섬유 업종은 ‘구름’이 끼기는 하나 많이 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 등 신흥국의<br />
섬유 소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생산이 상반기 대비 2.9%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br />
국내 SPA 브랜드 출시가 늘고, 계절적으로 아웃도어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 요인<br />
이 많다. 일각에선 세계 경기 침체로 섬유 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br />
하반기 ‘기업경영 3대 불안요소’<br />
대한상의는 업종별 하반기 전망치를 발표하면<br />
서 기업경영이 불안한 요인을 제시했다. 세계 경<br />
기의 동반 침체, 여름철 전력난 및 산업용 전기요<br />
금 인상, 선거철 노동계 공세가 그것이다. 또 이<br />
같은 불안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유럽선박<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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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br />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 자료에서 가전·정보통신기기·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전자산업은 하반기 내수와 수출<br />
이 각각 4%와 2% 증가로 상반기보다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 같은 정보통신의 활황세는 유로존 위기<br />
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나 중화권과의 판매 경쟁, 특허 경쟁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정보통신과 함께<br />
기계 업종의 하반기 전망에 있어서도 유로존 위기에 따른 EU 지역 수출 둔화가 우려되지만 미국, 중국, 중동<br />
지역 등 전체 수출은 상반기보다 11.8%나 증가하고 내수도 3.7%가량 증가할 것으로 대한상의 측은 전망했다.<br />
자동차 ‘둔화’, 유화·섬유 ‘정체’<br />
자동차 업종은 하반기 ‘먹구름’이 예상된다. 내수 판매의 경우 K3(기아차) 등의 신차 출시 효과가 기대되지만<br />
외국 경쟁사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수출 부문의 수치가 상반기 대비 크게<br />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의 자동차 수출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br />
가 둔화되는 가운데 업체 간 경쟁 심화,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와 신흥국의 보호주의 강화 등 대내외 여건<br />
글 김진욱•일러스트 노준구•사진 Getty Image<br />
정유·의류 ‘주춤’…철강 ‘위축’<br />
정유와 의류 그리고 철강 시장의 날씨 또한 하반기 들어 ‘흐린’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br />
다. 우선 정유산업의 경우 유가 고공 행진과 유로존 위기로 미국·EU 지역 등의 석유제품<br />
수요가 위축되고 있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의류 업종 역시 FTA 수혜<br />
등으로 의류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제일모직 등 국내 기업의 SPA 사업 진출이 긍정적인<br />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내수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외국 브랜드의 시장 잠식<br />
이 커지고 있어 쉽사리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br />
철강산업의 하반기 위축도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다. 대한상의 측은 철강시장 전망과 관<br />
련 “중국 업체의 감산에 힘입어 생산이 다소 늘 수 있겠지만 중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br />
크고 국내에서는 건설업과 조선업 등 전방산업의 경기 불황이 계속돼 하반기에도 경기 회<br />
금융시장 침체에 따른 선박제작 소요자금 지원<br />
(조선) ▲미국 등의 셰일가스 개발이 미칠 영향<br />
분석(정유·석유화학) ▲한중 FTA 협상 관련 섬<br />
유패션산업 지원대책(섬유) ▲부동산 경기 진작<br />
책(건설) 등과 같은 정부의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br />
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대한상의 박종갑 조사2<br />
본부장은 “유로존 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br />
들어지면서 중국 등 세계경제 전반에 불안감이<br />
커지고 있다”며 “수출지원 및 자금지원 확대와<br />
같은 내수경기 진작대책을 마련하는 등 정부의<br />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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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유로존은 경기 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정적자 축소라는 대전제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br />
같다. 유로존 경제는 하반기에 더욱 위축되면서 독일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마<br />
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동맹과 부분적 재정통합 시도에도 불구하고 남유럽 국<br />
가의 마이너스성장, 재정적자 축소의 어려움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br />
내년에도 세계경제는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럽 재정 위기<br />
미국 : 고용 및 주택시장의 구조적인<br />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이 필요<br />
중국 : 구조 조정 및 경기 펀더멘털 흐름에 주목<br />
한국 : 원/달러 환율은 완만한 하향안정세<br />
요인이다. 대표적인 과잉업종으로 분류되는 철강산업은<br />
단기 차입금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지불해야 할 외상<br />
매입금도 빠르게 확대되는 등 적자 부담과 함께 자금 조<br />
달 여건까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재고 추이를 봐도 생<br />
산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소비 부진의 영향으로 재고액<br />
관련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든다 해도 재정적자 축소 부담은 내년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br />
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철강업체들에 대한 구조 조<br />
로존의 영향으로 미국의 경제 회복 추세도 한계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고성장세를 유지하면서<br />
세계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국<br />
가들 역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9%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8%대로 내<br />
려왔다. 이들 국가는 지난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 같은 대규모 부양이 여의치 않다. LG경제연구원<br />
은 “세계적인 부채 축소 과정이 지속되면서 세계경제는 향후 수년간 3% 수준을 크게 넘어서기 어<br />
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br />
Economy<br />
유로존의 어두운 그림자<br />
유로존 탓에 하반기 세계경제 날씨는 ‘흐림’이다. 유로존의 여파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는<br />
감속이요, 원과 달러의 환율은 1천~1천1백원으로 등락할 전망이다.<br />
미국의 성장세 유로존에 발목 잡히다<br />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실시하지 않으면 올해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어<br />
렵다”고 분석했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류<br />
리강은 “정부의 추가적인 대응정책이 없다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br />
이 목표에 미달할 수 있다”며 “중국 지도부가 경착륙을 다음 정권에 물려주게<br />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br />
중국은 1998년 아시아 외환 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목표치를 밑<br />
돈 적이 없다. 2005~2011년 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0.9%로 중국 정<br />
부의 경제성장률 목표 8.0%를 웃돌았다. 중국 정부는 12차 5개년 개발계획<br />
(2011~2015년) 기간 동안 연평균 7%의 성장률을 목표로 세웠다. 중국의 경기<br />
둔화는 제조업과 증시·금융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심화되는 상황이다.<br />
이달 초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br />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위축세로 돌아섰다. 경기 둔화로 기업 실적이 악화될 것<br />
이란 불안감에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에만 7% 가까이 하락하며 2050선을 내<br />
줬다. 최근 4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만약 상하이지수가 올해 약세로<br />
마감하면 3년 연속 하락하는 것으로 이는 지난 1990년 12월 상하이증시 개장<br />
이후 처음 있는 일이 된다. 금융권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공상은행과 건설은<br />
행, 중국은행(BOC), 농업은행, 교통은행 등 중국 은행의 대출 연체 규모는 지난<br />
6월 말 기준 총 4천1백60억 위안으로 작년 말에 비해 27% 급증했다.<br />
정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br />
박 팀장은 “중국 정책당국이 과잉부담으로 손실이 확대<br />
되는 기업들에게 추가적인 유동성을 공급하기는 어려워<br />
보여 시장이 기대하는 공격적인 부양 조치가 나오기 힘<br />
든 상황이다”며 “4분기 중 물가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br />
는 점도 통화당국으로 하여금 공격적 유동성 공급 조치<br />
를 추진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br />
다. 이에 따라 현시점에서는 중국 경기 부양에 대해 지나<br />
친 기대감을 갖는 것보다는 구조 조정 및 경기 펀더멘털<br />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br />
원/달러 환율, 제한적 흐름 전망<br />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1천원 중반에서 1천1백원대 사이<br />
에서 제한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제<br />
전문가들은 유럽 위기 해결을 위한 정책 공조가 지속되<br />
고 달러화 약세 기조가 유지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완만<br />
한 하향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한다.<br />
미국은 내년 중반까지 초저금리(0~0.25%)를 유지할 예<br />
정이다. 국내 경상흑자 지속 및 대외신인도 개선도 환율<br />
유럽 문제로 인해 미국의 성장세도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최대 수출지역인 유럽의<br />
경기 둔화,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로 미국은 수출 부문에서 성장 견인력이 크게 낮<br />
아질 수밖에 없다. 미국 기업들도 유럽 위기가 해소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이상 축<br />
적된 자금을 투자 및 고용 확대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또 미국도 재정문제에서 자유로운<br />
상황은 아니다. 올해 말 부시 감세 및 비상 실업수당 지급이 종료되면서 향후 재정기조와 관련된<br />
정치적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신뢰 저하가 우려되기 때문이다.<br />
중국 경제를 어찌 부양할꼬<br />
중국의 각종 경제 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면서 추가로 경기부양책을 시행<br />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하지만 중국의 당 기관지인 는 “성<br />
장에 필요한 탄약을 최대한 아껴야 한다”고 썼다. 중국 정부의 공격적 부양정책<br />
조치는 권력 교체 이후인 내년 초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융시장 및<br />
기업 여건도 무작정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2008년 금융 위<br />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가현 KB금융지<br />
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유로존의 정책 공조가 구체화<br />
되면서 안전통화 선호가 완화되는 점, 국내 외화 유동성<br />
과 양호한 재정 건전성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br />
말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부각될 때마다 외국인 주<br />
식 순매도가 환율의 단기 상승을 이끌 가능성도 있다.<br />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면 미국은 통화 완화 및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GDP(국내총생산)<br />
기 직후 경기 부양을 위한 공격적 대출 확대 정책으로 올해 6월 말 기준 대출<br />
일각에서는 원과 달러의 환율이 1천2백원을 넘어설 수<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02<br />
의 10%를 넘는 재정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긴축 기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서도<br />
미국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지속 가능 성장(sustainability)을<br />
위한 모멘텀은 부족한 상황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용 및 주택시장의<br />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br />
중국, 이대로 경착륙하는가<br />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수석<br />
이코노미스트 루팅은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7.4%로 전 분기 7.6%보다 더 하락할 것”이라며<br />
글 전보규•일러스트 노준구<br />
잔액은 GDP 규모로 볼 때 약 120~130%까지 늘었다.<br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금융당국은 과잉 유동성 공급<br />
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금융회사의 부실채권과 대손충당금<br />
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공격적 유동성 공급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br />
“금융기관의 대출 급증에 따른 유동성 관리의 어려움이 높아지는 동시에 부실<br />
채권도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중국 통화당국 입장<br />
에서는 유동성 공급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br />
구조 조정 압력과 물가 리스크도 중국의 공격적 경기 부양책 시행을 가로막는<br />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 ‘마켓에디터사’ 대표이자 국<br />
제 금융 애널리스트인 요시다 하사시에 따르면 “미국 달<br />
러의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천2백원 이상으로 치솟을<br />
수 있다”는 것. 기축 통화인 달러가 국제 금융시장에서<br />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br />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편 지난 8월 원/달러 환율은<br />
연준의 추가 경기 부양책 기대감과 유로존 우려 완화 등<br />
으로 1천1백20~1천1백30원 사이에서 등락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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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Economy<br />
하반기 자산관리 전략<br />
연말 주가는 2000~2100선으로 예상된다. 이머징채권·ELS 등에 분산투자하길 권한다.<br />
게 즉시연금이 금융상품 시장의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현<br />
재로서는 즉시연금은 이자에 대해 소득세가 붙지 않는다. 하지<br />
만 세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는 이자소득세(15.4%)를 내야 하<br />
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내에 즉시연금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면<br />
하반기에도 국내 주가가 급격히 오르는 것이 아니고<br />
박스권에서 등락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므로<br />
단기 대응이 가능한 환매수수료가 없는 펀드나<br />
중위험 상품인 공모주펀드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br />
조금 서두르는 것이 좋다. 즉시연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br />
나면서 보험사가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하거나 가입 한도를 제한<br />
“막연한 기다림보다 ‘눈높이 투자’가 적절하다”<br />
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어서다.<br />
- 박상열 외환은행 PB영업추진실 차장<br />
그러나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고 해서 자산의 대부분을 안전자<br />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와 계절이 바뀌어도 재테크 출구는 여전히 미로 속이다. 유럽 금융 위기 이후 주가<br />
는 갈지자 행보를 거듭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의 침체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가을의 길목에서 풍성한 수확은<br />
커녕 손실의 늪에 빠진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과연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현 상황에서 올 하반<br />
기를 멋지게 마무리하려면 어떤 자산관리 전략을 구사해야 할까? 자산관리 전문가인 외환은행 프라이빗뱅커<br />
(PB) 2인의 조언을 통해 2012년의 끝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하반기 투자를 풍성하게 마무리해줄<br />
자산관리법에 대해 살펴본다.<br />
산으로만 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즉시연금 역시 절세<br />
매력은 크지만 수익 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조금 적극적인 투자<br />
성향을 지닌 투자자라면 다른 곳에도 눈을 돌려볼 수 있다. 이<br />
를 테면 국내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분할매수하는 방안도<br />
고려할 만하다. 코스피지수가 1850선 이하로 떨어진다면 주식<br />
시장에 들어갈 적기일 듯하다. 주가 회복기에 대비하려면 주가<br />
가 떨어질 때마다 여러 차례 나눠 담는 ‘분할매수’ 전략이 이상적<br />
이다. 지루한 위기를 반복하던 유럽 시장도 앞으로 점차 안정을<br />
찾아가면서 하반기에는 주식시장 역시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br />
전망이다. 연내 2100선까지는 상승의 가능성이 점쳐진다.<br />
주식을 멀리하는 안전 제일주의 투자자라도 예금 위주로 운용<br />
하기보다는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br />
것이 필수적이다. 예금 금리가 3%대 초반으로 내려와 있는 만큼<br />
우선 채권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이머징채권이나 하이<br />
일드채권에 투자한다면 국내 자산과 낮은 상관관계를 지녀 분<br />
산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고객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포<br />
트폴리오의 다양화 차원에서 채권을 20~30% 투자 바구니에<br />
담는 것이 추천된다.<br />
주요국 양적 완화 정책 및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 표명으로 리<br />
스크 완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은 여전히 코스피지수<br />
1800~1900선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급진적으로 상승할 가<br />
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향후 위기는 완화되고 좋은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긍<br />
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투자에 임하는 것이 좋겠다. 대체로 연말에는 2000선을<br />
바라보는 분석이 많다. 그렇게 본다면 현 시점은 투자 기회일 수 있다. 지금부터<br />
주식시장에 참여해야 연말 증시 상승과 함께 달콤한 결실을 맛볼 수 있다.<br />
되돌아보면 줄곧 박스권에 갇혀 있던 올해 상반기에도 투자 기회가 전혀 없었던<br />
것은 아니었다. 저점과 고점의 차이는 200포인트가량 벌어진다. 하지만 망설이기<br />
만 하다 보면 투자 기회는 더 멀어지기만 할 뿐이다. 물론 대세 상승장이 기대되는<br />
것은 아닌 만큼 무턱대고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좋지 않다. 하반기에도 국내 주가<br />
가 급격히 오르는 것이 아니고 박스권에서 등락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므<br />
로 단기 대응이 가능한 환매수수료가 없는 펀드나 중위험 상품인 공모주펀드 등<br />
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또 투자에 앞서 목표수익률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필<br />
수다. 현재 주가에서 연말 2000까지 상승한다 해도 지수 상승률은 10%를 넘지<br />
못한다. 투자자와 자금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현 시장 상황에서는 목표수<br />
익률을 5% 정도로 낮춰 잡고,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이익 실현을 한 후 다시 포<br />
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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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br />
“즉시연금 가입은 기다리지 말고 바로”<br />
- 박영란 외환은행 영업부 WM센터 PB팀장<br />
하반기 금융시장도 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않다. 유럽 위기가 아직 뚜렷한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국<br />
내 상황도 여전히 큰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안팎을 오르내리는 이즈음, 금융 소비자들<br />
은 투자에 발을 담그는 것을 두려워한다. 대신 유동성 자금을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수시입출식 특정금<br />
전신탁(MMT)과 같은 단기 상품에 넣어두고 시장을 주시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의 방향성을 지켜본 뒤 투자<br />
하겠다는 신중론이 우세한 것이다.<br />
이러한 가운데 자산가들의 주요 관심사는 절세 방안에 쏠려 있다. 세법 개정안 발표 이전에도 절세는 자산가<br />
들의 주요한 이슈였지만, 이번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br />
더욱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산가일수록 자금을 운용해서 이익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세금을<br />
덜 내는 방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즉시연금에 대한 문의가 빗발친다. 11월까지는 이렇<br />
글 배현정•일러스트 노준구<br />
종합과세 대상 자산가라면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도 좋<br />
은 투자상품이 될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정기예금의 2<br />
배 정도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br />
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선택하면 위험을 크게 줄<br />
일 수 있다. ELS는 만기 시 한꺼번에 이자를 받으면 세금 부담<br />
이 커지기 때문에 매월 분할해 받는 상품으로 수익과 절세의 두<br />
마리 토끼를 좇는 것이 현명하다.<br />
그동안 채권을 편입하지 못했던 투자자라면 하반기에는 이쪽에 관심을 가져볼 만<br />
하다. 글로벌정책 공조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국내 시장금리는 사상 최저치를<br />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에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투자의 매력이 커<br />
진다. 특히 위험대비 수익률이 높고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해외채권형<br />
펀드가 유망 투자대상으로 보여진다.<br />
상반기 인기 상품이었던 ELS 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br />
인다. 최근 1차 조기 상환 기회를 넘기고 2차를 기대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ELS<br />
에 대한 기대치가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신규 투자자들에게는 지금이<br />
ELS에 들어가기 적합한 때다. 주가지수가 1800대에서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에 현<br />
재 지수에서 50~60% 이상 빠지지 않으면 조건을 만족시키는 ELS를 선택할 경우<br />
상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코스피200이나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br />
에 투자한다면 7~8%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05
The<br />
Immigrants<br />
다문화를 지지하지<br />
않는 정부와 보수<br />
세력이 머쓱해졌다.<br />
런던 올림픽 성과에<br />
희희낙락했는데,<br />
알고 보니 메달을<br />
따거나 상위권에<br />
랭크된 선수들<br />
중 상당수가 해외<br />
이민자의 자손이거나<br />
이민자였다. 사실<br />
영국만큼 이민자와<br />
그 후손들이 많이<br />
뿌리내린 나라도<br />
없는데 새삼스럽기도<br />
하다.<br />
L a v i e S E p t e m b e r 2 0 1 2<br />
106<br />
Global Report<br />
CURRENT<br />
uk<br />
영국 그리고 런던은 올해 들어 일련의 이벤트를 치르며 다시 한 번 세계의 눈을 집중시켰다.<br />
윌리엄 왕자의 결혼, 여왕의 즉위 60주년 그리고 런던 올림픽 때문이다. 영국 여행을 계획하거나 영국과의 비즈니스를 검토하고<br />
점검하는 이들이 많을 터. ‘오늘’의 영국을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를 모았다.<br />
사진 Getty Image<br />
Prince Harry<br />
요즘 영국<br />
젊은이들에게 가장 ‘<br />
핫’한 인물을 물으면,<br />
열에 여덟은 해리<br />
왕자를 언급할 거다.<br />
결혼도 했겠다, 짐짓<br />
점잖은 길을 가는<br />
윌리엄과 달리, 해리는<br />
마음껏 청춘을 즐기는<br />
타입이다. 얼마<br />
전 라스베이거스<br />
호텔에서 누드 파티를<br />
즐기기도 했다니, 이<br />
왕자 참 ‘난 놈’일세.<br />
Heathrow<br />
Airport<br />
1944년에 문을<br />
열어 매년 6000만<br />
명을 태우고 내리며<br />
유럽의 출입구 역할을<br />
톡톡히 해온 히드로<br />
공항. 점점 세계<br />
곳곳을 직접 연결하는<br />
항공편이 늘어나면서<br />
항공 허브로서의<br />
입지에 위기를 느낀<br />
걸까? 세 번째 활주로<br />
개설 등 공항 확장을<br />
두고 비용과 환경문제<br />
등 찬반 논란이<br />
뜨겁다.<br />
Economy<br />
Crisis<br />
EU는 ‘신의 한 수’<br />
였을까, 자충수였을까.<br />
리세션으로 시작된<br />
경제 위기가 나아질<br />
기미를 보이지 않고<br />
스페인, 그리스<br />
등 점점 더 여러<br />
나라로 번져가기만<br />
한다. 경제 형편에<br />
대한 걱정은 영국도<br />
마찬가지지만, EU<br />
의 내분과 유로화를<br />
둘러싼 갈등을 보는<br />
마음은, 글쎄, 조금은<br />
강 건너 불구경?<br />
Street Food<br />
우리나라는<br />
노점상을 쫓느라<br />
바쁘다. 그런데<br />
미국과 유럽에서는<br />
요즘 길거리 음식이<br />
대인기다. 샌드위치,<br />
타코, 부리토 등<br />
간편한 음식부터 타이<br />
누들과 볶음밥까지. 9<br />
월 15~16일에는 인기<br />
셰프 제이미 올리버와<br />
그의 레스토랑 피프틴<br />
Fifteen이 후원하는<br />
‘British Street Food<br />
Awards’가 열린다.<br />
Glastonbury<br />
Festival 2013<br />
현대음악의<br />
본거지와도 같은<br />
영국. 특히 이곳에서<br />
열리는 글래스턴베리<br />
페스티벌은 해마다<br />
흥행 기록을 경신하는<br />
축제다. 2013년 티켓<br />
판매가 10월 7일부터<br />
시작되는데, 이번에는<br />
과연 티켓값이 얼마나<br />
치솟고 라인업은<br />
어떻게 될지 벌써<br />
입이 바짝바짝<br />
타들어가는 사람,<br />
한둘이 아닐 거다.<br />
VISA<br />
영국은 우파 정부가<br />
우세하다. 이민자<br />
수 제한 정책은 뻔히<br />
예상됐던 일. 이제는<br />
이민자 수가 공식<br />
발표할 만큼 줄어들기<br />
시작했다는데,<br />
영국으로 공부하러<br />
오는 외국인<br />
학생들까지 불똥이<br />
튀었다. 당장 9~10<br />
월에 대학에 입학해야<br />
하는데, 전년 대비<br />
학생 비자 발급률이<br />
21%나 떨어졌다.<br />
UEFA<br />
Champions<br />
League<br />
레알 마드리드,<br />
아스날, 유벤투스,<br />
첼시 FC, 맨체스터<br />
시티…. 그들이<br />
맞붙는다. 유럽 ‘챔스’<br />
얘기다. 두근거리는<br />
사람 많을 것으로<br />
안다. 축구에 대해<br />
열정적이기로 둘째<br />
가라면 서러운<br />
영국인들은 오죽하랴.<br />
요즘 영국에선<br />
점심시간이면 우승<br />
팀을 점치고 열변을<br />
토하는 모습들을 흔히<br />
볼 수 있다.<br />
ICC World<br />
Twenty 20<br />
세계 크리켓 대회로,<br />
우리나라에는 생소한<br />
스포츠이지만 영국을<br />
비롯해 인도, 호주<br />
등 세계의 영연방<br />
국가들에서는<br />
대단한 관심을 얻는<br />
리그이니, 영국에<br />
가서는 크리켓도 좀<br />
알아야 대화에 낄 수<br />
있다. 9월 18일부터<br />
시작해 10월 7일에<br />
결승전을 치르며<br />
올해는 스리랑카에서<br />
개최된다.<br />
Late Vacation<br />
영국인들은 날씨에<br />
관심이 크다. 궂은<br />
날이 많고, 변덕스러운<br />
때가 많아서다. 2012<br />
년 여름은 유난했다.<br />
그렇게 여름휴가를<br />
중시하는데 그마저<br />
미룰 정도였으니까.<br />
그리고 그 휴가를<br />
이제서야 떠나고 있다.<br />
그래서 영국 회사에선<br />
‘담당자 휴가 중’이란<br />
자동 응답 이메일을<br />
부쩍 많이 보내올<br />
거다.<br />
New Cabinet<br />
데이비드 캐머런<br />
총리는 진중하고<br />
보수적인 이미지를<br />
지향한다. 실제<br />
성격이나 정치 성향도<br />
그렇다. 그런데<br />
지지부진한 국정<br />
운영에 질렸나 보다.<br />
이번 정부 들어서<br />
처음으로 내각을 전면<br />
교체했다. 일종의<br />
충격 요법을 쓴 건데,<br />
어떤 결과가 나올지,<br />
영국인들의 요즘 가장<br />
큰 관심사다.<br />
The Parties<br />
지난 5월 지방 선거가<br />
열렸고 여당인<br />
보수당은 참패를<br />
겪었다. 노동당이<br />
지방의회의 의석<br />
대부분을 점유했는데,<br />
꼭 우리나라 정치<br />
구도와 비슷한<br />
양상이다. 어쨌든<br />
현재 영국은 중앙은<br />
보수, 지방은 진보가<br />
대립해 사사건건 뜻이<br />
맞지 않고 서로 태클을<br />
거는 형국이다.<br />
School<br />
Expenses<br />
사실 영국은<br />
유학생들에게 관대했다.<br />
등록금의 1/3만 내도록<br />
배려를 해줬기 때문이다.<br />
그런데 이제 정부가<br />
어렵다고 그 지원을<br />
끊어버렸다. 입학과<br />
새 학기가 다가오면서<br />
외국인 학생들이 과격한<br />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br />
여기나 저기나 대학<br />
등록금이 문제가 되고<br />
있는 것만큼은 사실인 듯.<br />
Independence?<br />
어쩐지 런던 올림픽 축구<br />
단일 팀에도 빠졌더라.<br />
내내 독립을 부르짖던<br />
스코틀랜드는 이제<br />
국민투표까지 하겠다고<br />
나섰다. 결과가 어찌<br />
될지 모르지만, EU<br />
의회와 잉글랜드는<br />
독립을 강행하면 EU에서<br />
내쫓겠다고 으름장을<br />
놓는 중이다.
Publisher’s Global Report Letter<br />
Oh, Majesty!<br />
지난 런던 올림픽 개막식. 정작 가장 화제가 된 건 엘리자베스 여왕이었다. 각국 선수단의 입장과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한<br />
예술성 높은 무대 등을 눈앞에 두고서도 ‘쿨’한 표정으로 손톱 정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여왕의<br />
큰 손자, 윌리엄과 케이트 미들턴이 세기의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영국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또 이제는 얼마 남지<br />
않은 유럽의 왕족 문화를 계승하는, 영국 왕실 이야기.<br />
남작 위에 백작 위에 공작<br />
시대극이나 ‘영드’를 보면 공작 부인, 백작 부인 얘기가 참 많이<br />
나온다. 영국에서 작위 계급은 공작(Duke), 후작(Marquis), 백<br />
작(Earl), 자작(Viscount), 남작(Baron), 준남작(Baronet), 기사<br />
(Knight), 향사(Esquire) 순으로 구분되어 있고, 이 중 공작부터 남<br />
작까지가 귀족에 속한다. 공작은 일반 공작과 왕족 공작(Royal<br />
Duke)이 있다. 후작은 두 번째로 높은 지위이지만 오늘날 후작들<br />
은 대부분 역사가 200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귀족 중<br />
중간 지위인 백작은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니며, 그들의 상속자들<br />
은 자작과 남작 지위를 갖게 된다.<br />
해리는 못 말려<br />
해리 왕자의 누드 게임 사진이 얼마 전 인터넷을 휩쓸었다. 이로 인<br />
해 국내외에서는 왕실 후계자로서의 체통과 처신에 대한 비난 여<br />
론이 일었다. 그러자 대표적인 SNS에서 이상한 현상이 발생했다.<br />
지금까지 1만2000명이 넘는 이들이 자신의 나체 경례 사진을 올려<br />
그의 지지 의사를 밝힌 거다. 왕실 관계자 또한 “그는 이미 성인”이<br />
라며 과도한 옐로 저널리즘을 경계했다. 그가 범법을 저지르는 것<br />
도 아니고, 그저 자기 표현력 강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젊은 세대일<br />
뿐이니, 해리 왕자를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고, 말릴 이유도 없는<br />
셈이다.<br />
여왕님 마음대로<br />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자메이카 등 영국을 포함한 16개국에서 엘<br />
리자베스 여왕을 ‘우리 여왕님’으로 모시고 있다. 올해로 ‘다이아몬<br />
드 주빌리(즉위 60주년)’를 맞이한 엘리자베스 2세는 스물다섯이<br />
라는 어린 나이에 ‘국왕’이라는 타이틀의 주인공이 되었다. 얼마 전<br />
미국 NBC 등의 매체는 그녀가 후드 티를 입고 국방색 랜드로버를<br />
직접 운전하는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은 제2차 세계대<br />
전 중 소위(Second Subaltern) 계급으로 군용 트럭까지 몰았던 그<br />
녀가 이른바 ‘군번 있는 여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그리 놀랄 일도<br />
아니다.<br />
세기의 결혼식<br />
한동안 버킹엄 궁 주변의 호사가들은 시무룩했다. 별다른 스캔들<br />
도 이벤트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br />
턴의 결혼식은 대단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왕자와 공주의<br />
이야기, 세기의 결혼식은 언제나 흥행 성공이다. 1조가 넘는 경기<br />
부양 효과, 10년의 연애, 20억 명의 시청자, 30년 만의 로열 웨딩,<br />
350년 만의 평민 신부, 1천8백억원의 결혼 비용, 1900명의 초대<br />
하객, 5000명의 경호 경찰, 8000여 명의 취재진. 이 모든 숫자들<br />
을 합하면 ‘세기의 결혼식’이라는 정답으로 귀결된다.<br />
우리는 ‘윈저’ 스타일<br />
현대의 왕족은 사실상 ‘명예직’이다. 일반적으로 지금의 영국 왕실<br />
은 노르만 왕조의 윌리엄 1세를 시작으로 이어져 현대에 이른 윈저<br />
왕가를 일컫는다. 그들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야기된 반( 反 )독일적<br />
국민 정서를 고려해 독일식이었던 왕가의 명칭을 영국식인 ‘윈저’<br />
로 바꾸었다. 지금의 이 왕가는 역사 속 이모저모에 빠지지 않고 기<br />
록될 ‘독특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했다.<br />
세력 가문은 잉글랜드에만 있는 게 아니다<br />
영국에는 잉글랜드 지역 밖에도 유서 깊은 가문들이 있다. 대표적<br />
으로 스코틀랜드 중부 스트래스클라이드 주의 글래스고 남동쪽에<br />
는 그 지방 영주였던 해밀턴Hamilton 공작 가문이 있었다. 파이프<br />
Fife 공작, 아톨Atholl 공작, 버클루Buccleuch 공작 등 다수의 공작<br />
들이 스코틀랜드 지역의 귀족이었다. 이 밖에 앵글시Anglesey 후<br />
작, 리스번Lisburne 백작, 포이스Powis 백작 가문도 웨일스 출신<br />
의 귀족이다.<br />
왕이어서 불행한 남자<br />
사랑 지상주의자. 이런 사람들이 왕가에도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br />
이 바로 에드워드 8세다. 1936년, 국왕이었던 에드워드 8세는 라<br />
디오를 통해 퇴위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미국 국적의 이혼녀 심슨<br />
부인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퇴위 이후 그는 ‘윈저 공작’으로 신분이<br />
하향됐지만, 둘은 프랑스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살았<br />
다. 남성 패션에 있어서 에드워드 8세는 아이콘적 인물이다. 남자<br />
들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윈저노트Windsor knot’라는 넥타이 매<br />
왕자의 난?<br />
찰스와 앤드루 두 왕자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관측은 진작부터 있<br />
어왔다. 터질 게 터진 걸까? 지난 7월, 영국의 은 왕실<br />
내부에서 왕자들 간의 권력 투쟁이 본격화되었다고 보도했다. 여<br />
왕의 즉위 60주년 행사에 찰스 왕세자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의 일<br />
가가 발코니 행사에서 배제되었고, 이는 찰스와 앤드루 간의 신경<br />
전이 표면화된 것이라는 내용.<br />
좋은 일도 합니다<br />
영국의 왕가가 대대손손 쌓아온 부와 명예로 호위호식만 하는 건<br />
아니다. 나름대로 크고 작은 사업에 관여하면서 지속적인 수입원<br />
을 마련해놓고 있다. 또 영국 안팎의 자선 행사에 참여하고 후원<br />
하는데, 이런 활동은 생각보다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로열 애스<br />
콧 경마 대회Royal Ascot Race Meeting는 1711년 앤 여왕이 처음<br />
으로 열었는데, 그 후 왕실의 후원을 받으며 지속되어 2011년에는<br />
300주년 행사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 결혼한 케이트 미들턴<br />
왕세손비는 고( 故 )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뒤를 이어 이미 5개가 넘<br />
는 법이 바로 윈저 공작의 평소 스타일에서 따온 이름이다.<br />
는 단체에 후원을 약속하는 등 자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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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br />
글 박이지•일러스트 오정택<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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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Global Report<br />
BRIT ARTISTS<br />
현대 문화·예술의 본거지인 영국. 그곳엔 걸출한 ‘인물’들이 여럿이다.<br />
데미언 허스트<br />
Damien Hirst<br />
데미언 허스트는 아마도 생존하는<br />
영국 작가 중 가장 부유할 것이다.<br />
2010년 의 리스트에<br />
따르면 그의 자산 규모는 한화로 약<br />
2천6백억에 이른다. 데미언 허스트의<br />
유명세를 이야기할 때 그의 가장<br />
비틀스 The Beatles<br />
지금까지 팔린 앨범은 약 23억만, 아이튠즈에서 팔린<br />
앨범이 58만 장, 1278주 동안 빌보드 차트에 올랐고<br />
든든한 후원자였던 사치 갤러리의<br />
찰스 사치Charles Saatchi를 빼놓을<br />
수 없다. 사치는 데미언이 아직 거의<br />
이언 매큐언 Ian McEwan<br />
1968년 레드 제플린이 결성됐고, 스탠리 큐브릭이 를 발표했으며 NASA에선 달 착륙선<br />
스톤스The Rolling Stones’를 제외하면 비틀스의 판매<br />
을 1억원에<br />
사들이며 데미언 허스트의 명성을<br />
세상에 알리는 데 한몫했다. 데미언과<br />
사치는 결국 잦은 마찰로 결별한 후<br />
비공개로 그 작품을 팔았다.<br />
일어났고 이언 매큐언은 20세의 영국인이었다. 정치, 철학<br />
그리고 과학의 거의 모든 패러다임이 전복되던 1960년대<br />
후반과 1970년대 초에 20대를 보낸 작가들이 세상을<br />
바라보는 눈은 그래서 조금 차갑다. 그의 별명이 ‘Ian<br />
Macabre’인 이유는 그가 보기 싫은 우리의 추악을 그리기<br />
때문이 아니라 가치 판단에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br />
대단히 멋을 부리는 건 아니지만, 똑<br />
떨어지는 슈트 차림이 그렇게 잘<br />
어울릴 수가 없다. 거기에 서글서글한<br />
눈망울을 하고 씩 웃는데 그 누가 안<br />
넘어가랴. 그의 필모그래피엔 얕지<br />
않은 작품이 제법 많다. ,<br />
, ,<br />
등등. 그리고 그의 연기는<br />
고전적이고 묵직하다. 그러니, 주드<br />
데이비드 보위<br />
David Bowie<br />
어떤 이는 영국 예술의 신사적인 태도와<br />
로는 얼굴로만 먹고 사는 남자는<br />
아니다. 인정하자. 우월한 남자다.<br />
보수성을 얘기한다. 또 어떤 이는<br />
기존의 것에 대한 전복과 자유를 말한다.<br />
데이비드 보위는 후자를 대표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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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br />
예쁘고 야리야리해, 새로운 생물체<br />
같은 ‘요즘’ 남자들의 원형이기도 하다.<br />
미끈하게 빠진 몸매며, 레이저가 나올<br />
듯 새파란 눈이며, 턱은 어쩜 여자보다<br />
더 가늘고 고운지. 데이비드 보위에게는<br />
남녀 할 것 없이 매혹 당한다. 그가 하는<br />
음악을 ‘글램 록’, ‘아트 록’이라 부르는<br />
것도 다 그래서다. 예순이 넘은 지금도<br />
그는 끝내주게 섹시하다. 원조 슈퍼모델<br />
이만과 살고 있고 케이트 모스와는 커플<br />
화보를 찍는다. 그는 다 가졌다.<br />
닉 혼비 Nick Hornby<br />
록 밴드의 공연장에서 방방 뛰는 남자, 서늘하고 예리한<br />
시나리오 작가, 아스날 FC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얼굴이<br />
시뻘개지도록 열을 내는 축구 팬, 담담하고 따뜻한 소설가,<br />
동네 펍에서 맥주를 퍼마시며 킬킬거리는 한량. 닉 혼비<br />
얘기다. 지극히 평범한 영국인 같다고? 하긴 생김새가 몹시<br />
친근하다. 그렇다고 얕볼 남자가 아니다. 닉 혼비는 보편의<br />
것들을 소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마디로 쉬운 말인데<br />
곱씹게 되는 글재주의 소유자다. 캐리 멀리건이라는 영국의<br />
여배우를 발굴한 영화 의 시나리오로<br />
오스카를 타기도 했다. 그뿐이 아니다.<br />
글 박세회•일러스트 노준구<br />
가이 리치 Guy Ritchie<br />
그는 애처가였다. 아내가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니<br />
감독 데뷔를 시켜주고, 카발라를 믿자니 카발라를<br />
믿었다. 사실 가이 리치도 어디서 기 싸움에 질 남자가<br />
아니었다. 기사나 남작 작위를 받으며 동네에서<br />
힘깨나 쓰는 집안 출신이요, 런던 재력가 중 한 명이자<br />
‘하드록카페’ 오너인 피터 모턴Peter Morton을<br />
찾아가 대뜸 투자를 제안한 패기의 소유자다. 그렇게<br />
나온 장편 데뷔작이 바로 다. 마돈나와 이혼 후 잠잠하던 가이 리치는<br />
시리즈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br />
대니얼 크레이그<br />
Daniel Craig<br />
제6대 제임스 본드로 발탁된 초반에는 사실 상황이<br />
달랐다. 전형적인 제임스 본드가 아니라는 의견이<br />
대다수였고, 는 “제임스<br />
본드가 아니라, 제임스 블랜드로 이름을 바꿔야<br />
한다”고 비아냥거렸을 정도다. 하지만 2006년 에서 그는 신형 제임스 본드를 제대로 보여줬고,<br />
2008년 를 거쳐 올해 11월 신작<br />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 크지 않은 키,<br />
곱상하진 않지만 그는 거부할 수 없이 섹시하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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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Global Report<br />
30억 파운드를 창출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 중 반이 외국인 직접투자(FDI)로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br />
다. 그러나 슬라베나 나자로바 크레디아그리콜 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적인 목표가 다소 과장돼 있다”고<br />
평가했다. 올림픽 주최 측의 티켓과 기념품 판매 등으로 나타난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며 결국 영국 경제<br />
전체에서 올림픽 효과를 식별하기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br />
스펜서 데일 이코노미스트는 올림픽이 영국 경제에 미칠 장기적 효과에 대해 “이 같은 유형의 효과는 파<br />
악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올림픽이 어떤 구체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br />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경기 침체에 빠진 영국 경제가 올림픽으로 괄목할 만한 회생 신호를 얻어내지는<br />
못할 것이란 데 입을 모은다.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의 머빈 킹 총재는 올림픽 폐막식이 있던 지<br />
난달 13일 인터뷰에서 “올림픽이 영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br />
다. 킹 총재는 “올림픽을 통해 행복과 격려가 확산됐고, 이로 인한 자신감이 경제를 부양시킬 수도 있겠<br />
지만 궁극적으로 올림픽은 우리가 직면한 경제 상황의 토대를 바꾸지 못한다”고 지적했다.<br />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의 머빈 킹 총재는 “올림픽을 통해 행복과 격려가 확산됐고, 이로 인한 자신감이 경제를 부양시킬 수도<br />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올림픽은 우리가 직면한 경제 상황의 토대를 바꾸지 못한다”고 지적했다.<br />
8월 소매 매출 오히려 줄었는데, 이게 바로 올림픽 역효과?<br />
올림픽이 열렸던 8월, 소매업체들의 성적이 오히려 올해 가장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은 올림픽 효<br />
과에 대한 실망감을 보탰다. 영국 소매업체 60%를 대표하는 영국소매컨소시엄(BRC)이 집계한 영국의 8<br />
월 소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줄어들었으며 지난해 12월 후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파<br />
티 음식이나 음료 매출은 늘어났지만 종합적인 효과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매출 성<br />
장률도 취약했다. 인터넷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집계를 시작한 2008년 10월<br />
후 가장 취약한 월 성장률이다. 온·오프라인을 합한 총 소매 매출도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1년 11<br />
월 후 가장 저조한 증가율이자 지난해 8월 증가율 1.5%였던 데 비해 미미한 효과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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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br />
런던<br />
올림픽과<br />
영국 경제의<br />
올림픽 효과<br />
영국 경제는 사실 위기였다. 고질적인<br />
불경기는 물론, 유럽 부채 위기의<br />
역풍 탓이다. 지난여름 훈훈했던 런던<br />
올림픽은 영국 경제에도 훈풍이 됐을까?<br />
런던 올림픽은 개최 비용이 93억 파운드(한화 약 17조7천6백76억원)로 7년 전 개최지로 선정된 당시 추<br />
산했던 것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탓에 ‘경제적 효과’ 논란에 직면해왔다. 런던 올림픽이 7월 27일<br />
시작해 8월 13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지 한 달 후,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논의를 다시 살펴본다.<br />
1백30억 파운드 창출?<br />
올림픽 이후, 경기장이 있는 스트래퍼드는 훌륭한 교통망과 유럽 최대의 쇼핑센터를 자랑하는 장소가<br />
됐다.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묵었던 아파트는 내년 매매에 들어가며 올림픽 경기장은 2017년 세계육상<br />
선수권대회에서도 다시 활용될 예정이다. 영국 내 사회 기반 시설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여기에<br />
이미지 제고 등 가시적으로 금세 나타나지 않는 효과를 감안하면 런던 올림픽은 영국 사회에 긍정적인<br />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런던 올림픽은 지난해 여름 촉발됐던 시위로 이미지에 입은 타격<br />
을 해소하는 데 분명히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8월 런던 북부의 토트넘에서 한 시민이 경찰관이<br />
발사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을 계기로 발생한 청년층 시위가 폭동으로 비화된 바 있다. 또 영국은 올림<br />
픽 시작 전 교통, 보안 문제 등과 관련한 신뢰의 위기를 겪어야 했는데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며 이 같은<br />
부분에 대한 신뢰도 회복됐다고 평가받는다. 개막을 앞두고 런던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런던 교통 시스<br />
템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실어 나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었다.<br />
런던정경대 게오르기오스 카베트소스 교수는 “올림픽 같은 대형 이벤트는 경제성장률이나 여행, 고용,<br />
임금 등 눈에 보이는 결과를 현저하게 끌어올리진 않는다”며 “올림픽이 행복이나 건강한 생활 촉진 등<br />
눈에 보이지 않는 이득을 가져왔는지 여부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br />
다. 영국산업연맹 CBI의 런던 책임자 사라 파커도 “올림픽 기간 동안 영국 기업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br />
측면을 보여줬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br />
그렇다면 무형적인 부분 외에 구체적으로는 얼마나 효과가 있다고 봐야 할까? 전문가들은 올림픽이 3<br />
분기 영국 경제 GDP를 0.3%포인트 더 늘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영국 정부는 올림픽이 향후 4년간 1백<br />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전문가들은 올림픽으로 인해 사람들이 붐빌 것을 예상한 다른 관광객들이<br />
오히려 여행을 연기했고, 올림픽을 위해 런던을 찾은 관광객들도 스포츠 관람에만 집중한 탓이라고 원<br />
인을 분석한다. 스티븐 로버트슨 BRC 이사는 “사람들이 감명 깊은 올림픽에 빠져 쇼핑에는 거의 관심이<br />
없었던 게 분명하다”며 “특별히 몇몇 주요 품목의 판매 결과를 보면 그렇다”고 말했다. 하워드 아처 IHS<br />
글로벌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올림픽 기간 중 런던 도심에서의 쇼핑을 피했다”며 “성공적<br />
인 올림픽으로 낙관적 요소들도 만들어졌으나 8월 소비심리를 회복하는 덴 실패했으며 이는 다소 우려<br />
스럽다”고 덧붙였다.<br />
올림픽이 런던을 찾는 관광객을 오히려 줄어들게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매업체들은 올림픽 때문에 스<br />
포츠팬이 아닌 관광객들이 집에 머물거나 여행을 올림픽 이후로 연기해 다른 관광지 수입을 줄어들게<br />
했다는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관광업체 UK인바운드의 매리 랜스 최고경영자(CEO)는 AFP와의 인터<br />
뷰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면 올림픽은 영국 인프라스트럭처에 막대한 투자를 하게 하는 촉매가 됐다”며<br />
“그러나 올림픽이 더 많은 방문객을 런던과 영국으로 불러들이지 못했고 사실 관광객은 30%까지 줄었<br />
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랜스는 “올림픽 공원 바로 옆에 있는 웨스트필드 스트래퍼드 시티 같은 쇼핑<br />
중심가는 상당한 이득을 얻었지만 호텔들이 숙박료를 인하했고, 많은 쇼핑 업체들, 레스토랑, 극장, 관광<br />
명소 등에서 방문객들이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유럽여행사연합회(ETOA)도 올림픽 개막 첫 며<br />
칠간은 여행객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고 추산했다.<br />
실제로 올림픽 첫 며칠간 런던은 ‘유령도시’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국민<br />
들에게 “수도(런던)로 돌아오라”고 촉구했을 정도다. 캐머런의 호소가 영향을 발휘했는지, 그의 발언이<br />
있은 후에야 런던 주 쇼핑 구역과 옥스퍼드 스트리트 주위 소매업체의 매출이 늘어났다. 헬렌 디킨슨<br />
KPMG 소매 담당 대표는 “소매업체들은 올림픽이 지출을 늘려줄 것을 바랐으나 소비자들은 쇼핑에 나선<br />
대신 집에서 TV로 경기 시청을 즐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스펜서 데일 BoE 이코노미스트도 “여행객들로부<br />
터 일부 추가 지출이 있었겠지만 우리 중 많은 이들이 알듯 올림픽이 오히려 여행을 방해하는 측면이 있어 종<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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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Report<br />
전문가들은 일련의 사태가 런던의 금융 허브 위상을 위<br />
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뉴욕을 내세워 영국과 글<br />
로벌 금융 허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견제가 만<br />
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드러난 영국 은행들의 부정<br />
행위를 포착해 처음 문제 삼은 게 다름 아닌 미 금융당<br />
합적인 영향은 작을 것”이라며 “티켓 판매나 TV 중계권 수익은 3분기 GDP를 아주 약간 늘리는 데 그칠 뿐”<br />
국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br />
이라고 전망했다.<br />
흔들리고 있는 런던의 금융 허브 위상은 이중침체(더블<br />
영국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br />
그러나 소매 매출 부진의 책임을 올림픽에만 돌리긴 힘들다. 빈약한 올림픽 효과는 영국 경제 상황이<br />
워낙 취약한 상태임을 드러내는 방증일 수 있다. 그나마 올림픽 덕분에 소매 매출이 덜 약화된 것일 수<br />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KPMG의 헬렌 디킨슨 대표는 “(올림픽이 없었더라면) 소매 매출 성적이 더 나<br />
빴을 수도 있다”며 “8월은 전통적으로 소매 매출이 취약한 달”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올여름 런던은<br />
딥)가 반복되는 ‘트리플딥’ 위기에 처한 영국 경제에도<br />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영국은 직접적인 금융산업은 물<br />
론 법률과 회계 등 관련 산업에서 막대한 수입을 거두고<br />
있어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산업이 담당하는 몫이<br />
20%에 달하기 때문이다.<br />
유독 습한 날씨가 이어졌다. 쇼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악재’다.<br />
자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br />
오랜 불황 탓에 영국 가계가 소비 대신 부채 상환에 집중하고 있다는 증거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7월<br />
금융권에서는 그래도 영국이 런던의 금융 허브 위상을<br />
영국의 신용카드 대출은 1억4천7백만 파운드 감소했다. 6년 내 가장 큰 감소 폭이다. 2010년 7월 후 신<br />
지켜낼 것이라는 데 무게를 더 두고 있는 분위기다. 뉴<br />
용카드 빚이 50억 파운드 줄어들긴 했지만, 7월 지표는 영국 가계가 본격적으로 빚을 갚는 데 주력하고<br />
욕은 결코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북미와 유럽 대륙을<br />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이 추세가 8월로 이어진다면 소매 지표는 하반기 더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br />
연결하는 런던의 지리적 이점을 손에 넣을 수 없다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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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부채 위기 역풍과 만성화된<br />
불경기 속에서도<br />
회생 신호가 미약하게나마 감지된다.<br />
낼 것이다. 아자드 잔가나 슈로더스 이코노미스트는 “추가 지표를 더 봐야겠지만 신용카드 대출이 계<br />
속해서 감소한다면 이는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br />
영국은 2009년 말 경기 침체를 탈출했지만 지난해 말 다시 경기 침체에 빠졌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br />
-0.7%에서 -0.5%로 소폭 상향 조정되긴 했으나 영국 경제는 3분기 연속 마이너스성장에서 빠져나오<br />
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BoE는 계속되는 유로존 부채 위기로 인해 경기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br />
들은 BoE가 4분기에 채권을 사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른바 양적 완화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본다.<br />
하지만 유럽 부채 위기 역풍과 만성화된 불경기 속에서도 회생 신호가 미약하게나마 감지된다. 영국<br />
경제의 77%를 구성하는 서비스 경기는 지난달 예상 밖의 개선 추이를 드러냈다. 금융정보업체 마켓 이<br />
코노믹스와 CIPS가 집계하는 8월 마켓/CIPS 서비스 PMI 지수는 53.7로 7월 51보다 상승했다. 5개월<br />
내 최고이자 전문가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결과다.<br />
8월 서비스업 개선에 올림픽 효과가 반영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영국 일간 파이낸<br />
셜타임스(FT)는 일부에서는 올림픽이 서비스업 경기 부양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지만 다른 쪽에서는<br />
런던 내 여행객을 줄여 성장률을 저해했다는 주장이 동시에 있다고 전했다. 하워드 아처 IHS 글로벌 인<br />
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8월 서비스업 개선은 6~7월 서비스업이 공휴일과 궂은 날씨로 좋지 못했다<br />
는 점 때문”이라며 “올림픽 효과가 개입됐을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평가했다.<br />
하루 전날인 3일 발표된 마켓/CIPS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도 7월 45.2에서 8월 49.5로 상승하며<br />
전문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반등했다. 제조업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 미만에 머물긴 했지만 전문가<br />
들이 예상했던 46.1보다는 양호한 결과다.<br />
제조업체들의 고용이 두 달 연속 증가했고, 신규 주문 감소율도 둔화됐다. 공장들이 계속해서 평균 매<br />
매 가격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올 초 잃었던 마진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아직 영국 경제<br />
의 7%를 차지하는 건설업이 부진하긴 하지만 제조업 위축세가 완화되고, 서비스업 개선세가 빨라졌다<br />
는 점은 영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일어나는 국면에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강화한다.<br />
물론 8월 지표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거는 건 성급하다. 앨런 클라크 스코티아 뱅크 이사는 “8월 지표로<br />
너무 많은 걸 읽어내려 해선 안 된다”며 “이 기간 금융시장 긴장이 완화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br />
밝혔다.<br />
글 권다희·사진 서유석<br />
글 김신희•사진 Getty Image<br />
위기의 금융 허브<br />
런던 하면 글로벌 금융 허브의 대표적인 도시‘였다’.<br />
지금도 세계 각국의 기업과 은행들이 모여 있다. 하지만 예전만큼의 위엄이 없다.<br />
영국 런던 지하철 뱅크 역 1번 출구. 출구를 지키듯 서 있는 영국 전쟁 영웅 웰링턴<br />
의 동상을 지나면 그리스풍의 웅장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옛 증권거래소 ‘로열<br />
익스체인지Royal Exchange’다. 로열 익스체인지 왼편에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br />
은행(BoE)이 있고, 그 주변으로 보험사 로이즈 본사 등 세계적인 금융기업들이 둥<br />
지를 틀고 있다. 전통의 런던 금융 중심지 ‘더 시티 오브 런던The City of London’<br />
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의 기세가 극에 달했던 지난 2009년 ‘더시티’에서 만난 금<br />
융인들은 ‘세계 금융 허브’에서 일하고 있다는 데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br />
스캔들에 휘말린 ‘금융 허브’<br />
최근 런던의 자부심이 휘청거리고 있다. 영국 은행권에서 터진 연이은 스캔들 탓<br />
이다. 지난 6월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에서 불거진 런던 은행 간 금리(Libor 리보)<br />
조작 파문이 대표적이다. 리보는 국제 금융거래의 표준 척도로 주택담보(모기지)<br />
대출과 각종 파생상품 거래에서 기준금리로 쓰인다. 신뢰가 생명인 글로벌 금융<br />
시스템의 근간인 셈이다. 리보 공시 주체인 영국은행가협회(BBA)는 물론 규제 당<br />
국인 영국 금융청(FSA)과 영란은행(BoE)마저 이번 파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br />
고 있다. 역시 영국 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HSBC, 로이드뱅킹 등<br />
도 같은 혐의로 주요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br />
리보 조작 파문 외에도 영국 최대 은행인 HSBC는 최근 북한과 멕시코 마약조직<br />
과 금융거래를 한 게 문제가 됐고, 스탠다드차타드(SC)는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br />
는 이란과 불법적인 거래를 한 사실이 들통 났다.<br />
것이다. 실제로 19세기 식민지 경영 과정에서 세계 유<br />
일의 금융 중심지로 떠오른 런던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br />
을 거치며 잠시 뉴욕에 밀렸다가 2000년대 들어 다시<br />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다. 미국의 깐깐한 금융 규제와<br />
아시아 금융시장의 성장이 호재가 됐다. 덕분에 런던은<br />
도시별 금융산업 경쟁력 순위에서 최근 수년간 1위를<br />
고수하고 있다.<br />
더시티와 템스 강가에 있는 카나리 워프(Canary Wharf)<br />
와의 런던 금융 주도권 경쟁도 런던의 금융산업 경쟁력<br />
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현지 금융인들은 귀띔했<br />
다. 이들은 영국 정부가 금융감독청(FSA)을 이전하는 등<br />
카나리 워프에 힘을 실어주는 동안 소외받았던 더시티<br />
가 카나리 워프와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br />
그러나 런던이 금융 허브 위상을 지키려면 금융업계가 먼<br />
저 자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영<br />
국 은행권의 로비가 규제 당국의 손발을 묶어놓고 있는<br />
사이 업계의 도덕 불감증은 더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br />
영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의회의 리보 스캔들 조사조차<br />
‘눈가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영국 비<br />
영리 탐사 보도 조직인 BIJ가 최근 공개한 영국 금융업<br />
계의 로비실태 보고서는 그동안 금융업계와 당국이 어<br />
떻게 궁합을 맞춰왔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보고서<br />
는 지난해 ‘더시티’의 주요 은행들이 규제 당국과 정치<br />
권에 쏟아부은 로비자금이 9천2백만 파운드(약 1천6백<br />
30억원)에 달한다며, 금융업계는 이 같은 ‘경제 소모전’<br />
을 통해 일련의 정책적 승리를 거뒀다고 지적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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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Global Report<br />
Brit Landmarks<br />
잘 알려져 있어도 안 가면 서운한,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영국의 랜드마크.<br />
리버티 백화점 Liberty<br />
해롯 백화점, 셀프리지 백화점, 리버티 백화점…. 그러고 보면 영국 런던에는 유명한 백화점이<br />
많이 있다. 리버티 백화점은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개인 소유 백화점이다. 시작은 아주 소박했다.<br />
개업은 1875년, 자본금은 2천 파운드, 직원은 단 3명이었다. 영국의 경제 발전과 세계경제의 호황,<br />
그리고 패션과 화장품 등 럭셔리 하우스의 산업화 등 현대 경제의 흥망을 고스란히 지켜보고<br />
체험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리버티 백화점이 부침을 겪지 않고 이만큼 성장하고 건재한 데는<br />
아무래도 창업자인 아서 리버티의 역할이 크다. 아서 리버티는 비즈니스 감각뿐 아니라 문화와<br />
예술에 대한 통찰력과 조예가 상당했다. 현재 리버티 백화점은 특히 다양한 종류의 원단을 살 수<br />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주소 Great Marlborough Street, London, W1B 5A<br />
세븐 다이얼스 Seven Dials<br />
이 교차로에는 해시계의 시침 역할을 하는 탑이<br />
우뚝 서 있고, 이를 중심으로 일곱 갈래의 길이 나<br />
있다. 이 기묘하고도 흥미로운 형태와 그 주변의<br />
생활상 덕에, 세븐 다이얼스는 예전부터 꽤나<br />
유명세를 치렀다. 그래서 작품 속의 배경으로<br />
등장한 적이 제법 있다. 찰스 디킨스가 지에 다니던 무렵부터<br />
크고 작은 매체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을 보면 세븐 다이얼스는 무척 음산한<br />
분위기의 슬럼가로 묘사돼 있다. 또 추리소설의<br />
대가 애거사 크리스티는 아예 이라는 작품을 쓰기도 했다. 오늘날 이곳은<br />
뮤지컬 극장을 비롯해 여러 고급 상점이 위치한<br />
번화가다. 주소 Seven Dials Village, City of<br />
London, Greater London WC2H 9DD<br />
올림픽 농구경기장 Basketball Arena<br />
지난여름, 런던은 뜨거웠다. 올림픽을 개최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서유럽<br />
대도시에서 열리는 올림픽이고 또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거라는 호사가들의<br />
입방아로, 런던은 지난 상반기 내내 가장 ‘핫’한 도시였다. 런던이 관심을<br />
모은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현대 문화·예술의 리더를 자청하는 영국이기에<br />
얼마만큼 시각적으로 멋스러운 경기장들을 보여줄지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br />
올림픽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올림픽을 위한 새로운 건축물은 하나하나 모습을<br />
드러냈고, 가장 큰 특징은 선과 면의 유연한 어울림과 다양한 색의 사용이었다.<br />
로열 알버트 홀 Royal Albert Hall<br />
런던의 하이드파크 부근에 위치한 로열 알버트 홀은<br />
세계 최대 클래식 음악 축제인 BBC 프롬스가 매년 여름<br />
현존하는 임시 경기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농구 경기장은, 구조적인<br />
새하얀 외관과는 다르게 내부의 좌석은 농구공에서 영감을 받아 블랙과 오렌지<br />
컬러로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주소 Stratford London E20 2st<br />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인<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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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br />
센터 포인트 Centre Point<br />
센터 포인트는 지난 1964년에 완공된 빌딩이다. 117m 높이로 35층에 달하니, 당시를 생각하면 굉장히 혁신적인 고층 건물이었던 셈이다.<br />
건물주는 영국 부동산 자산가이자 사교계 인물 중 한 명인 해리 하이암스Harry Hyams였다. 사실 야심 차게 센터 포인트를 짓고 임대<br />
사무실을 차렸지만, 처음에는 아무런 ‘입질’이 없었다. 해리 하이암스로서는 실망스러운 일이었겠지만, 그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배짱을<br />
부렸다. “어쨌든 빌딩을 지어놓았으니 결국엔 입주자들이 다 차게 되어 있다”는 입장이었다. 부동산 거물의 ‘감’이었을지, ‘센 척’이었을지는<br />
모른다. 완공 후 10년간 센터 포인트는 유령 건물이었다. 주변 건물주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센터<br />
포인트가 붐비기 시작했고, 상점들이 지하 층부터 지상 층까지 빼곡하게 들어찼다. 해리 하이암스의 말이 실현된 셈인데, 여기엔 특이한<br />
디자인 덕에 2급 문화재로 지정됐다는 소식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도 이곳은 번화한 건물이다. 특히 한국 상점들이 눈에 띄는데,<br />
1층에는 한국 슈퍼마켓이 있고 그 주변에는 한국 음식점이 몰려 있다. 주소 103 New Oxford Street, London, Greater London WC1A<br />
앨버트 공이 만국박람회를 개최한 수익금으로 후세를<br />
위한 산업과 예술의 발전을 위해 건립을 계획한 데에서<br />
비롯되었으며, 당초 3만 석의 대형 규모를 계획했으나,<br />
자금 부족으로 그보다 부족한 규모로 건설되었지만<br />
현재에도 영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곳은<br />
비틀스와 롤링스톤스의 합동 공연부터 테니스 경기, 의 출간 기념회까지 어느 한 계층에만 치우치지<br />
않고 관객들이 원하는 공연 및 행사가 모두 펼쳐지는<br />
것이 특징이다. 주소 Kensington Gore, London, Greater<br />
London SW7 2AP 웹사이트 royalalberthall.com<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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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타운 Nike Town<br />
뉴욕,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그리고 런던.<br />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바로 나이키 타운이 있는<br />
곳들이라는 점이다. 특히 런던에 있는 나이키 타운은<br />
세계에서 가장 큰 나이키 타운이라 할 만큼 그 규모가<br />
대단하다. 영국 내에서 판매되는 나이키의 모든<br />
제품을 다 갖추고 있을뿐더러 다양한 캠페인과 이벤트<br />
등이 수시로 열린다. 자신이 직접 신발의 색이나 모양<br />
버킹엄 궁전 Buckingham Palace<br />
엘리자베스 여왕이 거주하고 있는 버킹엄 궁전은 무려 775개의 방으로 이루어졌다. 원래는<br />
버킹엄 공작 개인을 위한 저택으로 지어졌다. 후에 왕실에서 이곳을 매입한 뒤 개축하며<br />
지금의 궁전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는데, 여왕이 버킹엄 궁전에 있을 때는 정면 중앙에 로열<br />
스탠더드The Royal Standard 깃발이 달린다. 방문객은 왕실 미술관, 왕실 마구간과 더불어<br />
22개 방을 둘러볼 수 있는데, 이곳은 매년 지정된 기간에만 관람할 수 있다고 하니 관광 일정을<br />
잡을 때 참고하는 게 좋다. 또 근위병 교대식은 왕궁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4월 말부터 7월<br />
말까지는 매일, 그 외에는 격일로 세인트 제임스 궁전에서부터 버킹엄 궁전까지 오전 11시부터<br />
11시 30분 사이에 열리고 있다. 주소 London SW1A 1AA 웹사이트 www.royal.gov.uk<br />
아일랜드 블라니 성 Blarney Castle<br />
영국은 왕족의 국가답게 도시마다 그 도시를<br />
대표하는 성을 만나볼 수 있다. 17세기 전까지<br />
아일랜드의 권세 있는 가문이었던 매카시 가의<br />
성채였던 블라니 성이 특별한 이유는 성의<br />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는 ‘블라니 스톤’ 때문이다.<br />
1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가서 흉벽에 거꾸로<br />
매달려 이 돌에 입을 맞추면 달변의 재능, 못해도<br />
다변의 재능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전해지는 게<br />
그 이유인데, 이 돌에 입을 맞춘 대표적인 인물이<br />
바로 윈스턴 처칠이다. 그 때문인지 블라니 성을<br />
찾는 많은 관광객들은 매번 위험을 감수하고<br />
‘블라니 스톤’에 입맞춤을 하고 가는데, 적어도<br />
다변의 재능을 얻을 수 있다니 한 번 정도는<br />
밑져야 본전으로 속는 척하고 입을 맞춰본다면<br />
재밌지 않을까. 주소 Blarney Castle, Cork,<br />
Ireland 웹사이트 blarneycastle.ie<br />
웨일스 카디프 만 관광객 센터<br />
Cardiff Bay Visitor Centre<br />
카디프 만은 석탄을 수출하는 주요 항구도시였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석탄산업의 쇠퇴로 거의<br />
버려지다시피 하다가 2000년대 이후 관광지로 재개발됐다. 웨일스 카디프 만 관광객 센터는<br />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디자인 상까지 수상한 웨일스의 자랑거리이다. 관광객 센터보다는 ‘튜브The<br />
Tube’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는데, 카디프 만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카디프의<br />
해양사와 역사를 아우르는 여정에 대해 무료로 보여주고 있다. 건물 끝의 파노라마로 펼쳐지는<br />
이곳의 풍경 또한 많은 이들이 이 ‘튜브’를 찾는 이유다. 주소 Southern Wales, Caerphilly Visitor<br />
Centre, Twyn Square, Caerphilly, South Wales, CF83 11XX 웹사이트 visitcardiff.info<br />
등을 디자인하고 이를 살 수 있는 NIKEiD부터 매주<br />
유명한 운동선수의 인터뷰, 러닝 클럽 등이 진행된다.<br />
우연히 이곳에 들렀다가 첼시의 디디에 드록바라든지<br />
아스날의 안드레이 아르샤빈, 인터 밀란과 결별한<br />
마르코 마테라치 등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br />
주소 236 Oxford Street, London, W1N 9DF<br />
웨일스 밀레니엄 센터 Wales Millennium Centre<br />
‘모두를 위한 무대’로 지어진 웨일스 밀레니엄 센터는 젊은 층에게는 영국<br />
드라마 의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모던한 양식이 인상적인 이<br />
건물의 독특한 형태는 웨일스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지형인 단단한 대규모<br />
지층을 본뜬 것이며, 건물 외관과 내관 모두 웨일스적 상징이 넘쳐난다.<br />
건물의 입구 상단에는 웨일스의 자랑이자, 웨일스를 대표하는 시인인 기네스<br />
루이스의 시구가 거대한 크기로 적혀 있는데, 한국식으로 풀이하자면 “영감의<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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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br />
스코틀랜드 의회 The Scottish Parliament<br />
스코틀랜드의 왕의 거주지였던 홀리루드 궁전 부근, 이곳을 세운 건축가는<br />
스페인의 세계적인 건축가 엔릭 미라예스이다. 2004년 완공된 이 건물의<br />
외관은 에든버러 사람들이 손꼽는 볼거리 중 하나이다. 외관 면면히 다양하고<br />
독특한 모습을 가진 이 건물은 창문 하나하나가 결코 똑같은 디자인이 없어서다.<br />
그런데 이곳은 생김새와는 달리 딱딱한 의회이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br />
아름답고 독특한 외관 외에도 건설 당시 돈이 많이 들어간 ‘비싼’ 건축물이라는<br />
이유도 한몫하고 있다. 당초 예산보다 10배가 초과되었다는 스코틀랜드 의회<br />
건물은 시내의 중심과는 떨어져 에든버러 성의 뒤쪽에 위치하며 하이랜드를<br />
마주 보고 있어 신비롭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주소 Edinburgh, City of<br />
Edinburgh 웹사이트 scottish.parliament.uk<br />
웸블리 스타디움 Wembley Stadium<br />
호텔에만 별이 붙는것은 아니다. 2012 런던 올림픽<br />
때 한국과 가봉의 8강전이 열린 경기장으로 알려진<br />
웸블리 스타디움이 별이 붙어 있는 스타디움 중 하나로<br />
최상위급인 ‘5성급’ 스타디움이다. 현재도 영국 국가<br />
대표 경기나 챔피언스 리그 등이 활발하게 열리고<br />
있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웸블리 스타디움은<br />
축구의 성지답게 높이 134m의 웅장한 아치 형태를<br />
자랑하고 있으며, 스탠딩까지 포함하면 동시에 최대<br />
10만5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br />
상암 월드컵구장과 비교해 4만 명 이상이 더 들어갈 수<br />
있는 거대 규모이다. 영국인들이 우스갯소리로 웸블리<br />
스타디움에서 함성을 지르면 지진이 일어나는 것과<br />
같은 효과가 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주소 Wembley,<br />
London, HA9 0WS 웹사이트 wembleystadium.com<br />
글 박이지•사진 Getty Image<br />
용광로로부터 유리 같은 진신을 창조하는 것”라고 해석된다. 효과적인 음향<br />
전달이 가능한 건물 내부에는 1852석 규모의 영화관과 250석의 스튜디오<br />
극장은 물론이고 댄스 스튜디오와 리허설 홀까지 갖추어져 있다. 주소 Bute<br />
Place, Cardiff Bay, Cardiff CF10 5AL 웹사이트 wmc.org.uk<br />
에든버러 칼튼 힐 Calton Hill<br />
에든버러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다면 꼭 가봐야 할 곳인 ‘칼튼<br />
힐’.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에든버러의 풍광은 가히 환상적이다.<br />
이곳에서는 사람들은 점심시간 이후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br />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프린시스 스트리트<br />
동쪽에 위치한 칼튼 힐은 약 100m 높이의 언덕으로 19세기<br />
초반부터 에든버러의 사연을 간직하여 세워진 기념비가 많이<br />
위치해 있으며, 다양한 기념비 때문인지 종종 아테네에 와<br />
있는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기념비는<br />
국립기념비로 아테나 신전을 만들었으나 재정상의 이유로<br />
현재까지 완성되지 못하고 있다. 또 구 천문대와, 시티 천문대<br />
두 개의 전망대에서는 에든버러의 시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br />
수 있다. 주소 Edinburgh, Midlothian EH1 3BJ<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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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Global Report<br />
스코틀랜드 정치학<br />
엄밀히 말하면 영국은 네 개의 섬나라가 모인 곳, ‘영연방’이다. 그러니 각자 역사와 문화와 입장이 다르다. 그리고 호시탐탐<br />
독립을 꿈꾸면서도 영국이라는 이름 아래 묻어가야 하는 꼼수가 복잡다단하다. 그 와중에 가장 ‘따로 놀기’로 이름난 곳이 바로<br />
스코틀랜드다. 억세고 거친 남자들의 나라로 알려진 스코틀랜드, 그곳의 정치적 행보와 입지가 흥미롭다.<br />
사실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주장엔 역사적<br />
원한만 얽혀 있는 게 아니다. 영국 내부의 경제<br />
주도권 다툼과 유럽을 둘러싼 국제 정치학 기류가<br />
난해하게 얽혀 있다.<br />
“프리덤.” 윌리엄 월레스는 외쳤다. 목이 잘렸다. 잉글랜드의<br />
른 나라나 다름없는 영국의 정치 상황을 고려한 배려다. 이번<br />
왕 에드워드는 월레스만 잡아 죽이면 스코틀랜드인들의 독<br />
엔 영국도 한 나라로 출전하려고 했다. 영국 정부는 런던 올림<br />
립 의지가 꺾일 거라고 여겼다. 월레스는 1297년 스코틀랜드<br />
픽을 명분 삼아 단일 축구 팀이라는 이벤트를 만들어서 사분<br />
를 침략한 잉글랜드 군대를 스털링 전투에서 괴멸시켰다. 스<br />
된 영국인들을 다시 한 번 단합하는 데 활용하려고 들었다. 그<br />
코틀랜드의 섭정이자 독립 영웅이 됐다. 끝내 사로잡혔다. 월<br />
걸 모르지 않았던 스코틀랜드는 끝까지 거부했다. 스코틀랜<br />
레스의 머리는 런던 다리에 걸렸다. 본때를 보이려는 의도였<br />
드와 잉글랜드는 배넉번 전투를 앞둔 상태다. 교전국끼리 편<br />
다. 분노만 자극했다. 월레스는 죽어서 스코틀랜드의 이순신<br />
을 먹고 축구 경기에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br />
이 됐다. 1305년의 일이다. “프리덤.” 앨릭스 샐먼드도 외쳤<br />
다. 샐먼드는 2007년 지방선거에서 스코틀랜드 국민당을 이<br />
끌고 승리했다. 스코틀랜드 국민당은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br />
을 주장해왔다. 전투가 이어졌다. 2012년 1월 캐머런 총리는<br />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 측에 이렇게 요구했다. “정말 분리 독<br />
립을 원한다면 18개월 안에 신속하게 국민투표를 하라.” 스코<br />
틀랜드는 300년 동안 잉글랜드와 한 나라였다. 1년 반 만에<br />
독립을 결정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꼼수였다. 샐먼드도<br />
맞받아쳤다. “배넉번 전투 700주년이 되는 2014년에 독립 여<br />
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해서 2016년엔 독립하겠다.” 스코<br />
틀랜드는 월레스가 죽고 몇 년 뒤 배넉번 전투에서 이겨서 잉<br />
글랜드를 몰아냈다. 스코틀랜드의 국가인 스코틀랜드의 꽃은<br />
배넉번 전투를 기리는 노래다.<br />
사실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주장엔 역사적 원한만 얽혀 있<br />
는 게 아니다. 영국 내부의 경제 주도권 다툼과 유럽을 둘러싼<br />
국제 정치학 기류가 난해하게 얽혀 있다. 스코틀랜드엔 영국<br />
경제의 기둥뿌리 가운데 하나인 북해 유전과 가스가 있다. 남<br />
부 잉글랜드가 런던 금융으로 먹고산다면 북부 스코틀랜드는<br />
천연 자원으로 살아간다. 미국발 금융 위기에 유럽발 재정 위<br />
기까지 겹쳐서 런던 시티 금융업은 예전 같지 않다. 영국 보수<br />
당 정부는 긴축정책으로 경제 위기를 해결할 참이다. 스코틀<br />
랜드 입장에선 불만이다. 긴축은 복지 축소를 의미한다. 영국<br />
경제를 좌초시킨 건 잉글랜드인데 왜 스코틀랜드까지 피해를<br />
봐야 하느냐고 볼멘소리들이다. 앨릭스 샐먼드가 이끄는 스<br />
코틀랜드 국민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던 진짜 배경이다.<br />
잉글랜드도 심정적으론 스코틀랜드와 이혼하고 싶다. 분리<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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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br />
앨릭스 샐먼드는 700년 만에 부활한 윌리엄 월레스다. 데이<br />
비드 캐머런은 영생 불사의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다. 월레스<br />
와 에드워드의 700년 전쟁은 스코틀랜드인들과 잉글랜드인<br />
들한텐 런던 올림픽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대영제국의 운명<br />
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런던 올림픽 우승을 위해<br />
52년 만에 단일 팀을 구성해보려고 노력했다. 영국은 국제 축<br />
구 대회에선 한 나라가 아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와 웨<br />
일스와 북아일랜드가 따로 출전한다. 축구 종주국에 대한 특<br />
혜다. 대영제국이란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사실상 네 개의 다<br />
독립을 찬성하는 잉글랜드인이 스코틀랜드인들보다 많을 지<br />
경이다. 경제적인 득실을 고려하면 절대 불가다. 스코틀랜드<br />
가 독립해 나가면 영국의 경제력은 스페인 수준으로 전락한<br />
다. 영국 경제엔 직격탄이다.<br />
스코틀랜드 독립은 1707년 성립된 대영제국 붕괴를 의미한<br />
다. 대영제국은 명예혁명으로 성립됐다. 명예혁명은 흔히 절<br />
대 왕권과 의회 권력이 충돌하면서 일어난 일로 알려져 있다.<br />
다른 의미에선 스코틀랜드 혈통 왕인 제임스 2세를 잉글랜드<br />
세력이 몰아낸 쿠데타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후사가 없이 죽<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21
스코틀랜드는 지난 700년 동안 언제나 유럽의 균형추 역할을<br />
해왔다. 스코틀랜드의 독립은 300년 동안 이어진 대영제국을<br />
붕괴시키고 유럽 통합을 가속화할 수 있다.<br />
Global Report<br />
Rules in UK<br />
에티켓과 매너를 지키는 일은 영국에서는 유난이 아니라 일상이다.<br />
영국은 신사의 나라로 유명하다. 사실 신사의 기원은 예절<br />
주기 말고도 ‘레이디 퍼스트’가 있다. 영국 신사들의 레이<br />
과는 좀 거리가 멀다. 1000년 전 정복자 윌리엄이 무력으<br />
디 퍼스트는 남성 우월주의적 측면이 컸다. 레이디 퍼스트<br />
로 영국을 점령한 다음 뒤를 따르던 기사들이 영국 귀족<br />
가 공공 질서로 확대되면서 기능과 의미도 달라졌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22<br />
자 스코틀랜드 왕이 잉글랜드 왕을 겸했다.<br />
그게 스튜어트 왕조다. 그때까지만 해도 두<br />
나라는 왕만 하나지 다른 나라였다. 물리적<br />
결합이었다. 명예혁명으로 잉글랜드는 스코<br />
틀랜드를 병합해서 대영제국을 세웠다. 화<br />
학적 결합이었다. 18세기부터 영국이 산업<br />
혁명을 일으키고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세<br />
울 수 있었던 건 한 나라가 아니라 여러 나<br />
라의 힘이 화학적으로 결합해서 폭발력을<br />
만들어냈기 때문이었다. 대영제국은 신대륙<br />
식민지까지 건설하면서 앵글로 색슨 대제국<br />
을 형성했다. 신대륙이 미국으로 독립한 이<br />
후에도 강력한 미영 동맹으로 앵글로 색슨<br />
의 세계 지배 체제를 이어갔다.<br />
강성한 대영제국은 늘 프랑스나 독일 같은<br />
유럽 대륙 국가들한텐 큰 위협이었다. 프랑<br />
스와 독일은 어떻게든 영국을 갈라놓고 싶<br />
어했다. 제임스 2세는 친유럽파였다. 종교적<br />
으로도 가톨릭이었다. 신교를 추종하는 잉<br />
글랜드와는 맞지 않았다. 결국 잉글랜드 세<br />
력은 의회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제임스 2세<br />
를 폐위시켰다. 나중에 제임스 2세는 프랑<br />
스 루이 14세의 도움을 받아서 복위를 시도<br />
하지만 실패한다. 대륙 국가들은 그렇게 영<br />
국의 분열을 도모했다. 그 뒤로도 스코틀랜<br />
드는 늘 유럽 정세의 풍향계 역할을 했다. 유<br />
럽이 단결하고 영국의 힘이 약해질 땐 스코<br />
틀랜드 독립 논란도 거세지곤 했다. 영국 중<br />
심의 세계 질서가 미국 중심으로 이양되는<br />
과도기였던 1960년대에도 스코틀랜드 독립<br />
논의가 활발해졌다. 지금도 그 짝이다. 유럽<br />
은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EU라는 단일<br />
체제로 통합되는 추세다. 스코틀랜드 독립<br />
을 가속화할 국제 정치학적 분위기가 다시<br />
한 번 무르익고 있단 얘기다.<br />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하면 궁극적으론 EU<br />
에 가입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은 영<br />
국과 파운드 동맹을 맺어서 경제적 안정을<br />
꾀하겠지만 민족적으로 동질성이 큰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동맹에 참여<br />
한 다음 결국엔 유로존에 편입되어 유로화를 쓰게 될 거란 얘기다. 스코<br />
틀랜드와 스칸디나비아 모두 켈트족이다. 영국은 대처 총리 이래 잉글랜<br />
드의 주도로 유로존 편입을 거부해오고 있다. 스코틀랜드가 분리 독립해<br />
서 유로존에 가입하면 파운드 시장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정도로 좁아지<br />
게 된다. 궁극적으론 파운드와 달러를 중심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br />
하고 있는 영미 동맹이 약화된다. 유럽 금융의 중심지가 런던에서 프랑크<br />
푸르트로 옮겨가게 될지도 모른다. 나토 체제로 대변되는 영미 패권주의<br />
가 약화되고 유로존으로 대변되는 독불 체제가 강화되는 흐름에 스코틀<br />
랜드 독립이 촉매제가 될 수 있단 얘기다.<br />
스코틀랜드는 지난 700년 동안 언제나 유럽의 균형추였다. 스코틀랜드<br />
의 독립은 300년 동안 이어진 대영제국을 붕괴시키고 유럽 통합을 가속<br />
화할 수 있다. 정작 스코틀랜드 독립은 재정적인 이유 때문에 난관에 봉<br />
착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 인구는 500만 명 정도다. 단일 경제권을 이루<br />
기엔 비좁다.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 예산의 90%가 영국 정부의 보조금이<br />
다. 재정 자립도가 아직 낮다. 신용평가사들도 독립 스코틀랜드엔 인색하<br />
다. 독립하자마자 경제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 스코틀랜드가 2014<br />
년 국민투표를 통해 독립을 선언할지는 미지수다. 스코틀랜드 독립은 작<br />
은 섬나라의 독립 이상을 의미한다는 걸 스코틀랜드인들도 잘 알기 때문<br />
이다. 유럽의 균형추가 다시 한 번 자유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 건 분명<br />
하다. 스코틀랜드의 꽃은 이렇게 노래 부른다. “우리는 다시 일어서네. 다<br />
시 하나의 국가로 우뚝 서네. 그에게 맞서네. 에드워드를 몰아낸다네.”<br />
글 신기주•일러스트 오정택<br />
글 신기주•사진 채우룡<br />
을 이루면서 신사 계급의 원형이 됐다. 오늘날 신사는 멋<br />
과 예절의 대명사로 불리지만 신사의 원조는 막무가내의<br />
대명사들이었다. 툭 하면 궁정은 펜싱 경기장으로 돌변하<br />
기 일쑤였다. 노르만 왕조가 뿌리를 내려가면서 그들한테<br />
도 지배 계급다운 품격이 필요해졌다. 영국 귀족들은 우아<br />
한 프랑스에서 예절을 직수입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귀족<br />
혈통은 점차 확대돼 갔다. 유사 귀족은 젠트리 계급이라고<br />
불렸다. 젠틀맨의 어원이다.<br />
영국 경제구조가 복잡해지고 성직자나 학자나 법률가 같<br />
은 전문직들이 늘어나면서 이들도 젠틀맨의 구성원으로<br />
합류했다. 신사의 예절이 몸에 밴 인구도 그만큼 늘어났단<br />
얘기다. 영국 신사의 예절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신사 계층<br />
이 늘어나면서 점차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신사의 예절이<br />
절대 다수 인구가 지키는 규칙으로 보편화되기 시작했다.<br />
특정 계층의 습벽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생활 습관이 됐다.<br />
영국도 국가적 차원에서 이런 예절 교육을 강화했다. 공공<br />
예절은 개체들끼리의 갈등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br />
신사들이 같은 계급이란 걸 매너로 보여준 건 같은 계급이<br />
니까 싸우지 말자는 의사 표시였다. 일부 신사의 규범이었<br />
던 예절이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확대 이용<br />
된 셈이다. 영국에서 공공 질서화된 신사 예절은 뒷문 열어<br />
영국에선 여성 운전자에겐 무조건 먼저 길을 양보한다. 빵<br />
빵거리거나 삿대질을 하는 경우는 볼 수가 없다. 영국 교통<br />
법규에선 직진 우선보다 우선하는 게 여성 우선이다. 신사<br />
예절이 교통 법규화된 경우다. 지금도 영국에선 엄마들이<br />
어린 아들들한테 “언제나 여자가 먼저”라고 귀가 따갑도<br />
록 가르친다. 옷차림에서도 신사 예절이 공공 예절로 확대<br />
되는 추세다.<br />
영국 남자들이 옷을 잘 입는다고 알려져 있는 건 TPO를<br />
지켜주기 때문이다. 때와 장소와 자리에 맞춰서 옷을 입는<br />
건 영국인들의 에티켓이다. 영국인들은 홀로 거리로 나설<br />
때조차 TPO를 따진다. 영국인들한테 편안한 옷차림이란<br />
자신이 편안한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눈을 편안히 해주<br />
는 스타일이다. 중세 신사들은 절대 귀금속 장신구를 하지<br />
않았다. 귀금속 장신구는 바이킹 문화다. 바이킹의 후예들<br />
이었지만 신사가 된 그들로선 귀금속 장신구는 곧 퇴행을<br />
의미했다.<br />
영국이 ‘서방 예의지국’이 된 건 윌리엄 왕자나 제임스 본<br />
드 같은 몇몇 신사의 상징들 때문이 아니다. 신사의 품격<br />
이 오랜 세월에 걸쳐서 국가 차원의 공공 예절로 확대됐기<br />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에 가면 신사가 돼야 한다. 영국에선<br />
신사가 곧 시민이기 때문이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23
Global Report<br />
영국의 두 대표 기업<br />
영국의 어제와 오늘을 만든 대표적인 두 기업을 알아본다.<br />
Global Report<br />
made in uk<br />
먹고 마시고 입고 타고…. 우리가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브랜드, 의식 속에 ‘최고’라고 인식된 다수의<br />
브랜드가 영국 출신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오늘의 영국이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비결은 사실 예부터 탄탄히 전통을<br />
쌓아온 이들 브랜드의 덕이 크다.<br />
HSBC, 바클레이스, 로이즈 뱅킹 그룹 등<br />
국에 HSBC홀딩스를 세우면서 본사를 영<br />
기 위해 네덜란드와 영국 정유사가 합병한<br />
02<br />
영국 하면 떠오르는 간판 기업은 단연 금<br />
융사다. 그 밖에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br />
국으로 옮겼다. 본사를 이전한 것은 영국<br />
이 머지않아 홍콩을 중국에 반환할 예정이<br />
기업이기 때문에, 순수한 의미에서 영국<br />
정유사는 BP다.<br />
03<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24<br />
로열 더치 셸, 버버리그룹, 글락소 스미스<br />
클라인(GSK), 유니레버, 롤스로이스 등도<br />
영국의 상징적 기업으로 포진하고 있다.<br />
세계 2위 금융그룹 HSBC<br />
설립된 지 147년 된 HSBC는 85개국에서<br />
고객 8900만 명을 보유한 세계 2위 금융그<br />
룹이자 유럽 최대 은행이다. 상장된 증권거<br />
래소만 런던, 홍콩, 뉴욕, 파리, 버뮤다의 5<br />
곳에 달하고 22만 명이 HSBC 주식을 보유<br />
하고 있다. 미국 금융 위기와 유럽 재정 위<br />
기로 시련을 겪었지만, 다른 금융사와 비교<br />
할 때 비교적 위기를 잘 이겨낸 편이다. 올<br />
초 영국 브랜드 파이낸스가 조사한 세계<br />
500대 은행 브랜드 파워 조사에서 HSBC<br />
가 1위를 차지했다. 브랜드 가치만 시가총<br />
액의 22%에 달하는 2백76억 달러로 평가<br />
받았다. 하지만 보수적으로 경영하는 것으<br />
로 알려진 HSBC가 최근 런던 은행 간 금<br />
리(Libor) 조작과 멕시코 마약조직 및 북한<br />
돈세탁으로 외신 헤드라인을 장식해, 기업<br />
이미지 추락이라는 위기를 겪고 있다.<br />
HSBC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그 뿌리가 검<br />
은돈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br />
알 수 있다. HSBC 설립 주역인 스코틀랜<br />
드인 토머스 서덜랜드 경은 인도산 아편을<br />
청나라로 수송한 해운회사의 핵심 임원이<br />
었다. 서덜랜드 경은 2차 아편전쟁 5년 뒤<br />
인 1865년 3월 영국의 옛 식민지인 홍콩에<br />
홍콩 & 상하이 뱅킹 코퍼레이션을 설립했<br />
다. 또 다른 설립 주역인 토머스 덴트도 아<br />
편 밀매에 깊이 연루된 인물이어서, HSBC<br />
설립 자본은 인도산 아편 교역에서 번 돈<br />
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HSBC는 1991년 영<br />
었던 데다, 영국 미들랜드 뱅크 인수 준비<br />
작업 때문이었다.<br />
HSBC는 여전히 홍콩 최대의 은행이며, 중<br />
국 본토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가장 즐겨<br />
사용한 방식은 인수합병(M&A)이다. 이때<br />
비상장 은행이나 중소 은행을 많이 인수했<br />
는데, 피인수 금융사 가운데 검은돈과 연<br />
루된 곳이 섞여 있어서 HSBC에 알게 모르<br />
게 검은돈 사업이 그대로 흡수됐다는 평가<br />
도 있다. HSBC가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중<br />
앙정보국(CIA)의 헤로인 밀매 자금을 세탁<br />
해준 핵심 은행이었다는 보도도 나왔다.<br />
제국주의 역사에 뿌리를 둔 BP<br />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수익과 매출 면<br />
에선 비교할 수 없는 영국 대표 기업이 있<br />
다. 바로 로열 더치 셸과 BP다. 지난해 매<br />
출 기준으로 세계 10대 기업 가운데 셸과<br />
BP가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특히 로열 더<br />
치 셸은 지난 2011년 실적 기준으로 포천<br />
500대 기업 1위를 기록했다. BP는 4위였<br />
다. 로열 더치 셸은 미국 정유사에 대항하<br />
BP의 역사는 어두운 영국 제국주의 역사<br />
와 궤를 같이한다. 세계 80개국에서 유전<br />
과 가스정을 개발하고 있는 에너지기업으<br />
로 성장했지만, 출발은 이란을 침략한 영<br />
국에 기대 이란 유전을 독점 개발한 앵글<br />
로 페르시안 오일 컴퍼니였다. 이란은 석<br />
유수출국기구(OPEC) 내 2위 산유국으로<br />
상당한 유전을 보유한 자원 부국이었다.<br />
1900년대 초 영국계 오스트레일리아인 윌<br />
리엄 녹스 다시는 이란 유전을 개발해, 사<br />
상 처음으로 중동 유전 개발에 성공했다. 2<br />
차 세계대전 이후 중동에 민족주의 바람이<br />
불면서 이란이 1951년 유전을 모두 국유화<br />
해, BP는 잠시 발을 뺐다. 1953년 미국 정<br />
부의 지원으로 민족주의 정권이 무너지<br />
고 이란 왕정이 다시 세워진 탓에 BP는 이<br />
란 유전을 독점하지 못하게 됐다. BP는 미<br />
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각국 정유사를 받<br />
아들여 지주회사 형태로 이란 유전 개발을<br />
재개했다. BP는 1970년대 석유 파동과 유<br />
전 국유화로 중동 사업 기반을 잃게 되면<br />
서, 사업 기반을 다각화하는 작업에 착수<br />
했다. 재미있는 점은 1980년대 마거릿 대<br />
처 영국 총리 시절 BP가 민영화됐을 때다.<br />
쿠웨이트의 국부펀드인 쿠웨이트 투자청<br />
이 대규모 지분 인수를 시도했지만 영국<br />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사례가 있다.<br />
BP의 현재 직원 수는 8만3400명이고, 지<br />
난해 순이익은 28조7천억원(1백59억 파운<br />
드)이다. 직원 1명당 3억원 넘게 번 셈이다.<br />
HSBC가 직원 28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br />
얻은 순이익이 1백억 파운드란 걸 감안하<br />
면 정말 대단하다.<br />
글 김국헌<br />
글 강경화<br />
01<br />
04<br />
07<br />
01<br />
하이랜드 파크<br />
하이랜드 파크는 스코틀랜드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증류소에<br />
서 나오는 위스키 브랜드다. 무려 1798년에 설립된 곳으로, 지<br />
금도 위스키 장인들이 고집스레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며 공<br />
들여 만들어낸다. 하이랜드 파크는 싱글 몰트위스키를 시작하<br />
는 사람들에게 먼저 권하는 술이기도 하다. 맛과 향, 보디감 등<br />
이 모두 균형을 잘 이루어서다.<br />
04<br />
사륜구동의 명가, 랜드로버<br />
“남자의 차는 지프”라고 생각하거나 아버지에게 은연중에 그<br />
렇게 세뇌를 받아온 남자들이 퍽이나 많다. SUV 얘기를 하자<br />
면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바로 랜드로버다. 1948년에 개업<br />
했고, 경영 악화로 BMW로, 포드로, 다시 타타자동차로 팔려<br />
다니는 떠돌이 신세가 된 감이 있지만, 견고한 품질과 반듯한<br />
디자인은 변함이 없다.<br />
07<br />
스코틀랜드인들과 닮은 시바스 리갈<br />
예전에 아버지들은 위스키 하면 무조건 시바스 리갈이었다.<br />
거실장에 모셔 두었다가 귀한 손님이 오면 내놓곤 하는 위스키<br />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시바스 리갈은 위스키의 종주국을 자<br />
처하는 스코틀랜드의 프리미엄 위스키 브랜드다. 또 그만큼 스<br />
코틀랜드의 자연환경과 그곳 사람들의 기질을 순도 높게 담아<br />
낸 술이기도 하다.<br />
05<br />
08<br />
02<br />
브롬톤<br />
자전거가 남자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오브제가 된 지 한참이다.<br />
클래식 스타일을 선호하는 이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br />
는 것이 바로 브롬톤이다. 설계부터 생산까지 순 영국산이다.<br />
이 회사는 1988년에 개업했고, 철도 설비 시설을 하다가 자전<br />
거를 만들었다. 디자인과 함께 휴대성, 견고함을 갖춰 출퇴근<br />
은 물론, 장거리 여행도 잘 소화한다.<br />
05<br />
왕실은 버버리를 사랑했다<br />
버버리는 트렌치코트를 대표하는 고유명사다. 지난 3월 케이<br />
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가 북아일랜드를 방문할 때 입었던 트<br />
렌치코트도 버버리다. 처음엔 기능성 소재를 내세운 작은 상<br />
점이었다. 점점 비행복, 군복, 탐험복 등을 주문 제작하면서 실<br />
력을 인정받고 1970년대 들어 일상복을 만들면서 회사를 키<br />
웠다. 영국 왕실에도 납품한다.<br />
08<br />
영국인의 신념과 유머를 보여주는 러쉬<br />
비누로 유명한 러쉬는 유기농 재료, 그것도 사람이 먹을 수 있<br />
을 정도의 채소를 사용하고, 순수하게 잘 정제한 오일을 쓰며<br />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다. 기업 신념<br />
이 엄격하다 해서 러쉬가 딱딱하고 고루한 브랜드는 아니다.<br />
영국인 특유의 유머를 담은,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 모양의 제<br />
품을 보면 알 수 있다.<br />
06<br />
09<br />
03<br />
펑크, 로큰롤, 비바 청춘 비비안웨스트우드<br />
“나는 펑크록 헤어스타일의 원조다.” “내 아들과 나는 패션은<br />
섹스에 관한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로큰롤 음반을 트렌디한<br />
소비자들에게 팔기 시작했을 때, 우리의 삶은 영원히 바뀌었<br />
다.” 방년 72세, 비비안 웨스트우드 여사는 여전히 불타는 오<br />
렌지빛 머리칼과 붉은 입술을 하고 있다. 그녀의 옷뿐 아니라<br />
그녀 자체로 영국 젊은 세대의 상징이다.<br />
06<br />
폴스미스라는 젠틀맨<br />
영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비스포크숍이 많다. 슈트를 끔찍히<br />
아껴 몸에 꼭 맞춰 입는 영국 남자들 때문이다. 그곳의 쟁쟁한<br />
재단사들이 ‘슈트 제대로 만드는 브랜드’로 꼽는 곳이 바로 폴<br />
스미스다. 약관의 나이로 노팅햄 뒷골목에 작은 부티크로 시작<br />
한 폴 스미스는 영국 신사의 젠틀함과 위트는 물론, 보통의 영<br />
국 청년의 자수성가의 표본이다.<br />
09<br />
영국 스포츠가의 시작, 재규어<br />
1922년, 두 명의 오토바이 마니아들이 의기투합해 스왈로우<br />
사이드카 컴퍼니를 만들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이름을 지금<br />
의 재규어로 변경했고, 1930년대 들어 회사다운 회사로 도약<br />
했다. 당시 고급 자동차인 벤틀리와 비슷하면서도 저렴하게 가<br />
격을 매긴 덕이다. 재규어의 성능은 르망 24시 경주 등 여러 경<br />
주 대회에서 익히 인정을 받아왔다.<br />
t h e v i e w S E p t e m b e r 2 0 1 2<br />
125
Global Report<br />
Lodging<br />
in UK<br />
집 떠나면 역시 제일 고민은 잠자리다.<br />
몸도 마음도 편한, 손님 대접 후한 호텔들을<br />
미리 알아놓고 볼 일이다.<br />
The Dorchester<br />
도체스터 호텔은 1931년 오픈해 지금껏 한자리<br />
를 지키고 있다. 호텔 내에 있는 레스토랑은 명성<br />
이 자자하다.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 셰프가<br />
이끄는 더 그릴The Grill은 마치 현대 영국의 가정<br />
식 같은 음식을 준비해준다. 또 친탕Chin Tang<br />
은 매일 밤 파티가 열리는 곳이다. 영국 사교계의<br />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셈이다. 가격 1박에 50만원<br />
대 주소 Park Lane, Mayfair, London, W1K1QA<br />
England 웹사이트 thedorchester.com<br />
The Halkin<br />
할킨 호텔은 객실이 총 41개로 아담한 규모이며,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럽고 품위 있게 꾸며져<br />
있다. 이곳은 타이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호주 출신의 데이비드 톰슨David Thompson 셰프<br />
가 타이의 무한한 향신료의 세계를 제대로 ‘접수’하고, 고급스러운 태국 요리들을 선보인다. 할<br />
킨 호텔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위치다. 하이드파크, 나이츠브리지, 슬론 스트리트, 피카델리,<br />
빅토리아 등과 모두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가격 50만~80만원대 주소 Halkin Street, SW1X<br />
7DJ, London, UK 웹사이트 comohotels.com/thehalkin<br />
The Ritz London<br />
103년의 역사, 런던 사교계의 부침을 온전히 목격<br />
한 곳, 클래식하고 럭셔리한 공간, 6성급 호텔. 모<br />
두 이곳을 두고 하는 얘기다. 리츠 런던은 웅장한<br />
외관부터 남다르다. 내부는 루이 16세 시대의 왕<br />
궁이나 귀족 가문의 집을 연상케 하듯이 꾸몄다.<br />
객실이 총 135개인데, 각 객실마다 인테리어 콘셉<br />
트를 다르게 잡았다. 가격 1박에 70만~2백만원<br />
대 주소 150 Piccadilly, London W1J 9BR, UK<br />
웹사이트 ritzhotels.com<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26<br />
Hotel 41<br />
18세기 귀족들의 시대, 매일 밤마다 호화로운 저녁 모임이 펼쳐지고, 주말이면<br />
교외의 별장에 모여 카드와 승마를 즐기는 나날들…. 호텔 41에 머물다 보면 꼭<br />
그 시대 귀족의 생활을 목격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호텔이 주는<br />
압도적인 인상과 달리, 서비스는 매우 친절하다. 그래서인지 다른 어떤 호텔보다<br />
장기 투숙객도 많고 단골 고객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 버킹엄 궁전이나 하이드파<br />
크와 가까워 아침에 산책을 하거나 오전의 버킹엄 궁전 교대식을 볼 수 있고, 빅<br />
토리아 스테이션과 가까워 어디든 이동하기가 편리하다. 또 뮤지컬 극장이 즐비<br />
한 지역이어서 밤이면 런던을 대표하는 뮤지컬 관람이 가능하다.<br />
가격대 1박에 70만~150만원대 주소 41 Buckingham Palace Road, London,<br />
SW1W 0PS, UK 웹사이트 41hotel.com<br />
글 이연정<br />
Baglioni London<br />
바글리오니 호텔은 영국에서 가장 섬세하고 우아한 호<br />
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 장인들이 하나<br />
부터 열까지 매만진 덕분이다. 또 호텔 내의 레스토랑<br />
브루넬로Brunello는 식재료부터 모두 이탈리아에서<br />
공수해 정통 이탤리언 퀴진을 선보인다. 스파와 피트<br />
니스 등의 시설도 호화로운 리조트에 뒤지지 않는다.<br />
가격대 1박에 80만~150만원대 주소 60 Hyde Park<br />
Gate Kensington, London SW7 5BB, UK<br />
웹사이트 baglionihotels.com<br />
The Connaught<br />
영국에서 가장 호화롭고 우아한 호텔 중 하나다. 이국적이고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는 디<br />
자이너 가이 올리버Guy Oliver의 솜씨. 침대도 월넛 프레임을 짜넣었고, 코노트의 로고<br />
를 음각으로 새겼다. 미슐랭 스타 셰프인 헬렌 다로즈Helene Darroze가 화려하고 아름다<br />
운 요리들을 내놓고, 최고급 아만 스파가 유혹한다. 가격 70만~2백30만원대 주소 Carlos<br />
Place Mayfair, London, W1K 2AL 웹사이트 the-connaught.co.uk<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27
Global Report<br />
Fine Dining in UK<br />
요리에 있어서라면 유럽엔 이미 종주국을 자처하는 나라들이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다. 상대적으로 영국은 요리에 있어서는 별로 거론이 되지<br />
않곤 했다. 하지만 어쩌면 오해였을지 모른다. 영국 곳곳에도 파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즐비하다.<br />
Sketch<br />
레스토랑계의 큰손인 모라드 마주즈Mourad<br />
Mazouz와 프렌치 요리의 아티스트인 피에르 가<br />
니에르의 합작품이다. 둘은 스케치를 단지 밥만<br />
먹으러 오는 곳이 아니라, 삶과 사랑과 일에 관<br />
한 중요한 이야기가 오가는 곳으로 만들었다. 평<br />
소 피에르 가니에르의 요리를 좋아하던 사람이라<br />
면 스케치에서 그가 선보이는 모던 유러피언 퀴<br />
진도 입에 맞을 거다. 코스 요리를 다 먹을 시간이<br />
없다면 오후에 애프터눈티를 즐기러 가는 걸 추<br />
천하겠다. 샌드위치, 마카롱, 무스 케이크 등이 어<br />
찌나 화려하고 앙큼한지, 눈과 입이 함께 호강을<br />
한다. 가격 7만~12만원대 주소 9 Conduit Street<br />
London, Greater London W1S 2XG 웹사이트<br />
sketch.uk.com<br />
Restaurant Nathan<br />
Outlaw<br />
잉글랜드 서남부의 콘월은 수려하고 기개 좋은<br />
풍경을 가졌다. 나단 아웃로우는 영국에 몇 안 되<br />
는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다. 이곳의 정확한 메<br />
뉴는 알 수가 없다. 계절에 따라 또 그날그날에 따<br />
라 동네 해산물 시장에 나온 가장 싱싱한 재료를<br />
가져와 내놓기 때문이다. 그러니 메인 디시는 매<br />
일이 ‘주방장 특선’이다. 가격 4만~15만원대 주<br />
소 Nathan Outlaw Restaurants Ltd, St. Enodoc<br />
Hotel, Rock, Cornwall, PL27 6LA, UK 웹사이트<br />
nathan-outlaw.com<br />
Le Manoir aux<br />
Quat’Saisons<br />
옥스퍼드에 있는 레스토랑 르 마누아 오 콰트세종은 오가<br />
닉 레스토랑이다. 셰프들이 직접 채소를 키운다. 이곳엔 메<br />
뉴가 많지 않다. 10개가 채 되지 않는 메뉴만으로도 맛과 식<br />
감, 스타일링을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끊<br />
이지 않는 손님들 그리고 벽에 붙은 미슐랭 투 스타 표시를<br />
보면 그가 옳았다는 게 입증된다. 가격 5만~20만원대 주소<br />
Church Road, Great Milton, Oxford, OX44 7PD, England<br />
웹사이트 manoir.com<br />
The Tramshed<br />
예술 작품이 걸려 있는 주방과 식당. 그런데 그 작품이 데미언 허스트가 만든 거라면? 더 트람<br />
셰드에 바로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이 있다. 강당을 연상케 하는 철골 구조의 높은 천장 그리고<br />
그 아래 공평하게 배치된 테이블, 두툼한 쇠고기 스테이크를 열심히 썰어 먹는 사람들. 더 트람<br />
셰드에서는 지극히 현대적인 런던을 맛볼 수 있다. 가격 7만~12만원 정도 주소 32 Rivington<br />
Street, London EC2A 3LX 웹사이트 chickenandsteak.co.uk<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28<br />
Dinner<br />
다이너 내부에 들어서면 어딘지 옛 궁정 시대의<br />
런던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는 헤스턴 블루멘털이<br />
‘런던 헤리티지’를 콘셉트로 잡았기 때문이다. 다<br />
이너에서는 옛 문헌에서는 읽어봤지만 실제로 먹<br />
어본 적도 해본 적도 없는 요리들이 현대화되어<br />
식탁에 오른다. 또 분자 요리의 원조 격인 곳이기<br />
도 하다. 가격 메인 디시 6만~15만원대 주소 66<br />
Knightsbridge, London SW1X 7LA 웹사이트<br />
dinnerbyheston.com<br />
The Fat Duck<br />
더팻덕은 런던의 프렌치 레스토랑 가운데 1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은 1995<br />
년에 문을 연 이래로 꾸준히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혁신적이고 때로 모험으로<br />
보이기까지 하는 레시피와 프레젠테이션이 그 비결이지 않을까 싶다. 이곳의 단골<br />
들은 더팻덕이야말로 맛과 멋을 아는 셰프들이 만들고 사람의 오감을 모두 깨어나<br />
게 해주는 대단한 실력을 가졌다고 입을 모은다. 더팻덕은 미슐랭에서 별 세 개를<br />
받았고, 레스토랑 전문지들이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순위를 매길 때에도 어김없<br />
이 포함된다. 가격은 비싼 편이다. 가격 디너 코스 30만원대부터 주소 High Street,<br />
Bray, Berkshire, SL6 2AQ 웹사이트 thefatduck.co.uk<br />
글 이연정<br />
Dinner<br />
다이너 내부에 들어서면 어딘지 옛 궁정 시대의 런던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br />
는 헤스턴 블루멘털이 ‘런던 헤리티지’를 콘셉트로 잡았기 때문이다. 다이너에<br />
서는 옛 문헌에서는 읽어봤지만 실제로 먹어본 적도 해본 적도 없는 요리들이<br />
현대화되어 식탁에 오른다. 또 분자 요리의 원조 격인 곳이기도 하다. 가격 메<br />
인 디시 6만~15만원대 주소 66 Knightsbridge, London SW1X 7LA 웹사이트<br />
dinnerbyheston.com<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29
Global Report<br />
Shall We Golf in UK?<br />
풍광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 메이저 골프 대회를 단골로 개최하는 곳, 유난히 험한 코스로 악명이 높은 곳….<br />
영국 런던 근교는 물론,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웨일스까지 영국의 대표 골프장을 모았다.<br />
웬트워스 골프 클럽 Wentworth Golf Club<br />
웬트워스 골프 클럽은 1926년 개장과 함께 일약 명문으<br />
로 떠오른 곳이다. 1960년대 이후부터는 매년 월드 매치<br />
플레이와 유러피언 PGA 챔피언십이 열렸다. 7308야드<br />
에 이르는 거리와 넓은 페어웨이, 곳곳에 심어진 벙커는<br />
타이거 우즈 같은 장타자들에게도 만만치 않다. 그린 사<br />
용료는 10월 말 기준, 웨스트 코스가 £360, 에든버러 코<br />
스와 이스트 코스는 각각 £160이다. 11월 한 달간은 30%<br />
정도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주소 Wentworth<br />
Golf Club, Wentworth Drive, Virginia Water, Surrey<br />
GU25 4LS 웹사이트 wentworthclub.com<br />
로열 리덤 & 세인트 앤스 골프 클럽 Royal Lytham and<br />
St. Annes Golf Club<br />
로열 리덤은 올 7월 열린 제141회 디 오픈의 개최지로, 코스<br />
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곳이다. 거센 바닷바람과 험난한 지<br />
형으로 인해 난이도가 상당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코스가<br />
설계된 지 오래되어 쉽다는 평가도 있어왔다. 로열 리덤은 수<br />
요일과 토요일을 제외하면 방문객들도 이용할 수 있다. 이용<br />
료는 10월부터 주중 18홀은 £123, 36홀은 £184이다. 주소<br />
Royal Lytham & St. Annes Golf Club, Links Gate, Lytham<br />
St. Annes, Lancashire, FY8 3LQ 웹사이트 royallytham.org<br />
스토크 파크 컨트리클럽 Stoke Park Country Club<br />
1964년에 제작된 영화 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숀 코<br />
넬리는 극 중 골프 대결을 펼친다. 그 영화의 배경이 바로 이곳, 스토크 파크 컨<br />
트리클럽이다. 스토크 파크는 런던에서 3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스토크 파<br />
크의 호텔은 5성급이고, 스파 역시 좋은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스는<br />
총 27홀로 세계적인 코스 설계가 해리 콜트에 의해 설계되었다. 스토크 파<br />
크는 10월 말까지 여름 요금을 적용해 주중은 £145, 주말엔 £205을 내야<br />
한다. 그러나 11월부터는 주중 £85, 주말 £145의 금액을 적용받을 수 있다.<br />
주소 Stoke Park, Park Road, Stoke Poges, Buckinghamshire SL2 4PG<br />
더 그로브 The Grove<br />
웹사이트 stokepark.com<br />
잉글랜드 북서쪽의 복합 골프 리조트인 더 그로<br />
브는 골프 전문 매거진인 에 영국의<br />
서닝데일 골프 클럽 Sunningdale Golf Club<br />
골프장들 중에서 톱 10 코스로 소개되었고, 에서 상위권에 랭크되었다. 더 그<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30<br />
다. 흔히 미국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Augusta National Golf Club과 함께 언급되는데, 그만큼 둘<br />
다 세계적인 골프 대회를 유치하는 곳이다. 어쩐지 이름이 친숙하다고?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01년에<br />
는 박세리 선수, 2008년에는 신지애 선수가 이곳에서 ‘브리티시 여자오픈’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서<br />
닝데일의 챔피언십 코스는 올드 코스와 뉴 코스, 둘로 나뉜다. 올드 코스는 지난 1901년에 ‘디 오픈The<br />
Open’에서 두 차례 우승한 윌리 파크 주니어Willie Park Jr.가 설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뉴 코스는<br />
1923년에 문을 열었는데, 올드 코스에 비하면 좀 더 거칠고 남성적인 느낌이다. 그린 사용료는 10월 말<br />
까지는 올드 코스가 £195, 뉴 코스는 £165이다. 두 코스를 모두 이용할 때에는 £280인데, 한날 동시<br />
에 이용해야 한다. 주소 Sunningdale Golf Club, Ridgemount Road, Sunningdale, Berkshire, SL5<br />
9RR 웹사이트 sunningdale-golfclub.co.uk<br />
로브는 10월 22일부터 겨울 사용료를 받는다. 비<br />
회원권을 기준으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br />
£95,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115이다. 여<br />
름 시즌과 비교해 £60~80 정도 저렴한 금액이<br />
다. 그래서인지 늘 일찍부터 예약이 몰려서 계획<br />
한 날보다 최소 30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br />
다. 주소 The Grove, London’s Country Estate,<br />
Chandler’s Cross, Hertfordshire WD3 4TG 웹<br />
사이트 thegrove.co.uk<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31
뮤어필드 Muirfield<br />
스코틀랜드의 뮤어필드는 에든버러 공항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 해안에 위치한 전형<br />
적인 링크스 코스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클럽으로도 알려져 있다. 역사가 오<br />
래된 만큼, 뮤어필드의 규정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개인 플레이가 불가능하며 그린<br />
에서는 누구도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넥타이를 매야만 입장할 수 있고, 심지어 클럽하<br />
우스 내 레스토랑에 들어갈 때도 타이를 매고 있어야 한다. 또 여성은 남성을 동반해야<br />
만 라운드를 할 수 있다. 뮤어필드는 11월 13일부터 겨울 요금을 적용한다. One round<br />
only, £110이다. 주소 Duncur Road, Muirfield, Gullane, East Lothian, Scotland,<br />
EH31 2EG 웹사이트 muirfield.org.uk<br />
로열 카운티 다운 골프 클럽 Royal County Down Golf Club<br />
북아일랜드의 다운 카운티 뉴캐슬에 위치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br />
닌 곳이다. 가 엄선한 세계 10대 유명 골프장이기도<br />
하다. 바다와 산 아래 마을이 이루는 아름답고 목가적인 풍경은 골퍼들<br />
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하다. 10월까지는 주중 오전에는 라운드당 £165,<br />
주중 오후엔 라운드당 £150이다. 일요일 저녁에는 라운드당 £180<br />
이며, 투 라운드를 하루에 이용할 경우에는 £250를 내야 한다. 주소<br />
Royal County Down Golf Club, 36 Golf Links Road, Newcastle, Co<br />
Down BT33 0AN Northern Ireland 웹사이트 royalcountydown.org<br />
세인트앤드루스 골프 클럽 St. Andrews Golf Club<br />
세인트앤드루스! 스코틀랜드 동부 해안, 인구 1만5000명의 이 작은 타운으로 해마다 수십만 명의 골퍼<br />
들이 몰려든다. 이곳의 랜드마크인 세인트앤드루스 골프 클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으로 유<br />
명하다. 특히 이곳의 올드 코스는 미국의 페블비치, 오거스타 내셔널 등과 함께 세계 3대 골프장으로 손<br />
꼽힌다. 세인트앤드루스는 코스마다 사용료가 천차만별이다. 올드 코스 기준, 10월 중순부터 10월 말까<br />
지는 £105, 11월부터 연말까지는 £75의 이용 요금을 내야 한다. 주소 St. Andrews Golf Club, Links<br />
House, 13 The Links, St Andrews, Fife, KY16 9JB<br />
웹사이트 thestandrewsgolfclub.co.uk<br />
더 로열 세인트 조지스 골프 클럽 The Royal St.George’s<br />
Golf Club<br />
제140회 디 오픈은 도버 해협이 보이는 영국의 동남부 샌드위치<br />
베이에 접해 있는 로열 세인트 조지스에서 개최되었다. 이 곳은<br />
질긴 잔디와 강인하게 자라난 거친 갈대 그리고 모래밭까지 가<br />
세해 난코스라 일컬어지는 곳이다. 자연 지형을 살려 지은 설계<br />
를 뜻하는 링크스 코스만의 특성을 그 어느 곳보다 가장 잘 살린<br />
골프 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린 사용료는 올해 10월까지 18홀<br />
은 £170, 36홀은 £210이다. 예약 시 모든 금액을 완납해야 한<br />
다. 주소 The Royal St. George’s Golf Club, Sandwich, Kent,<br />
CT13 9PB 웹사이트 royalstgeorges.com<br />
턴베리 리조트 Turnberry Resort<br />
스코틀랜드 에어셔에 위치한 턴베리 리조트는 코스 전체가 해<br />
안선에 있다. 특히 바다 건너 보이는 둥근 지붕 모양의 에일사<br />
분화구와 9번 홀에서 보이는 등대가 연출하는 풍경은 가히 장<br />
관이라 말할 수 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대신 골프 코스<br />
의 난이도는 쉽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2009년 디 오픈 개최<br />
를 전후해 백 티와 벙커를 추가해 의도적으로 난이도를 높였<br />
다. 가장 유명한 에일사 코스 기준, 호텔 이용객은 10월 한 달간<br />
이용료 £99, 방문객은 £120. 예약은 2주 전에 해야 한다. 주<br />
소 Turnberry Resort, Maidens Road, KA26 9LT Turnberry,<br />
Ayrshire, Scotland 웹사이트 turnberry.co.uk<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32<br />
글 박이지<br />
폭스힐 클럽 & 리조트 Foxhills Club and Resort<br />
폭스힐 클럽 & 리조트는 골프장과 함께 호텔, 스파, 테니스장, 회의장 등의 시설을 갖춘 럭<br />
셔리 리조트다. 이곳의 골프장은 두 개의 챔피언십 코스와 짧은 게임을 할 수 있는 9홀 코스<br />
로 구성된다. 원래는 귀족들의 여우 사냥터로 알려진 곳으로, 울창한 숲에 싸여 운치가 있<br />
다. 챔피언십 코스는 일반적으로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는데, 티 사용 시간은 10분 간격으로<br />
제한되며 첫 티 시간대는 연중 달라진다. 골프장 이용 요금은 11월까지 방문객 기준, 월~목<br />
요일까지는 £90, 금~일요일까지는 £110이다. 9월에는 ‘PGA 서던 프로페셔널 챔피언<br />
십’이 열린다. 주소 Foxhills, Ottershaw, Surrey, KT16 0EL, UK 웹사이트 foxhills.co.uk<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33
KEB Network<br />
Overseas Network<br />
Global Network of KEB Branches and Subsidiaries<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34<br />
외환은행 런던 지점 이모저모와 전 세계 지점 리스트.<br />
KEB London Branch<br />
세계 곳곳에 지점을 두고 국제 금융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외환은행.<br />
그중에서도 런던 지점은 업무량과 역사 등에 있어서 인상적인 지점<br />
중 하나다. 지하철 ‘뱅크 역’ 인근에 있는데, 이곳은 역 이름에서 유추<br />
할 수 있듯이 이 지역은 원래 은행들이 모여 있던 금융 중심지다. 현<br />
재도 ‘뱅크오브잉글랜드Bank of England’ 등 은행이 여전히 많이 위<br />
치해 있다. 주변의 명소로는 길드홀, 세인트폴 대성당, 밀레니엄 브<br />
리지 등이 있다. 런던 지점은 은행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골목에<br />
자리를 잡고 지난 1968년 10월 10일에 문을 열었다. 올해로 45년째<br />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여신과 수신, 외환, 수출입, 자금 등 은행<br />
업무 전반을 취급한다.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br />
민은행, 기업은행 등 우리나라의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br />
등이 런던에 진출해 있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br />
외환은행 런던 지점은 자산이 약 14억 달러에 달한다. 규모를 꽤 갖<br />
추고 선전하는 지점이라 할 수 있겠다. 한국계 은행으로서는 유일하<br />
게 소매 금융을 취급하는 걸 비결로 꼽을 수 있지 않을지. 이곳에는<br />
한국에서 파견된 직원 7명과 현지 직원 18명 등 총 25명이 근무하고<br />
있는데, 이들 또한 외환은행 런던 지점의 든든한 힘이다. 외국환 전문 은행으로서 업무 경험을 통해 숙련된 직원들이<br />
기 때문이다. 또 쉰여덟의 현지 직원부터 올해 외환은행에 입사한 스물다섯 살의 막내 직원까지 친절한 고객 응대와<br />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그러니 한 번 찾은 고객들은 이곳을 꼭 다시 방문하고 충성도가 높아질 수밖에.<br />
한국에서 파견된 7명의 직원들은 런던 인근의 뉴몰든 지역에 많이 거주한다. 이곳에 대규모 한인 타운이 있고, 또 우<br />
스터파크, 레인지파크, 윔블던 등의 주택가가 잘 정비되어 있다. 여기서 런던 지점이 있는 뱅크 역까지는 기차와 지하<br />
철로 30~40분 정도 걸린다. 우리나라로 치면 분당에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정도로 비유할 수 있다. 참고로, 해외<br />
파견은 꽤 깐깐한 절차를 거쳐야 선발될 수 있다. 우선 해당 국가의 언어 능력을 갖춰야 하고,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br />
과해야 한다. 기혼자는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고, 통상 3년 정도씩 근무한다. 외환은행의 런던 지점은 금융 중심지<br />
라는 점과 국내 기업들의 진출, 현지 거주 한국인들의 수가 많다는 점에서 외환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br />
해외 근무지다. 또 최근 경영평가 3반기에서 2011년 상반기에는 1등, 2011년 하반기 2등, 2012년 상반기 1등으로 해외<br />
점포 전체에서 1등을 했다.<br />
올해 하반기 외환은행 런던 지점은 외환은행 전체적으로 추진 중인 해외 업그레이드 전략 ‘Let’s Go to Turkey &<br />
Africa’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외환은행이 아직 진출하지 않고, 거래가 시작되지 않은 지역인<br />
터키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현지 우량거래선 거래(여신과 수출입 집중)를 유치해 자산을 증대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br />
데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br />
주소 30 Old Jewry, London, EC2R 8EB, U.K. 전화번호 +44-20-7606-0191<br />
글 박이지•사진 박성훈<br />
●North America<br />
Korea Exchange Bank of Canada<br />
(Head Office)<br />
Madison Centre Suite 103,<br />
4950 Yonge St. Toronto Ontario<br />
M2N 6K1 Canada<br />
T +1-416-222-5200<br />
KEBOC Main Branch<br />
Madison Centre Suite 103,<br />
4950 Yonge St.<br />
Toronto Ontario M2N 6K1 Canada<br />
T +1-416-222-6500<br />
KEBOC Bloor Branch<br />
627 Bloor Street,<br />
West Toronto Ontario M6G<br />
1K8, Canada<br />
T +1-416-533-8593<br />
KEBOC Vancouver-Downtown Branch<br />
590 Robson St. Vancouver,<br />
British Columbia , V6B 2B7, Canada<br />
T +1-604-609-2700<br />
KEBOC Mississauga Branch<br />
Sussex Center, West Tower<br />
90 Burhamthorpe Rd.<br />
West, Suite 120,<br />
Mississauga Ontario L5B 3C3, Canada<br />
T +1-905-272-3130<br />
KEBOC Thornhill Branch<br />
7670 Yonge Street, Suite #5,<br />
Thornhill, Ontario, Canada<br />
T +1-905-707-7001<br />
KEBOC Vancouver-Burnaby Branch<br />
100-4900 Kingsway, Burnaby,<br />
British Columbia, V5H 2E3, Canada<br />
T +1-604-432-1984<br />
KEBOC Vancouver-Coquitlam Branch<br />
4501 North Road, Suite 202A,<br />
Burnaby, B.C., Canada<br />
T +1-604-420-0019<br />
KEBOC Calgary Branch<br />
1935 37th Street SW,<br />
Unit 110, Calgary, AB T3E<br />
3A4, Canada<br />
T +1-403-398-7070<br />
KEB NY Financial Corp.<br />
460 Park Ave. 14th Floor,<br />
New York, N.Y. 10022 U.S.A.<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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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 NYFC Atlanta Loan Productio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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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N.Y. 10022 U.S.A.<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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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apa Gading,, Jakarta 1424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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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Branch<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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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Chome, Marunouchi<br />
Chiyoda-ku, Tokyo, Ja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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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juku Sub-Branch<br />
Dai 2 Senzaki Bldg 1F, 1-2,<br />
Hyakuning-cho, 1-Chome<br />
Shinjuku-Ku, Tokyo, Japan<br />
T +81-3-3208-5211<br />
Osaka Branch<br />
Yodoyabashi Mitsui Bldg.,<br />
1-1, Imabashi 4Chome,<br />
Chuoku, Osaka, Japan<br />
T +81-06-6201-2600<br />
●EUROPE<br />
Amsterdam Branch<br />
Dr.Willem Dreesweg 2,<br />
1185VB Amstelveen, The Netherlands<br />
T +31-20-546-9377<br />
Moscow Representative Office<br />
World Trade Center,<br />
Ent.3, Office Building 1308A,<br />
Krasnopresnenskaya Nab. 12,<br />
Moscow 123610, Russia<br />
T +7-495-258-2405<br />
Korea Exchange Bank (Deutschland) A.G.<br />
Bockenheimer, Landstrasse 51-53, 60325<br />
Frankfurt Am Main, Germany<br />
T +49-69-7129-0<br />
KEBDAG Czech Ostrava Office<br />
3F AXIS OFFICE PARK<br />
Building C Na Rovince<br />
879,720 00 Ostrava, Czech Republic<br />
T +420-595-700-900<br />
London Branch<br />
30 Old Jewry, London<br />
EC2R 8EB, U.K.<br />
T +44-20-7606-0191<br />
Paris Branch<br />
17-19 Avenue<br />
Montaigne 75008 Paris, France<br />
T +33-1-5367-1200<br />
●MIDDLE EAST<br />
Bahrain Branch<br />
5th Floor, Yateem Center Bldg.<br />
P.O. Box 5767, Manama, Bahrain<br />
T +973-17-229333<br />
New Delhi Representative Office<br />
Flat No. 511, Ansal Bhawan,<br />
16 Kasturba Gandhi Marg,<br />
New Delhi 110001, India<br />
T +91-11-4354-8960<br />
Dubai Representative Office<br />
Office No.202 Block A<br />
Concorde Complex Bldg, Plot<br />
125-130, P.O.Box 14535,<br />
Dubai, U.A.E.<br />
T +971-4-228-1133<br />
●OCEANIA<br />
KEB Australia Ltd.<br />
Suite 902, Level 9,<br />
Chifley Tower, 2 Chifley Square,<br />
Sydney NSW 2000, Australia P.O Box N595<br />
Grosvenor Pl. Nsw 1220 Australia<br />
T +61-2-9231-633<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35
KEB Inside<br />
즉시연금에 가입하면 절세 혜택이 세 가지<br />
금융자산 증감 시에 고려할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 마침 KEB에서 이를 도와줄 PB 상품이 있어 눈길이 간다.<br />
바로 절세 혜택을 세 가지나 누릴 수 있는 즉시연금이 그 주인공이다. PB본부 세무팀장 이항영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어본다.<br />
얼마 전 1백억원대의 임대 건물을 양도한 A씨(70<br />
세)는 양도소득세 20억원을 납부하고도 오히려<br />
80억원의 자금이 생겼다. 이미 금융자산을 20억<br />
원 정도 보유하고 있어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되고<br />
있는데 80억원의 금융자산이 추가로 생긴 것이다.<br />
재테크 관련, A씨의 가장 큰 관심 사항은 두 가지<br />
이다. 첫 번째는 금융소득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br />
에 종합소득세를 줄이는 것이다. 고액의 금융자산<br />
이 추가로 생겨 금융소득종합과세 부담이 만만치<br />
않기 때문이다. 기존의 금융자산 20억원을 포함<br />
하여 1백억원을 연 4%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했을<br />
경우 4억원의 이자소득이 발생하게 된다. 이자를<br />
수령할 때 6천1백60만(4억×15.4%, 지방소득세 포<br />
함)원의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게 되고 다음 해<br />
5월에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하여야 하는데 이<br />
때 종합소득세를 6천7백24만원 정도 추가적으로<br />
납부하여야 한다. 세후수익률은 결국 4%가 아니<br />
라 2.6%로 줄어들게 된다. 또 내년부터는 금융소<br />
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천만원에서 3천만원으<br />
로 줄어들어 종합소득세 부담이 2백64만원 정도<br />
더 늘어난다.<br />
고가의 부동산을 양도했거나<br />
고액의 토지보상금을<br />
수령한 고객이 필수적으로<br />
가입하는 상품이 있다.<br />
바로 즉시연금이다.<br />
들어와서 점점 사전 증여에 대해<br />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br />
종합소득세와 상속세, 이 두 가지<br />
에 대한 A씨의 두 가지 고민을 해<br />
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br />
A씨처럼 고가의 부동산을 양도<br />
했거나 고액의 토지보상금을 수<br />
령한 고객이 필수적으로 가입하<br />
는 상품이 있다. 바로 즉시연금이다. 보험을 가입하고 보험료를 납부하면<br />
그다음 달부터 바로 이자가 나오고 10년이 지난 만기 시에 원금이 지급되<br />
는 비과세 상품이다. A씨는 유일하게 매달 수입이 들어오는 임대 건물을<br />
청산했기 때문에 매월 일정한 수입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30억원을<br />
즉시연금에 가입하게 되면 매월 9백60만원 정도 일정한 이자를 지급받<br />
을 수 있기 때문에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다. 또 그 이자는 비과세가 된<br />
다고 하니 일석이조의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계약 기간이 10년이면 A씨<br />
가 80세이기 때문에 평균수명보다 낮으므로 피보험자를 A씨로 하면 되<br />
겠지만 계약 기간을 20년으로 늘린다면 피보험자를 자녀로 하는 것도 절<br />
세에 유리한 방법이 될 수 있다.<br />
계약자 및 수익자를 부모로 하고 자녀가 피보험자인 상태에서 부모가 사<br />
망하면 자녀가 계약자 및 수익자의 지위를 상속받아 남은 기간의 이자와<br />
원금을 수령하게 되는데 이때 자녀가 지급받을 이자와 원금 전체를 상<br />
정된 기간 동안 연금 형태로 분할 지급받는 경우이다. 여기서 납입보험료<br />
란 원금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자를 지급하는 경우에는 이자소득세<br />
가 비과세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과세되기 전에 가입을 서두르는 것이 절<br />
세할 수 있는 방법이다.<br />
A씨는 아들(45세)과 딸(44세)에게 각각 10억원씩 현금 증여를 하고자 한<br />
다. 자녀들은 증여받은 자금으로 즉시연금에 가입할 예정이다. 자녀들<br />
에게 매월 일정한 생활비를 받을 수 있고 원금은 10년 후에 받을 수 있<br />
게 하기 위해서이다. 10억원의 현금 증여에 대한 증여세는 2억7백90만원<br />
(=((10억-3천만원)×0.3-6천만원)×0.9)이다. 증여세는 물론 자녀가 부담<br />
해야 한다.<br />
이 경우 증여세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바로 해답은 즉시연금에<br />
있다. 흔히 즉시연금 상품은 상속세만 절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증<br />
여세도 절세할 수 있다. 자녀에게 현금을 증여하여 즉시연금에 가입하게<br />
되면 10억원 전체에 대한 증여세를 납부하여야 한다. 그러나 계약자를 A<br />
씨로 하고 수익자를 자녀로 하게 되면 현금의 증여가 아니라 보험금의 증<br />
여가 된다. 연금의 증여 시기는 첫 번째 연금을 지급받은 날이므로 A씨<br />
가 즉시연금을 가입하고 수익자인 자녀가 첫 번째 이자를 수령하는 날이<br />
증여 시기가 된다.<br />
그렇다면 증여 재산 평가액은 얼마가 될까? 매월 이자를 3백20만원씩<br />
수령하고 10년 만기 시점에 원금 10억원을 수령하므로 정기금할인평가를<br />
하게 되면 8억6천1백30만원이다.<br />
증여재산가액<br />
861,344,240원<br />
1년 이내<br />
지급받는 이자<br />
320만원 X 12<br />
= 38,400,000원<br />
9년 동안<br />
지급받는 이자<br />
3,840만원 X 6.6561 (1)<br />
= 255,594,240원<br />
10년 후<br />
지급받는 원금<br />
10억 X 0.56735 (2)<br />
= 567,350,000원<br />
(1) : 연금의 현가계수(9년, 할인율 6.5%)<br />
(2) : 현가계수(9년, 할인율 6.5%)<br />
위와 같이 유기정기금평가를 하였을 경우 증여재<br />
산가액은 10억원이 아니라 8억6천1백30만원으로<br />
계산되므로 증여세는 1억7천46만원이 된다. 현금<br />
10억원을 증여하여 즉시연금 상품에 가입하는 것<br />
보다 증여세 3천7백44만원이 절세된다. 통상적으<br />
로 보험금의 증여 시기는 만기로 본다. 그런데 즉<br />
시연금은 첫 회 연금을 지급할 때에 증여하므로<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36<br />
두 번째 고민은 자녀에게 사전 증여를 하는 것이<br />
다. 2년 전 부인에게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 한도<br />
인 6억원을 증여했기 때문에 자녀 2명에게 현금<br />
10억원씩 증여해주고 싶어서다. 평소 상속세에 관<br />
심이 없던 A씨도 점점 나이가 들고 “상속은 재산<br />
의 반이 세금이기 때문에 미리미리 사전 증여를<br />
하여야 최대한 세금을 적게 내고 자식들에게 많<br />
은 재산을 물려줄 수 있다”는 PB팀장의 말을 누차<br />
속재산가액에 포함시키는 것이 아니라 6.5%로 정기금할인평가를 하므로<br />
상속재산가액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br />
다만, 이 즉시연금 상품이 종합소득세가 과세되도록 기획재정부에서 개<br />
정안을 발표하여 소득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과세로 전환되기 때문에<br />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 사실 세법적인 측면에서 보면 즉시연금 상품이 과<br />
세 제외되는 것은 세법조문을 교묘하게 피해서 만든 부분이 없지 않아<br />
있었다. 저축성 보험이 과세되는 경우는 두 가지인데 계약 기간이 10년<br />
미만이거나, 계약 기간은 10년 이상이지만 10년 이내에 납입보험료를 확<br />
글 외환은행 PB본부 세무팀장 이항영<br />
연금과 적립금을 평가하는 방법은 유기정기금의 평가 방법에 의거한다.<br />
또한, 적립금은 계약 기간의 마지막 연도에 받을 정기금에 포함하여 평가<br />
한다(재산-605, 2010. 6.18). 또 종신정기금을 매월 단위로 지급받는 경<br />
우 정기금을 받을 권리의 평가는 첫 회 수령일부터 1년 미만의 기간 중<br />
지급받을 금액의 단순합계액과 첫 회 수령일로부터 1년 이후부터 수령할<br />
금액을 평가한 가액을 합계하는 방식으로 평가하며, 각 연도에 받을 정<br />
기금액은 1년 동안 지급받을 금액의 합계액을 적용하며 경과 연수(n)는<br />
1년을 차감한 연수를 적용하여 계산한다(재산-313, 2011.6.29).<br />
증여 시기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br />
지금까지의 혜택을 받기 위해 A씨는 소득세법 시<br />
행령 시행일 전에 즉시연금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br />
시행령 개정은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사항은 아니<br />
다. 국무회의에서 의결로 정해지는 사항인데, 통상<br />
적으로 매년 12월경에 국무회의에서 이루어진다.<br />
즉, 종합소득세 비과세 혜택은 물론 상속세와 증여<br />
세 절세 혜택을 누리려면 가입을 서두를 일이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37
KEB Inside<br />
가을철 재테크는 이 두 상품으로<br />
하늘은 높고 지갑은 살찌울 계절이다. 이를 위해 외환은행의 재테크 상품 두 가지를 소개한다.<br />
펀드 자동환매 시스템<br />
피델리티 이머징마켓 채권<br />
펀드는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재테크 상품 중 하나다. 그만큼 재테크 초보자들이 시작하기에도 좋고, 상품<br />
‘이머징마켓 채권’이란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베네수엘라, 터키 등 신흥국에서 발행한 국채 및<br />
도 다양하고, 많은 경우에는 큰 위험성이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역으로 펀드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br />
공채를 말한다. ‘피델리티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는 이머징마켓의 채권 중에서 현지 통화로 표시된 채권이 아<br />
아마 펀드 투자자라면 이 네 가지 고민에 거의 고개를 끄덕일 거다. 첫째,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는데, 3년이<br />
니라, 미국 달러를 사용한 채권에만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머징마켓은 사실 재테크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br />
지나도록 마이너스에서 헤매고 있다. 둘째, 수익이 났을 때 환매를 했어야 하는데, 시기를 놓쳐버렸다. 셋째,<br />
람이라도 유의해 볼 법한 시장이다. 10여 년 전에 신흥 경제 시장들이 형성된 이후, 기업들은 하루바삐 이곳<br />
펀드에 가입은 했으나, 온종일 이것만 챙겨볼 수가 없으니, 관리에 빈틈이 생긴다. 넷째, 앞에 한 고민의 연장<br />
에 진출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아낌없이 투자를 해야 하는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br />
선상으로, 일정한 수익이 나면 일부를 환매하고 나머지는 더 지켜보고 싶은데 생각뿐이지 재빠르게 행동으<br />
로 옮기기 어렵다. 이럴 때 귀가 솔깃한 것이 바로 ‘펀드 자동환매 시스템’이다. 은행에서 펀드 환매, 즉 해지<br />
를 권유하다니, 의아하다고? ‘묻지 마 가입’을 권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무조건 고수익을 내야 하고, 일<br />
률적으로 투자 목표를 세워야 할 이유도 없다.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서 개개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는<br />
게 은행과 고객 모두 ‘윈-윈’ 하는 길이다.<br />
이머징마켓에 관한 여러 상품 중에서도 이머징마켓 채권은 꽤 알짜 상품이다. 이머징마켓의 채권을 살펴보<br />
면, 실제로 최근 10년간 연평균 8%의 높은 이자수익을 냈고, 이에 따라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투자수익률을<br />
올릴 가능성을 계속 보여왔다. 같은 기간 주식이나 코스피와 비교해봐도 비슷한 수익률을 기록했고, 그에<br />
비해 변동성은 40% 수준에 머물렀다. 이머징마켓에 속하는 국가들의 신용 등급이 높아짐에 따라 채권 가<br />
격도 동반 상승했다. 또 신용 등급이 개선되면서 부도율(스프레드)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채권의 가격은<br />
펀드 자동환매 시스템은 펀드 투자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위의 고민들에서 출발했다. 처음이야 누구나 이<br />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38<br />
번만큼은 제대로 관리해보겠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시작한다. 하지만 물리적인 시간이나 상황이 여의치 않<br />
을 수도 있고, 어느새 느슨해지게 된다. 초심을 지킬 수 있다면 사실 투자에 따른 결과가 더 좋아지고 투자<br />
에 힘이 붙을 텐데 말이다. 펀드 자동환매 시스템은 이럴 때 던지는 ‘돌직구’라 할 수 있다.<br />
외환은행은 지난 9월 3일부터 ‘펀드 자동환매 시스템’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초심을 지키는 투자’가 현실<br />
적으로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이 시스템은 한마디로 ‘투자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사전에 자신의 목표<br />
수익률을 지정하여 펀드 자동환매 신청을 등록해놓으면 해당 계좌가 목표수익률에 도달할 때 자동으로 환<br />
매신청이 등록되는 거래’다. 즉, 사전에 목표수익률을 정해서 시스템에 입력해두면 시스템이 고객의 수익률<br />
을 체크하고 그에 따른 다음 행동을 취한다. 가입자가 시시각각으로 펀드 상품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시스템<br />
이 알아서 순간을 포착하고 적기에 수익을 실현해준다. 목표 수익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목표수익률의 상향<br />
또는 하향 조정도 자유롭다. 현재 시스템에서 체크하는 수익률의 범위는 최대 +50%까지이다. 1%~50%까<br />
지 목표 수익을 1% 단위로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br />
전체 펀드 환매뿐 아니라 보유한 펀드의 80%까지 부분 환매도 가능하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실제로 펀<br />
드 투자를 하다 보면, 일부는 수익을 실현하고, 일부는 좀 더 보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많지만, 영업점<br />
을 일일이 찾아간다든지 인터넷으로 직접 계좌를 관리하기가 번거로워 입맛만 다시기 십상이다. 펀드 자동<br />
환매 시스템은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고, 특히 수익 실현 시기의 선택이 중요한 투자 상품을 관리하기에 제격<br />
이다. 이 상품에 솔깃한 사람, 한둘이 아닐 거다. 이 상품에 가입하려면 펀드 가입자 본인이 가까운 외환은<br />
행 영업점을 방문해서 신청해야 한다. 영업점 파이낸셜 컨설턴트에게 안내를 받고 소정의 양식을 작성하는<br />
식이다. 현재는 한국에 투자되는 펀드에 한정돼 있지만, 향후 해외 펀드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br />
도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 분야가 국내 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br />
사진 Getty Image<br />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는 이머징마켓 내에 약 50여 개국 130여 종목의 채권에 분산투자를 한다. 주요 투자<br />
국을 보면, 베네수엘라, 멕시코, 인도네시아, 필리핀, 터키, 브라질 등이다. 이러한 분산투자를 통해 안정적<br />
인 채권 운용이 가능하고, 어차피 채권과 주식시장과의 상관관계가 낮아서 분산투자 효과가 더 증대된다.<br />
또 대부분 미국 달러로 표시된 채권에 투자하고 미국 달러와 원화 간 환헤지 수행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위<br />
험성을 제거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에 투자위험 등급 3등급(중간위험)을 내린 것도<br />
이 때문이다.<br />
안 그래도 이머징마켓이라는 투자 대상에 끌리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거기에 위험성은 최소화하고 투자 효<br />
과는 증대한 이 상품은 투자 욕구에 불을 붙이는 격이다. 피델리티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가 어떤 상품인지<br />
는 사실 위의 기간별 수익률 그래프만 봐도 한눈에 들어온다.<br />
기간별 수익률<br />
13.2%<br />
4.4%<br />
3.0%<br />
4.1%<br />
2.9%<br />
4.3%1.9% 1.5%<br />
연초 대비<br />
피델리티 EMD<br />
한국 채권지수<br />
KOSPI<br />
1개월<br />
3개월<br />
- 5.0%<br />
10.2%<br />
4.0%<br />
- 3.0%<br />
11.5%<br />
7.4%<br />
-13.4%<br />
19.7%<br />
13.0%<br />
6개월 1년 2년<br />
7.0%<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39
Cover Story<br />
이상남<br />
Light + Right S 035,2011. Acrylic on Panel, 36.5 x 26.5 cm<br />
Courtesy : the artist and PKM Trinity Gallery<br />
t h e v i e w 0 9 - 1 0 2 0 1 2<br />
140<br />
1980년대 이후 미국 뉴욕에 정착해 활동해 온 이상남 작가가 4년 만의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업으로.<br />
무수한 형상과 색채가 범람하는 현대사회의 이미지에서 뽑아낸 독특한 도상과 직선과 원, 타원이 겹<br />
겹이 포개지며 만든 기하학적 도형이 표면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다. 화면의 구성과 분홍 초록 파랑 등<br />
화려한 색채 배합이 조화를 이루며 무한히 펼쳐진 공간의 느낌을 전한다. 이상남 작가는 1980년대 초<br />
반부터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활동하며 독특한 기하학적 도상과 부호들을 이용한 독창적인<br />
회화 언어를 구축해왔다. 뉴욕 엘가위머 갤러리, 암스테르담 아페르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세<br />
계무대에서 활동해왔고 지난 3월에는 뉴욕 아모리쇼에 참여해 월스트리트저널 문화면의 메인 화면을<br />
장식하기도 했다. 이상남 작가의 작품은 오는 10월 12일까지 청담동 PKM 트리니티 갤러리에서 열리<br />
는 이상남 작가의 개인전 ‘ Light + Right (Three Moons)’에서 만나볼 수 있다. 02-515-9496
No.1<br />
Interview<br />
L a v i e S E p t e m b e r 2 0 1 2<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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