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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그리는 무한대 그 발자국을 따라갑니다 - Hyundai St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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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월드 원더월드. 스페인 마드리드 카이샤 포럼. 글과 사진. 김정후 건축가·도시사회학박사2012 January | February 0405붉은 지붕을 얹은화력발전소의 유쾌한 상상력방치된 공장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공공디자인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진행되고 있다. 런던 템스 강변의 화력발전소가 ‘테이트 모던 미술관’으로, 독일 뒤스부르크의폐제철소가 ‘뒤스부르크 환경공원’으로 재탄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녹슨 듯한 금속의 붉은외관이 인상적인 마드리드의 ‘카이샤 포럼’ 역시 1899년에 세워진 메디오디아 화력발전소를시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카이샤 포럼은 인근의 프라도 미술관, 티센미술관 등과 함께 스페인의 새로운 문화, 예술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마드리드 카이샤 포럼어게인,테이트 모던21세기가 시작되면서 런던 템스 강변에 버려진 뱅크사이드(Bankside) 화력발전소가 테이트 모던(Tate Modern) 현대미술관으로 화려하게 부활하자 전세계는 찬사를 보냈다.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데 익숙한 유럽에서조차 거대한 발전소 건물이 드라마틱하게 탈바꿈한 경우는 드물었다. 불과 10년을 조금 넘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테이트 모던은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테이트 모던의 대성공은 무명에 가까웠던 스위스 건축가 자크 헤르조그(Jacques Herzog)와 피에르 드 뮤론(Pierre de Meuron)을 세계적인 건축가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2001년에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이후 건축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온 헤르조그와 드 뮤론은 2008년에 다시 한 번 화력발전소의 재생을 통해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인공은 바로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 완공된 카이샤 포럼(CaixaForum). 스페인의 대표적인 금융그룹 ‘카이샤’는 2001년 마드리드 구도심에 방치된 메디오디아 화력발전소를 매입했다. 이 건물이 스페인을 대표하는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티센 미술관, 프라도 미술관의 중간에 위치해있음에 주목했다. 지리적 잠재력을 살려 새로운 문화공간을 건립함으로써기존 미술관들과 함께 미술관 거리이자 예술지역으로 특성화시킬 수 있을것으로 기대했다.카이샤그룹은 메디오디아 화력발전소를 매입한 후 이 버려진 건물을 문화시설로 개조할 적임자로 헤르조그와 드 뮤론을 주저 없이 선택했다. 두 사람이메디오디아 화력발전소를 런던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와 마찬가지로 멋지게 부활시킬 것으로 기대했고, 카이샤그룹의 이러한 바람은 그대로 적중했다. 헤르조그와 드 뮤론은 단순히 기존의 발전소 건물을 보존하는 것에서한 걸음 더 나아가 파격적 형태와 공간 구성 그리고 코르텐 및 스테인리스 스틸의 창조적 활용을 통해 전혀 다른 차원의 새로운 명소를 탄생시켰다.CaixaForum


2012 January | February06 07접근성을 높이고,시선을 사로잡다마드리드 남부 지역 전체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1899년에 세워진 메디오디아 화력발전소는 특이하게도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었다.카이샤그룹의 요청을 받고 처음 부지를 방문한 헤르조그와 드 뮤론은스페인의 전형적인 19세기 산업용 벽돌 건물인 메디오디아 화력발전소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러나 흥미로움도 잠시, 곧바로 어려운 주변조건을 알아차렸다. 단순한 미술관이 아니라 대중적 문화공간을 추구하는 카이샤 포럼이 들어서기에는 주변 환경이 너무나 열악했다. 마드리드 구도심의 좁은 골목과 사방으로 면한 발전소는 사실상 활용 가능한 외부 공간이 거의 없었고, 건물의 존재조차 알아차리기 어려운위치였다. 방치된 화력발전소라는 점은 같았지만 공간적, 시각적으로 개방된 템스 강변의 뱅크사이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불리한조건이었다.헤르조그와 드 뮤론의 독창적 디자인은 메디오디아 화력발전소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작업에서부터 출발했다. 우선어떻게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고, 머물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화력발전소 건물을 가로막은 채 동쪽에 자리한 주유소를 허물고 진입이 용이하도록 광장을 조성했다. 그 결과 시각적으로자연스럽게 개방된, 보행자들이 쉴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이 탄생했다.광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것은 건물 오른편에 함께 조성된 ‘수직정원’이었다. 오랜 연구를 통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벽을 만드는 데 성공한 프랑스의 식물학자이자 조경가 패트릭 블랑(Patrick Blanc)은이 지역의 대표적인 식물 250종, 1만 5,000여 개를 벽에 심어 24m에달하는 거대한 수직정원을 만들었다. 메탈 프레임과 PVC를 이용, 그림을 그리듯 식물을 배치한 수직정원은 광장을 감싸는 역할을 하며붉은 컬러의 화력발전소와 대비를 이뤘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도시 풍경과의조화를 꾀하다헤르조그와 드 뮤론은 이어 화력발전소를 지탱하던 바닥의 돌을 제거하여, 마치 기존 건물을 지면에서 들어 올린 듯한 형태의 출입구를 만들었고, 방문객은 광장에서 연결된 이 공간을 통해 빨려 들어가듯 건물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안으로 들어가면 삼각형의 ‘은색 스테인리스 스틸’을 활용해 퍼즐을조립한 것처럼 역동적인 모습으로 장식한 건물 천장이 반기는데 그자체로 거대한 조각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출입구와 계단에도 그대로 사용됐다. 자연스럽게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사라졌고, 동시에 내부는 외부의 투박한 느낌과 전혀 다른 하이테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카이샤그룹은 다양한 문화예술 기능을 소화하기 위해 기존의 화력발전소 건물보다 훨씬 넓은 공간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증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헤르조그와 드 뮤론은 이 같은01 기존 17m였던 건물을 27m로 높이면서 공간을 확장한 카이샤 포럼. 붉은 왕관을 씌워놓은 듯한 형태의 코르텐 스틸 지붕이 인상적이다. 02, 03 비바람을 맞으며 자연스럽게산화된 지붕은 벽돌로 된 건물과 시각적으로 분리된 듯하면서도 무척 조화롭다. 윗부분에는 나뭇잎 모양의 구멍을 내 시각적 효과를 더했다. 04 프랑스 식물학자 패트릭 블랑이 설계한 24m의 거대 수직정원. 250종의 다양한 식물들이 산수화처럼 어우러져 옛 발전소 건물을 자연으로 물들이고 있다.03020401


그 사람을 만나다. 윤도장 김종대. 글. 우승연·사진. 김영준 2012 January | February 10 11중요무형문화재 제110호 윤도장김종대 선생. 그가 우주의 섭리가담긴 3,500여 자를 새기고,방향을 가리키는 자침을 만들며동양의 나침반 ‘윤도’와 함께해온 지반백 년이 흘렀다. 한때는 서양의나침반, 이제는 내비게이션과스마트폰에 밀려 뒤안길로 사라진윤도를 여전히 인생의 길라잡이로중요무형문화재윤도장 김종대고수하는 김종대 선생에게서최첨단 기술로도 풀지 못한 삶의의미를 듣는다.우주가 녹아든내비게이션,인생의 방향을 일러주다윤도현자의 도구,운명을 담아 귀띔하다세월은 둥글게 퍼진다. 제아무리 특이한 지문( 指 紋 )이어도 원의 일부를 그리며, 곁 없이 바투 앉은 나이테라 해도 끝내 곡선으로 내달린다. 시간에 시간을 더할수록 둥글어지는 삶이다. 육십갑자( 六 十 甲子 )가 다시 도는 환갑( 還 甲 ), 둥근 지구, 유년을 기억하는 자전거 바퀴, 타로카드 속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물결인 양 둥글게 퍼지는 세상의 모든 것들은 그래서 아름답다. 오래전의 나침반‘윤도( 輪 圖 )’도 그중 하나다. 세상의 방위, 과거와 미래를 초월한 공간을 가리키는 윤도는 생( 生 )을 잇는 일상의 지표였다.“요즘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대추나무를 둥글게 잘라 그 위에 동심원으로 방위를 그리고 가운데에 지남철, 그러니께 어디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철을 놓으면 그것이 윤도제. 옛날엔 지니고 다니는 철이라고해서 ‘패철( 佩 鐵 )’이라고도 했고. 수천 개의 한자가 들어가 있는 윤도를 보려면 주역을 읽어야 되는데, 대학원 나와도 몰라요, 그것은.”이제껏 살아온, 또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담은 윤도. 주역과 음양오행, 육십갑자 3,500자가 깨알같이 나무 원에 들어서 있는 모양은 그자체로 놀랍다. 게다가 그 중앙에 지남철, 자침을 꽂아 운과 명을 담은 방향까지 귀띔해주니 얼마나 경이로운가. 그래서 “서양 것을 열심히 공부해봤자 뭔 뜻인지 알 수 없다”는 윤도장 김종대 선생의 이야기는 괜한 너스레가 아니다. 어디 서양학문뿐일까. 주역과 명리학을 수박 겉핥기로 공부한 자 역시 마찬가지다. 윤도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인생을 제대로 공부한 현자의 도구다. 이것이 50여 년째 윤도를 만들면서 그가 몸소 깨달은 이치다.지남철에이끌린 삶중요무형문화재 제110호 윤도장 김종대 선생은 1933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살아냈다. 일제강점기와 광복,6.25전쟁과 각종 사건·사고를 무사히 지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윤도때문일 것이다. 운명처럼 받아든 윤도장의 삶이 그를 운 좋은 터로 이끌었다.“정읍에 있는 호남고등학교 댕길 때부터 윤도장이던 백부가 하는 것보고 따라 한께 되더라고. 백부 그 양반 아들은 잘 못헌께로, 내가 소질이 있으니까 한번 해보라고 해서 시작했어. 잘한다고 칭찬도 해주고, 당신 죽은 뒤로 네가 좀 이어 받아라 해서 한 거여.”윤도가 뭔지도 모르고 시작해서 반백 년이 흘렀다. 초창기 시절, 백부는 그가 진득하니 앉아 윤도를 배우기 바랐지만 그럴 수 없었다. 윤도 만들기를 주업으로 삼기엔 부모님의 기대가 컸다. 6남매 중 하나뿐인 아들이라서 농사짓는 것도 원치 않았는데 장인이라니 가당치도 않았다. 그저 소일거리 삼아 만지작거리길 바랐다. 그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윤도를 취미인 양 밀쳐뒀다. 그는 농협에 들어가 일하면서도, 2만 6,446m2(8,000평)의 땅을 일구면서도 윤도와 함께했다. 외려 평생 업으로 여기지 않아서 마주할수록 애틋했다.


2012 January | February12 13“지관이나 여행객,뱃사람이 아니어도 말이여,윤도를 가지면 길을 잃지 않어.자침이 언제나 남쪽을 가리키니께.그것이 여든을 넘기고도여전히 칼을 쥐고 깨알 같은글자를 새기는 이유제.”“백부님이 돌아가시면서 ‘이것은 가업이니까 영원히 맥을 이어줘라’말씀하셔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제. 소유권이 나한테 오니께 힘이 나더라고. 이제껏 윤도만 만들었더니 중요무형문화재가 됐어.”‘종의 터’라는 뜻을 지닌 그의 이름 때문일까. 그는 작은 쇳조각인 지남철에 이끌려 윤도장이 되었다. 백부가 돌아가신 후엔 조부 때부터쓰던 208년 된 자석과 낡은 연장을 전수받아 윤도에 몰입했다. 200년넘게 손때 묻은 정과 집게, 망치, 송곳 등의 쇠붙이로 그는 올바른 길을 가리키는 윤도를 만들고자 애썼다.“별 것 아닌 자갈 같지만 이 돌에 30분쯤 강철을 붙여 놓으면 자력을얻게 되제. 그러면 항시 남쪽을 가리키는 자침이 되는 거여. 이 쇠붙이가 윤도에서 젤로 중요해. 자침을 만드는 이것이 겁나게 어려운 작업이제.”1만 자를 새기며인생을 깨우치다김종대 선생은 나고 자란 전북 고창 낙산마을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외아들이기도 했지만 윤도를 만들려면 낙산마을에 터를 잡아야 했다.“320여 년 전부터 이 마을에서 윤도를 만들었는데, 뒷산에 있는 ‘거북바위’가 정확히 동서방향으로 누워 있어서, 다 만든 윤도를 그 바위 위에 올려놓으면 윤도 바늘과 바위가 정확히 직각을 이룬다고 했제. 그바위 때문에 낙산마을에서 윤도를 만든다고도 해.”마치 자력처럼 자신에게로 흘러든 마을과 가문의 기운을 온전히 받아들인 그는 패철, 선추, 면경철, 거북이패철 등 네 가지 윤도를 만들었다. 나무를 거북이 모양으로 깎아 윤도를 새겨 넣은 거북이 패철은그의 창작품. 마을의 전설인 거북바위를 십장생과 연결시켜 새겨 넣기 시작한 게 이제는 ‘김종대 표’ 윤도가 되었다.“하나 만드는 데 보통 일주일쯤 걸리제. 크기와 글자 새겨 넣는 칸수에 따라 길게는 스무날이 걸리기도 하고. 중심에 자침을 두고 24방위를 기본으로 여러 개의 동심원을 그리는데 그 원을 ‘층’이라고 부르제.3층짜리부터 24층짜리까지 다양해.”음양오행, 팔괘, 십간, 십이지 및 24절후가 조합을 이루며 배치된 윤도에서 중요한 건 음각을 새기는 것. 그래서 갈라지지 않고 조각이 용이한 좋은 대추나무가 필요하다. 글씨를 쓴 다음 파내는 게 아니라 날이 어슷하게 선 ‘각자기’란 조각도로 나무를 도려내야 하기에 그의 손은 언제나 상처투성이다.“나무를 도려낼 때 원하지 않는 모양으로 도려지면, 다 만든 윤도라도버려야 돼. 이제까지 한 걸 다 깎아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것이여. 백열등 밑에서 그거 한나절 하면 눈이 빠지는 것 같제.”취미 삼아 곁에 두기 시작한 지 50년이요, 온전히 매달린 시간만 해도 20년이니, 김종대 선생이 새긴 윤도 위 글자는 족히 1만 자가 넘을 것이다. 그동안 그는 조각도에 베이고 찔리며 고대 동양인이 우주의 순리와 법칙이라 믿었던 이치와 마주했다. 아마도 도를 닦는것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낙산마을을 떠난 적 없으나 그는 윤도를 빌어 우주를 경험했고, 강철을 자석에 붙여 자력을 심으며 정도( 定 道 )를 깨우쳤다. 그에게는 중요무형문화재가 되고 전수장을 얻은 것보다 이처럼 삶의 이치를 깨닫는 매 순간이 더 소중했다.“나그네를 끌어주는 북극성처럼 언제나 사람들의 길라잡이로 존재했던 게 윤도였제. 강철에 자력을 불어넣어 자침을 만들고 그로써어둔 길의 길라잡이가 되길 바랐던 것 같아. 지관이나 여행객, 뱃사람이 아니어도 말이여, 윤도를 가지면 길을 잃지 않어. 자침이 언제나 남쪽을 가리키니께. 그것이 여든이 되고도 여전히 칼을 쥐고 깨알 같은 글자를 새기는 이유제.”


소박한 밥상. 대보름날 음식. 글. 이문재 시인2012 January | February14 15월남치마 입고밥 얻으러 다녔던대보름날 풍경한 컷 찍어둘 걸 그랬다.흑백사진이라도 한 장 남겼다면사진을 들여다볼 때마다 웃음이번졌을 것이다. 한겨울, 열다섯안팎의 소년들이 머리에 수건을두르고 월남치마를 입었으니….그렇다고 겸연쩍고 민망한 것만은아니었다. 금기를 깨뜨려도 누가야단하지 않았으므로,얼굴 한 귀퉁이에 보름달처럼 마냥들뜬 표정이 역력했을 것이다.누구에게나열려 있던 집한 세대 저쪽, 1970년대 초반의 정월 대보름날. 십대 중반의사내아이들이 빡빡머리를 수건으로 가리고,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대낮에 온 동네를 싸돌아다녔다. 그래도 쯧쯧 혀를 차거나 “고얀 놈들”하며 호통치는 어른이 없었다. 대보름날은 파격과 일탈이 허용되는 축제의 날이었다. 대보름날, 코밑이 거뭇거뭇한 사내아이들이 성 역할만 바꾼 것은 아니다. 또 다른금기도 넘어섰다. 그날만큼은 무단으로 가택을 침입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설날도 그렇지만 대보름날에도 우리 집, 남의 집이 따로 없었다. 설날 이후부터 정월 대보름까지 시골마을의 모든 집들은‘개문만복래( 開 門 萬 福 來 )’였다. 누구나, 아무 집이나 드나들수 있었다. 설날 이후 며칠 동안은 “세배하러 왔다”고 하면 오케이였고, 대보름날에는 “밥 좀 얻어먹으러 왔다”면 그만이었다. 특히 대보름날은 그런 사전 공지조차 필요 없었다. 엉터리로 여장을 한 사내아이 서넛이 바가지나 소쿠리 하나씩 꿰어차고 이웃집 부엌을 무시로 들락거렸다. 검은 무쇠솥이나 부뚜막에는 ‘밥도둑’을 위해 오곡밥과 나물 몇 가지가 가지런히놓여 있었다.정월 대보름날, 마을은 집집마다 활짝 열려 있었다. 마을 구성원 모두가 한 식구였다. 마을의 모든 부엌이 내 것이고 우리 것이었다. 설날 이후 며칠간 배가 터지도록 먹어댄 아이들은 대보름날 다시 배를 채웠다. 설날에 팍팍했던 오장육부에 기름칠을 한 소년들은 대보름날 식물성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섬유소를 대량 섭취하며 다가올 봄과 여름을 준비했다. 대보름날, 성장판이 두근두근거리는 사춘기 소년들은 이른 아침귀밝이술로 피돌기를 한층 빠르게 한 다음, 부럼을 나누고, 이집 저집 돌아가며 오곡밥, 삼색 나물을 양껏 먹어댔다. 설날에서 대보름날에 이르는 15일 동안, 소년들은 몸집이 눈에 띄게불어났다.온 마을이 한 식구같았던 시절나는 설날보다 대보름날이 더 기다려졌다. 빤히 아는 이웃들한테 설날이라고 새 옷을 갈아입고 세배를 드리는 것이 멋쩍고 쑥스러웠다. 멀리서 찾아오는 친척들도 매번 낯설어서 일부러 피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대보름날은 달랐다. 호두나잣, 땅콩을 깨 먹는 재미도 재미였고, 오곡밥 대여섯 그릇을 비우고 나서 느끼는 포만감도 남다른 것이었지만, 먹을거리 못지않게 놀이도 풍성했다. 모처럼 배불리 먹은 데다가 방학 중이었으니, 원기가 왕성해진 사내아이들은 들로 산으로 쏘다니기 일쑤였다. 그렇게 쏘다녔으니 밥맛은 또 얼마나 좋았던지. 놀이와 밥이 ‘즐거운 악순환’을 이루던 시절이었다.오곡밥은 차게 해서 먹어야 제격이었다. 찹쌀에 조, 수수, 팥,콩을 넣거나 보리나 기장, 때로는 잣이나 대추, 밤을 섞어 먹기도 했다. 그러니까 오곡밥의 오곡은 다섯 가지 곡식이라기보다는 한 해 농사지은 모든 것을 한솥에 넣는다는 의미, 또는 모든 곡식을 지어먹는다는 의미도 있었다. 오곡밥은 한솥에서끝나지 않았다. 이집 저집 돌아가며 온 동네 것을 다 먹어본다고 해서 ‘백가반( 百 家 飯 )’이라고도 불렸다. 오곡밥에는 한 집안에서 키운 오곡백과가 다 들어갈 뿐만 아니라, 한 마을이 한해 동안 농사지은 모든 것을 더불어 나눈다는 공동체 문화가가득 들어 있었다.근대화, 산업화, 도시화가 삼각 파도처럼 동시에 밀어닥치면서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이 토착 공동체가 지켜오던 풍속이다.그 중에 오곡밥과 백가반이 있다. 더 이상 농사를 짓지 않으므로 오곡은 시장에서 사와야 했고, 백가반은 꿈도 꿀 수 없게 되


2012 January | February16 17부럼, 오곡밥, 나물로구성되는 대보름날 밥상은미래에 대한 대비였다.곧 다가올 농번기를 위해었다. 바로 앞집에 사는 사람 이름도 모르는 아파트에서 백가반이라니.얼마 전, 지방 소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있었던 ‘꿈같은 사건’이잣을 한 움큼 입에다 털어 넣었는데, 씹히는 맛과 입안 가득한향이 제법이었다.친구들과 수건을 두르고 월남치마를 펄럭이며 이집 저집 돌아체력을 다지는 것이었다.놀이도 마찬가지였다.특히 논두렁이란 논두렁을난 후 첫 설을 쇨 때 그랬다. 돌잔치에 이어 집들이까지 뷔페에서 하는 걸 보았을 때, 포클레인이 없으면 장례가 불가능하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랬다. 며칠 전에는 그림생각난다. 남도의 한 소도시 아파트에 한 집이 새로 이사를 왔다녔지만, 오곡밥을 많이 먹지는 못했다. 중학교 때만 해도 나다 태워야 하는 쥐불놀이는책을 보던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책을 던져 버렸다는는데, 그 집 아이가 엘리베이터에 ‘인사말’을 붙여놓았다. 그걸본 이웃집 주민들이 반갑다, 사이좋게 지내자는 둥 답장을 여러 장 붙여놓아 화제가 된 것이다. 아마 그 아파트에서는 이번대보름날, 더위를 팔고 오곡밥과 나물을 나눴을 것이다.는 몸집이 아주 작았다. 키가 150cm가 채 안 됐고, 몸무게도40kg을 넘지 못했다. 꼬마였다. 식욕보다는 평소 기웃거리기도 힘들었던 남의 집 부엌에 들어간다는 ‘범법 행위’가 더 짜릿했다. 취, 고사리, 도라지를 버무린 나물들도 선뜻 손이 가지들쥐는 물론 풀섶에서겨울을 나는 해충을 없애는토벌작전이었다.뉴스를 접하고 또 “한 시대가 갔구나”라고 탄식했다. 그림책을 받아든 아이는 책을 펼치고는 엄지와 검지로 자꾸그림을 확대하려고 하다가, 그림이 커지지 않으니까 책을 던져 버리고 떼를 썼다는 것이다. 아이패드와 그림책조상의 지혜 담긴대보름날 영양식않았다. 피마자, 시래기, 무나물도 마찬가지였다. 시금치가흔치 않은 시절이었으므로, 대보름날 상에 오르는 나물들은하나같이 칙칙한 색깔이었다. 양념도 거의 들어가지 않아서을 혼동한 것이다. 얼마 전에는 8년 전 가르쳤던 학생이결혼한다는 소식을 카카오톡으로 보내왔다. 예복을 입고찍은 사진까지 들어 있었다. 시대가 너무 빨리 지나간다.나는 부스럼이 많이 났지만, 부럼을 좋아하지 않았다. 호두나맛이 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보름 음식은 조상의 지혜가 듬월남치마에다 수건을 두르고 동네방네 쏘다니던 40년 저잣을 먹어야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셨지뿍 담긴 ‘영양식’이었다.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쪽의 대보름날 풍경은 아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만, 내 상상력으로는 호두와 부스럼 사이를 연결할 수가 없었랄의 보고였던 것이다. 무청을 말린 시래기는 비타민 덩어리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시대’와의 결별이 남아 있는 것다. 보름날 이른 아침, 서로 먼저 “내 더위 사려”라고 ‘말 화살’였고, 도라지는 기침에 좋았다.일까. 달빛이 유난히 차다.을 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어린 마음에도 내 더위를 상부럼, 오곡밥, 나물로 구성되는 대보름날 밥상은 미래에 대한대방에게 파는 행위는 부도덕해 보였다. 지나치게 내성적이대비였다. 곧 다가올 농번기를 위해 체력을 다지는 것이었다.었던 나는 한 번도 더위를 팔아본 적이 없다. 대신 남의 더위놀이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논두렁이란 논두렁을 다 태워야는 많이 샀다. 그래도 여름날 더위를 먹은 적이 거의 없었으하는 쥐불놀이는 들쥐는 물론 풀섶에서 겨울을 나는 해충을니, 한겨울에 더위를 사고파는 행위의 유통기한은 짧았던 모없애는 토벌작전이었다. 깡통에다 여러 개의 구멍을 내고, 양양이다.쪽 귀에다 철삿줄을 연결한 다음, 마른 소똥과 솔잎 그리고 장호두가 싫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호두는 노인들의 장난감작을 구해놓으면 뉘엿 해가 졌다. 어른들, 특히 어머니와 누이처럼 보였다. 할아버지 손에 늘 쥐어져 있던 호두는 우둘투둘들이 달집을 태우며 둥글 대로 둥글어진 보름달을 향해 비나한 껍질 표면이 다 닳아 있었다. 맨질맨질하게 닳은 껍질이 낯리를 하는 동안, 우리 사내아이들은 불이 붙은 깡통을 붕붕 소설기까지 했다. 대머리를 만지는 기분이랄까(그러고 보니 아리가 나도록 돌리며 들판을 쏘다녔다.직 대머리를 손으로 만져본 적이 없다). 할아버지 손안에서 갸르륵 갸르륵거리는 소리도 편치 않았다. 잣은 씹는 맛이 없었다. 수정과 위에 서너 톨 떠 있곤 하던 잣은 마실 때마다 걸리너무빨리 간다적거렸다. 정작 씹어 먹어야겠다고 작정하면 어느새 식도로명절 때마다 혼자 중얼거리곤 한다. “또 한 시대가 갔구나”,넘어가 버렸다. 잣을 제대로 씹어본 것은 사십 줄로 들어서고“우리는 너무 많은 시대를 살고 있구나”. 형님네가 아파트로나서도 한참 뒤였다. 지리산 실상사에 갔다가 스님이 건네준이사해서 처음 아버지 제사를 지낼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행복한 책읽기. . 글. 정영 시인 2012 January | February 18 19이 한 몸뚱어리를땅에 붙이고 사는데밥을 먹고 잠을 자고 책을 읽고 친구를 만나고 가족을 걱정하는 소소한 일상들은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없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이니 그것은 후대에도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람의 근본이라는 게 쉽게 바뀌지않으니 선조들이나 우리나 욕심을 부리기도 하고 다시 그 욕심을 털자고 다짐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선조들의 일상을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마음의 넉넉한 주머니를 만나게 된다. 땅만 쳐다보며 뛰어다니는 우리와는달리 등을 꼿꼿이 세우고 자신을 들여다보며 천천히 걸어가는 선인들의 뒷모습에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넉넉하기만 하네사소한 일상 속을 관통하는천 년의 지혜안대회 지음, 김영사 펴냄내면으로 들어가는선인들의 소소한 일상세상 이야기는 모두 사람이 살고 죽는 가운데에 있다. 그중에서도 이 책에 적힌 선조들의 이야기는 거창하거나 구구절절한 것이 아니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오늘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가족에게 들려주듯이 사소하고소소한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저자는 이 책의 주제를 ‘보통 사람들이 동질감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선인들의 인생 이야기’로 잡았다. 그래서 이 책에선 양반 기득권층이나 권력자들의 글이 아닌 일반 백성들, 여항( 閭 巷 ) 문인, 주류에서 밀려난 삶을 살다간 소외된 사람들, 덜 알려진 이들의 글을 만나게 된다. 우리가 잘 들여다 볼 수 없었던 개인사여서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듯한 쏠쏠한 재미도 있고, 그렇기에 현재의 우리 삶과 별반 다를 것 없다는 동질감에 웃음도 짓게 된다.50여 편의 글은 지극히 다양하니 그만큼 다채로운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아들을 잃고 평생 써오던 일기 쓰기를 그만둔 아버지, 일이 많아서 쉴 새도 없었는데 감기가 들어 쉬게 되었으니 병든 것도 복이라는 참의, 아들을 분가시키며 며느리들이 우애하고 화목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아버지, 다른 여인을 돌아보지 않겠다고 생색내는 남편에게 그게 자랑할 일이냐 핀잔하는 아내, 아들과 끊임없이 다투는 아버지, 밥이나 축낸다며 눈총을 주는 아내에게 등 떠밀려 자리를 짜면서 노동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선비, 큰 집을 짓는다는 친구에게 부족한 가운데에 넉넉함을 알라는 권고의 글을 쓰는 친구…. 그 소소한 일상들을 현재 우리의 일상에 겹쳐 보면그다지 다르지 않다. 시대는 변하고 사람은 달라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그렇게 똑같은 일상 속에서우리가 눈을 헛된 망상에 두고 있을 때 선조들은 자신의 깊은 내면으로 들어간다. 책 속의 선조들은 사물과 사건과 사람을 하나하나 헤아리고 성찰의 계기로 삼아 마음에 새긴다. 그러니 나는 허투루 보낸 일상 속에서 커다란 구멍을 발견한다.


2012 January | February 20 21천하의 걱정거리는어디에서 나오겠느냐?늘 곁에 있는 사물들을 바라보면서도 선조들은 깨달음을 얻곤 했다. 영조시대의 사대부 이광덕은 나무를 깎아 베개를 만들었다. 그는 머리를 베개에 괴고 코를 골며 잠을 청하기도 하고, 낮엔 한쪽으로 밀쳐놓았다가 엉덩이를 받치고 앉기도 했다. 그러자 어느 날 밤 베개가 꿈에 나타나 그를 나무랐다. 그래서 그는 그저 썩어갈나무에 불과한 것을 베개로 만들어서 마루 위에 올려 머리를 떠받치게 했는데 어찌 네 자신을 모르냐고 꾸짖었다. 그러나 그는 곧 자신의 허물이 떠올랐다.나는 선비가 돼가지고 선비로서 할 만한 직책을 얻지 못했지만, 나무는 베개가 되어 베개로서 용도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내가 거슬리는 말을 듣고 속이 뒤집히는 것은 참으로 망령된 짓이지만, 베개가 천대를 받고서 노기를띠는 것은 아무리 봐도 패악한 짓이 아니다. … 가져다 쓰는 데에는 귀하고 천한 차이가 없지마는 예우할 때에는 후하고 박한 차별이 있었다. 베개가 무슨 잘못이 있으랴!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다! - 이광덕의 중에서병환을 통해서도 세상을 빗대어 본다. 건망증을 어쩌면 좋겠냐는 조카의 질문에 유한준은 인생 보편의 주제로 확대하여, 잊을 것은 기억하고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오히려 잘 잊는 속된 자들을 꾸짖는다. 그리고 인간의탐심으로 인한 걱정거리가 생기느니 차라리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낫다고, 그러니 건망증을 고칠 필요가 없다고 역설한다.천하의 걱정거리는 어디에서 나오겠느냐? 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하고 잊어서는 안 될 것을 잊는 데서 나온다.눈은 아름다운 이성을 잊지 못하고, 귀는 멋진 음악을 잊지 못하며, 입은 맛난 음식을 잊지 못하고, 사는 곳은 크고화려한 집을 잊지 못하고, 집안이 가난하건만 많은 재물을 잊지 못하며, 고귀한데도 교만한 짓을 잊지 못하고, 부유한데도 인색한 짓을 잊지 못한다. …천금의 보물을 싸들고 천 리 먼 곳을 찾아다니며 건망증을 치료할 필요가 굳이 있겠느냐? 이홍아! 차라리 잊어버려라! - 유한준의 중에서서울에 사는 친구가 쉬지 않고 큰 집을 짓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사재 김정국은 권고의 편지를 쓴다. 살날이 많지도 않을 뿐더러 넉넉한 살림인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집을 짓느라 구설수에 오르며 편치 않게 사는 친구에게 부족함 속의 넉넉함을 헤아리라고 한다.나는 20년을 가난하게 살면서 집 몇 칸 장만하고 논밭 몇 이랑 경작하고, 겨울에는 솜옷, 여름에는 베옷 몇 벌을 갖고 있네. 잠자리에 누우면 남은 공간이 있고, 옷을 입고도 남은 옷이 있으며, 주발 바닥에는 먹다 남은 밥이 있다네.이 여러 가지 남은 것을 자산으로 삼아 한세상을 으스대며 거리낌 없이 지낸다네. …호쾌하게 이 한 몸뚱어리를땅에 붙이고 사는 데 넉넉하기만 하네. - 김정국의 중에서남보다 더 넓은 집을 갖기 위해 정신없이 돈을 버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글이다. 마치 집을 사기 위해서 살아가는 듯한 사람들은 한순간도 세상을 즐기지 못한다. 그러니 아무리 많이 가져도 넉넉함을 알지 못한다. 박규수는 그 끝없는 탐심이 얼마나 중요한 것을 앗아가는지에 대해서 말한다.‘굳이 내가 소유하지 않아도 즐기는 데 방해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 원림( )이나 누정( )뿐이겠는가? 천하의사물 가운데 그렇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천하의 이름난 산과 빼어난 승경을 모조리 제가 소유한 뒤에라야비로소 마음이 상쾌해지리라. 그러면 작은 볼거리에 구속되어 큰 볼거리를 놓치는 사람이 되지나 않을까?- 박규수의 중에서때때로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선조들의 이야기 속엔 다정함이 있고 낙낙함이 있다. 거창한 수식이 없는 글만큼이나 내용에도 수식이 없고 담백하니 그 수수한 인성이 마음을 다소곳하게 만든다. 그러니 이러한 마음의넉넉함을 무엇과 견주겠는가.


풍경에 길을 묻다. 전남 담양. 글. 김동옥 여행 칼럼니스트·사진. 안홍범 여행 사진작가2012 January | February 22 23퇴화된쉼표의 흔적,고요히눈을 뜨다담양경쾌하게 내달리는 오선지의음표처럼 삶을 진행할 수 있다면야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그리 녹록지 않다. 건너야 할 강과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채근하지 마라. 그렇지 않아도감당할 수 없을 만큼 혼곤하지 않느냐.지금 필요한 것은 다시금 제자리로돌아와 힘을 낼 수 있게 만드는잠깐의 일탈이다. 모든 것을내려놓고 온전히 나를 위해사색할 수 있는 그런 곳으로의 여행.그 걸음의 빠르기는안단테, 안단테.


2012 January | February24 25대숲은 소리로그리움을 부른다못 많고 볕 잘 드는 땅, 담양( 潭 陽 ). 이곳만큼 편안하고 여유로운 자리가 또 있을까. 담양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마음이라는 못에 햇살이 따사로이 비치는 것을 느낀다. 잘 담금질한 쇠처럼 단단해지기만을 일상에서 강요받았던 마음은 담양에서 곶감처럼 낫낫해진다. 무채색이세상을 뒤덮다시피 하는 이 계절에 처마 밑에 걸린 곶감의 붉은색이유독 눈에 띈다. 담양 용면 일대에는 팔지 않고 손자들에게 줄 간식거리로 곶감을 남겨놓은 집들이 흔하다.담양에서 눈에 띄는 색은 또 있으니 바로 녹색이다. 봄의 연약함을 담은 그런 녹색보다는 추위에 밀도가 강해진 대나무의 진한 녹색. ‘죽향( 竹 鄕 )’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담양은 대나무가 여기저기 숲을 이루고있다. 담양천을 따라 길게 조성된 관방제림이나 구 24번국도의 메타세콰이아가 계절에 맞춰 옷을 입고 벗는 것과 달리 대나무는 겨울에도 댓잎을 내리지 않는다.대나무는 숲을 이루어 소리로 그리움을 부른다. 댓잎이 바람에 부대낄 때면 어머니가 쌀 씻을 때처럼 사르락사르락 소리가 난다. 숲에 잔잔히 깔리는 그 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이유다. 흰눈이 쌀처럼 내리는날엔 정말로 어머니가 쌀을 씻는 것은 아닐까 착각이 든다. 댓잎은 눈을 오래 붙잡지 못한다. 살짝 묻은 눈은 금방 녹아버리고, 옴팡 앉았던 눈은 그 무게 때문에 사정없이 미끄러지고 만다. 그러니 댓잎에 눈쌓인 모습을 볼라치면 쏟아지는 그 순간에 찾아야 한다.죽녹원과 대나무골테마공원은 담양을 대표하는 대숲이다. 다양한주제별로 오밀조밀 산책로를 만들어서 걷기에 좋다. 유명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였음을 곳곳에 안내판을 세워 알리고 있다. 대숲을 포장하는 데 도움이 될 사실들이지만, 담양의 대숲은 그 자체로 충분히아름답다.내 청춘은 즐겁고열정적인가남쪽이기는 하지만, 겨울임을 부정할 수 있는 날씨는 아니다. 따끈한차로 몸을 데우며 그림에 폭 빠져볼 생각에 아트센터 ‘대담’을 찾는다.이태 전 여름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차 마시며 그림 보고, 내키면묵어가기도 하는 곳이다. 광주교대 미술교육과 정희남 교수가 지역문화발전을 위해 세운 대담은 죽녹원 바로 곁에 있다. 노출 콘크리트기법으로 지어진 2층 건물은 그 모양이 현대적이지만, 위압적이지않게 다소곳이 담양천을 바라보며 서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왼쪽은01 0302 04대나무는 숲을 이루어소리로 그리움을 부른다.댓잎이 바람에 부대낄 때면어머니가 쌀 씻을 때처럼사르락사르락 소리가 난다.숲에 잔잔히 깔리는 그 소리가정겹게 들리는 이유다.쌀처럼 흰 눈이라도 내리는 날엔정말로 어머니가 쌀을 씻는 것은아닐까 착각이 든다.01 대나무들이 하늘을 뚫을 듯한 기세로 키재기를 하고 있다. 싱그러운 푸른빛은 북풍한설에도 꺾이지 않고 오히려 깊이를 더한다. 02 난생 처음 미술도구를 잡아본 지역 노인들의 그림작품을 모아 를 전시 중인 아트센터 대담. 03 약 16만m2(4만 8,000평) 부지를 대나무로 조성한 죽녹원 대나무 숲길. 미로 같은 길을 따라 걸으면 댓잎이 사그락사그락 말을 건다. 04 카페와 갤러리, 게스트하우스를 고루 갖춘 복합문화공간 대담. 마당을 품은 ‘ㄷ’자 형태의 건물에 시원스레 창을 내어 풍경을 온전히 감상할 수있는 또 하나의 갤러리가 되고 있다.갤러리, 오른쪽은 카페, 2층은 게스트하우스다. 전체적인 외양은마당을 품은 ‘ㄷ’자 형태의 한옥구조를 닮았다. 카페는 남쪽 한 면에통창을 내어 바깥 풍경을 끌어들이고 있다. 오후가 되면 햇살이 그창으로 스며들어 카페에 온기를 뿌린다.대담에서는 현재 라는 특별한 전시가 진행 중이다. 대담이 자리한 향교리 마을 노인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대담이 1년 동안 마을회관에서 그림을 가르친 결과물이다.난생처음 미술도구를 잡은 노인들의 달뜬 마음이 전달되는 꽃그림,나무그림, 달그림에는 세상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열정이 담겨있다. 나이가 들었지만 무언가에 즐겁게 도전한다는 사실이 부럽고,또한 청춘임에도 정작 그러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든다.행복의 색깔은한 가지가 아니다담양에서 대숲처럼 걷기 좋은 길은 하늘로도 향한다. 산성산(572m)의 금성산성을 오르는 길이다.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금성산성은 장성의 입암산성, 무주의 적상산성과 함께 호남의 3대산성에 속한다. 본래 연동사지 입구 주차장에서 출발하는데, 겨울에는 도로 결빙으로 그곳까지 들어갈 수가 없어 2km의 평지를 더걸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걸리는 시간이 약 50분이다. 담양리조트뒤편 산길을 택하는 방법도 있다. 다소 경사가 있지만, 겁낼 정도는아니다.이마에 땀이 송송 맺힐 즈음 금성산성의 관문인 외남문에 닿는다. 갈고리처럼 툭 튀어나온 외남문 뒤로는 성곽이 다락같이 뻗어 있다. 서문으로 향하는 길이다. 산성에는 동서남북 사방에 4개의 문이 있다.그 문을 제외하고는 어디서도 산성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없다.천혜의 요새다. 성곽은 총 7,345m에 이를 정도로 길다. 외남문까지오르기는 어렵지 않으나 성곽 전체를 돌기에는 제법 힘에 부친다. 최소한 4시간은 잡아야 한다. 성곽의 등락 정도가 심한 탓이다.


2012 January | February26 270101 동서남북 4개의 문을 제하고는 어디서도 들어갈 길이 없는 천혜의 요새 금성산성. 자연의 힘은 당할 길없어, 눈에 점령당한 외남문 성곽길에는 발자국만이 이정표로 남았다. 02 최대한 자연을 해하지 않으며, 자연 속에 터를 잡은 소쇄원. 맑고, 깨끗하며 시원하다는 이름처럼 눈과 마음이 맑아지는 곳이다. 03 2007년슬로시티로 지정된 삼지천마을에서는 자전거가 가장 빨라 보인다. 돌담길 끝에는 오래된 전통가옥들이 세월을 얹고 서 있다. 04 주렁주렁 매달린 갈색 메주는 어느 부지런한 아낙의 솜씨. 담장에서 해바라기하고 있는 지게는 어느 농군의 인생. 05 무시로 많은 손길과 정성을 거쳐야 하는 전통한과. 뽀얀 얼굴 위로 분분히핀 꽃들이 그 정성을 말해준다.담양남문 뒤편으로는 동자암이 있다. 작년 봄 이곳을 찾았을 때 금성산성지킴이라고 자처하는 가족을 만났다. 승려라고 했는데 확실히 따져묻지는 않았다. 남편 청산과 아내 보리 그리고 그 자식인 청룡, 황룡,구봉, 유진. 남자들은 머리를 깎았고, 여자들은 길러서 질끈 묶었다.남자들은 고조선 때부터 전해 내려온다는 무예를 수련했고, 여자들은 밥과 빨래를 했다. 그들은 지금도 동자암에 산다. 어찌 사는가 궁금해 일부러 동자암 앞까지 갔으나 “계시냐”고 소리 내어 묻지 않았다. 집안에서 하하호호 단란한 웃음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는 방식은 다양하다. 어떤 것은 도무지 이해를 못할 삶 같지만 저마다 기준이 있고,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 행복의 색깔은 한 가지가아니기 때문이다.시간이멈춘 마을담양에 들었으면 소쇄원을 찾는 것은 순서의 문제일 뿐 예의다. 소쇄원은 양산보가 지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 정원이다. ‘소쇄( 瀟 灑 )’라는말은 ‘맑고 깨끗하며 시원하다’는 뜻으로 자연을 그대로 살린 전통 정원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앞으로는 계곡이 흐르고 왼쪽에는대숲이 무성하며, 뒤쪽으로는 노송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여름이라면 이곳과 더불어 ‘명옥헌원림’에도 들러 배롱나무꽃에 취했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다시 담양에 올 이유가 생겼다.담양을 떠나기 전 삼지천마을에 들른다.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 형성된 고 씨 집성촌이다. 마을 안에 흐르는 자그마한 냇물 이름이 삼지천이고 그 주변으로 마을이 형성됐다. 이곳에는 100년 가까이 된전통가옥 13채와 300년 전 쌓은 담장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삼지천마을은 지난 2007년 12월 국제 슬로시티 지정 승인을 받았다. 슬로시티는 느리게 살면서도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곳이다. 1999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에는 세계 150여 마을이 참여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전남 담양·장흥·완도·신안, 전북 전주, 경남 하동,경북 청송·상주, 충남 예산, 경기 남양주 등 10개 도시가 가입되어 있다. 슬로시티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일단 전통이 잘 보존돼 있어야 한다. 또한 대표할 만한 고유의 먹거리도 있어야 한다. 삼지천마을에는오래된 집과 담장이 있으며, 대대로 쌀엿과 한과와 장을 만들어왔다.무엇보다도 이곳에는 매일 아침 안부를 묻고 일을 거들며, 툇마루에모여앉아 제대로 맛이 든 고구마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돌담 바깥의 시계야 어떻게 돌든 나 알 바 아니라는 듯 태평하게 사는 사람들.그들이 부럽기도 했고, 그렇게 사는 것이 대체 어떤 기분일까 싶어민박집 문을 두드린다. 번듯한 TV도, 컴퓨터도, 책상도, 침대도, 옷장도 없는 좁고 오래된 한옥방. 뜨끈한 아랫목에 이불을 깔고 눕는다. 밖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지만, 그런 것들이 없어 오히려 홀가분한 밤이 조용히 흐른다.04 05여행 Tip길잡이먹거리잠자리호남고속국도 장성분기점→고창담양간고속국도→담양분기점→88고속국도→담양담양을 대표하는 맛은 역시 떡갈비다. 담양에서 광주 방면으로 29번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나오는 ‘담양 愛 꽃(061-381-5788)’이잘한다. 음식이 정갈하고 무엇보다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삼지천마을에는 유황오리를 잘하는 ‘갑을원(061-381-6886)’이 있다. 삼지천마을 부근 장평시장에는 국밥집이 즐비하다.삼지천마을 내에 한옥에서(011-606-1283), 매화나무집(010-7130-3002), 달구지민박(010-9945-8115) 등 한옥 민박집들이여럿 있다. 금성산성 아래 담양온천리조트(061-380-5111)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02 03문의 담양군청 문화관광과(www.damyang.go.kr, 061-380-3150), 삼지천마을(www.slowcp.com, 061-383-3807)05


오래된 미래를 찾아서. 미국 캘리포니아 빌리지 홈스.글. 정세영 칼럼니스트도움 주신 곳. www.villagehomesdavis.orgwww.michaelcorbettmasterbuilder.comwww.flickr.com2012 January | February2829미국 캘리포니아의 작은 도시 데이비스에는 어반 빌리지의 전형을 보여주는주거단지가 존재한다. 225세대가 모여 사는 친환경 뉴타운 ‘빌리지 홈스(VillageHomes)’는 도시 생활자들이 꿈꾸는 합리적 생태 도시이자 삶의 이상향이다.주거 공간과 공공의 문화 공간을 갖춘생태형 주거단지를 만들다“이 길은 동쪽으로 난 자전거 도로에요. 길 양쪽으로 가로수를 심어Ultimate VillageLife in Peace운치를 더했죠.”, “우리 집 안뜰에 핀 보라색 아티초크 꽃을 보세요!정말 아름다운 빛깔이에요.”, “채소를 심으려고 밭을 갈았죠. 여름이되면 토마토와 가지가 풍성하게 열릴 거예요.”, “아이들이 푸른 잔디위를 뛰어다니는 동안 남편과 벤치에 앉아 행복한 미소를 짓죠. 이곳에서 우리 가족은 모두 행복해요.”인간과 자연은같은 방향으로 나아간다한 소셜 네트워크에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함께 올라온 글들이다.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사람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소도시 데이비스(Davis)에 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113km 떨어져 있는 데이비스는 캘리포니아주립대가01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지리적으로 도시와 시골의 중간 지점인 이빌리지 홈스지역은 드넓은 녹지와 평탄한 지형 덕분에 자전거가 주요 교통수단이고, 1년 내내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가 이어져 노인 인구 비율이 높다. 지방 소도시가 갖는 지극히 평범하고 안락한 풍경을 간직한 마을.그러나 한때 유명 배우와 지역 관료들이 이곳을 앞다퉈 방문한 사건이 있었다.“36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우리가 한 일이 그렇게02대단한 건지 그때는 미처 몰랐죠. 사람들은 우리가 계획한 마을을 무척 궁금해했어요.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끊이질 않았고 에코 라이프를 꿈꾸는 유명인들이 직접 찾아와 마을을 둘러보고 갔죠. 그들 중몇몇은 실제로 이 단지에 살고 싶어 했어요.” 데이비스 시에서 활동하는 친환경 타운 플래너 미카엘 코벳(Michael Corbett)의 말이다.1975년 미카엘은 지금의 아내이자 지방정부위원회의 집행위원으로01 개인의 주거 부지를 대폭축소하고 공공 공간을 넓게 확보한빌리지 홈스의 심플한 주택 형태.02 녹지가 많고 지형이 평탄한빌리지 홈스에서 자전거는 가장인기 있는 교통수단이다.03 시민공원 안에 조성한 작은연못. 주민들은 이곳에서 관상용물고기를 함께 키운다.일하던 주디 코벳(Judy Corbett)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당시03Village Homes


2012 January | February30 31미국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수용할 뉴타운이 절실히필요했고, 미카엘은 데이비스의 지역적 여건을 살린 공동체 마을을설립해보자고 아내에게 제안했다. 미국인 특유의 실험정신을 가진이 부부는 그간 무분별하게 이뤄졌던 미국형 도시 개발에 정면 승부를 건 ‘생태형 뉴타운’을 설립하기로 결심한다. 그들이 모델로 삼은건 영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고, 전 세계로 확대된 어반 빌리지(Urban Village) 형태의 주거단지였다. 영국의 파운드베리, 울버햄프턴, 쥬얼리쿼터 등에서 대표적으로 일어났던 이 도시 개발계획은 주거 공간과 공공의 문화 공간을 갖춘 친환경 주거단지를 설립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실질적으로 어반 빌리지가 꿈꾸는 도시 형태는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모든 일을 볼 수 있으며, 다용도 시설이혼재하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커뮤니티’를 만드는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공동체와 친환경이화두인 마을1975년 코벳 부부에 의해 모습을 드러낸 빌리지 홈스는 28만m2(8만5,000평) 규모에 225세대의 주택과 과수원, 포도밭, 자전거 도로, 커뮤니티 공간 등이 갖춰진 형태였다. 이 마을의 특징은 개개인의 주거공간을 최소화하는 대신 그린벨트와 시민공원, 커뮤니티 시설을 넓게 확보했다는 데 있다.주디 코벳은 “우리는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외형 뉴타운과는 사뭇 다른 개념의 단지를 계획했어요. 개인의 주거 부지나 전면 도로의면적을 대폭 축소하고, 대신 주거민의 공공 공간을 넓게 확보했죠. 개인 주택과 단지와의 일체감은 주거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공동체의식을 돈독하게 해주죠”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코벳 부부는 통상12m인 도로 폭을 7~8m로 줄였다. 뿐만 아니라 포장도로 면적을 최대한 적게 하고 도로변의 식목이 터널 형태로 뒤덮이도록 만들었다. 그로 인해 한여름에는 노면의 온도가 5.5℃ 정도 낮게 유지되었다.한 가지 단점이라면 단지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간선도로가 완만한 커브로 되어 있으며, 중간 중간 건널목이 있어 통행이 자주 정지된다는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자동차의 속도를 낮추거나 자전거의 적극적인이용을 염두에 둔 것이다. 태양에너지를 활용한 주거계획도 이 마을의010203커다란 특징 중 하나다. 빌리지 홈스의 주택은 모두 남쪽을 향해 있다.태양에너지의 효과를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애초의 목적을 실현했다.코벳이 설계한 냉·온방시스템 스카이라이트(Sky Light, 천장에 낸 채광창)는 원동기를 쓰지 않고도 냉·온방에 필요한 에너지의 20~50%를 절감해준다. 주택 천장에 붙어있는 워터월(Water Wall)에는 1,000갤론의 물이 흐르는 용기가 설치되어 있어 온수도 충분히 공급된다.가정에서 사용한 식수는 친환경 배수 시스템을 사용해 텃밭이나 정원에 재사용한다.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아름다운 원칙04 05 06 07코벳 부부는 빌리지 홈스를 세우기에 앞서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을 위한 8가지 원칙을 설정했다. 빌리지 홈스라는 생태형 뉴타운이 30여 년간 지속될 수 있었던 것 또한 이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냈기 때문이다.그 주요 골자는 이렇다. “모든 생물들은 다른 생물 혹은 무생물들과 무한하고 미묘한 관계를 이루며 공존한다. 또한 인간과 환경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즉, 인간이 환경을 만들고 환경이 인간을 만든다.”이 원칙에 입각해 실천한 일은 전체 면적의 30% 이상을 녹지로 만든것과 도로 전체를 수목으로 덮은 것, 개인 주택마다 정원 개념의 안뜰을 마련한 것이다. 총면적 28만m2(약 8만 5,000평) 중 9만 3,000m2(약01, 03 빌리지 홈스에선 특정한 구획을 나누는 것이 의미 없어 보인다. 집 앞에 조성된 개인 정원은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시민공원으로 난 작은 도로는이웃집과 공공시설을 잇는 통로가 된다. 02 마치 정원처럼 주택 가까이 만들어놓은 과수원 풍경이 이채롭다. 04 빌리지 홈스는 전체 면적의 30% 이상을 녹지와수목으로 조성,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자연친화적인 마을을 만들었다. 05 태양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 천장 전체에 채광창을 냈다. 이 스카이라이트 시스템은냉ㆍ온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많게는 50% 가까이 절감해준다. 06 빌리지 홈스의 설계자이자 친환경 타운 플래너인 미카엘 코벳. 07 터널 형태로 조성한 가로수는계절마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여름에는 노면의 온도를 낮추는 자연 에어컨 역할까지 담당한다.2만 8,000평)를 과수원, 포도밭, 시민공원, 개인정원으로 유지하기란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코벳 부부는 이 면적을 유기적으로 잘활용했다.빌리지 홈스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시민공원과 개인정원의 구조다. 모든 주택의 개인정원에는 작은 도로가 연결돼 있다. 이 도로는 외부로 나가는 출구의 역할과 더불어 잔디가 조성된 시민공원과 개인주택을 이어주는 통로가 된다. 주민들은 이 작은 도로를 통해 자유롭게 이웃집을 왕래하며 손쉽게 공공 공간(시민공원)으로 이동한다. 실제로 이곳 주민들은 주말이면 각자의 안뜰에서 가꾼 과일과 채소로싱싱한 샐러드를 만들고 아이들과 함께 공원으로 나가 피크닉을 즐긴다. 차를 타고 멀리 외곽으로 나가지 않아도 마을 안에서 휴식과 외유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셈이다. 공원 안에 작은 연못을 만들고 관상용 물고기를 함께 기르는 일, 커뮤니티 정원에 닭장을 만들어 유기농 방식으로 닭을 키우는 일, 생태협동조합을 꾸려 직접 기른 식재료로 자급자족의 식생활을 영위하는 일 등은 빌리지 홈스가 단순한 생태형 뉴타운을 넘어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지난 30여 년간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소소하고도 아름다운삶의 방식에 만족하며 도시 안에서 적당히 풍요롭고 적당히 안락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듯 보인다. 그리고 그들이 기록한 일상의 풍경들은인간이 꿈꾸는 이상향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Village Homes


글로벌 환경 리포트. 스마트워크, 얼마나 친환경적일까. 글. 이유진 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팀장 2012 January | February 32 33지구와 인간을 생각한똑똑한 변화, 스마트워크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하루 24시간이지만 사람마다 활용법은 천차만별이다.현대사회는 옛날처럼 집과 가까운 논밭에서 일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대부분 한두 시간이상을 출퇴근하는 데 허비하며, 그 시간마저도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과 버스에서보낸다.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에너지는 소모되고, 스트레스도 극에 달한다.그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하루 24시간이 훨씬 알차고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즘 ‘스마트워크’가 주목받는 이유다.Smartwork직장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꾼스마트워크의 탄생스마트워크(Smart Work)는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고 똑똑하게 일할 수 있는 체제’를 말한다. 사무실에 출근해야 ‘일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다. 스마트워크에는집에서 회사 정보통신망에 접속해 업무를 수행하는 재택근무, 스마트폰을 이용해 이동하면서 정보를 받고 결재를 하는 모바일근무, 집 주변 원격사무실에 출근해 일하는 스마트워크센터 근무가 있다. 재택근무나 모바일근무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업무 방식인데 비해 스마크워크센터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네덜란드 알메르(Almere)는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신도시다. 거주민 대부분이 30~40km 떨어진 암스테르담으로 출근하기 때문에 도로가 꽉 막혀 출퇴근 시간 자체가 전쟁이었다. 소중한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던 이들은 문득 이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어차피 출근해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을 텐데, 이렇게 매일 왔다갔다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생각한 것이 집에서 메일과 전화로직장과 소통하는 원격근무(Telecommuting)였다.그런데 회사 관리자들은 재택근무가 영 탐탁지 않았다. 집에는 일을방해하는 요소가 너무 많고, 직원 관리가 안 된다는 것. 그래서 알메르와 암스테르담의 지역 정치가들과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재택근무와 직장근무의 장점을 합한 제3의 대안, 스마트워크센터를 만들었다.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 회사와 똑같은 업무환경을 제공하는 센터를 만들어 장거리 출퇴근을 없애고, 일의 효율을 높였다. 알메르의 스마트워크센터는 창조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지식노동자’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2008년 9월 문을 연 이래 폭발적으로 늘어나 암스테르담을 중심으로 100여 곳으로 확산되었다. 이렇게 스마트워크센터는 광역도시권 교통문제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도시민의 일과삶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탄생한 것이다.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똑똑한 업무 시스템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하고 무선인터넷망이 잘 구축되어 있어 스마트워크 기반이 이미 닦여 있다. 2011년 정부는 ‘스마트워크 활성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까지 현재 9곳인 스마트워크센터를 50개로 확대하고, 노동인구의 30%(800만 명)가 스마트워크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렇게적극적인 데에는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지방 이전 문제로 발생할 인재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사회적으로도 장애인과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으며, 비용절감과 이산화탄소 배출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스마트워크 활성화 추진계획201020122015행정안전부 시범구축(2개소)법령·제도 정비전 중앙부처 확산(12개소)부처별 담당관 도입공공 50개, 민간 450개 구축실적분석 및 성과평가


2012 January | February34 35이동 수단별이산화탄소배출량40.29km를 차량으로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예상량(출처 : 에너지관리공단, 국립산림과학원)소형차중형차대형차10kgCO2스마트워크운영 방법이 관건201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RIO+20 회의가 열린다. 20년전 유엔 차원에서 세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시작한 후, 10년 마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고민 중이다. 정보통신기기의 생산에서 폐기까지 녹색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기기 발달이 종이 없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 장담했지만 오히려 프린터와 복사기 사용으로 종이 사용량이 증가하는 역설적인 결과가6.9kgCO28.5kgCO2다 열리는 RIO+20 회의의 이번 주제는 녹색경제이다. OECD도 녹색경제 실현과 기후변화 대안으로 정보통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나왔다. 마찬가지로 스마트워크 개념 자체는 충분히 환경친화적일수 있지만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스마트워크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것이다.동시에 스마트워크 활성화로 인해 늘어나는 정보통신기기 자체가 기참고. 네덜란드 스마트워크센터 www.w-work.nl/frontoffice스마트워크센터 www.smartwork.go.kr수원에서 광화문까지 자동차로 출근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각 배출량은 차량 배기량 기준에 따른 평균값입니다)알메르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교통량 감소로 인한 에너지 절감과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는 탁월하다. 경기도 수원에 살고 있는 공무원K씨가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별관으로 자동차 출퇴근을 하는 대신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화서역 수원 스마트워크센터에 일주일에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방법배출된 이산화탄소 3.0kgCO₂를 상쇄하려면 약 1그루의 소나무를 심어야 합니다.은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저탄소 경제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스마트워크센터를 운영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어 기업들이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자사 사원들을 위한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하는Smartwork두 번 출퇴근할 경우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은 얼마나 될까?수원 화서역에서 광화문까지 편도 40.29km 거리에 1시간 6분이 소요되고, 비용은 9,223원(주유비 6,423원+통행료 2,800원)이 든다.왕복 80.58km를 중형차로 다녀올 경우 17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이는 소나무 6그루를 심어야 흡수할 수 있는 양이다. 1년 52주중 50주를 출근한다 가정하고, 일주일에 2번씩이면 모두 100회. 스마트워크센터를 이용하면 주유비 128만여 원을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1,700kg(소나무 566그루)을 줄일 수 있다. 서울 시내의 교통 혼잡방지와 대기오염방지 효과도 거둘 수 있고, 교통 혼잡에 시달리던 시간을 업무효율을 높이거나 개인의 발전과 가족을 위해 쓴다면 행복지수도 더 높아질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사무직 860만 명이 스마트워크에 동참할 경우 연간 111만 ton의 탄소배출량이 감소되고, 1조6,000억 원의 교통비용이 절감된다고 발표했다.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매력적인 대안암스테르담시는 시스코, IBM, 네덜란드 최대 은행 ‘ABN암로’ 등과데 비해, 모든 기업과 일반 사용자들에게 개방한다는 차이가 있다.미국 정부는 연방공무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기 위해, 워싱턴D.C.일대에 15개의 원격근무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 총무처(GSA)는 민간 기업에도 원격근무센터를 개방할 뿐만 아니라 퇴근 시간 이후에는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일본의 NTT도코모사는 지난 2008년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한 이후 연간 6.75ton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와 업무창조성 향상(71%), 통근부담 완화(97%), 가족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향상(71%) 등의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교통이 차지하는 비중은 13.1%다. 교통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증가 일로에 있다.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감축에 고심하고 있는 각국 정부에 교통량 자체를 줄이는 스마트워크는 매력적인 대안이다. 한국사회에서의 스마트워크는 정보통신과 업무효율 향상이 장점으로 부각되지만 스마트워크센터가 도시 교통문제 해결 차원에서 나온 대안이며,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의지와 정책이 중요했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협력해 민관 합작회사인 ‘Double U 재단’을 구성했다. Double U 재단


몸으로 읽는 녹색이야기. 재활용 장난감 만들기. 글. 차승진·사진. 김영준도움 주신 곳. 장난감학교 쓸모(http://cafe.naver.com/toycreatingschool)2012 January | February36 37당진제철소 시험검정팀 김창헌 사우 가족의재활용 장난감 만들기 체험헌 장난감으로 만든내 맘대로 장난감어릴 적 가장 친한 친구였던 인형들은 다어디로 갔을까. 삼단변신 로봇은? 씽씽 달리던자동차는? 잊혀진, 버려진, 싫증 난 그 모든장난감들은 어디선가 그들만의 ‘토이 스토리’를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아이는 자라고 장난감은 늘어난다.그 사이, 오래된 장난감들은 잊히거나버려진다.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의장난감학교 ‘쓸모’는 바로 이런 버려진장난감들이 대변신을 하는 곳이다.쓰지 않는 장난감을모아모아“헤이리에는 오늘 처음 와봤어요. 아이들이 2시간 넘게 차를 타고 오느라 지루했는지 내리자마자 신나게 뛰어다니네요.그동안 바빠서 놀아주지 못해 미안했는데 오늘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가겠습니다.”2012년의 첫 가족 나들이라 더욱 설렌다는 김창헌 사우는 헤이리에 오기 전 ‘쓸모’ 홈페이지에 들어가 장난감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미리 살펴봤다. 재활용 장난감을 활용한 환경교육프로그램이 무척 흥미롭다고 느낀 건 부인 이미지 씨도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버리긴 아깝고, 두자니 자리만 차지하는 아이들의 장난감 몇 개를 살뜰히 챙겨왔다. 그녀는 한때아이들의 절친이었으나, 이제는 관심 밖의 대상이 된 포클레인과 무선조종자동차, 요요 등을 가방에서 꺼냈다. 부부는 지난밤 큰딸 지민이, 둘째 도경이와 둘러앉아 재활용할 장난감을 고르면서 오랜만에 추억여행을 떠났다.간만의 나들이에 한껏 들뜬 가족은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 ‘오가닉 튼튼밥상’에 들러 우리밀로 만든 자장면과 칼국수를 먹었다. 이 또한 장난감학교에서 기획한 연계 프로그램. 오가닉 튼튼밥상의 모든 식재료는 유기농 친환경 인증을 받은 국산제철 재료다.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아 맛이 담백하고 몸에도 이롭다.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재료로 차린 건강 밥상으로배를 든든히 채운 가족은 기운이 불끈 솟았다. 그 힘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근사한 장난감을 만들겠다는 듯이 장난감학교에 씩씩하게 들어간다.“남편이 손재주가 참 많아요. 텃밭에서 상추와 호박도 키우고, 아토피가 있는 도경이를 위해 천연비누도 직접 만들어요.집에서도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빠인데, 오늘은 또 어떤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지 내심 기대되네요.”버려질 뻔한 재료에새 생명을 불어넣다“장난감학교 ‘쓸모’에 온 걸 환영해요. ‘쓸모’는 ‘쓸모없어 보였던 낡은 장난감들의 새로운 모습’을 줄인 말이에요. 우리 친구들도 장난감을 많이 좋아할 텐데 여러분이 가지고 노는 플라스틱 장난감은 500년이 지나도 썩지 않아요. 그런데 장난감이 싫증 났다고 함부로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음…, 지구가 오염돼요.”김주혜 선생님의 질문에 도경이가 냉큼 대답한다. 그 기특한 반응에 선생님의 칭찬이 이어진다.


2012 January | February38 39“도경이가 대답을 참 잘했어요. 이제 장난감이 낡았거나 고장 났다고 바로 버리면 안 되겠죠? 뒤에 장난감 부품을 모아놓은 상자가 있어요. 그걸로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 거예요. 오늘 지민이와 도경이가 가져온 헌 장난감도 여기서 세척하고분해해 새로운 장난감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할 거예요.”김주혜 선생님은 설명서나 규격은 없다며, 스스로 장난감 발명가가 됐다고 상상하고 자유롭게 만들어 볼 것을 권했다.지민이와 도경이는 선생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재빨리 일어나 부품이 든 상자 쪽으로 달려갔다.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블록, 로봇 팔다리, 자동차 바퀴 심지어 테이크아웃 커피 뚜껑까지 독특한 재료들이 가득하다. 아이들은 그 속에서 각자필요한 재료를 고른 후, 글루건을 사용해 풀칠하듯 재료들을 붙였다. 안전을 위해 장갑 착용은 필수다.지민이와 도경이는 머릿속으로 구상한 새로운 형태의 장난감을 척척 만들어가고 있었다. 장난감 만들기에 폭 빠져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아이들을 보는 김창헌 사우 부부 역시 신이 나 보인다. 장난감이 가득한 곳에 오니 동심이 절로 되살아나는 모양이다. 평소 장난감학교 수업에는 부모 참관이 금지되어 있으나, 오늘 하루 김창헌 사우 가족을 위해 특별히 금지령을 풀었다. 선생님은 대신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만 도와줄 것을 부부에게 당부했다.아빠의 손재주와 엄마의 집중력을 물려받은 아이들은 뚝딱뚝딱 작업을 시작하더니 이윽고 새로운 장난감을 완성했다.지민이는 자기가 만든 장난감에 ‘거울을 들고 있는 간호사 로봇’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도경이는 ‘토가니 로봇’이라 명명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자유로운 표현력은 버려질 뻔한 재료에 생명을 불어넣었고, 세상에 유일무이한 새로운 장난감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는 신나는 체험.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고장 난 장난감도, 자투리 나뭇조각도 멋진 장난감으로 재활용될 수 있다. 더욱이상상력을 키우고 자연스럽게 환경공부도 할 수 있으니 이보다 신나는 체험이 또 있을까. 장난감을 만드는 내내 끊이지않았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세상에서 하나뿐인 소중한 발명품을 가슴에 안고 행복해하는 표정이 정답을 대신했다.자투리 나무의놀라운 변신뒤이어 ‘뚝딱뚝딱 목공체험’이 시작됐다. 아이들은 먼저 선생님과 나무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앞으로는 종이를 아껴 쓰고 분리수거도 잘하기로 약속했다. 목공체험에 사용되는 나무는 가구를 만들고 남은 조각과 야산에 버려진 자투리 나무를 재활용한 것. 먼저 자석칠판에 각종 나뭇조각을 붙여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을 표현해 보기로 했다. 칠판에 잘 붙도록 나뭇조각마다자그마한 자석이 붙어 있었다.지민이는 그 조각을 이용해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도경이는 아빠의 이름석 자를 적는다. 선생님의 어떤 주문에도 망설임 없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아이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창의력이 놀랍기만 하다. 재활용 연필꽂이를 만들 때도 주저함이 없다. 부부의 도움 아래, 아이들은 나무망치로 못질을 하고, 미니 톱으로 나무를 자른다. 처음 해보는 것인데도,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앞서는 아이들이다. 타고난 손재주는 이번에도 100% 발휘되어 선생님도 놀랄 만한 스피드와 꼼꼼함을 자랑한다. 연필꽂이가 거의 완성되자 아이들은 조그만 나무토막을 이용해 연필꽂이를 꾸민다. 도경이는 자신이 만든 연필꽂이가 토끼를 닮았다며 갑자기 동요 ‘산토끼’ 를 불러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즐거움과 유익함이 함께하자투리 나뭇조각으로 만드는 연필꽂이 나무판 2개를 세우고 그 위에 넓은 나무판을 올린다. 모서리 4군데를 못으로 고정한다. 반대로 뒤집어 넓은 판을 올리고 다시 망치질한다. 의 나무상자를 세우고 받침면 나무판을 글루건으로 고정시킨다. 다양한 모양의 나무토막과 사인펜을 이용해 꾸미면 완성.


예술가들의 비밀정원. 성실과 근면을 무기로 한 예술 노동가들. 글. 전경애 칼럼니스트2012 January | February 4041예술하는노동가들을위한 찬가발자크를 보라,명작은 초과 근무에서 나온다근면한 노동가,하루키의 마라톤Murakami HarukiAndy Warhol앤디워홀그저 직업이 예술가일 뿐예술이란 일단 재능이 바탕이그들이 천재라 불리든 아니든, 칭송받는 모든 예술가들의 공통점은우리나라에서 를 시작으로 젊은이들의 식을 줄 모르는20세기 중반에 태어난 새로운 미술사조 ‘팝아트’의 대명사로 회자되되어야 업으로 삼을 수 있는 일이다.바로 자신의 분야에 대한 놀라울 정도의 몰입이다. 우리는 이를 흔사랑을 받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Murakami Haruki)의 삶도 이는 앤디워홀(Andy Warhol). 뭔가 고상하고 귀한 것만을 예술로 여화가이던 아버지가 그의 습작을 한히 열정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마치 노동과도 같은 ‘끈질긴 노력’의와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무엇을 새로 시작하기에 결코 적지기던 당시 사람들에게 그의 작품 활동은 일대 혼란을 주기에 충분했번 보고 이내 붓을 꺾고 말았다는다른 이름이기도 한다.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소않은 나이 스물아홉에, 난데없이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재즈클럽 사장다. 그는 작품 속에 ‘캠벨 수프 깡통’, ‘마릴린 먼로’, ‘코카콜라’ 등 통속피카소의 일화나, 십대 중반부터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Honore de Balzac)의 삶을 들여다보면하루키. 그가 지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세계적인 작가가적이고 상업적인 이미지들을 화려한 색채로 재구성하여 반복해 늘어스무 살까지, 그 짧은 시기의이러한 주장이 꽤나 설득력 있어 보인다.된 데에는 완벽하게 소설에 집중하는 그 특유의 삶의 방식이 기여한놓곤 했다. 그러고는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해 감히 ‘예술’ 작품들을시작 활동만으로도 세계의발자크는 파리 대학의 법학부를 다니던 중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바가 크다. 그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즐기고,공장 물건처럼 대량 생산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이러시문학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그러나 그 후 소설가로 인정받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을매일 30~40km씩 달리며 마라톤 연습을 한다. 특히 그의 마라톤 사랑한 방식으로 엄청난 양의 작품을 쏟아냈는데, 미술사에서 가장 다작천재 시인 랭보의 삶이 이를만큼 천재적 재능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대신 그에게는 원하는은 대단해서 25번이나 풀코스를 완주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는 이을 한 작가 중 하나로 꼽힐 정도였다. 덕분에 그는 매우 극단적인 평가증명한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알고것을 땀 흘려 얻어내겠다는 뚝심이 있었다. 그는 작품 활동을 시작한것이 모두 소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매일같이 하루 서너 시를 얻게 되었는데, 어떤 이는 그가 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했있지 않은가. 그들의 경이로운 솜씨후 누구보다 왕성한 창작력을 보였는데, 50년 동안 자그마치 100여간 동안 책상 앞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글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다른 이는 통속적이고 상업적인 쓰레기라며 그의 작품을 평가 절뒤에는 지루할 정도로 집요한편에 이르는 장편소설과 일일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단편, 콩트,다. 그런데 이렇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작품 활동을 계속하기 위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이 놀라운 작품들에게서 시선‘노동’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희곡, 정치평론 등을 집필했다. 하루 대여섯 시간의 수면과 식사시해서는 적지 않은 체력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에서 하루키는 “마라톤 단련은 전혀 피로오늘날 앤디워홀은 시각적으로 극대화된 이미지들을 통해 대량생자크는 하루에 40~50잔의 커피를 동무삼아 원고를 거듭 고치고, 맞감을 느끼지 않고 매일매일 집필 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지탱해산, 대량소비, 대중의 욕망, 매스미디어의 권력 등 현대 사회의 속성춤법 하나하나까지 집요하게 수정해가며 완벽을 기했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 말한다면 나는 소설 쓰기의 많은을 예리하게 파헤친 예술가로 인정받고 있다. 자신의 작업실을 ‘공장하루 8시간이라는 적정 노동시간의 족히 두 배에 달하는 근무를 한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할(Factory)’이라 부르며 “예술도 그저 하나의 직업일 뿐”이라고 말했셈이다. 이를 보건데 발자크의 문학적 성취와 성공에 기여한 것은지니, 오직 작품을 위해 삶을 정돈하고 심신을 단련해 준비시키는 그던 앤디워홀. 그렇다면 거침없이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것으로 새로Honore de Balzac재능이 아닌 문학에 대한 맹렬한 헌신이었다고 보는 것이 더 옳지 않을까.의 성실함에서 충직한 노동가로서의 면모를 찾아보는 것은 꽤나 설득력 있다.운 예술의 아이콘이 된 그를 예술에 종사했던 창조적 노동가라 부르는 것 또한 꽤나 어울리지 않은가.


2012 January | February46 47HYUNDAI STEEL | 사회책임경영을 실천하는 현대제철2012년 스마트보드 출범2011년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선정을 도모하는 ‘생태산업단지(EIP)’를 오는 2019년까지현대제철은 지난 1월 16일 양재동 서울사무소 대회의현대제철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1년 고용창출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실에서 2012년 스마트보드 출범을 알리는 킥오프 미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우유철 사장은 지난 1월팅을 가졌다. 킥오프 미팅에는 박승하 부회장과 김영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인증패 수여식에서 회사를 대‘현대차그룹 변화와 혁신 리더스 대상’ 수상환 부사장, 스마트보드 위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표해 인증패를 받았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전년대비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22일 현대차그룹 ‘변화와 혁박승하 부회장은 “기업경영은 줄다리기와 같다. 전원459명(5.8%)을 추가 채용함으로써 고용창출 우수기신 리더스 포럼 세미나’에서 ‘현대차그룹 2011년 변화이 함께 효과적으로 힘을 모을 때 경쟁에서 이길 수업 인증을 받았으며, 2010년에 이어 2년 연속 우수 기와 혁신 리더스 대상’을 수상했다. 한 해 동안 그룹사있다”며 “회사의 성장을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업에 선정되는 등 국내 고용창출에 선도적인 역할을들이 추진한 변화와 혁신 과제 중 성공적으로 과제를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하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다졌다.수행한 그룹사에 수여되는 상으로, 현대제철은 ‘밀폐형 원료 저장 시스템 개발’ 과제의 성공적인 수행으로초대형 후판 압연롤 초도품 출하‘당진시 선포식’ 참가회사의 경영 효율을 제고하고 그룹의 변화와 혁신 및현대제철이 5m 너비의 광폭 후판을 생산할 수 있는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지난 1월 1일 당진 문예의전미래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초대형 후판 압연롤을 출하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압당에서 열린 ‘당진시 선포식’에 참석했다. 이날 선포한편, 최우수상에는 현대건설의 ‘가압식 비개착 터널연롤 제조업체로서의 위상을 다졌다.식에는 이철환 당진시장과 우유철 사장을 비롯한공법’을 포함한 2건의 과제가, 우수상에는 현대하이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1일 포항공장에서 ‘초대형 후내ㆍ외빈들이 참석했다. 우유철 사장은 인사말을 통스코의 ‘친환경 스테인리스 강관 개발’ 등 3건의 과제NEWSL i n e무역의 날 ‘30억 불 수출의 탑’ 수상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12일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하고 지식경제부가 후원하는 ‘제48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30억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우리나라 ‘무역 1조 달러’ 달성을 기념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에는판 압연롤 초도품 출하식’을 갖고 이 제품을 인도의열연·후판 제조업체인 에사르(Essar)사에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이 제품은 롤 제조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야심작으로 전 과해 “당진시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현대제철은지역사회와의 상생과 나눔경영을 위해 지속적으로노력하겠다”고 말하며 당진시 발전과 시민의 안녕을기원했다.가 선정됐다.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홍석우 지식경제부장관과 박승하 부회장, 정부 부처 관계자 및 기업인 1,200여 명이 참정이 순수 독자 기술로 이뤄졌다.향후 현대제철은 당진시와 ‘지역ㆍ기업ㆍ환경’의 발전석했다. 이날 박승하 부회장은 회사를 대표해 ‘30억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현대제철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지속적인 수출시장 개척과 다양한 제품수출을 통해 30억 달러(2010년 7월~2011년 6월)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2005년 ‘10억 불 수출의 탑’, 2009년 ‘20억 불 수출의 탑’ 수상에 이어 2년 만에 ‘30억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위) 2012년 스마트보드 출범아래) ‘당진시 선포식’ 참가초대형 후판 압연롤 초도품 출하2012 + 0102 www.hyundai-steel.com협력사와 동반성장 다짐현대제철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변함없는 신뢰를 바탕으로 동반자의길을 걸어준 협력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지속성장을 다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지난 1월 18일 당진제철소에서 박승하 부회장을 비롯한 구매본부 주요 임직원들과 200여 개 협력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2년 현대제철 협력사 신년하례회’를 개최하고 우수 협력사 시상 등을 실시했다.박승하 부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난 2011년은제철 사업의 조기 안정화로 세계적인 철강업체들과어깨를 나란히 했던 한 해였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성심성의를 다해 주신 협력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2012 January | February48 49HYUNDAI STEEL |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현대제철‘해피예스 1~3기 홈커밍데이’ 열어생태독성관리 우수사례 공모전은 2011년부터 시행관계자 130여 명이 참석했으며, 차 사우와 권 단장은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3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교육된 ‘생태독성관리제도’의 적용 대상 시설인 공공처리봉사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대학교 체육관에서 해피예스 대학생 봉사단 1~3기의시설 및 1~2종 개별사업장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았다. 또한 윤종호(항만운영팀) 주임은 500시간 이상‘홈커밍데이’를 열었다.20일부터 약 두 달간 평가했다.봉사자로 선정돼 실버 배지를 수상하는 등 11명의 당이날 행사는 해피예스 창단 이래 1~3기 단원 130여진제철소 사우와 주부봉사단원이 자원봉사 인증 배명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뜻깊은 자리였다. 이저소득층 건강보험료 지원 협약식 체결지를 받았다.종인 전무는 개회식을 통해 “봉사를 매개로 해피예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지난해 11월 23일 국민건강보험스의 우정이 영원히 지속되길 바란다”며 행사 취지공단 포항남부지사 회의실에서 최현섭 포항남부지사‘사랑의 김장 전하기’ 행사 실시를 설명했다. 단원들은 이날 진행된 화합 한마당 운장과 김병구 포항북부지사장, 최돈창 포항공장 부공현대제철 인천공장은 지난해 12월 9일 인천시 동구동회에서 ‘젊음’, ‘도전’, ‘동행’, ‘열정’의 4개 팀으로장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지원송현성결교회에서 ‘사랑의 김장 전하기’ 행사를 펼나뉘어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협약으로 포항공장은 2011년쳤다. 1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인천공장 정원철12월부터 1년간 200여 세대에 총 2,400만 원을 건강이사를 비롯해 임직원과 주부봉사단 등 50여 명이‘제1회 생태독성관리 우수사례 공모전’ 수상보험료로 지원하게 된다.참여했다. 참가자들은 3,000kg의 김치를 담가 인천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22일 환경부가 주최한 ‘제1회동구 관내 소년소녀가장과 무의탁 어른 등에게 전달NEWSL i n e‘설맞이 이웃사랑 선물나누기’ 행사현대제철이 추운 설을 보낼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담은 선물을 전달하며 훈훈한 ‘정’을 나눴다. 현대제철 임직원들은 지난 1월 16일부터 19일까지 사업장 소재지인 인천, 포항, 당진, 서울 지역 소외계층 1,500세대를 직접 방문해 명절 선물 세트를 전달하는 ‘설맞이 이웃사랑 선물나누기’ 행사를 펼쳤다. 현대제철은 설, 추석 등 명절을 즈음해 어려운 이웃을 찾아 선물을 전달하고 정담을 나누는 행사를 6년째 이어오고 있다. 인천 동구청 관계자는 “기업생태독성관리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민간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현대제철은 ‘폐수 수질 안정화 및 생태독성저감’ 관련 자체 연구 수행으로 생태독성을 저감하고, 연간 약 4억 원의 운영비를 절감한 점을 높이평가받았으며 회사를 대표해 안희윤(수질보전팀) 차장이 표창장을 수상했다.자원봉사 후원공로상 수상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외주관리팀 차지은 사우와 마중물 주부봉사단 권영나 단장이 지난해 12월 6일 열린 ‘제16회 당진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에서 우수봉사 기업체에 수여하는 ‘자원봉사 후원공로상’을 수상했다. 행사에는 이철환 당진군수 및 자원봉사자 등했다.들도 힘든 시기인데 올해도 변함없이 따뜻한 온정을 잊지 않고 베풀어주신 현대제철에 감사하다”고 전했다.한편 현대제철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과 함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활동도 펼치고 있다.위) ‘제1회 생태독성관리 우수사례 공모전’ 우수상 수상아래)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지원 협약식 체결자원봉사 후원공로상 수상2012 + 0102 www.hyundai-steel.com‘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 펼쳐현대제철 인천·포항공장, 당진제철소 사우들과 봉사단은 지난해 12월 19일부터 23일까지 ‘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를 펼쳤다. 인천공장은 12월 19일 김종기 공장장과 두대선 인천지부장을 비롯해 복지시설 담당자와 임직원 등 50여 명이 다문화가정과 복지단체, 경로당 등을 방문했으며, 포항공장은 지난해 12월 20일임직원 등 10여 명이 경주시 국가보훈처 경주보훈지청과 포항시 한사랑의 집, 동해지역아동센터 등 지역사회 복지시설 10곳을, 당진제철소는 지난해 12월 19일에서 23일까지 5일간 임직원 및 복지기관 관계자20여 명이 지역 복지기관 및 군부대, 소방서 등 10곳을 방문했다. 사우들과 봉사단은 쌀을 비롯해 도서와식료품 선물세트 등을 전달했다.


독자의 소리·퀴즈·당첨자2012 January | February 5051생활 속재활용아이디어아름다운 별 지구를 사랑하는아름다운 별 지구에서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현대제철의 사보 는 우리의 아이들에게좋은 환경과 아름다운 모습의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격려와 성원 바랍니다.독자의 소리소박한 밥상 ‘맵디매운 낙지볶음을 추억하며’를 읽고 30년 전 아내와낙지볶음을 안주 삼아 술 한 잔 기울이며 연애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련한과거를 추억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서울 성북구 석관동 김형남스틸월드 원더월드 조금만 오래되면 부수고, 반질반질한 새것으로 만드는것에 익숙한 우리에게 낡은 폐제철소를 환경공원으로 재탄생시켜 자연의 일부로 만든그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무조건 없앨 것이 아니라, 옛 모습을 보존해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자연을 지키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서울 중랑구 면목2동 임한국퀴즈마드리드 도심에 세워진 메디오디아 화력발전소를 카이샤그룹이 매입, 시민들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곳입니다. 런던 템스 강변에 방치됐던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테이트 모던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킨 스위스 건축가 자크 헤르조그와 피에르 드 뮤론의 또 하나의공공디자인 프로젝트로 24m에 달하는거대 수직정원, 붉은 빛의 코르텐 스틸지붕이 인상적인 마드리드의 대표 문화예술 공간의 이름은 무엇일까요?환경을 생각하는우리 가족‘그린 스타트’쓸모 있는 것들이 예상외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책상 위에 놓인 철 지난 노트에는 깨끗한 페이지들이 제법 있고, 연필꽂이에는 다 쓴 것인지 새것인지구분할 수 없는 필기구가 그득하다. 빈방에 맥없이 켜 놓은 전등이나, 뽑지 않은 전기코드에서도 에너지들이 줄줄 새고 있다. 이렇게 방치되고, 버려지는수많은 자원들이 결국 지구를 오염시키는 주범이 된다. 2012년엔 온 가족이 지구 환경도 보호하고, 살림도 살뜰하게 꾸리는 저탄소 녹색생활 ‘그린스타트’를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에 바란다2012년에는 보다 다채로운 정보로 우뚝 서는 가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따뜻하고 진솔한 이야기로 가슴 훈훈한사보를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제)로재팀 김종석(부인 변순균)지난호 정답외레스타드아이의 그린 스타트쓰고 남은 종이로 오답노트를 만들자!엄마의 에코 라이프집안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아빠의 에코 드라이브친환경 운전으로 탄소 다이어트를30년 된 원목 한 그루에서 1만 장의 A4용지가 생산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여 기편리한 교통수단인 자동차. 그러나 편리한 만큼된다고 한다. A4용지 4박스를 아끼면 30년 된 원후변화에 대응하는 시민참여 프로그램 ‘에코마일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편집후기당첨자목 한 그루를 살릴 수 있다는 결론이다. 전 세계 종이 생산량이 3억 3,500만ton. 만들어져 썩을 때까지 종이 1ton당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6.3ton.리지’. 전기, 수도, 도시가스 등 에너지를 절약한 만큼 마일리지 형태로 쌓이는데, 6개월 동안 10% 이상 절약하면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제도다. 에코는 없다. 기본을 지키는 운전습관과 ‘승용차 요일제’, 9월 22일 ‘세계 차 없는 날’ 등 자동차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도 탄소 다이어트를 실천하는 길.연초에 쏟아져 나오는 각종 전망들을 보니 2012년도 그리 녹록하지 않을것 같네요. 그래서일까요? 한 해를 시작하면서 유난히 마음속 바람들이많아집니다. 누군가 말하길,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라지요. 저는 올 한 해 부정의 언어가 아닌 긍정의 언어로 살아보려 합니다.2012년 도 여러분을 미소 짓게 할 수 있는 작은 활력소로만들어가겠습니다.- 윤정애사내독자오태환 (제)품질보증팀이은재 구내운송팀장동의 (포)대형압연부전선봉 연속주조부조경일 (당)철근제강부사외독자김은혜 전남 보성군 벌교읍 벌교리신희승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양서정 전북 장수군 장수읍 장수리한지숙 전남 여수시 웅천동홍관호 대전시 동구 성남동종이를 아껴 쓰는 것만으로도 그린 스타트를 실천하는 셈이다.지난해 사용했던 과목별 노트를 버리기 전에, 노트마다 여남은 장씩 남아있는 종이들을 모아 오답노트나, 다이어리를 만들어보자. 분리한 종이들은 테두리를 깔끔하게 잘라 사이즈를 통일한다. 노트의겉표지를 떼어내 속지보다 사방 0.5cm 정도 넉넉하게 재단한다. 청바지, 셔츠 같은 헌옷이나 포장지 등을 표지 사이즈에 맞게 자르고 양면테이프로고정, 표지를 감싼다. 글루건을 사용해 속지를 붙이면 나만의 오답노트가 완성된다.마일리지 홈페이지에 가입해 매달 전기, 수도, 도시가스 사용량을 수집 관리하고, 사용량을 6개월주기로 체크, 에너지 절감을 실천하면 탄소배출량도 줄이고, 에코마일리지도 쌓을 수 있다.세탁물은 모아서 한꺼번에 세탁하고, 샤워시간도줄여보자. 샤워시간을 5분만 줄여도 이산화탄소가35g 감소한다. 전기밥솥의 보온을 하지 않을 경우37g, 시장갈 때 장바구니 사용하면 62g,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면 52g, 절전형 냉장고로 바꾸면 132g,난방 시 설정온도를 2℃ 낮추면 96g의 이산화탄소가 줄어든다니, 에코 라이프를 실천하는 일은 그리어렵지 않다.언덕길 운전 시 일정 구간을 연료 공급 없이 관성으로 갈 수 있는 ‘퓨얼 컷’ 기능을 사용하면 1km가량 이동할 수 있다. 차종별로 알맞은 경제속도를준수하고, 3개월마다 타이어 적정 공기압을 체크,유지하면 1%의 연료가 절약된다. 트렁크는 창고가아니니 불필요한 짐은 내려놓고, 외출하기 전 미리 이동경로를 파악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도 에너지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경차, 하이브리드카등 친환경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도 에코 드라이빙에 으뜸. 유사연료나 인증되지 않은 첨가제 사용은유해 배기가스량을 늘리는 원인이므로 삼갈 것!서울시 에코마일리지 http://ecomileage.seoul.go.kr에코드라이브 www.ecodriving.kr를 만드는 사람들 | 장영식 차장(홍보팀), 윤정애 대리(홍보기획팀)독자엽서에 정답을 적어 보내주시는 분 중 추첨을통해 작은 선물을 보내드립니다.셀통 www.celltong.com다이어리꾸미기카페 http://cafe.naver.com/ideamall군포시 에코투게더 www.gpec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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