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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란 - 한국브레히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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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개작 - 렌츠의 가정교사 혹은 사교육의 장점과 브레히트의 개작 가정교사 비교 9<br />

1950년 4월 14일 개작 가정교사는 도이체스 테어터에서 베를린 앙상블에 의해<br />

초연되며 이후 베를린 앙상블의 고정 레퍼토리가 된다. 브레히트는 이 작품을 베를린<br />

앙상블 6)의 세 번째 상연 작으로 선택했다. 이 작품을 세 번째 상연 작으로 결정한 것<br />

은 프로그램의 정책적 의도에서였다고 브레히트는 밝힌다. 7) 브레히트는 봉건질서를<br />

거부한 진보적 시민문학을 본보기로 삼는 동독정부의 문화정책을 반동적이라고 보며<br />

시민계급에 대한 비판과 함께 민중계급을 현실변혁의 주체로 내세울 수 있는 고전들<br />

을 개작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개작작업을 통해 브레히트는 고전작품의 사회주의적<br />

리얼리즘 방식 및 그 연출방식에 대해 탐구한다. 브레히트가 고전 드라마 작품의 유<br />

산들을 포기했다는 볼프의 비난에 대해 브레히트는 내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전통적<br />

인 성격드라마들이 비사실적이라고 맞섰다. 8) 이러한 그의 주장은 당시 동독의 문화<br />

정책과 사회주의적 연극에 대한 비판에서 기인한다. 브레히트는 밑에서부터의 혁명<br />

을 이끌지 않고 위에서 명령하는 당시 동독의 문화정책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존재와<br />

의식간의 모순을 비판적인 교육과정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이데올로기적으로 직접<br />

적인 적응 프로그램으로 길들이려는 당시의 문화정책에 반발하여 브레히트는 연극실<br />

무 작업으로 대응한다.<br />

브레히트는 렌츠의 가정교사가 오랫동안 그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작품<br />

이라고 밝히면서 9) 이 작품이야 말로 독일 참상을 그린, 최초의 그리고 가장 신랄한<br />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브레히트는 자신이 이 작품을 베를린 앙상블의 공연레퍼토리<br />

로 선택한 이유가, 변혁의 시대에 적합한 고전적 레퍼토리를 찾아 셰익스피어의 길을<br />

가는, 두 가지 목적에 가정교사가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밝힌다(GBA 8. 557).브레<br />

히트는 렌츠의 가정교사가 고전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며 사실적이며 동시에 시<br />

6) 1949년 브레히트는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공연의 성공으로 극단 설립을 제의받아 베를린 앙상<br />

블을 설립하게 된다. 브레히트는 공연 원칙으로 인간과 사회를 변모 가능한 것으로 보여 줄 것,<br />

어떠한 모순이든 사회적 모순으로 서술할 것, 그리고 고전 작품을 변증법적 의미로 지향시키면서<br />

계승할 것 등을 제시한다.<br />

7) 얀 크노프는 동독의 건국 시기에 브레히트가 렌츠의 가정교사를 번안한 이유는 문화 관료의<br />

공허한 고전작가 숭배에 힘입은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세계사에서 가장 대규모 살육전이 끝난<br />

다음에 다시금 동독이 혁명도 아닌 혁명을 주장하는 사실에 힘입은 것이라고 쓰고 있다.<br />

8) Wilfreied Barner(Hrsg.), Geschichte der deutschen Literatur von 1945 bis zur Gegenwart, München<br />

1994. S. 149.<br />

9) GBA 8.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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