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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리빙트렌드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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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사연]<br />

Regina Kim<br />

얼마 전에 제가 어떤 이들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아주 크고 깊게 받는 일이 있었고 그 일로 너무 화나고 서러워서 며칠<br />

을 울면서 지냈었어요. 그런데 제 편에서 제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어루만져줄 줄 알았던 사람이 제 일에 나 몰라라<br />

했을 때 서운하고 속상했지만 참았습니다. 그러나 얼마 뒤에 우연히, 그렇게 울면서 지내고 있는 내 뒤에서, 내가 믿었<br />

던 그 사람은, 나에게 이 고통을 준 사람들과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연락을 매일매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br />

하........ 1월 초였는데 모두가 새로운 해를 맞이해서 즐겁고 신나고 희망에 가득 찼을 때, 전 `절망`과 `배신감`이라는<br />

단어가 얼마나 제 살을 찢고 피를 거꾸로 쏟게 만드는 말인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br />

이 세상에서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는 느낌... 이 세상에서 기댈 사람도 하나도 없는 느낌... 미치게 화나고 미치게 분<br />

해서 그냥 미칠 것 같았습니다. 며칠 간 그냥 미친 사람이 됐었습니다. 눈물은 시도 때도 없이 그냥 죽죽 흘렀고, 자려고<br />

누웠다가 분통 터져서 새벽에 차 몰고 나갔고, 밥 먹다 말고 공원으로 뛰쳐나가서 몇 시간을 뛰었고, 교회에 가서 울며<br />

불며 기도에 매달려도 보았지요.<br />

그러던 어느 날, 그동안은 제 속이 시끄러우니 즐기던 TV와 라디오도 다 소음 같아서 끄고 지냈었는데 그날은 라디오<br />

에서 나오는 노래가 좋아서 계속 듣게 되더라구요. 듣다 보니까 이렇게 마음 고생하는 제 자신을 위로하고 싶었고 저 스<br />

스로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서 바로 용기 내서 노래를 2곡 신청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진행자분이 제 신청곡을 모두<br />

틀어주시고 응원과 격려의 말씀도 해주셔서 들으면서 또 눈물 좍좍 흘려댔지요.<br />

그런데요,,, 조금 후에 저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신청곡 중 하나가 강산에씨의 `넌 할 수 있어`였는데 어떤 청취<br />

자 분이 공감해주시며 자신도 힘들 일이 있어서 이 노래를 수없이 부르며 이겨냈다면서 저에게 힘내라는 응원 메세지를<br />

방송을 통해 보내 오신거에요. 저 이날 아주 대성 통곡을 했습니다.<br />

참 아이러니하지요. 오랜 기간 신뢰와 친분이 두텁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제 아픔을 외면하고 좌절 시켜서 절 나락으로<br />

미는데, 전혀 모르는 분들이 제 마음을 공감해주며 응원과 격려로 저를 일어서게 하니 말이에요. 그 이후 제 마음에 큰 변<br />

화가 생겼어요. 제 자신을 사랑하며 저 자신을 위해서 살기로요. 전 여태 가족과 남을 위해서 만 살면서 저 자신을 안 챙<br />

겨왔더라구요. 다시는 그렇게 타인만 위하다가 바보같이 상처 받는 일은 절대로 안 할 겁니다.<br />

2024년 올해는 나 자신을 위해서 살 거에요. 갑진 해인 만큼 저도 값진 사람으로 거듭날 거구<br />

요.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찾아하면서 값진 시간을 보낼 거에요. 지금 제 상처가 아물었다고<br />

는 할 수 없습니다. 워낙 깊이 패였기에 많은 시간이 걸릴 거에요. 그러나 제<br />

가 마음을 추스리고 일어설 수 있도록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주신 `음악<br />

이 필 무렵`의 강예리님과 저에게 응원 메세지를 보내주셨던 청취자 분!!<br />

정말 감사합니다.<br />

그날 방송 들으면서 흘렸던 폭풍 눈물이 제 마음에 희망으로 다가왔거든<br />

요.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렇게 좋은 방송, 값진 방송<br />

을 하시는 방송 관계자분들도 모두 감사드립니다. DKNET은 저에게,<br />

우리에게 사랑이고 희망입니다.<br />

Living Trend Magazine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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