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봉근 - 한국브레히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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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브레히트와 현대연극<br />
제3 지대로서의 퍼포먼스, 반미메시스적이며 해석을 거부하는 연극. 포스트모던 연극은 담<br />
론이 없으며, 사유성, 몸짓의 특성, 리듬, 톤이 지배하는 연극. 10)<br />
여기서 레만이 강조하는 것은 연극의 실천 현장에서 포스트모던의 개념에 부합하<br />
는 특징들이 모던의 특성인 드라마적 형식의 전통들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이<br />
다. 즉, 포스트모던의 중요한 특징들은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카논에 잔류하며, 레만<br />
은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특성들을 더 넓은 범주로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레만은 포<br />
스트모던 연극 그리고 포스트드라마 연극과 관련하여 연극의 관습뿐만 아니라 관객<br />
이 기대하는 태도까지 단절되는 “위험한 연극 (riskantes Theater)”을 언급한다. 이해<br />
와 의미구성은 더 이상 우선시되지 않고, 장르간 경계는 유동적이 된다. 무용과 판토<br />
마임, 음악연극과 언어연극은 혼합되며, 콘서트와 연극은 공연 콘서트로 하나가 된다.<br />
무대는 시작과 출발 지점이자 장소가 되며 더 이상 현실 복제의 장소가 아니다. 11) 전<br />
통의 관객은 드라마 패러다임을 벗어나고 더 이상 텍스트 문학도 아닌 새로운 코드<br />
와 매개물을 읽어내는 새로운 독법을 익혀야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레만의 연극론에<br />
서 브레히트 (Bertold Brecht, 1898~1956)의 서사극 (epic theatre) 이론은 포스트모던<br />
드라마와 포스트드라마 연극 개념의 형성에 역설적으로 기여한다. 여기서 레만은 포<br />
스트드라마 연극을 “포스트브레히트 연극 (post-brecht-sches Theater)”이라 이름하는<br />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12) 레만은 정신을 대상화하는 헤겔의 이론을 개인 각각이 소<br />
유한 예술적 소재의 감각 안에서 시적인 언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으로 설명한다.<br />
“이념이 감각적으로 현시하는 아름다운 이상”에 관한 헤겔의 공식을 통하여 포스트<br />
드라마 연극은 “드라마에서 분열, 파괴, 해체의 가능성이 생겨나고 꽃피우는 것으로”<br />
서술하고 있다. 레만은 그 외에도 퍼포먼스 개념을 헤겔의 이론과 연관짓는다. 관객<br />
앞에 등장하는 주인공 배우는 그의 가면 속의 인간으로, 연기자로, 즉 개인으로 그리<br />
고 실제 자신으로 분열된다. 포스트모던과 포스트드라마 연극은 이런 변화된 역할과<br />
인물을 연기하면서 이를 드러내어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br />
10) Lehmann, 27.<br />
11) Lehmann, 46.<br />
12) “Das postdramatische Theater ist ein post-brecht-sches Theater. Es situiert sich in einem Raum, den<br />
die Brechtschen Fragen nach Präsenz und Bewußtheit des Vorgangs der Darstellung im<br />
Dargestellten und seine Frage nach einer neuen "Zuschaukunst" eröffnet haben.” Lehmann,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