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 2 협동조합의 이론과 현실

모듈 2 협동조합의 이론과 현실
03 차시 협동조합과 조합원
1. 협동조합의 원칙과 정체성
가. ICA 의 협동조합 정의와 원칙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이론적으로 규명하기 위해서는 협동조합과 주식회사와의
차이점을 밝히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다시 다음과 같은 구체적 과제를
검토하는 작업이 된다. 협동조합이란 무엇인가? 조합원들이 공동이익의 추구를
위해 주식회사가 아닌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협동조합 원칙은
왜 존재하며 그 현실적 의미는 무엇인가? 원칙은 보편적인가 아니면 가변적인가?
협동조합은 조직구조와 시장행동 측면에서 주식회사와 다른 점이 무엇이며 이러
한 특성이 조합원의 이익에 기여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협동조합 원칙이 협동조
합의 조직구조와 시장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협동조합 원칙은 시장경제
구조와 조합원 구성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가?
협동조합에 대한 정의의 대표적인 것에는 국제협동조합연맹과 미국 농무부의
협동조합의 정의가 있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은 1995 년 창립 100 주년 기념
총회에서 협동조합을“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하여
공통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
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a cooperative is an autonomous association of
persons united voluntarily to meet their comm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needs and aspirations through a jointly­owned and democraticallycontrolled
enterprise)”으로 정의하였다. ICA 는 이러한 협동조합의 정의가 최소
한의 것이며, 협동조합을 완벽하게 정의하기보다 폭넓게 규정한 것이라고 강조하
였다. 왜냐하면,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이 있을 수 있고 이들 각각은
별도의 조직원리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CA 는 이러한 협
동조합의 정의가 법률을 기초하거나 조합원을 교육하며 교

재를 편찬하는 데 유용한 정의라고 권고하였다. ICA 의 협동조합 정의에서 주목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협동조합은 자율적(autonomous)인 조직이다. 이는 협동조합이 가능한
한 정부와 사기업체로부터 독립된 조직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둘째, 협동조합은 인격의 결합체(an association of persons)이다. 이는 협동조
합이 법률적인 의미에서 인격의 결합체이며, 법인에게도 조합원의 자격이 부여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협동조합의 인격체들은 자발적으로(voluntarily) 결합된다. 이는 조합원들
이 협동조합의 설립 목적 하에서 가입 또는 탈퇴가 자유로움을 의미한다.
넷째,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공동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를 만족시키고
자 한다. 이는 협동조합이 개인적 이익과 공동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해 나가는
조합원들에 의해 조직됨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협동조합은 시장에서 사업을 수
행해야 하므로, 효율적이며 경제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협동조합은 주
로 경제적 목적을 위해 존재하지만 사회적, 문화적 목표도 갖고 있다. 鷠 사회적'
이라 함은 보건이나 육아와 같은 사회적 목표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문화적 목표
도 평화를 촉진하고 스포츠와 문화행사를 후원하며 공동체 관계를 증진함으로써
추구해 나갈 수 있다.
다섯째, 협동조합은 냌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 膣 이다.
이는 협동조합 내부의 통제권이 민주적인 방식에 따라 조합원에게 배분되어야 함
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소유권과 별도로 통제권의 鷠 민주적 배분'을 동시에 강
조하고 있는 점은 협동조합을 사기업체나 공기업체 등과 구별할 수 있도록 해주
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ICA 는 협동조합이 시장에서 활동하는 조직체라는
점에서 개별 협동조합을「사업체(enterprise)」로 규정하였는데, 이는 최근 협동
조합을 둘러싼 여건변화로 대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협동조합이 존립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 미국 농무부(USDA, 1987)는 농업협동조합을 염두에 두고서 협동조합을
“ 이용자가 소유하고 통제하는 사업체로서, 그 이익을 사업 이용액에 비례하여
이용자에게 배분하는 사업체 (a cooperative is a user-owned, user-controlled
business that distributes benefits on the basis of use)”라고 정의하였다. 이 정
의에 따르면 협동조합은 구체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원칙에 의해 다른 사업체와
구별된다. (1) 이용자 소유 원칙(user-owner principle) : 협동조합은 이용자들
이 출자하여 소유한다. (2) 이용자 통제 원칙(user-control principle) : 협

동조합의 경영은 이용자들에 의해 통제된다. (3) 이용자 수익 원칙(userbenefits
principle) : 협동조합의 수익은 이용고에 비례하여 이용자에게 배분된다.
이러한 미국 농무부의 농업협동조합 원칙은 최근 유럽과 북미의 농업협동조합 관
계자 및 학자들에게 보편적인 협동조합 원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이 원
칙이 ICA 원칙에 비해 좀 더 과학적인 시각에서 협동조합과 주식회사의 차이점
을 규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하에서는 이 3 원칙의 이론적 의미와 현실적 다
양성을 검토한다. 나아가 이 3 원칙이 갖는 실천적 의미, 즉 농업분야에서 협동조
합이 주식회사와 다른 시장행동을 갖는 현실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정리한다.
나. USDA 의 협동조합 정의와 원칙
농업협동조합의 첫 번째 원칙은 이용자소유원칙(user-owner principle)이다.
이 원칙은 협동조합을 주식회사와 구별 짓는 가장 큰 특징으로서, 협동조합에서
는 소유자(또는 투자자)와 이용자가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주식회사
의 경우 소유자(주주)와 이용자(고객)는 전혀 별개로서 이용자가 아니어도 소유
할 수 있으며, 소유자가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다. 협동조합은 이용자가 소유한다
는 의미에서 이용자소유기업(patron-owned firm: POF)이라고도 불리며, 이에
대비하여 주식회사는 투자자소유기업(investor-owned firm: IOF)이라고 불린다.
조합원은 일반적으로 일정 기준 이상의 금액을 협동조합에 출자해야 하며, 이
경우 조합원은 투자자로서의 입장을 갖게 된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이용자 중심
으로 운영되어 투자자로서 조합원의 이익이 제한되는 구조적 특성을 갖는다. 이
는 결국 이용자로서 조합원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투자자로서 조합원의 이익이
제한됨을 의미한다. 이는 투자자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주식회사에 비해 협
동조합은 조직구조와 시장행동에서 많은 특수성을 갖게 된다. 협동조합은 사업수
익을 이용자에게 배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조합원의 출자에 대한 배
당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며, 조합원은 탈퇴할 때 출자 원금만 돌려 받게 된
다. 조합원은 시간이 경과하거나 협동조합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경우에도 출자
원금만을 돌려받게 되므로 추가적 출자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가지며, 이에 따
라 협동조합은 자기자본 확대에 어려움을 갖게 된다. 자기자본 부족문제는 결국
협동조합이 시장경쟁 격화에 대응하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에의 투자
를 어렵게 하는 문제를 초래한다. 협동조합은 조합원 또는 주식시장을 통해 자기
자본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주로 사업이익을 협동조합 내부에 유

보하는 정책을 통해 자기자본을 조달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는 제 3 장에서 살
펴볼 배당금의 내부유보(retained patronage refunds), 단위당 자본금적립제도
(per-unit capital retains), 공동자본(unallocated equity) 등이 포함된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사업이용이 기본 목적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출자증권이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협동조합이 주식시장
에 상장하지 않는 것은 투자자로서의 조합원의 지위보다 이용자로서의 조합원의
지위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이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기 때문에, 협동조
합의 경영성과는 자본시장에서 공개적, 객관적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협동조합은
자본시장에서 신용등급이 평가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는 데 어려움을 갖게 된다. 일부 국가에서 농업협동조합이 신용사업과 경
제사업을 겸영하는 종합농협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 기인한다.
협동조합에 대한 자본시장의 결여는 이 밖에도 많은 구조적 문제를 발생시킨다.
경영성과에 대한 시장 평가의 결여는 경영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어렵게 하고,
유능한 경영자와 직원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한다. 또한 조합원과 이사회는 시
장에서 형성된 주식가격 등을 통해 경영자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어려우며,
이에 따라 경영자의 성과와 역할이 과소 평가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협동조합의 조합원이‘투자자'이면서‘이용자'로서의 지위를 동시에 갖기 때문
에 양자간에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투자자와 이용자간의 갈등
은 특히 조합원 신구 세대간에 현저하게 발견된다. 노령조합원은 조합사업의 이
용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로서의 이익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반면 영농에 종사할 수 있는 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 젊은 조합원들은 사업이용과
조합의 장기투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농업협동조합의 두 번째 원칙은 이용자통제원칙(user-control principle)이다.
이는 조합경영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은 이용자에 의해 민주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투자자가 투자금액에 비례하여 경영 통제권을 갖는 주식회사와
구별되는 협동조합의 특징이다. 이용자로서 조합원의 경영통제는 이사회 선출권
과 총회 의결권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투표방식은 1 인 1 표제(one
member one vote)에 의한 민주적 통제방식이 일반적이며, 일부 협동조합들은 비
례투표제(proportional voting)를 채택하고 있다. 1 인 1 표제는 대다수 조합원의
이익을 반영하는 데 유리하나, 의사결정 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단
점이 있다. 비례투표제는 사업이용량 등을 기준으로 투표권을 비례적으로 부여하
는 것을 가리키는 데, 이 경우 협동조합이 소수의 대규모 조합원에 의해 지배

되어 조합원의 합의를 저해시키는 문제점을 발생시킬 수 있다. 협동조합에서의
투표방식은 다양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투표방법은 1 인 1 표 방식이다. 19 세기 초
협동조합의 확산 시기 이후, 1 인 1 표제와 비례투표제 방식에 대한 오랜 논쟁이
전개된 적이 있었다. 비례투표제는 꾸준히 지속되었지만 이 방식의 확산은 제한
되어 왔는데, 그 이유는 대다수 국가에서 일찍이 협동조합이 1 인 1 표제를 사용
하도록 법률로 규정한 데 있다. 최근 들어 비례투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최근 협동조합 법률을 개정하여 비례투표제를 법
률에 포함시킨 바 있다.
농업협동조합의 세 번째 원칙은 이용자 수익원칙(user-benefits principle)이
다. 이용자 수익원칙은 원가주의 가격설정(business-at-cost pricing), 이용고
배당(patronage refunds), 출자상환(equity redemption) 등의 방식으로 현실에
서 이행된다. 즉 협동조합의 이익은 원가주의 방식의 가격설정, 이용고배당, 출자
상환 등을 통해 이용자인 조합원에게 분배된다.
원가주의 방식의 가격설정은 협동조합이 농산물 판매가격, 영농자재 구입가격,
서비스 가격 등의 설정에 있어서 주식회사와 같이 이윤극대화 수준이 아니라 사
업비용과 정상이윤을 반영하는 수준에서 가격을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주식회사
와 달리 협동조합은 이러한 가격을 조합의 수익 추구가 아닌 조합원의 이익 극대
화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설정한다. 또한 협동조합의 목적은 사업을 통해 조합원
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편익을 제공하는 데 있기 때문에 협동조합은 일반 영리기
업과 달리 사업목적을 출자배당 자체에 두지 않으며, 사업이익은 이용실적에 비
례하여 조합원에게 배당한다. 이와 같이 이용고배당은 협동조합이 사업수익을 조
합원에게 분배하는 가장 일반적 방식이다. 협동조합의 이용자수익원칙은 출자상
환정책(equity redemption policy)을 통해서도 구체화된다. 조합원들은 출자와
배당유보 등을 통해 수년간 자신의 지분을 협동조합에 축적해 간다. 출자한 조합
원이 탈퇴, 사망, 과잉 출자했을 경우 협동조합은 일정 지분을 조합원에게 현금으
로 반환해 주는 데, 이러한 제도를 출자상환이라 한다.

2. 주식회사와 협동조합의 비교
협동조합과 주식회사는 시장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제조직으로 외형상 유사
하다. 두 조직 모두 출자를 통해 자본을 조성하여 사업을 영위하고, 지배구조도
총회와 이사회, 감사, 경영자 등 비슷한 기관을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조합원이
아닌 일반 고객들은 협동조합과 주식회사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두 조직
이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협동조합과 주식회사는 제도적 특징과 운영원리, 설립목적 등에서 커다
란 차이가 있다. 기본적으로 협동조합은 이용자가 소유하고 통제하는 조직인데
비해, 주식회사는 투자자가 소유하고 통제하는 조직이다. 또한 사업의 운영 목적
에서도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실익 증진을 추구하는 반면, 주식회사는 이윤의 극
대화를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 이 밖에도 자본조달 방식과 배당제도, 의결권 방식
등에서도 협동조합과 주식회사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협동조합과 주식회사의 차
이점을 분석하는 데에는 USDA 의 3 원칙(이용자소유 원칙, 이용자통제 원칙, 이
용자수익 원칙)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유용하다. 즉 소유권과 통제권, 수익권을
기준으로 하여 두 조직을 비교하면 차이점을 보다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가. 소유권의 비교
협동조합의 소유주는 조합원이다. 조합원은 소유주라는 측면에서 주식회사의
주주와 동일한 지위를 갖는다. 그런데 협동조합의 경우에는 소유에 제한이 있는
반면, 주식회사에는 그러한 제한이 없다. 즉 협동조합은 조합원 1 명이 출자할 수
있는 규모에 상한이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농협법에서는 예외 조
항을 인정하고 있지만 조합원당 5 천만원으로 출자 상한을 규정하고 있다. 협동조
합이 출자에 상한규정을 두고 있는 것은 소수에 의한 협동조합 지배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주식회사에는 출자상한 제도가 없기 때문에 협동조합과 달리 대주주가
존재할 수 있다. 즉 주식회사는 소유권이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흔한 반면, 협동
조합의 소유권은 폭넓게 분산되어 있다.
협동조합은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는다. 협동조합이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는 것은 외부 자본에 의해 조합원의 소유권과 통제권을 방해받지 않
기 위함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조합원간 소유권 이전이
자유롭지 못하다. 주식회사의 주주가 주식시장을 통한 주식의 매매로 언제든지

소유권을 자유롭게 이전할 수 있는 것과 차이점이 있다. 협동조합에서는 주식시
장과 같은 2 차 시장을 통한 출자지분의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출자가
격이 변동하지 않는다. 출자지분의 거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협동조합에서는 주
식회사와 달리 조합원 탈퇴 시와 같은 경우에 출자지분을 상환할 책임이 있다.
주식회사에서는 주식을 소유하면 누구나 주주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협동조합
의 경우에는 협동조합의 성격에 따라 조합원의 자격기준에 제한이 있다. 예를 들
어 농업, 수산업, 임업협동조합의 경우 농업인, 어업인, 임업인으로 조합원의 자격
이 제한된다.
나. 통제권의 비교
협동조합과 주식회사의 통제권 측면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주식회사는 1 주 1
표 원칙이지만, 협동조합은 1 인 1 표 원칙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주식회사는 1 주
1 표에 의해 의결권이 결정되기 때문에 소수의 지배대주주가 통제권을 장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협동조합에서는 출자액의 규모와 관계없이 1 인 1 표로 의
결권이 균등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소수 조합원에 의한 통제가 불가능하며, 다수
가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구조가 성립되어 있다. 즉 주식회사의 경우에는 일부 지
배대주주에게 통제권이 집중되어 있는 반면, 협동조합의 경우에는 민주적인 방식
으로 통제가 이루어진다는 점이 커다란 차이점이다.
주식회사에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출하여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를 선임한다. 이 경우에도 1 주 1 표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지배대주
주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다. 협동조합에서는 조합원 총회에서 이사를 선출하여
이사회를 구성한다. 조합장의 경우에는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방식과 조합원이 직
접 선거에 의해 선출하는 방식으로 나뉘어진다.
다. 수익권의 비교
주식회사는 주주에게 출자액에 비례하여 출자배당을 실시한다. 주식회사에서는
이용고배당을 거의 실시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협동조합에서는 이용고배당을 실
시하며, 출자배당은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주식회사가
투자에 비례한 수익배분을 추구하는 반면, 협동조합은 이용에 비례한 수익배분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주식회사와 협동조합의 차이점
구 분 주식회사 협동조합
투표권 鱸 일반주주 : 투자자
鱸 조합원 : 투자자이며 이용자
통제
(control)
자격
투표권
鱸 주식소유자
鱸 주식수에 비례
鱸 소수의 기업지배
鱸 조합원 자격기준
鱸 가입자유
鱸 1 인 1 표의 민주적 관리
鱸 다수의 공평한 기업지배
경영
鱸 주주에 의해 선출된 이사회
鱸 이사회가 선발한 최고경영자
鱸 조합원에 의해 선출된 이사회
鱸 이사회가 선발한 최고경영자
소유자
鱸 주주
鱸 개인의 소유제한이 없음
鱸 조합원
鱸 조합원의 개인소유 제한
소유권
(ownership)
소유자격 鱸 자격제한 없음
소유권 이
鱸 지분거래 가능 (2 차시장)
전
출자상환 鱸 상환책임 없음
鱸 자격제한 : 가입비, 최소출자,
이용고에 비례한 출자 등
鱸 극히 제한적임
(2 차시장이 없음)
鱸 상환책임 있음
발생 鱸 주주에 대한 투자수익 제공 鱸 이용고배당 (원가주의)
출자배당
鱸 투자에 비례하여 실시
鱸 제한 없음
鱸 법적 제한 (최소배당)
鱸 일부 미실시
수익 및
배당
이용고
배당
鱸 거의 없음
鱸 협동조합의 독특한 특성
鱸 법적 규정, 매우 일반적임
공동지분
鱸 매우 광범위하게 허용 鱸 제한적 허용
鱸 수익을 공동지분과 배당으로 분 (비조합원 사업수익)
할
鱸 상대적으로 적음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협동조합에서도 수익배분에 있어서는 비례주의를 채택하
고 있다는 사실이다. 협동조합은 통제권에 있어서는 1 인 1 표의 동등주의를 채택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수익권에 있어서는 이용고와 출자에 비례한 배분으로 비례
주의를 중시한다. 즉 통제는 동등하게 하되, 수익배분은 기여도에 따라 민주적으
로 실시한다는 것이 협동조합의 운영원리이다. 그러나 조합을 운영하는 현실적
측면에서는 동등주의와 비례주의가 자주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수수
료나 운임 책정 시 동등주의에 의해 모든 조합원에게 동등한 가격을 적용해야

할지, 아니면 운행거리나 구입금액 등에 따라 차등 적용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3. 협동조합의 시장행동 특성
가. 협동조합과 주식회사의 시장행동 비교
협동조합은 주식회사와 구별되는 시장행동과 사업방식의 특성을 갖게 된다. 시
장행동과 사업방식에 있어서 협동조합과 주식회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협동조합
의 경우 사업물량과 공급가격 결정 등 사업방식의 결정 범위가 주식회사에 비해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주식회사는 이윤 극대화를 달성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사업
을 수행한다. 그러나 협동조합의 경우에는 이보다 복잡하다. 이윤 극대화를 추구
하는 개별 조합원은 자신의 농장경영과 협동조합 사업을 별개로 구별하지 않고,
농장경영과 연계하여 협동조합의 성과를 평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협동조합의
경영자는 조합원의 이익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관점에서 협동조합 사업에 관한 의
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는 주식회사가 이윤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것에 비해 좀
더 복잡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게 만든다.
예를 들어, 농산물 가공시장에서 주식회사는 자신이 구입하는 원료농산물만을
비용으로 고려할 뿐, 원료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업인이 자기 농장의 시설구입 등
에 지출한 고정투자 비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즉 농업인이 해당 원료 농산
물을 생산하기 위해 얼마 만큼의 고정투자를 했는지는 주식회사의 입장에서 고려
의 대상이 아니다. 반면에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요구에 따라 그들이 투자한 고정
비용까지 고려하여 원료농산물의 가격과 매입물량을 결정하게 된다. 예컨대 미작
농업이 일반적인 지역에 위치한 농협에서는 조합원의 요구에 따라 미곡종합처리
장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미작 경영에 많은 고정투자를 한 조합원들이
쌀의 가공과 판매를 위해 미곡종합처리장을 설립하는 것이 자신의 영농과 관련하
여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미곡 가격의 하락이 예상되거나, 투자
여력이 없는 농협도 외부 차입에 의존해서 무리하게 미곡종합처리장에 고정투자
를 하게 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주식회사의 경우에는 자체 이윤극대화만을 염두
에 두기 때문에 농업인이 처한 여건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며, 따라서 수익전망이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미곡종합처리장을 설립하는 의사결정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협동조합이 이용자에 의해 소유된다는 특성은 협동조합의 가격설정 방식에서도
주식회사와 구별되는 특수성을 초래한다. 협동조합의 가격결정은 사업의 이용자
인 조합원의 소득분배에 영향을 미친다. 협동조합의 가격결정이 조합원의 이익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협동조합은 주식회사와 같이 이윤극대화의 사업전략
을 추구하기가 어렵다. 이는 가격결정에 있어서 협동조합 경영자의 재량권을 제
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나. 협동조합 시장행동의 제약요인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협동조합은 기업 자체의 이익뿐만 아니라 농업인의 이
익까지 고려하는 의사결정을 한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이러한 의사결
정 방식은 자주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별 조합원과 전체 조합원간의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협
동조합에서는 조합원 전체의 이익이 개별 조합원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흔히 있다. 예컨대 협동조합이 특정 농산물의 시장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
기 위해 조합원 전체의 생산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일부 조합원들은 자
신의 생산을 오히려 늘려 이익을 보고자 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조합원들이 생
산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만 생산을 늘리면 개인적인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업협동조합의 시장수급조정 노력은 이러한 무임 승차자
(free-rider problem) 문제로 인해 대개 실패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잘 선별
된 우수 농산물을 조합 브랜드로 출하하여 전체 조합원의 이익을 추구하는 공동
판매사업에서 일부 조합원의 속박이 행동도 이러한 사례의 하나이다.
둘째, 조합원 구성이 이질적인 경우에도 조합원의 농장경영을 고려한 협동조합
의 의사결정은 많은 제약에 부딪친다. 예컨대 채소재배 농가와 쌀 재배농가, 낙농
농가가 하나의 협동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하자. 이와
같이 조합원의 구성이 이질적인 경우 협동조합은 통일된 의사결정을 수행하기가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미곡종합처리장을 설치하고자 할 경우 채소재배 농가와
낙농농가가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비해 우유 가공시설을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 이번에는 채소재배 농가와 쌀 재배농가의 반대에 부딪칠 것이다. 따라서 협
동조합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은 재배품목이 다른 농가들 사이에서 합의 도출이
용이하지 않게 된다. 이 경우 협동조합은 개별 조합원의 농장경영과 독립적

으로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독자적인 수익사업에 치중하는 선택을 할 수 있
다. 이 때 조합원들은 주식회사의 주주와 같은 입장에서 협동조합의 성과, 예컨대
높은 출자배당이나 대다수 조합원을 위한 일반적 환원사업 등에 만족할 수 있다.
특히 조합원의 구성이 다양한 종합농협에서 이러한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셋째, 조합원이 조합의 전반적인 경영성과에 대한 관심이 낮고, 개별 이익의 관
점에 치우치는 경향도 조합원의 이익까지를 고려하는 협동조합 경영자의 의사결
정을 어렵게 만든다. 조합원은 일반적으로 협동조합의 소액출자자인 경우가 대부
분이다. 따라서 출자배당의 몫이 크지 않기 때문에 조합의 전체적인 경영성과에
대한 관심이 낮다. 이에 비해 출하 농산물의 매입규모와 가격조건 등 개별 영농
과 관련된 분야는 농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관심이 지대하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은 조합의 전체적인 경영성과보다 개별 영농과 관련된 이해관계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조합 경영을 통제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채소재배 농가는 미
곡종합처리장의 설치보다 채소작물과 관련된 산지유통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
여 줄 것을 경영진에게 원하게 될 것이다. 설령 산지유통시설보다 미곡종합처리
장의 설치가 조합 경영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도
채소재배 농가들의 선택은 바뀌지 않는다. 이 경우에도 채소재배 농가들은 조합
의 전반적인 경영성과보다 개별 영농과 관련된 사업에 더 많은 가중치를 부여하
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조합원들의 이러한 선택은 조합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
할 우려가 크다.
이러한 문제는 다양한 품목과 서비스를 취급하여 조합원의 구성이 크게 이질화
되어 있는 협동조합에서 문제점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다양한 품목과 서비스
를 제공하는 종합협동조합의 경우 개별 조합원은 협동조합의 전반적인 경영성과
보다 자신의 농장 경영과 관련된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조합의 가격 설정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자소유기업의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전체적인 경영성과에 관심을 집중한다. 기업의 전체적인 경영성과가 향상
되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자신의 농장경영과 관련된 협동조합의 가격설정, 공동계산, 비용배분 등
에 관한 구체적 의사결정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상이한 품목을 생
산하거나 구입하는 조합원들은 조합의 가격설정과 비용배분 방식에 대해 서로 다
른 입장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조합 경영자는 이러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주식
회사 경영자에 비해 훨씬 신중하게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투자자소유기업의
경영자는 전반적 경영성과의 극대화와 이에 따른 주식가치 상승에 최

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반면, 협동조합 경영자는 조합원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입
장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보다 복잡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개별 조합원이 협동조합의 가격 설정과 비용 배분에 민감하다는 사실은 다음의
두 가지 시사점을 갖는다. 첫째, 협동조합에 있어서 가격 설정과 비용 배분에 관
한 의사결정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즉 이러한 의사결정과정에 소요되는 비용
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이다. 이는 조합원이 이사회를 통해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간의 다양한 이해관계로 인해 조합원간 합의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협동조합은 시장개척 또는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
한 전략적 행동, 예컨대 가격 할인이나 보조금 지급 등의 수단을 선택하는 데 있
어서 상대적으로 제한을 받는다. 이는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의 전략적 행동에 따
라 자신들이“불공평한 부담”을 지게 된다고 생각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예
를 들어 조합이 수익전망이 밝은 과수가공 사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경우, 수혜
이익이 거의 없는 미곡 재배농가들은 조합이 특정 과수가공 시설에 투자를 집중
하는 것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조합은 수익창출 기회를 상실하게 된
다. 그 결과 협동조합은 주식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 영역이 좁게 되는 결
과를 초래한다. 예컨대 협동조합은 리스크 부담이 높은 가공사업 등에 대한 신규
진입을 기피하는 경향 등을 들 수 있다.
우리와 같은 종합농협의 경우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조합원 구성이 이질적인
경우가 많아 이러한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상호금융의 경우 자금 차입이 많은
조합원은 대출금리결정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 반면 자금 차입이 적은 조합원은
금리정책보다는 다른 분야의 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또한 특정 농산
물을 재배하는 조합원이 소수인 경우 협동조합이 이의 판매를 위해 새로운 투자
와 노력을 확대하기가 어렵다.
다. 협동조합 시장행동의 강점
협동조합은 소유자와 이용자가 일치하기 때문에 이용자 고객과 경영자간의 정
보 흐름이 원활하다는 점에서 민간기업에 비해 유리하다. 기업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의 특성을 결정하는 데 많은 비용을 소요한다. 협동조합의 경우 이 비용이
상대적으로 작은데 그 이유는 제품 특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에 용이한 구조
를 갖기 때문이다. 투자자소유기업과 달리 협동조합은 고객 리스트를 갖고 있으
며, 그들의 생산방식과 욕구에 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조합원은 민간

기업에 비해 협동조합에게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그 이유는 조
합원들은 협동조합이 그들의 정보를 역이용하여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함으로써 그
들에게 손해를 주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민간기업의 고객에 비해 협동조합에게 그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
는 채널을 보다 많이 확보하고 있다. 조합원은 이사회 등 협동조합 지배구조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여 고객으로서의 목소리를 행사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이용자는 협동조합에 출자한 소유자이기 때문에 그들은 민간기업 고
객에 비해 자신의 협동조합을 전속 이용하려는 경향이 높으며, 이는 경쟁기업이
단기적으로 보다 유리한 가격조건을 제시하는 경우에도 여전히 지속된다. 이처럼
경쟁기업의 단기적 유혹에도 불구하고 협동조합에의 전속거래가 유지되는 현상을
흔히 협동조합 충성도(cooperative loyalty)라고 한다. 이러한 충성은 비이성적인
것이 결코 아니며 다음과 같은 조합원의 믿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즉 경쟁기업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이 조합과의 거래를 유지할 경우 협동조합의 단기적 성
과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점, 장기적으로 보면 협동조합 전속거래에 따른 할인이익
이 다른 업체와의 거래보다 더 크다는 점 등이다. 조합원 충성은 협동조합의 수
요예측 능력 제고를 통해 조합원에게 더 많은 금전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재고비용을 낮추고 새로운 설비투자 계획에도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