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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br />
97<br />
260회<br />
억울한 생굴의 누명 벗기기<br />
저녁을 먹으러 미국식당에 갔다.<br />
미국 식습관이 고기 위주이다<br />
보니 외식을 할때면 꼭 생선이나 샐러<br />
드를 먹으려고 하는데, 생굴(oyster)이<br />
메뉴에 있어서 전채로 생굴을 시켰다.<br />
그러니까 아내가 “요즘 oyster 먹고 죽<br />
는 사람 있다는데 그걸 먹으려고 하<br />
냐?”는 것이다. 그게 무슨 소린가 해서<br />
나중에 신문기사를 검색해보니 올해 1<br />
월에 부부가 루이지애나 수산물시장에<br />
서 2 dozen oyster를 사서 먹고 아내<br />
가 3주 후에 비브리오 박테리아 감염<br />
으로 사망한 것이다. 신문기사를 쭉 읽<br />
다보니 결론은 생굴이나 회를 먹으면<br />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감염에 걸릴 수<br />
있으니 조심하라는 것이었는데, 댓글<br />
을 읽어보니 생굴이나 날생선이 사람<br />
을 죽일 수 있으니 절대 먹지 말라는<br />
의견이 대다수였다. 아무래도 ‘생굴을<br />
먹고 사람이 죽었다.’라는 자극적인 신<br />
문기사의 제목이나 보도내용에 의해서<br />
여론이 그렇게 형성되고 심지어 내 아<br />
내도 걱정을 할 수는 있지만 회를 먹는<br />
문화에 익숙한 동양인으로 볼 때 아무<br />
래도 생굴에 의해 사람이 죽었다는 의<br />
견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었다. 그 이<br />
유는 섭취한 굴이 오염되어 있을 수도<br />
있지만 같이 굴을 먹은 남편은 큰 문제<br />
가 없었고, 또한 그 지역에서 생굴을 먹<br />
은 사람들 중에 집단 감염 또한 따로<br />
없었기 때문이다.<br />
당연히 오염된 회나 굴은 먹지 말아<br />
야 하지만 아무리 신선한 회나 굴이라<br />
도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없는 것이<br />
아니다. 단지 그 양이 소량이라서 섭취<br />
해도 인체의 면역이 바이러스나 박테<br />
리아를 죽이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이<br />
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혹시<br />
이 굴을 먹은 여성이 다른 문제가 있었<br />
던게 아닌가 해서 다른 신문 기사를 검<br />
색해보니 그 여성이 다이어트 목적으<br />
로 stomach bypass surgery를 시술<br />
받은 것을 발견했다. 이걸 본 순간 본<br />
인은 ‘바로 이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br />
다. 왜냐하면 위 수술을 받으면 위 기<br />
능이 떨어지면서 위산분배가 정상적으<br />
로 안될 수 있는데, 그런 경우 바이러<br />
스나 박테리아가 음식물과 함께 섭취되<br />
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위산에 의<br />
해서 죽지않고 몸속에서 퍼질 수 있기<br />
때문이다. 결국 이 여성이 사망한 원인<br />
은 생굴이 아니라 바로 위 수술에 의한<br />
후유증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br />
만약 본인이 신문기사를 썼다면 그 기<br />
사의 제목은 “위수술에 의한 후유증으<br />
로 생굴을 섭취한 여성 사망”이 맞지않<br />
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br />
이번 사고를 통해서 아내를 잃은 남성<br />
과 가족에 위로를 표함과 동시에 여러<br />
가지를 생각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대<br />
표적인 것이 잘못된 뉴스를 통해서 진<br />
실이 너무 쉽게 왜곡될 수 있고 잘못<br />
된 여론이 형성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br />
불필요한 수술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br />
가 하는 것이다. 건강상의 이유로 어쩔<br />
수 없이 위수술을 받았다면 할 수 없지<br />
만 만약 정말로 살을 빼기 위한 수단으<br />
로 수술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 힘<br />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식습관<br />
을 조절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정답<br />
인데 수술을 하면 즉시 효과를 볼 수<br />
는 있을지라도 결국 나중에 다른 병의<br />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br />
위수술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척추<br />
수술에도 해당된다. 잘못된 자세나 생<br />
활습관에 의해 생긴 척추 및 관절 문<br />
제는 결국 시간을 들여서 꾸준히 노력<br />
하며 고쳐나가야 하는데 통증에 의해<br />
서 수술을 하게 되면 당장은 효과를 볼<br />
지 몰라도 결국 나중에 그 후유증을<br />
감수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건강<br />
을 위해서는 미리미리 관심을 가지고<br />
시간을 들여 꾸준히 노력하는 방법밖<br />
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