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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mmins magazine 2018 SPRING+SUMMER Vol. 89

Cummina magazine 2018 Spring +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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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br />

순간의 편리함이 긴 고통으로<br />

가볍고 튼튼하며 값싼 플라스틱은 우리의 일상<br />

곳곳에서 사용된다. 가전제품의 내장재나<br />

건축물의 외장재처럼 다회성도 많지만,<br />

플라스틱 제품의 40%가량은 수명이 한 달<br />

미만인 일회용품이다. 짧은 사용 기간에 비해<br />

완전히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br />

100년, 길게는 50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br />

게다가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에는 인체에<br />

유해한 성분이 존재한다. 가공된 플라스틱의<br />

화학적인 냄새는 호흡기와 소화기, 피부 등에<br />

유해하고, 이를 불에 태울 경우 이산화탄소나<br />

타르 등을 포함한 유독물질이 발생한다.<br />

폴리카보네이트(PC)로 만들어진 플라스틱<br />

용기에 음식을 담아 열을 가하면 프탈레이트와<br />

비스페놀이라는 독 성분이 강해진다.<br />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첨가제인<br />

프탈레이트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br />

생식기와 내분비계에 악영향을 미친다.<br />

비스페놀 A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을 일으키는<br />

발암물질로, 비만 등 다양한 질병과 관계가<br />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 전문가들은<br />

어린아이들의 장난감 일부에도 프탈레이트와<br />

PVC(Poly Vinyl Chloride)가 사용되고 있어<br />

장시간 노출 시 생식기 및 발달 기능에 장애를<br />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br />

식탁에 오르는 미세 플라스틱<br />

매년 사용량이 증가하는 일회용품으로 인해<br />

2015년 기준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배출된<br />

플라스틱 쓰레기는 약 630만 톤에 달했다.<br />

그 가운데 12%는 소각되고 단 9%만이<br />

재활용된다. 쓰레기로 배출된 나머지 75% 중<br />

50억 톤은 매립되거나 해양 등의 자연환경에<br />

고스란히 노출된다.<br />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거센 파도와<br />

태양열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5mm 이하로<br />

잘게 쪼개지는데, 이것을 미세 플라스틱이라고<br />

한다. 미세 플라스틱에 들어있는 유해성분은<br />

해양생물의 뱃속에 들어가 염증이나 기형,<br />

폐사 등을 일으키는 등 생태계를 교란하고<br />

파괴한다. 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을 타고 식탁에<br />

올라 결국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하게 된다.<br />

한국해양과학원에 따르면 우리가 먹는 생선,<br />

굴, 바지락 등에서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소량<br />

검출되고 있다. 내가 버린 플라스틱이 다시<br />

돌아와 나를 위협하는 셈이다.<br />

지난 1월 중국 정부가 비산업적인 플라스틱<br />

폐기물 수입을 전면 금지시키면서 이러한 위기<br />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그동안 중국이 전<br />

세계에서 수입한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약<br />

1억 600만 톤으로,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br />

수출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br />

중국의 이러한 선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br />

북미와 유럽의 여러 국가는 플라스틱 쓰레기<br />

대란을 겪고 있다.<br />

지금 세계는 Plastic free! 선언<br />

중국이 거부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이제 어디로<br />

갈까. 가장 좋은 해결책은 쓰레기를 만들기 전에<br />

안 쓰고 안 버리는 것. 일회용품 사용이라도<br />

조금씩 줄여간다면 플라스틱으로부터 건강과<br />

환경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br />

유엔환경계획은 올해 ‘세계 환경의 날’<br />

주제로 플라스틱 공해 퇴치를 선정했고,<br />

유럽연합(EU)도 2030년까지 일회용 포장지를<br />

친환경 대체 물질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하루<br />

빨대 사용량이 5억 개에 달하는 미국은 올해<br />

초 말리부, 시애틀 등 일부 도시에서 플라스틱<br />

빨대 사용을 금지했다. 영국에서는 테이크아웃<br />

용기에 세금이나 보증금 부과 정책을 검토하고<br />

있다. 영국 맥도널드는 종이로 만든 빨대를<br />

시범적으로 사용하기도 했고, 네덜란드의 한<br />

유기농 슈퍼마켓에는 플라스틱 포장 용기가<br />

없는 진열대가 등장하기도 했다.<br />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서서히<br />

일어나고 있다. 무상으로 제공되던<br />

비닐쇼핑백이 유상 제공으로 바뀐 것도 비닐<br />

사용 줄이기의 일환이다. 서울시는 비 오는 날<br />

제공하던 비닐우산 커버 대신 빗물제거기나<br />

빗물 흡수용 카펫을 설치해 비닐 사용 줄이기에<br />

동참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차츰<br />

확대되어 갈 것이다.<br />

정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50%<br />

줄이고 재활용률은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br />

발표했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사용을<br />

하나하나 줄여갈 때 가능한 일이다.<br />

플라스틱 다이어트를 위한 작은 실천<br />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는 가급적<br />

사용을 줄이고, 식품 보관 용기는 유리 용기로<br />

바꾼다. 테이크 아웃용 플라스틱 컵 대신<br />

텀블러나 머그컵을 챙기고, 물병에 마실 물을<br />

넣어 다니면 페트병 사용을 줄일 수 있다.<br />

마트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는 플라스틱 재활용<br />

마크를 잘 살펴본다. 삼각형 모양에 들어 있는<br />

숫자를 보면 1번 PET, 2번 HDPE, 3번 PVC 4번<br />

LDPE, 5번 PP, 6번 PS, 7번 OTHER 등이다.<br />

이 중 3번은 재활용이 쉽지 않고, 7번은 복합<br />

재질로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한데 즉석밥<br />

용기가 대표적인 other 제품이다. 여러 색상이<br />

섞여 있는 제품도 재활용이 어렵다.<br />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장바구니나<br />

에코백을 들고 다니는 것도 좋다. 대형 마트<br />

제품이나 온라인 거래 물품(택배 배송)은<br />

과대포장으로 인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br />

발생한다. 인근의 직거래 장터 등을 이용해 포장<br />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br />

박스 포장 시 비닐 테이프보다는 종이 테이프를<br />

사용하고, 주방에서는 비닐 랩의 사용을 줄인다.<br />

합성섬유로 된 옷 대신 천연 섬유, 유기농<br />

섬유로 만든 옷을 선택하고, 아이들 장난감은<br />

가급적 원목이나 천으로 만든 제품을 고른다.<br />

또한 가족이나 이웃에게 물려받아 사용한다면<br />

재활용의 의미와 함께 공유의 정서도 나눌 수<br />

있어 더욱 좋을 것이다.<br />

플라스틱 없는 삶, 당장은 사소하고 귀찮은 일일<br />

수 있다. 하지만, 거대한 태풍은 나비의 작은<br />

날갯짓에서 시작됨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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