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기 - 한국브레히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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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br />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개념과 영향미학<br />
-퍼포먼스와 ‘수행적인 것’을 중심으로<br />
<strong>김형기</strong>(순천향대)<br />
20세기 서양 연극의 흐름은 고대 그리스 비극 시대 이래로 굳건히 지속되어온 사실<br />
주의적, 환영주의적 문학연극의 전통과, 이에 맞서 “연극의 재연극화”(게오르크 푹스)<br />
를 주장한 역사적 아방가르드 historische Avantgarde(1900-1935)의 연극, 그리고 1960<br />
년대 이후 네오 아방가르드 연극인들에 의한 “포스트드라마 연극 Postdramatisches<br />
Theater”으로 대별할 수 있다. 지난 세기 초부터 시작된 이 같은 변화의 조류는 관객<br />
에게 미치는 ‘미학적 영향’의 방식이 변화한 데서 기인한다. 이 변화는 일차적으로<br />
연극인들이 예술로서의 연극의 목적과 기능에 대하여 가지는 태도에서 비롯하며, 더<br />
나아가 제도와 기관으로서의 연극과 극장에 대해 사회와 시대정신이 그때마다 요구<br />
하는 바와의 긴장관계 속에서 진행되었다.<br />
일찍이 19세기말 20세기 초에 상징주의와 표현주의, 다다이즘, 미래주의를 포괄하<br />
는 연극개혁운동가들은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인간의 세계를 묘사하기에 적합한<br />
매체들을 찾는 데 주력하였다. 즉 세기전환기에 접어들면서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의<br />
현실과 실존은 점점 더 불가해하고 모호하며 불확실해져 가는 반면에, 연극무대에서<br />
는 무의식의 세계, 수수께끼 같은 영혼, 파악할 수 없는 꿈같은 내면세계를 표현하고<br />
또 지각하기 위한 연극미학의 출현이 오랜 동안 더디어져 왔다. 독일의 철학자이자<br />
문학이론가인 페터 스촌디 Peter Szondi는 이를 가리켜 세기말에 도래한 “드라마의<br />
위기” 1)라고 말한 바 있다. 즉 종래의 단선적이고, 환영(幻影)의 생산을 목표로 하는<br />
언어 중심의 사실주의적 재현의 연극은 그 드라마의 ‘닫힌 형식’으로 인하여, 복합적<br />
1) 페터 스촌디, 현대 드라마의 이론(1880-1950), 송동준 역, 서울: 탐구당, 1983, 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