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기 - 한국브레히트학회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개념과 영향미학 115
이 글에서 필자는 1960년대 이후로 새로운 환경에 처해 있는 연극예술이 구체적
으로 겪고 있는 자기 변화의 양상을 ‘포스트드라마 연극’이라는 상위개념 하에서 고
찰하고, 그것이 갖는 ‘새로운’ 영향미학 Wirkungsästhetik, aesthetics of effect의 특징
들을 통시적 · 공시적 관점에서 서술하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영향미학’이란 “수
용을 활성화하고 조종하며 제한하는 텍스트요소와 구조들의 총합으로서, 수용과 관
련한 영향잠재력” 3)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서 예술작품을 매개로 한 창조자와 수용자
간의 소통과정에서 그때마다 각기 동원되어 사용되는 특수한 ‘미학적’ 수단들과 방식
들을 지칭하며, 독자 내지 관객에 대한 영향의 가능성과 종류는 바로 이들에 의해 좌
우된다. 4) 특정 목표에 도달하는 최선의 길이 ‘미적 경험’이라고 파악하는 영향미학자
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관객들의 ‘변형 transformation’이다. 그렇다면 포스트드라
마 연극이 관객들의 ‘미적 경험’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택하는 차별화된 미학적 영향
전략들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밝히는 것이 본 논문의 핵심 연구내용이 될 것이다. 5)
이를 위해서는 먼저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개념과 범위를 역사적 아방가르드와 네오
아방가르드 연극의 문맥 안에서 명확히 살펴보는 일이 필요하다.
1.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개념
1.1. ‘포스트드라마 연극’ 개념의 연원
‘포스트드라마’라고 표기한 연극의 형태들이 연극학 관련 출판 분야나 대중언론의
문화란에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이다. 원래 리처드 셰크너가
3) Andreas Böhn, Reallexikon der deutschen Literaturwissenschaft. Neubearbeitung des Reallexikons
der deutschen Literaturgeschichte, hrsg. v. Jan Dirk Müller, Bd. III: P-Z, Berlin, New York: de
Gruyter, 2003, S. 851-854, hier: S. 852.
4) Erika Fischer-Lichte, Theaterwissenschaft, Tübingen u. Basel: Francke, 2010, S. 230.
5)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미학에 관해 발표된 국내 연구논문으로는 이경미, 현대연극에 나타난 포스
트아방가르드적 전환 및 관객의 미적 경험, 한국연극학, 37(2009), 한국연극학회, 205-244쪽; 심재
민, ‘몸의 연극’에서의 수행적인 것의 가능성과 한계, 드라마 연구, 30(2009), 한국드라마학회,
35-55쪽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