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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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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숨을 크게 내쉬며 진심으로 골치가 아프다는 듯<br />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게 무엇인지가 문제가 아니라, 그게 무엇을<br />

의미하는지가 문제였다.<br />

그는 머뭇거리며 그것을 찔러 보았다. 누군가 작동시켜 주기만을<br />

기다리는 일종의 기계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br />

마치 눈물방울에서 꼬리만 따로 떨어져 나온 것 같은 모양이었다.<br />

“망할,” 제이크가 말했다. “망할, 두 번 망할.”<br />

그는 숫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그 물체를 살폈다. 제발 그것이 그가<br />

생각하는 그것이 아니기를 바라며. 밖의 폭풍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도망쳤을<br />

것이다. 탐사 기지로 줄행랑을 쳐서 착륙선에 장비를 몽땅 싣고 거주민<br />

우주선으로 출발했을 것이다. 지금도 이미 도주를 계획하고 있었다. 이 섬, 이<br />

행성, 이 행성계를 떠나야만 할 것이다.<br />

제이크는 이 물체를 알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이와<br />

비슷한 것을 전장의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에서 본 적이 있었다. 완전히<br />

똑같지는 않지만, 똑같이 금속 비스름한 것이었다. 똑같이 진줏빛 노란색으로<br />

빛났다. 똑같이 윤이 났다. 녹슨 곳도 없고, 팬 곳도 없고, 긁히거나 그슬린<br />

곳도 없었다. 휘다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져 버린 무언가의 파편일<br />

뿐이었다.<br />

프로토스 금속이었다.<br />

그는 혼자가 아니었던 것이다.<br />

제이크는 힘겹게 숨을 가다듬었다. 그는 열까지 셌다. 스물까지.<br />

백팔십까지. 너무 성급한 결론인지도 몰랐다. 다른 설명이 있을지도 몰랐다.<br />

프로토스 금속은 부식되거나 침식되지 않는다. 파편은 이곳에 수십 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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