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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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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발이 무언가를 스쳤다. 바위가 아닌 무언가를.<br />

제이크는 밑을 내려다보았다.<br />

“아... 점막이군.”<br />

크지는 않았다. 촉수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저그에게 영양분을<br />

주고 다른 것은 모두 오염시키는 그 구린 물질인 것만은 확실했다. 그 안에<br />

얽히고설킨 신경망은 소위 ‘의식’이라고 하는 것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일종의<br />

방대한 사이오닉 망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건 잘 몰랐다. 하지만 점막을<br />

발가락 끝으로 건드린 순간 자신의 존재를 저그에게 알린 셈이라는 건 알았다.<br />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어디에 있든, 모든 저그에게.<br />

그로써 결론이 났다.<br />

후퇴다. 그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br />

최대한 빨리.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br />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몸을 반쯤<br />

돌린 채 뒤로 뛰는가 싶더니, 비틀거리며 용암굴을 따라 내달렸다. 발을<br />

똑바로 딛지 못해, 매끈한 흑요석 바닥 위에서 비틀거리고 미끄러졌다.<br />

전등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아드레날린이 온몸을 질주하고,<br />

심장이 뜀박질을 했다. 넘어지는 바람에 유난히 가파른 비탈을 미끄러져<br />

내려가기도 했다. 몸을 틀고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멈추려고 안간힘을 썼다.<br />

거꾸로 곤두박질을 치기도 했다. 그러다가 용암굴의 경사가 잠시 완만해진<br />

사이에 벽에 부딪히는 바람에 간신히 멈출 수 있었다.<br />

숨이 가쁘고 겁에 질린 상태에서도, 그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몸을<br />

굴려 배를 바닥에 댄 다음 무릎을 꿇고 일어서서, 다시 아래쪽으로 달리기<br />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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