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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착륙선에 짐을 모두 싣고 섬 서쪽 비탈의 좌표를 입력한 후에도,<br />
제이크는 망설였다. 그는 함교로 돌아가서 한 번 더 둘러보고, 한 번 더 스캔을<br />
하고, 한 번 더 조사를 하고, 한 번 더 데이터를 훑고, 한 번 더 망설일 이유를<br />
찾아 보았다.<br />
그는 일주일이 넘게 사령부 의자에 앉아서, 자신과, 또 부관과 실랑이를<br />
하고 카라크 샌드위치를 먹고 커피를 몇 잔이고 마시고 입술을 오므리고<br />
눈썹을 찌푸리고 우거지상을 하고 생각하고 연구하고 가부와 장단을 따져<br />
보았지만, 결국 아무리 고민을 해도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이<br />
섬은 목가적일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른다. 여기 앉아서 걱정만 해서는 절대<br />
알 수 없을 것이다.<br />
그는 순간 배를 돌릴까도 생각했다. 아직은 돌아갈 수 있다. 함선이<br />
파괴될까 봐 호송대에서 이탈했다고 말하면 된다. 하지만 그걸로는, 왜 소개를<br />
명령했는지, 삭제할 수도 없는 항공 일지에 왜 이 행성에 대한 길고 자세한<br />
탐사 기록이 남아 있는지를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하기야, 여기 도착한<br />
다음에 거주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행성을 살펴보기로 했다고 주장할 수는<br />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그 말을 믿을까 아마 안 믿을 것이다.<br />
아니다. 그는 이 길을 택한 것이다. 커다랗고 빨간 경보 버튼을 내리친<br />
순간에. 군사재판을 피할 방법은 없었다. 심하면 총살형이다. 이런 기회는<br />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br />
가만히 있어봤자 얻을 것이 없음을 마침내 깨달은 그는, 자괴감에 빠져<br />
소리 내 말했다. “앉아 있어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제이크. 엉덩이를 떼고<br />
출발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