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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mmins Magazine - 2014 Spring 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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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1<br />

삶의 온도 샘솟는<br />

시장골목<br />

부산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br />

자갈치역에 내리면 국제시장, 자갈치시장,<br />

남포동 영화의 거리를 한 번에 둘러볼 수<br />

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영화의<br />

거리가 조성되면서 여행객들이 빼놓지<br />

않고 찾는 부산 여행지가 바로 이곳이다.<br />

처음 목적지는 국제시장이다. 국제시장은<br />

1945년 광복이 되고 일본인들이 철수하면서<br />

전시 물자를 팔아 돈을 챙기기 위해 지금의<br />

국제시장 자리를 장터로 삼으면서 시장이<br />

형성되었다. 그러다 6・25전쟁 이후 수입<br />

물품 유통이 이루어지면서 급성장했다.<br />

그때부터 없는 게 없었다던 국제시장은<br />

신발골목, 가방골목, 안경골목, 귀금속골목,<br />

조명골목, 먹자골목… 등 판매하는 물건에<br />

따라 각종 골목이 형성되었다. 시장골목을<br />

따라 물건 구경,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br />

쏠쏠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먼저<br />

먹자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여름이면<br />

팥빙수골목이 북적이고 요즘 같은 때에는<br />

비빔당면과 충무김밥, 어묵 파는 골목이<br />

붐빈다. 씨앗호떡은 늘 줄을 서서 기다려야<br />

할 정도. 비빔당면을 주문하자, 미리<br />

불려놓은 당면을 따뜻한 육수에 담갔다가<br />

시금치, 당근, 어묵 고명에 매콤달콤한<br />

자갈치시장 하늘정원에 오르면 남포동 앞바다 풍경이<br />

시원하게 펼쳐진다.<br />

양념장을 한 숟가락 떠 넣어준다. 고소한<br />

냄새가 벌써 후각을 자극하고 살살 비벼<br />

후루룩하고 한 젓가락 넘기니 별로 특별할<br />

것도 없는 이 소박한 음식에 절로 웃음이<br />

난다. 중국 관광객들도 엄지손가락을<br />

치켜세운다. 배를 채웠으니 이제 구경<br />

삼매경. 구제숍골목에 들어서자 살랑살랑<br />

봄바람 따라 옷들도 화사하게 내걸렸다.<br />

여행 온 외국인들도 사갈 정도라고 하니<br />

구제라고 하지만 트렌드와 관리 면에서는<br />

단연 최고다.<br />

자갈치시장으로 향한다. “오이소, 보이소”<br />

부산 아지매들의 손님 부르는 소리가<br />

저 멀리서부터 들린다. 가까이 다가가자<br />

구경 오는 사람들은 많아도 정작 생선<br />

사가는 사람은 적어 별 재미없다는<br />

자갈치 아지매들의 푸념도 잠시, 오랫동안<br />

자갈치시장을 지키며 살아온 그들은<br />

찾아오는 사람 모두가 내 집 찾은 손님인양<br />

반갑다고 했다. 해방 이후 일본에서 살던<br />

사람들이 부산으로 몰리면서 좌판을 내고<br />

생선을 팔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형성되었고<br />

6・25전쟁 당시 너도나도 좌판을<br />

벌이면서 자갈치시장은 한층 더 번창했다.<br />

자갈치시장 먹거리로는 곰장어 구이가<br />

유명한데, 곰장어는 원래 가죽만 쓰고<br />

고기는 버렸던 생선. 그래서 가격도 쌌다.<br />

장사할 밑천이 없는 자갈치 아지매들이<br />

이걸 받아다 구워 팔았고, 역시나 돈<br />

없는 자갈치 남정네들이 이를 안주삼아<br />

술잔을 나누면서부터 부산 자갈치시장의<br />

곰장어가 유명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br />

자갈치시장은 지난 2007년 현대식 건물을<br />

새로이 지었는데, 옥상정원으로 올라가면<br />

자갈치시장 전경은 물론, 남포동 앞바다<br />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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