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mmins Magazine - 2014 Spring 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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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길에서 만나는<br />
유쾌한 경험<br />
시장을 벗어나 보수동 책방골목으로<br />
향한다. 국제시장을 지나 대청로 골목에서<br />
보수동 방면으로 걸어가면 책방골목<br />
입구가 나온다. 자갈치역에서 버스를<br />
타는 방법도 있다. 골목에는 봄기운이<br />
제법 스몄다. 펼쳐놓은 책들에 봄 햇살이<br />
다소곳이 내려앉았다. 6・25 전쟁 때 피난<br />
온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궁여지책으로<br />
가지고 있던 책들을 이곳 보수동 골목에서<br />
몇 권씩 좌판을 벌여 팔기 시작한 것이<br />
지금의 보수동 책방골목의 시작이었다.<br />
좌판이라고는 하나 골목 벽면에<br />
사과상자를 걸어 간이 책꽂이를 만들어<br />
팔았다고. 아직도 골목 벽에는 그 흔적이<br />
남아 있다. 보수동 헌책방은 아주 오래된<br />
고서부터 문학전집, 유아전집, 외국서적에<br />
각종 사전까지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br />
의지만 있다면 그 어떤 책이라도 찾을 수<br />
있는 곳이다. 골목 한쪽에는 북카페도 있어<br />
한가로이 책과 커피를 즐길 수 있다. 골목을<br />
걷는 불편함이 싫다면 책방골목문화관을<br />
찾는 것도 좋다. 이곳은 책 박물관과 북카페<br />
등으로 꾸며져 있어 보수동 책방골목의<br />
유래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동시에 헌책을<br />
보고 구입할 수 있다. 새것이 좋은 시대지만<br />
낡은 것, 오래된 것들이 전해주는 묵직한<br />
책의 향기와 이야기를 이 봄 느껴보길.<br />
부산에서 또 가봐야 할 골목이 바로<br />
문화골목이다. 부산 경성대와 부경대<br />
사이에 위치해 있다. 용천지랄 소극장,<br />
미술관 석류원, 카페 다반이 한데 모인<br />
골목이 들어선 골목이다. 이곳에선 온종일<br />
연극도 보고 전시도 관람하며 차와 식사를<br />
즐길 수 있다. 미술관 석류원은 자연이 숨<br />
쉬는 공간으로 자연을 주제로 한 작가들의<br />
작품이 주로 전시된다. 화려하지 않아도<br />
그 자체만으로도 그림과 공간이 하나<br />
되어 빛을 내는 공간이다. 석류원 입구와<br />
용천지랄 소극장을 올라가는 계단 입구를<br />
지나 카페 다반을 돌아가면 또 다른<br />
골목이 나타난다. 골목에는 그 옛날 시골집<br />
대문에 걸려 있을 듯한 낡은 우체통이<br />
반가운 소식을 기다리고 있고 담벼락에는<br />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조화를 이루어 기분<br />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골목<br />
끝에 자리한 노가다에는 2만 장의 음반이<br />
갖춰져 있어 과거와 현재를 흐르는 음악을<br />
자유로이 감상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장르의<br />
것들이 저마다의 색을 내면서도 또 한데<br />
어우러져 문화골목만의 독특한 분위기를<br />
만들어내고 있다.<br />
1. 보수동 책방골목을 천천히<br />
걷노라면 오래된 종이냄새, 삶의<br />
냄새가 마음 깊이 새겨들어 잊고<br />
지냈던 것들의 향수를 자극한다.<br />
2. 문화골목에는 공연도 있고 그림도<br />
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술도<br />
있고 음악도 있다.<br />
3. 언제가도 반갑게 맞아주는<br />
해운대에는 열정과 즐거움이 있어<br />
더 좋다.<br />
4. 한낮에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br />
삶의 열정을 황령산에 오르면 만날<br />
수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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