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의 다문화사회의 특징

농촌지도와 개발 제16권 4호(2009) 743-773 745
주의’라는 용어가 범람하며 하나의 문화코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고, 서구
처럼 다문화주의를 지향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하
다. 심지어는 다문화주의와 다문화모형을 혼돈하면서, 다문화모형은 옳은
것이고 동화모형은 옳지 않은 것이라는 이분법적인 접근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의 다문화사회에 대한 접근은 한국과 서구의 차이점에 대
한 깊은 성찰이 결여된 채, 피상적으로 서구의 다문화사회의 이론과 제
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면이 없지 않다. 또 인권적ㆍ복지적 시각
은 강조되는 반면, 경제적ㆍ정책적 시각은 결여된 것도 사실이다(임형
백, 2009c). 또 현재 한국의 이주민 대상 정책은 결혼이주여성에 대해서
는 우호적이면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폐쇄적인 이중적 양상을 보
인다(장미혜 외 4인, 2008). 서구국가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은 한편으로
는 필요한 노동자로 인정받으면서도 이들을 받아들인 민족국가의 시민으
로서는 거부당하는 모순적인 통합을 경험하게 된다(Parrennas, 2009).
서구에서 다문화주의를 채택한 국가들은 대개 공식이민을 받아들이고
있는 영ㆍ미 계통의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들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임에
있어서 일정정도의 규제를 통하여, 자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
과 재산을 가진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이들 국
가로의 이민은 경제적 조건 등에서 일정정도의 자격을 갖춘 가족단위의
대규모 이민이 이루어지고, 이들이 영주자격을 받아 영구적 사회구성원
이 된다.
반면 한국은 ‘정주허용을 금지’하면서 공식이민을 받아들이지 않는 국
가이다. 따라서 한국으로의 가족단위의 이민은 극히 제한적이며, 서구국
가의 이민자 개념에 해당하는 영구적 사회구성원인 영주자격자는 2만 명
에도 미치지 못한다. 2) 따라서 한국의 다문화사회의 가장 큰 원인은 도
1) 통상 통계상에서 한국의 국제결혼률은 남ㆍ여배우자 관계없이 국제결혼을 의미하는
반면, 농촌의 국제결혼률은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과의 결혼의 비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