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strong>송파강동광진</strong><strong>내일신문</strong>|2015. 2. 10|<strong>366호</strong> 지역소식 번역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김난주 내 안의 에너지를 키우고 고독과 친구 하는 일 일본어는 꼬물꼬물한 글씨는 히라가나, 빳빳한 글씨는 가타카나라는 것만 안다. 그래도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읽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 되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수필은 산뜻하고, 마음이 울적하면 를 읽으며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그들의 책을 온전히 “읽었다”고 말하기는 뭔가 부족하다. 우리가 읽은 글은 번역가가 먼저 읽고, 우리말에 가장 적합한 언어로 다시 빚어낸 것이니 말이다. 이처럼 번역은 외국 작품으로 통하는 마법의 문이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작품에 온전히 몰입하고, 작품과 함께 공명하며 그 문지기로 살아온 김난주 번역가를 만났다.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ver.com 사진 오병돈 “스물일곱 살 때, 학교의 주소가 적힌 쪽지 하나를 들고 하네다 공항에 내렸어요. 말을 할 수 없어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주소를 보 여주며 가야 할 학교를 찾았어요.” 한국에서 국문학 석사 과정까지 마치고 일 본의 대학원 입학 자격을 가지고 일본 땅을 밟았던 김난주(56) 번역가. 일본어 실력은 영어의 알파벳 격인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겨우 읽을 정도였다. 대학원 공부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다. 겨우 학부 청강생 자격으로 일주일에 36시간 이라는 ‘살인적’인 수강 일정까지 짰지만, 알 아들을 수 없는 수업은 그저 자장가였다. 친구가 빌려준 초급 일본어 교재부터 시작 해 공부해야 할 책들을 읽으며 베끼기를 시 작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이 그 방법뿐이었다”고 한다.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절박 함이 책상 앞의 불을 끌 수 없게 했다. 읽고 쓰기에 몰입하며 평생 가장 치열한 3 개월을 보내던 어느 날, 책상 앞에 작은 날 벌레가 날아들었다. “こね たに(이게 뭐야)” 그녀의 첫 일본말이었다. 기숙사의 모든 친구들이 함께 기뻐해준 그날과 그날이 있 기까지 과정을 생각하면 아직도 울컥한다. 번역의 시작_ 재미를 공유하고 싶은 욕망 어렵게 넘은 일본어의 문턱, 근대문학으 로 석사 학위까지 받으면서 그의 목표는 무 엇이었을지 궁금했다. “돌이켜보면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특별 히 진로를 정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분명 한 것은 강단에 서는 것이 내 길이 아니라는 정도” 3개월만에 언어의 벽을 넘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 벽)’의 대답이라기엔 좀 약하 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최고의 번역가가 되 기에는 ‘좀더 강렬한 어떤 동기’가 있을 거라 는 기대를 버릴 수 없었다. “돈을 벌어야 해서. 형편이 넉넉지 않은 유 학생이니까요.(웃음)” 특별하고 강렬한 동기 가 아니어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 닫는 위로의 순간이었다. 김난주 번역으로 처음 접한 무라카미 하루 키의 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그 당시(1980년대) 한국은 민주와 개발이 문학의 주요 소재가 되었요. 문학이 틀 안에 많이 갇혀 있던 시기랄까. 그런데 하루키 작 품에는 시대나 이념같은 틀에서 벗어난 자유 로움이 있었어요. 전혀 다른 두 이야기가 맞 물려 동시에 진행되고, 의식과 무의식이 호응 하면서 대비되는 세계가 책 속에 있었지요.” 그 책을 읽으면서 느낀 재미를 우리나라 사 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고, 그 것이 번역가로 첫걸음이 되었다. “이후 3년 동안 번역을 하면서도 번역가가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누군가 가 ‘너는 번역가야’라고 얘기해준 뒤에야 나 의 직업은 번역가라는 의식이 생겼으니, 참 아무 생각이 없었죠 하하하.” 번역가의 능력_ 문학적 감수성과 집요함 그녀는 ‘아닌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다. 그 밖의 것들에는 활짝 열려 있다. 강단에 서는 것, 한국문학을 일본어로 번역 하는 것, 평론이나 작품 해석까지 남들이 보 기엔 충분히 가능한 일도 ‘내 영역이 아니라 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구분은 날 선 칼처럼 명확했다. ‘번역’이라는 일의 연관성 속에 놓 인 일이 아니라면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것. “번역을 하고 최선을 다한 교정·교열을 거쳐 번역을 완성하죠. 내 몫은 거기까지예 요.” 그녀는 좋은 번역은 번역가가 얼마나 작품 에 다가갔느냐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 말 한다. 번역을 하는 동안은 그 작품에 온전히 몰입하고, 작품과 함께 공명해야 한다는 것. “작품을 독자에게 더 가까이 보내기 위해 번역가는 작품과 언어의 접점을 최대한 크 게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번역에서 단어는 아주 미묘한 차이라도 이 야기의 맥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작가의 의 도에 맞는 단어를 선택하기 위해 모든 가능 성을 열어놓아야 하고, 선택을 하면 나머지 는 칼같이 잘라내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풍부한 어휘력과 외국어 능력은 번역가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능력. “가장 중요한 것은 문학적 감수성이죠. 등 장인물, 감정이나 행동의 흐름을 작품이라 는 큰 테두리 안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해 요.” 그녀는 문학뿐 아니라 비문학을 번역할 때 도 작품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가 번역하려는 작품에 어떤 세계가 담겨 있는지, 그 속에서 내가 본 것은 무엇인지, 내 가 본 것을 언어로 표현해 또 다른 세계를 구 축하는 것까지 과정이 번역가의 생각 속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 작품을 이해하 기 위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와 사건, 문 화를 철저히 조사하는 작업은 필수다. 그녀 가 번역한 글들이 마치 원래 한국어로 쓰인 것인 양 눈에 착착 감기는 이유를 알겠다. ‘언어의 취사선택에 대한 그녀의 까칠함’ 이 답이었다. 번역의 위상_ 번역물의 범람이 문제 일본만 해도 국가가 엄격한 기준으로 세계 여러 언어의 번역가를 양성한다. 그렇게 키 운 번역가들이 해외로 나가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친숙하게 만드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비교하면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 말하는 김난주 번역 가는 먼저 번역물의 비중이 많은 우리나라 의 출판 문화를 염려했다. 외국 작품이 쏟아져 들어오다 보니 번역가 의 수요가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함량 미달 의 번역물이 나오기도 한다고. 이런 악순환 이 번역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을 폄하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 그녀는 “번역물이 늘면 당장 번역가들의 밥그릇은 두둑해지겠지만 번역가의 중요성 과 위치가 낮아지고,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작가들이 설 땅도 점점 좁아진다는 점”이라 며 우리 문학의 융성을 위해서라도 능력을 갖춘 번역가를 양성하는 일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번역의 미래_ 내 안의 힘 언어는 사회적인 것이라서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소멸되는 말이 있는가 하면, 없던 언어가 생기기도 한다. 그 녀는 “그런 문제들은 물리적인 문제고, 공부 하고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 말한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안의 에너지를 키우는 것’이 라 강조한다. 번역은 혼자 하는 작업일 수밖에 없다. 겉 에서 보기에는 고독하고 외로워 보인다. 그녀는 “번역에 몰입하는 시간은 나와 작 품이 온전히 마주하는 시간”이라며 “외로운 데 그 외로움이 괴롭지 않은 것이 번역의 가 장 큰 매력”이라 말한다. 체력과 능력이 닿는 데까지는 본인과 독자 들을 위해 그 외로움을 즐기겠다는 김난주 번역가. 일본 문학으로 건너가는 마법의 문 은 오래도록 열려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밀려들었다. 자동차의 모 것, 내차처럼 소중히 에서 지역 EVENT 타이어프로 가든파이점’을 검색해 인 을 다운으세요. 전화 한번으로 견인과 수리후 배송까지 보험으로 차 도, 대물차 상품권 지급, 자차 부담금 할인, 자차 트카 무상 진, 변기, 하체수리, 자동차 보험가입 상담 사전 예시 5 할인 사은품 증정 송파구 문정동 286번지 가파이브 Works동 지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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