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mmins Magazine 2016 Winter Vo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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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Cummins</strong> Lounge<br />
Trend<br />
28<br />
‘혼자’라서<br />
즐거운<br />
‘혼자생활백과’<br />
장기화된 불황에도 나날이 활기를 더하는 분야가 있다. 흔히 ‘혼밥’,<br />
‘혼술’ 등으로 불리는 1인 문화가 그것이다. 식생활과 취미레저,<br />
놀이문화 등 라이프스타일 전체에 1인 문화가 주요 화두로<br />
떠올랐으며 가전제품, 가구 등의 생활용품을 포함해 식품, 부동산<br />
등 사회 전반에서 1인 소비자를 잡기 위한 상품을 앞 다투어<br />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1인 경제주체를 뜻하는 ‘솔로 이코노미’<br />
‘싱글슈머’(Single-Consumer), 건강(For Health), 싱글족(One),<br />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br />
소비 경향을 가진 ‘포미(For Me)족’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br />
더 이상 ‘혼자’는 놀림이나 동정, 자조의 대상이 아니다.<br />
‘혼자’ 문화에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증가, 취업난, 경제불황에<br />
따른 경제적 합리성, 개인주의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로<br />
일본의 경우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를<br />
겪으며 1인 식사, 1인 음주 문화가 확산됐다. 하지만 현재 불고<br />
있는 ‘혼자’ 문화 열풍 이면에는 기존의 한국 사회를 지배하던<br />
집단적 사고방식의 반작용이 있다. 실제로 많은 ‘혼자 문화’를<br />
즐기는 이들은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취향대로<br />
즐길 수 있어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대신 혼자라는 외로움은<br />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통하며<br />
해소한다. 관계 중심적인 사회분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욕구가<br />
1인 가구의 증가, 개인주의의 확산 등으로 마침내 하나의 문화로<br />
발현된 것이다.<br />
물론 ‘혼자’ 문화가 ‘함께’하는 기존의 문화와 대립항을 이루는 것은<br />
아니다. ‘함께’ 혹은 ‘혼자’이기 때문에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br />
저마다 장점과 즐거움이 있다. 우리는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br />
사회적 존재인 동시에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유일무이의<br />
존재이다. 함께 하고픈 욕망만큼 홀로 있고픈 욕망 역시<br />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그리고 ‘혼밥’ ‘혼술’의 유행은 외면받았던<br />
‘외로움의 권리’를 찾으려는 문화의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