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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7호 2024년 3월 15일 B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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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5 2024 KOREA TOWN NEWS | 11<br />

연합시론<br />

극단적 양극화의 기형적 정치가<br />

낳은 조국혁신당<br />

창당한 지 열흘밖에 안 된 조국혁신당이<br />

최근 비례대표 투표 의향을 묻는 일부 여<br />

론조사에서 15%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br />

고 있다.<br />

아직은 초기 판세이지만 이런 기세대로<br />

가면 두 자릿수의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br />

며 원내 3당으로 약진할 것이란 전망까지<br />

도 나온다.<br />

연초 제3지대 빅텐트를 외쳤던 개혁신당<br />

이나 새로운미래는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br />

물고 있다. 변동성이 큰 총선판이지만 분명<br />

기현상이 아닐 수 없다.<br />

당초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비호감 이미<br />

지가 강한 조국 전 법무장관이 만든 당이어<br />

서 지지율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문<br />

가들의 예측을 깨고 있다.<br />

일련의 여론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조국<br />

혁신당의 주된 지지층은 진보성향 유권자들<br />

로 나타났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속<br />

칭 ‘비명횡사’ 공천 파동에 실망한 야권 지<br />

지층이 제3지대 개혁신당이나 새로운미래<br />

로 가지 않고 조국혁신당으로 옮겨가고 있<br />

다는 분석이 많다.<br />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이른바 ‘개혁의<br />

딸’에 앞서 민주당에서 팬덤정치를 이끌었<br />

던 강성 지지층이 주축이 되고 있다는 관측<br />

도 나온다.<br />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총선에서 지역<br />

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찍<br />

는다는 의미) 전략이 상당히 먹혀들고 있다<br />

는 평가가 나온다. 네 편, 내 편을 심각히 가<br />

르는 기형적 정치에서 파생된 또다른 비정<br />

상적 현상이라 할만하다.<br />

우려스러운 대목은 이런 현상이 그러잖아<br />

도 양극화된 한국 정치를 더욱 극단적 대결<br />

구도로 몰고 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br />

조국혁신당은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무<br />

마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br />

법정 다툼을 하는 조국 대표가 주도하는 당<br />

이다.<br />

정당은 총선에서 정책 비전과 공약, 인물<br />

을 내놓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는 게 상식<br />

이다. 그런데 조국혁신당은 선명성을 앞세워<br />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강성 지지층을 더욱<br />

강하게 결속하는 전략에 치중하면서 또 다른<br />

팬덤정치로 흐를 소지가 다분하다.<br />

조 대표가 22대 국회가 열리면 한동훈 국<br />

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제기된 각종 의<br />

혹부터 수사해야 한다며 ‘한동훈 특검법’을<br />

발의하겠다고 한 것이 단적인 예다.<br />

보복의 정치는 또 다른 보복의 정치를 부<br />

르면서 한국 정치의 건강성을 크게 훼손해<br />

왔음을 우리 정치사가 똑똑히 보여준다.<br />

조 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해 조국혁신당에<br />

입당한 황운하 의원과 함께 비례대표를 신<br />

청했다. 황 의원 역시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br />

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br />

하급심이 유죄여도 상고절차를 통해 유무<br />

죄를 다툴 헌법상 기본권은 있고 이것이 정<br />

당 활동 자체를 제약할 근거는 못 된다.<br />

그러나 재판 결과에 따라 실형을 살 수 있<br />

는 두 사람이 국회 입성을 시도하는 것 자체<br />

가 유권자 눈에 어떻게 비칠지 반문하지 않<br />

을 수 없다.<br />

2019년 극심한 국론분열을 초래한 조<br />

국 사태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조국혁<br />

신당이 의미 있는 원내정당으로 발돋움하<br />

고 싶다면 팬덤정치에 편승하는 대신 제대<br />

로 된 비전과 가치를 내놓고 선택을 받아<br />

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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