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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예 vol.1137_ 07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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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enews@usa.net <strong>주간연예</strong> 105<br />

미주트레킹 : 산티아고 순례길 .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 2<br />

낯선 길 위에서 아름다운 동행들과 함께 여정을 (1)<br />

제법 늦은 밤 마드리드 공항. 이 산티아고<br />

순례길 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br />

가기 위해 먼 길을 날아온 아름다운 동행들을 맞<br />

이하여 잠 못 드는 마드리드의 하루 밤을 보내고<br />

서둘러 이른 시간 국내선 비행 편 타고 산티아고<br />

로 날아갑니다. 다시 택시타고 Curtis로 달려가 또<br />

기차로 갈아타고 아득한 기억속의 기차 여행을 하<br />

며 한촌 들판을 무적소리 울리며 달리니 정오 무<br />

렵에 종반 순례길의 출발점인 Sarria에 도착하였<br />

습니다.<br />

무려 이틀을 꼬박 걸려 당도한 참으로 머나먼 곳<br />

입니다. 노독을 추스릴 겨를도 없이 숙소에 여장<br />

을 내려놓고 먼저 식당으로 달려갔으나 한없이 느<br />

긋한 북부 스페인 주민들은 아직도 기지개를 켜지<br />

도 않았고 1시가 넘어서야 철문을 연다하니 가까<br />

운 카페테리아에 자리를 잡고 피자랑 이것저것 시<br />

켜봅니다. 스페인 대표 맥주 Mohou와 머나먼 조<br />

국에서 공수해온 민족 주 소주랑 섞어서 소맥으<br />

로 낮술 몇 순배 거푸 돌리고 쌓인 피로와 시차<br />

무력증에 식곤증까지 덮쳐 주체할 수 없이 몰려오<br />

는 잠. 누구도 마다하지 않고 숙소로 다시 기어들<br />

어갑니다.<br />

정신없이 밤잠처럼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벌써 오<br />

후 5시를 가리키고.. 후다닥 옷을 챙겨 입고 고양<br />

이 세수하고 나와 겨우 1시간이면 충분히 한 바퀴<br />

돌 수 있는 작은 이 사리아를 휘돌아 봅니다. 그런<br />

데 아니 벌써! 생필품을 파는 가게는 이미 다 철시<br />

해 버렸답니다. 4시면. 도통 그들의 삶의 방식을 도<br />

저히 가늠할 수 없는 일상들입니다. 이 시간에서야<br />

먹고 마시는 업소들은 부스스 문을 여는데 일상용<br />

품점들은 파장하는 시간이니 참 적응이 되기 힘<br />

든 나라입니다. 동네를 거의 수색하다 시피 했어도<br />

결국은 버너용 가스를 구입하는데 실패하고 맙니<br />

다. 앞으로의 여정에 우리 한식을 조리해먹을 가장<br />

소중한 용품인데 허탕만 치고 어둠을 맞이합니다.<br />

강변으로 줄지은 식당가 중 밤거리를 돌며 집단<br />

으로 연주하며 춤추는 악극 팀들이 공연을 펼치<br />

고 있는 그리고 우리에게는 별스런 감정으로 다가<br />

오는 카미노 산티아고 상호로 단 식당에서 저녁을<br />

시켜 먹습니다. 사리아는 뿔포(Pulpo)라는 문어 전<br />

문 요리가 유명한데 여기서 바스케이 만이 멀지 않<br />

기 때문입니다. 비늘 없는 해물을 특히 혐오하는 서<br />

구의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는 너무 기호하는 식품.<br />

덕택에 푸짐한 문어요리를 이상적인 가격으로 즐<br />

길 수 있습니다. 식당마다 레시피를 조금씩은 달리<br />

하나 전통적인 방법은 문어를 구리 냄비에다 올리<br />

브유로 익혀서 파프리카, 피망이나 할라피뇨 등을<br />

곁들여 먹는 요리인데 이곳의 문어 전문 식당 뿔뻬<br />

리아는 아주 오래 전 부터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br />

은은한 불에 서서히 구워낸 군밤도 우리 입맛에<br />

잘 맞아 간식용으로 제격이랍니다. 그래서 사리아<br />

를 지나는 순례자들은 거리마다 넘치는 예술 작품<br />

으로 정이 넘치는 친절한 사람들과 오감을 자극하<br />

는 풍요롭고 맛깔스런 음식으로 행복합니다.<br />

내일이면 시작되는 순례길. 차라리 시작이 종착<br />

인 듯 차분하고 안락한 이 시간의 여유로움을 큰<br />

잔에 가득 채운 붉은 와인을 한 모금 씩 들이키며<br />

한껏 즐깁니다. 어두워지는 고색창연한 돌담 위에<br />

는 겨울비 소리 없이 조용히 내려앉고 있습니다.<br />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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