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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예 vol.1194_08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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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enews4989@gmail.com <strong>주간연예</strong> 93<br />

미주트레킹 : 머나먼 지구의 반대편 남미 일주 트레킹 5<br />

파타고니아 트레킹의 백미.<br />

토레스 델 파이네 (1)<br />

파타고니아! 대 자연의 숨결이 살아있<br />

는 역동의 땅. 죽기 전에 꼭 한번은<br />

밟아봐야 한다는 지구 최후의 파라<br />

다이스. 길들여 지지 않은 거친 바람이 지배하는<br />

폭풍의 대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 감탄사를<br />

연발케 하는 원시의 땅. 이토록 수많은 수식어를<br />

달고 있는 이 이방의 땅에서 트레킹은 토레스 델<br />

파이네 경내의 토레스 호텔에서 시작이 됩니다. 파<br />

타고니아는 만년설을 이고 있는 안데스 산군과 동<br />

쪽의 광활한 평원대지인 팜파스로 나눠지는데 파<br />

이네 국립공원에서 시작하여 안데스 산맥을 관통<br />

하고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의 페리토 모레노 빙<br />

하지역과 피츠로이 산군까지 이어지는 파타고니<br />

아 트레킹. 이미 여러 번 이 길을 오고 갔었지만<br />

언제나 가슴이 뛰는 길이며 인도해온 많은 분들<br />

은 오늘 드디어 그 미답의 땅에 발을 디뎠습니다.<br />

1959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토레스 델 파이네<br />

는 다양한 식생들의 분포를 보는 파타고니아 30개<br />

의 국립공원 중 하나로서 검은 목 고니가 계절을<br />

잠시 잊고 한가롭게 해안가에서 놀고 있고 낙타과<br />

지만 체형은 사슴 비슷한 과나코가 무리지어 다니<br />

며 경내의 목가적 풍경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과<br />

나코는 양과 소와 더불어 은근한 불에 오래동안<br />

구워내 기름기를 빼내고 먹는 아사도라는 이 지역<br />

전통구이 요리로서 최<br />

고로 치는 방목축입니다. 유구한 생명체들이 모진<br />

자연에 순응하며 아름다운 인연을 항구히 이어가<br />

는 파타고니아. 시도때도 없이 불어오는 길들여지<br />

지 않은 거친 바람이 불어오는 광풍의 대지에 뿌<br />

리를 온전히 다 드러내놓고 처절한 생명을 이어가<br />

는 나목들. 견디기 힘든 자연환경에 속살마져 온전<br />

히 다 드러내 보여야 하는 이 혹독하고도 척박한<br />

땅에서 우리는 비로소 그저 살아 있음 만으로도<br />

외경으로 다가옵니다. 죽기전에 꼭 한번은 가봐야<br />

한다는 곳, 거대한 설산들이 우뚝 솟은 푸른거탑<br />

파이네. 거센 바람과 파이네의 연봉들을 가까이서<br />

보며 걷는 W 트레킹. 바로 그 폭풍의 대지를 걷는<br />

우리들. 오늘 우리는 그 명경을 뇌리에 새기고 가<br />

슴에 품기 위해 여장을 꾸립니다.<br />

파타고니아 트레킹의 거점. 프에르토 나탈레스.<br />

지난 밤 늦게 도착해서 잠 자기 바빴고 오늘은 생<br />

소한 이방의 소읍을 즐길 겨를도 없이 빠듯한 일<br />

정. 그래도 다행인것은 버스를 전세내서 파이네 국<br />

립공원으로 오가니 시간 배정이 자유롭고 개인적<br />

인 시간도 낼 수 있었습니다. 우선 시작하는 3박 4<br />

일의 파이네 W 트레킹을 위해 혼 줄 놓은 듯 분주<br />

하게 준비하고 식료품 가게에 들러 어제 아르헨티<br />

나에서 칠레 국경을 넘으며 통관원에게 뺏긴 물<br />

품 그대로를 다시 구입해<br />

서 버스에 오르니 뭔가 부족하고 빠트린 것 같은<br />

불안감이 소뇌에서 빠져나가지를 않고 안절부절<br />

하게 합니다. 공원 입경신고를 하고 우라지게 비<br />

싼 입장료($35)를 내고 분함을 삭히는데 전 방위<br />

로 옥색 호수들이 펼쳐지며 설산들이 하나둘 얼굴<br />

들을 내미니 순간에 어지러운 감정들이 정리가 되<br />

어버립니다. 버스에서 내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br />

운데 가을 황금빛으로 변한 잔디를 밟으며 오늘의<br />

숙소 칠레노 산장으로 향하는데 던지는 시야마다<br />

펼쳐지는 이승이 아닌 듯 여겨지는 파이네 산군을<br />

바라보니 모든 번다한 근심이 일시에 빠져 나가 버<br />

리고 깊은 무아경에 젖어듭니다. 비안개에 가려 몽<br />

환적으로 일렁이는 피라미드처럼 우뚝 솟은 거대<br />

한 설봉들. 거칠게 조각칼로 쪼개놓은 듯 아찔한<br />

첨봉들. 베일로 가려진 한 너울 시선 너머로 장엄<br />

하게 드리운 숨 막히는 비경들이 눈에 가득 밟혀<br />

옵니다. 무엇이 좀 부족하고 불편하면 어떠랴? 저<br />

리도 아름다운 자연이 어서 내 품으로 와 안기라<br />

손짓하는데 … 마음이 참으로 가벼워지는 순간입<br />

니다.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이 여정을 즐기며 행<br />

복하리라 다짐을 합니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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