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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예 vol.1175_0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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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br />

<strong>주간연예</strong><br />

e-mail : enews@usa.net<br />

삶과 죽음<br />

상처와 치유…<br />

로맨스 없는 '어느날'<br />

나쁜 남자의 모습은 오간 데 없<br />

고 정 많고 착한 남자 김남길<br />

과 앞을 보지 못하는 아픔은 있지만 밝<br />

고 유쾌하게 다가오는 여자 천우희의<br />

조화는 생각지 않게 눈물을 떨구게 한<br />

다. 미소와 잔잔한 감독은 기본이다. 삶<br />

과 죽음, 상처와 치유에 관한 두 남녀의<br />

이야기를 담은 영화 '어느날'이다.<br />

아내가 죽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br />

던 보험회사 직원 강수(김남길). 상실감<br />

과 죄책감이 큰 그는 회사로 돌아온 뒤<br />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인 여자 미소(천우<br />

희) 사건을 맡게 된다.<br />

병원에서 나<br />

오다 자신을<br />

미소라고 소<br />

개하는 여자<br />

를 시답잖게<br />

생각하다가<br />

거울에 아무<br />

것도 비치지<br />

않자 혼비백<br />

산한다. 하고<br />

싶은 것 많은<br />

미소는 강수<br />

에게 여러 가<br />

지를 부탁하<br />

고, 강수는<br />

못 이기는 척<br />

들어준다.<br />

가장 힘들<br />

때 만난 두 사<br />

람은 서로를<br />

보듬으며 친<br />

구이자 동반<br />

자로 시간을<br />

함께 보낸다.<br />

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br />

이윤기 감독은 전작들에서 보여준 로<br />

맨스나 멜로 감정을 철저히 배제했다.<br />

이 감독의 영화가 새롭게 느껴지는 지<br />

점이다. 어느 순간 울컥 눈물이 나는데<br />

그게 엄청난 감정의 폭풍은 아니지만<br />

몇몇 신에서 잔잔하게 다가오는 부분<br />

이 꽤 많다.<br />

두 사람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후반부<br />

에 드러날 때까지 관객은 눈물 흘리고<br />

미소 짓다가 먹먹한 느낌에 한동안 스<br />

크린을 바라보게 될 것 같다. 그 비밀들<br />

은 극단적인 충격을 줄 수 있을 텐데 영<br />

화는 그런 방법과 시선을 피한다. 최소<br />

한의 수위 조절로 적당한 감정선을 유<br />

지하려고 노력한 티가 역력하다.<br />

감독의 디렉션도 좋았겠지만 배우들<br />

의 연기 덕이 큰 것 같다. 바보 같아 보<br />

이기까지 하는 강수는 착하고 정많은<br />

캐릭터를 잘 연기했다. 천우희는 이제껏<br />

연기한 것과 달리 쾌활하고 유쾌한 모<br />

습을 보인다. 첫 등장부터 상큼하다. 후<br />

반부로 갈수록 아픔이 드러나는 표정<br />

이 마음을 적신다.<br />

미용실 주인 정선경과 '나이롱 환자' 윤<br />

제문은 나름대로 영화에 또다른 활력<br />

을 불어넣는 역할로 쓰인다.<br />

슬픈 이야기인데 영상과 음악은 아름<br />

답게 사용됐다. 아픔이 있지만 남겨진<br />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그 아이러니함<br />

이 영화 전반에 녹아있는 것과 어울린<br />

다. 사랑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지만 오<br />

히려 당연히 로맨스 멜로일 것이라는<br />

그 선입견을 깨 반갑다. 114분. 15세 이<br />

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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