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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Jan. 7, 2016 건강 e-mail: enews@usa.net<br />
130회<br />
나보다 남이 불편한 병 : 구취<br />
입 냄새 라는 것은 그 자체로 자각 증상<br />
이 거의 없어, 환자 본인에게 실질적인 생<br />
활의 불편함을 끼치진 않지만 다른 방식<br />
으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준다. 이는<br />
다른 질환들은 보통 남들보다 본인이 먼<br />
저 불편함을 자각하지만, 입 냄세 같은 경<br />
우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가장 마지<br />
막에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br />
이는 일반적으로 사람의 후각은 자신의<br />
체취와는 다른 냄새에 더 예민하게끔 되<br />
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지간히 증상<br />
이 심각해지지 않는 이상은 사람이 자신<br />
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감지한다는 것이<br />
결코 쉽지 않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br />
은 타인을 통해 자신의 입냄새에 대해 전<br />
해 듣는데, 이런 연유로 인해 구취로 고민<br />
하는 이들은 실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br />
직접적인 불편함 보다는 수치심같은 심리<br />
적인 고통에 더 괴로워 하게 된다. 또 자<br />
신보다 타인이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br />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불이익을 당하는<br />
경우도 있다. 단적인 예로 입냄새가 계기<br />
가 되어 이혼까지 했다거나, 본인 스스로<br />
대인관계가 위축되기도 하도, 자기 입냄새<br />
를 견딜 수 없는 신경쇠약에 걸리는 경우<br />
도 있다.<br />
그렇지만 모든 이상 현상(?)의 이면에는<br />
반드시 그 원인이 있으며, 구취는 그 원인<br />
만 제대로 찾으면 생각보다 고치기 어려운<br />
문제도 아니므로 제대로만 치료에 임한다<br />
면 얼마든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br />
일단 구취는 구강 내적인 원인에 영향을<br />
많이 받는다. 구강내 염증이나, 치태(프라<br />
그)의 양, 타액의 분비량, 충치나 치아 사이<br />
의 충전물 같은 요인들이 모두 구취를 발<br />
생시키는 구강내적인 요인이다. 양치질을<br />
자주 하지않거나, 구석구석 깨끗이 하질<br />
않을 경우 음식 찌꺼기가 입안에 오래 남<br />
아 부패, 발효하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일<br />
으킨다. 이 과정에서 잇몸에 염증이 생기<br />
거나 충치가 생기면 나중에는 그 자리에<br />
서 직접 냄새가 나게 되기도 하는데, 최근<br />
에는 혀에 발생하는 설태가 이러한 구취<br />
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중 하나로 지목되<br />
고 있다. 그러므로 일단 구취가 난다면 올<br />
바른 칫솔질과 치실질을 통해 구강내 청<br />
결을 철저히 유지하려는 습관을 가지고,<br />
치과치료를 병행하며 구강내 염증이나 충<br />
치에 대한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br />
그럼 구강내적인 원인 이외에는 어떤 것<br />
들이 있을수 있을까? 조금은 의외로 들릴<br />
지도 모르지만 우리 몸의 전체적인 균형<br />
이 깨지거나 내부장기의 기능에 이상이<br />
생겨면 구강내의 청결에는 아무런 문제가<br />
없어도 구취가 발생한다. 당뇨병이나 내분<br />
비병 등에 걸리면 구취가 발생함은 현대<br />
의학에서도 잘 알려져 있지만 한의학에서<br />
는 위장, 폐, 심장, 비장과 같은 일부 장기<br />
의 기능상의 허실에 의해서도 구취가 발<br />
생한다고 본다. 그러니 당뇨같은 큰 병도<br />
없고 아무리 치과 치료를 해도 구취가 사<br />
라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부분을 의심해<br />
볼 수 있다.<br />
잘못된 식습관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br />
로 인해 위장이나 폐에 과도한 열이 발생<br />
하면 이 축적된 열기가 기도나 식도를 타<br />
고 상부로 올라오면서 몸안의 냄새를 끌<br />
고 올라오는데, 그 과정에서 누런색의 두<br />
터운 설태가 생기고 여기에 냄새가 스며들<br />
면서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것이다. 이 때<br />
입안에 생긴 설태를 제거하면 일시적으로<br />
냄새를 완화시킬수는 있지만, 이러한 방법<br />
이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는 못함으로 수<br />
일내 설태와 구취가 다시 생겨난다. 결국<br />
이러한 경우에는 식단의 조절이나 한약의<br />
복용을 통해 과도한 위열과 폐열을 식힘<br />
으로 체내 균형을 회복하는 치료만이 근<br />
본적이 치료가 된다.<br />
그러면 구강내 원인으로 생긴 구취와 장<br />
부 기능의 이상으로 생기는 구취는 어떻<br />
게 구분할 수 있을까. 일단 구취와 함께 장<br />
부 기능의 이상을 암시하는 다른 증상들<br />
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구강외적인 원인을<br />
구취의 근원으로 의심해 볼 수 있겠다. 두<br />
텁고 누런 설태가 끼거나, 입이 마르고 오<br />
목가슴밑이 답답하며 때때로 화끈한 열<br />
감이 느껴지다면, 또 속이 자주 쓰리거<br />
나, 트림이 잦는 다면 위장의 열을 의심할<br />
만 하다. 신경을 많이 쓸때 비릿내와 비슷<br />
한 냄새가 나고 코안이 자주 마르는 경우<br />
에는 폐장의 열을 의심할만 하고, 수개월<br />
간 지속되는 구취와 함께 전신 무력감, 위<br />
장장애, 신경쇠약, 가슴밑의 답답함, 신물<br />
이 넘어오는 증상들이 병행된다면 이 때<br />
에는 심장과 비장 기능의 허약해짐을 의<br />
심할 수 있겠다. 열과 같은 실증은 청화( 淸<br />
火 ) 즉 화를 꺼서 시원하게 하는 것이 치<br />
료법이고 허증은 심비( 心 脾 )를 보하는 것<br />
으로 치료 할 수 있는데, 만약 변증을 잘<br />
못해 치료를 반대로 행하면 오히려 증상<br />
이 악화된다. 그러므로 구강 외적인 원인<br />
으로 생긴 구취가 의심된다면 반드시 한<br />
의사와 상의후 정확한 치료의 방향을 잡<br />
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