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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예 vol.1218_0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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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enews4989@gmail.com <strong>주간연예</strong> 101<br />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br />

예진회 대표 • 박춘선<br />

바뀐 운명<br />

노년을 보내야 하는 슬픈 인생이 남아<br />

있을 뿐이다. “지금 노인 아파트 신청<br />

하면 언제 나올 수 있을까요? 지금 이<br />

혼해도 당장 갈 곳이 없어요.”라는 여<br />

인, 집에 돌아온 아내는 집에 갈 수 없<br />

었고, 만나고 싶은 남편도 딸도 만날<br />

수 없는 여인과 어느 날 갑자기 떠나겠<br />

다는 남편 때문에 갈 곳을 잃은 여인.<br />

살다 보면 가끔 미쳐버릴 것만<br />

같은 절망이 찾아들지만, 살<br />

다 보면 너무 아름다운 행복에 겨워<br />

더는 바랄 것 없을 만큼의 기쁨도 찾<br />

아들기 마련이다. 그녀는 보험 없이 살<br />

다 보니 병원을 갈 수 없었다. 당뇨가<br />

심해지면서 합병증이 찾아들었다. 하<br />

는 수 없이 그녀는 남편의 권유로 병을<br />

치료하기 위해 한국으로 떠났다. 거의<br />

일 년 동안 한국에 머무르다 미국으로<br />

돌아왔지만, 그녀는 이미 이혼녀가 되<br />

어있었고, 집도 이미 남편의 명의로 변<br />

경되었고 남편도 딸도 만날 수 없었다.<br />

남편과 딸의 전화번호도 바뀌어 버렸<br />

고 집을 찾아갔지만, 아무도 만날 수<br />

있는 길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녀<br />

는 갈 곳 없는 신세가 되어 지하실 방<br />

을 얻어 살고 있지만, 그녀는 이미 돈<br />

도 다 떨어져 방세가 밀려 있었다. “어<br />

떻게 이럴 수가 있나요?”라고 나에게<br />

묻지만, 내가 그녀에게 해 줄 수 있는<br />

말은 ‘변호사 선임’ 밖에 없었다. 그러<br />

나 그녀는 변호사에게 건네줄 돈도 없<br />

었다.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인해 그녀<br />

의 병은 더 심해졌고, 눈도 보이지 않<br />

아 가까운 거리도 볼 수 없었다. 일이<br />

라도 하고 싶지만, 그녀에게 일자리를<br />

제공해 주는 곳도 없다고 했다. 그녀의<br />

사연을 들으면서 청천벽력이 있다면<br />

이런 경우가 아닐까 한다.<br />

남편은 무슨 이유로 아내의 곁을 그<br />

렇게 떠나버렸을까? “이혼도 좋아요.<br />

그러나 나에게 단 얼마라도 준다면 깨<br />

끗하게 포기하고 살겠는데, 만날 수 있<br />

는 길이 없어요.”라고 하소연하는 그<br />

녀, 딸이라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는데<br />

딸의 연락처도 바뀌어 버린 지금 그녀<br />

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br />

어떻게 생각해 보면 이해되지 않는 부<br />

분도 있으나 그런 사연까지 다 알아야<br />

할 필요는 없었다. 지금 그녀는 다음<br />

달 내야 할 방세 걱정으로 뜨거운 눈<br />

물 한줄기가 맺힌 그녀의 안타까운 사<br />

연이 가슴을 적시게 한다.<br />

어린 나이에 남편을 만나 일찍 결혼<br />

한 아내, 네 명이나 되는 아이들 다 키<br />

우고 이제 은퇴할 나이가 되었는데 어<br />

느 날 남편이 “우리 이혼하자.”라며 이<br />

혼 장을 내밀었다. “제가 생각하기에<br />

는 여자가 생긴 것 같아요. 그래도 그<br />

렇지 지금 이 나이에 이혼한다는 것이<br />

창피하고 또 너무 억울해요. 이 나이까<br />

지 죽도록 고생하며 일한 죄 밖에 없<br />

어요.”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그럼 남<br />

편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하세요. 그리<br />

고 위자료 청구하세요.”라고 하자 “집<br />

값도 아직 더 갚아야 하고 집 잡히고<br />

돈도 많이 갖다 써서 그럴 수도 없어<br />

요.”라고 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있자<br />

니 나오는 건 한숨뿐이다. “아이들은<br />

모두 성장하여 결혼하여 뿔뿔이 흩어<br />

져 잘살고 있는데 그렇다고 아이들 집<br />

에서 살 수도 없고 어찌하면 될까요?”<br />

라고 말하는 여인, “자식들은 뭐라고<br />

해요?”라고 물으니 “아버지와 엄마의<br />

일인데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하<br />

네요.”라고 한다. 그것은 맞는 말이다.<br />

부부의 삶은 부부가 알아서 결정해야<br />

한다. 그동안 두 부부가 쌓았던 아름<br />

다운 그 많은 추억을 한 장씩 꺼내 보<br />

며 노년을 보내야 할 그 나이에 절망과<br />

슬픔을 가슴에 안아야 하는 그 인생<br />

살이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br />

어느덧 무심하게 흘러가 버린 세월,<br />

그들에게 남은 것은 아름다운 추억의<br />

동반자가 아닌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원<br />

수가 되어버렸고 아픔과 절망을 안고<br />

평생 남편만을 의지하고 믿으며 살았<br />

던 두 여인의 운명이 바뀌어 버렸다. 가<br />

자니 갈 곳이 없었고, 머무르자니 가라<br />

고 밀어내는 남편 때문에 슬픔만 가득<br />

한 인생이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br />

무 억울하다는 두 여인의 사연은 오직<br />

그녀들만 간직한 사연이 아닐 것이다.<br />

아직 젊은 남자는 “오래전에 이혼했<br />

어요. 다른 남자가 더 좋다고 해서 이<br />

혼하고 아들하고 살고 있어요.”라며 “<br />

두 번 다시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br />

어요.”라고 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상<br />

처를 안아야 했기에 지금까지 다른 여<br />

인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br />

없었을까? “그래도 아들이 잘 자라 주<br />

어서 그것을 보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br />

니다.”라는 그의 모습에선 아픔이 아<br />

닌 행복이 보였다. “그래요. 아내 또<br />

는 남편이 있다고 다 행복한 것은 아<br />

닙니다. 오늘 하루 기쁘게 행복하게 그<br />

리고 보람되게 사는 게 행복입니다.”라<br />

고 하자 “맞아요. 상처를 받기보단 이<br />

렇게 사는 게 훨씬 좋습니다.”라며 밝<br />

게 웃는다.<br />

예진회 봉사센터 웹사이트<br />

www.ykcs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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