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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예 vol.1245_0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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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9, 2018 <strong>주간연예</strong> e-mail: enews4989@gmail.com<br />

비로소 찾아낸 진주… '공작'<br />

“영화를 기획했을 때 첩보원의 정체성 변화에 대<br />

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흑금성이‘나는 왜 공작원<br />

이 되었을까’라고 자문 했을 때, 첩보원으로서의 삶<br />

은 끝났죠. 사실 냉정하게 영화를 끝내고 싶었는데…<br />

이후 한반도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 현재의 모습이<br />

죠. -윤종빈 감독”<br />

첩보물이지만 흔한 추격전이나 총격전, 격투신<br />

도 없다. 그 어떤 잔인한 장면도 없다. 분노하<br />

게 하는 건 오직 ‘불편한 진실’뿐이다.<br />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탄탄한 영화적 재구성, 여<br />

기에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력이 더해지니 다른 건 필<br />

요치 않다.<br />

현실적이어서 더 강력한 서스펜스와 미스터리, 시의<br />

적절한 메시지가 색다른 결의 타격을 가한다. 놀랍도<br />

록 현실과 맞닿아 있는 동시에 다시금 뼈아픈 냉전을<br />

되돌아보게 하는, 진정한 웰메이드 스파이물의 탄생<br />

이다. 바로 ‘공작’(감독 윤종빈)을 두고 하는 말이다.<br />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br />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br />

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br />

이야기를 그린다.<br />

‘흑금성 사건(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br />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br />

중 하나)’이라는 실화에 바탕에 둔만큼 1993년부터<br />

2005년까지 남북 관계가 북핵 이슈로 전쟁 직전의 긴<br />

장감으로 치달아 한반도가 세계의 화약고였던 때부<br />

터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시기까<br />

지를 아우른다.<br />

배우들은 저마다 놀라운 연기력으로 총보다 더 무서<br />

운 타격을 가하는 ‘구강액션’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며,<br />

감독은 그 기간, 그들을 통해 남과 북 사이에 있었던<br />

긴장감과 더불어 같은 민족이기에 오갈 수밖에 없었<br />

던 미묘한 교감들을 폭넓게 담아낸다.<br />

북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자 정<br />

보사 소령 출신 박석영(황정민)은 안기부에 스카우트<br />

돼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캐기 위<br />

해 북의 고위층 내부로 잠입하라는 지령을 받는다.<br />

수년에 걸친 공작 끝에 북측의 핵심 인사 리명운의<br />

신뢰를 얻은 그는 북한 권력층마저 사로잡지만, 1997<br />

년 남한의 대선 직전 남북 수뇌부가 충격적인 거래에<br />

나선 것을 알고 극심한 내적 갈등에 휩싸인다. 그리고<br />

감독은 그를 통해 한반도의 비극이 지금까지 지속되<br />

는 이유는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그렇게 싸<br />

우고 있는지에 대해 묻고 또 묻는다.<br />

감독은 주인공과 대척점에 있는 ‘악’을 물리치고 응<br />

징하는 전형적인 첩보물의 문법을 과감하게 벗어던지<br />

고 치열한 ‘심리전’을 집요하게 요리한다. 적국이면서도<br />

같은 민족이라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을 현실적<br />

으로 녹여내 누가 우리 편이고 누가 적인지, 피아의 명<br />

확한 식별을 끊임없이 교란시킨다.<br />

현실과 영화적 경계를 기막히게 넘나드는 캐릭터들<br />

은 또 어떠한가. 예상을 뛰어 넘는 뜨겁고도 묵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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