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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예 vol.1203_10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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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enews4989@gmail.com <strong>주간연예</strong> 89<br />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br />

예진회 대표 • 박춘선<br />

모래 위의 오두막<br />

그녀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남<br />

편이 그녀 곁을 조심스럽게<br />

따라다니고 있었다. 혹시라도 넘어질<br />

고 나는 그녀의 슬픈 마음이 아파 눈<br />

물짓고 있었다.<br />

얼마나 아팠을까, 죽을 때까지 잊을<br />

“누가 좋은 차를 사면 저도 그 차를<br />

타기 위해 열심히 일했고, 누가 좋은<br />

집을 사면 나도 그런 집에 살고 싶어<br />

수 있지만, 약은 어떤 약을 먹어야 할<br />

지를 고민할 필요도 없다. 의사가 먹<br />

으라면 쓰든 달든 그저 입속에 털어<br />

까, 혹여라도 발걸음을 잘못 디디지<br />

수 없는 아이, 아니 죽어서도 못 잊을<br />

정말 뼈 빠지게 일했습니다. 그런데 이<br />

넣으면 된다. 아픈 다리를 끌며 “다리<br />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서 남편은 어린<br />

아이, 영영 돌아올 수 없는 먼 세상으<br />

제 살만하니 당뇨에 관절에 혈압까지<br />

가 아파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아무리<br />

아이도 아닌 아내의 곁을 지키고 있<br />

로 떠나버린 아이, 이제 겨우 사십을<br />

높아 약으로 살고 있으니 세상이 너<br />

약을 먹어도 안 되니 어찌해야 좋을<br />

었다. 그녀는 어딘가 불편한 듯, 작은<br />

넘긴 엄마의 가슴에 커다란 아픔으로<br />

무 허무합니다.”라고 말하던 남자는 “<br />

지 모르겠어요. 빨리 죽기나 하면 좋<br />

걸음을 떼고 있었다. “어디 불편하세<br />

남아있는 아이가 그리워 그녀는 울고<br />

여행 한번 제대로 가 보지 못하고, 살<br />

을 텐데. 그러지도 못하고.”라며 혀를<br />

요?”라고 물었다. 그녀가 맑은 눈으로<br />

있었고 아빠는 아내의 그 모습이 안쓰<br />

았는데 늙고 보니 그런 것들이 아무<br />

끌끌 차던 노인도 “젊어서는 펄펄 날<br />

나를 바라보았지만, 말은 없었다. 그러<br />

러워 어깨를 토닥이며 “울지마, 그 아<br />

소용이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br />

아다녔어요. 그런데 이제 자식 다 키<br />

자 “아내가 반신불수에요. 그래서 잘<br />

이는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br />

니다.”라며 기가 막힌다는 듯 웃고 있<br />

워 공부시키고 시집 장가 다 보내고<br />

걷지 못합니다.”라고 남편이 대답하였<br />

을 거야.”라며 위로하고 있었지만, 아<br />

었다. 그랬다. 사람들은 별로 가치 없<br />

나니 남은 게 병밖에 없어요.”라며 세<br />

다. 아직 젊은 나이건만, 어쩌다 반신<br />

빠도 아마 가슴으로 떠나버린 아이를<br />

는 세상일에 너무 많은 미련을 가지<br />

상살이가 다 허무하다고 했다. 그들을<br />

불수가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아내<br />

그리워하며 울고 있을 것이다.<br />

고 살아가고 있다. 떠나면 그만인 세<br />

바라보며 나도 언젠가 저럴 때가 오겠<br />

는 남편의 대답을 들으며 작은 미소를<br />

이별은 아픔일 뿐이다. 더구나 자식<br />

상, 좋은 차, 좋은 집이 그 무슨 소용<br />

지? 라는 생각에 잠긴다.<br />

띠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내는 오른<br />

을 잃은 어미의 마음은 죽을 때까지<br />

이 있단 말인가. 오늘 하루 열심히 행<br />

병으로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그들<br />

팔을 쓸 수 없었고 다리도 조심스레<br />

뼈를 깎는 아이에 대한 아픔과 그리<br />

복하게 살아갈 생각보단, 언제 죽을지<br />

의 삶도 아프고 힘들겠지만, 그래도 어<br />

걷고 있었다. “말까지 잃어버려서 말도<br />

움과 눈물로 한세상을 살아갈 뿐이<br />

도 모를 먼 세상에 대한 미련 때문에<br />

린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낸 어미의 아<br />

잘 못 합니다.”라고 남편이 말을 한다.<br />

다. 그녀가 남편 손을 잡고 길을 떠나<br />

그야말로 뼈가 빠지도록 일만 하다 자<br />

픈 마음보다 더 큰 아픔은 없을 것이<br />

“아니! 어쩌다가요?”라고 묻자 “여섯<br />

고 있었다. 누가 그녀를 위로할 수 있<br />

신의 꿈을 이루는 그 순간 우리는 이<br />

다. 몸 안에 든 병은 고칠 수 있지만,<br />

살 된 막내 아이를 하늘로 보내고 아<br />

을까? 누가 그녀의 아픔을 달래줄 수<br />

제 꽉 쥐었던 손목을 풀고 먼 세상으<br />

가슴에 든 아픔은 치료할 길이 없을<br />

내가 쓰러졌어요. 그런 후 아내는 절망<br />

있을 것인가, 없었다. 아무도 없었다.<br />

로 떠나버릴 것이다. 그래도 그렇게 떠<br />

뿐이다. 세상 삶이란, 언제 무너질지<br />

으로 살다 이제 겨우 조금씩 걷는답니<br />

남편도 부모도 친구도 이웃도 그녀의<br />

나버리면 얼마나 좋으련만, 병으로 고<br />

모르는 그저 모래 위에 지어진 한 채<br />

다.”라는 남편의 말을 들으며 나는 그<br />

가슴에 든 검은 상처를 치유할 수 없<br />

통을 안고 죽을 때까지 호화스러운 집<br />

의 오두막 같은 곳이다. 곧 무너질 오<br />

녀를 가만히 안아주었다. 그러자 그녀<br />

을 것이다.<br />

보단 냄새나는 병원에서 더 많은 날을<br />

두막에 대한 미련은 버리는게 옳지 않<br />

가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뜨거운 눈<br />

맑은 미소를 띠며 뜨거운 눈물을 흘<br />

보내야 하고, 맛있는 음식을 진수성찬<br />

을까 싶다. 그런 오두막을 짓기 위한<br />

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말은 할<br />

리던 그녀, 아마 오늘 밤도 그녀는 아<br />

차려놓고 먹기보단, 쓴 약으로 하루살<br />

삶보단,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 마음<br />

수 없었지만, 먼저 떠나버린 아이를 생<br />

이를 그리워하며 이불로 뜨겁게 흘러<br />

이를 해야 한다.<br />

을 나누는 삶이 오히려 행복한 삶이<br />

각하며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br />

내리는 눈물을 닦고 있을 것이다.<br />

먹고 싶은 음식은 맛있게 골라 먹을<br />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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