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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예 021116_vol.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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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br />

Feb. 11, 2016 전 면 광 고 e-mail: enews@usa.net<br />

서보경의 푸드 칼럼<br />

141회<br />

Story 141. 진리의 맛 김치찌게<br />

외국에 오래 있거나 당장 다니러 온 사<br />

람들 조차 몇번은 길들여 지지 않은 이국<br />

적이고 다양한 화려함으로 신선한 자극<br />

이 되는 음식이 많아도 역시나 우리는 뭔<br />

지모를 화~악 땡기는 친근한 음식이 그<br />

립다. 그 중에서도 한계절 내내 떨어뜨리<br />

지 않고 냉장고에 늘어 앉아 늘 말없이<br />

있어도 든든한… 어쩌면 나의 무관심에<br />

도 묵묵히 자리를 잡고 있는 “김치”는 정<br />

말 그 어느것과도 어우러짐이 있는 편안<br />

한 존재이다. 그러고 보면 김치만큼 우리<br />

삶과 가깝고 친근한 것이 또 있을까…또<br />

한 그 발효 과정 속을 드려다 보면 마치<br />

우리의 삶을 고스란이 옮겨 놓은 것처럼<br />

표현해주는 넉넉함이 있다.<br />

게다가 깊은 맛의 탄생을 위한 리듬과<br />

조율은 또 얼마나 근사한 악보로 우리의<br />

입을 즐겁게 해주는지… 요즘처럼 강행<br />

되어지는 스케줄은 그저 모든 것이 쉽게<br />

먹을 수 있는 것만 찾게 되어서 오직 손<br />

에 낯익은 것만 고집하듯 내 머리속에는<br />

온통 적당히 때우기로 가득하다. 그럼에<br />

도 불구하고, 이렇게 숱한 과정을 겪은 새<br />

콤한 신김치로 머리 부분을 썩뚝!!! 뭉텅<br />

뭉텅 썰어서 찰떡궁합 삼겹살 깔아주고,<br />

멸치 다시 우려낸 육수로 한솥 끓여 내<br />

어 바람 불어 쓸쓸하지만 왁자지껄 벗들<br />

이 있기에 따뜻한… 그래서 그 훈짐 곁<br />

들여 저녁에 뜨끈뜨근하게 후후~ 불어<br />

가며 먹을 생각에 입안 가득 군침 고여보<br />

지만 아뿔사 도톰한 삼겹살이 없으시다.<br />

이럴땐 때부분 고정 관념에 여러분은 은<br />

근하게 끓여낸 삼겹살 김치 찌게를 포기<br />

하겠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br />

일단 육수 대신에 뽀얀 쌀뜨물을 넉넉<br />

히 준비해 앙금이 가라 앉도록 해놓고 적<br />

당히 넓은 볼에 약간의 꼬소꼬소 콩기름<br />

두루고 김치가 투명해질 때가지 포~옥<br />

끓여 낼 참이다. 이때 김치의 신맛을 잡<br />

아 주기 위해 센불에 김치를 볶아준다.<br />

그리고 담백한 두부까지 있다면 금상첨<br />

화이지만 어제 벗이 날라다준 귀한 차돌<br />

박이를 센불에 볶아준 김치와 함께 후다<br />

닥 볶아준다. 그런 다음 아까 참에 준비<br />

해둔 뽀얀 쌀뜨물 부어 단백하고 구수한<br />

맛을 더하노니 시간의 더딤과 함께 한시<br />

간 넘게 포~옥 끓여 주어 적당히 간을<br />

맞출 일만 남았다. 아시다시피 간을 맞<br />

추실때는 각자 어떤 비밀 소스로 간을<br />

하는지는 묻지 않기로 하자. 모두 저마다<br />

의 비밀 특제 가루??가 있으므로… 이로<br />

써 김치 쪼가리 몇잎 띄우고, 벌건 국물<br />

로도 시원한 국물 맛을 낼 수 있게 되었<br />

다. 저녁 어슴프레 깔릴즈음 하나둘씩 모<br />

이기 시작한 벗들과 왁자지껄 다함께 먹<br />

을 생각에 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진다.<br />

하지만 온집난을 진리의 맛으로 물들이<br />

는 과정을 지켜보는 동거동락 아우에게<br />

미리 맛을 보이기로 했다. 어랏 이게 왠<br />

일?? 그 애교없기로 장안에 소문이 파다<br />

한는 처자께서 특급칭찬을 너무 남발하<br />

신다. 요즘 이런 김치찌게 맛보기 힘들다<br />

는둥… 호들갑 스럽게 입에 발린 소리까<br />

지… 일년에 딱!! 한두번쯤 나를 감동시<br />

키기는 하지만 이렇게 들었다 놨다를 반<br />

복하는 요물칭찬은 보기 드문 일이다. 이<br />

에 기분이 좋아진걸까?? ㅎㅎㅎ 내가 김<br />

치찌게 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 뭐~ 하고<br />

맘에 없는 겸손을 떨며 내둘내둘 후다닥<br />

그러면서도 평범한 것 같아도 김치찌게<br />

맛은 평범한 것 같아도 매콤하면서~ 그<br />

뭐랄까… 설명할 수 없는? 맛있고 깊은<br />

맛이 나는 것이 나름 억지춘향 애써보았<br />

다는 마지막 생색을 잊지 않았다.<br />

TIP : 김치찌게는 제일 중요한 점이 김<br />

치가 맛있게 잘익어야만 김치찌게가<br />

맛있습니다. 그리고 센불에서 끓기 시<br />

작하면 약불로 줄여 오래오래 익혀야<br />

제 맛이구요.<br />

Queen's Kitchen<br />

서보경과<br />

함께하는<br />

파티 호스팅<br />

& 쿠킹클래스<br />

테이블 셋팅을 기본으로 준비된 table에서 실습이 아닌, 시연으로<br />

매주 목요일 진행됩니다.<br />

기간 : 2월 18일 ~ 4월 25일 (매주 목요일)<br />

시간 : 6:30pm~8:30pm<br />

장소 : 6131 Wilson Dr., Falls Church, VA<br />

클래스 신청문의 : 703-534-8900 (한사랑종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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