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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예 vol.1177_ 0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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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 enews@usa.net <strong>주간연예</strong> 85<br />

그는 왜 아버지가 다른 여자를<br />

만나 바람을 피우고 집에 관심<br />

이 없는지 이해한다고 했다. 어렸을 때<br />

는 그렇게 아름답고 예쁘고 멋진 엄마<br />

라고 생각했지만, 성장하고 보니 엄마<br />

는 거의 매일같이 계모임, 친구 모임, 동<br />

창 모임, 쇼핑에 정신을 쏟고 다녔고, 아<br />

버지는 고된 일 때문에 저녁 식사가 끝<br />

나면 일찌감치 코를 골고 잠을 청했다.<br />

이제 연세가 들어 아버지는 밖에서 친<br />

구 만나 술 마시고 가끔 집에 오지 않<br />

는 것은 다른 여자와 그 한 밤을 즐기<br />

고 있고, 엄마는 초고도의 비만에, 낮<br />

에는 밖에서 저녁에는 자정이 될 때까<br />

지 드라마란 드라마는 다 보고 잔다.<br />

아버지 즉, 남편과의 대화는 늘, 누구<br />

의 엄마는 고급 차로 바꾸었다, 누구의<br />

엄마는 무슨 보석을 샀더라, 멋진 가방<br />

을 메고 다니더라, 라는 불평과 불만으<br />

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니 어떤 남편이<br />

뚱뚱한 마누라의 허접스런 불만만 들<br />

으며 살 수 있을까? 인제 보니 아버지<br />

만 고집불통에 가정이나 식구들에게<br />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br />

예진회 대표 • 박춘선<br />

마누라<br />

늘 만족스럽지 않은 아버지로 여겼지<br />

만, 이제 생각해 보면, 어머니가 아버지<br />

를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는 생각이 더<br />

든다.<br />

저 글을 읽으면서 별안간 나는 어떤<br />

마누라로 살고 있는지 다시 되돌아보<br />

게 되었다. 글쎄, 나라고 특별하게 남편<br />

을 위해 멋지고 아름답게 살지는 않았<br />

겠지만, 중년이 되어가며 이혼율이 급<br />

상승하는 것을 보면, 저 글이 그다지 신<br />

빙성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저<br />

런 마누라보다 더 멋지게 더 성실하게<br />

남편에게 순종하며 산 마누라들이 더<br />

많겠지만, 글을 쓴 24세의 아들이 본<br />

자신의 엄마에 대한 평가는 과히 슬프<br />

기 짝이 없다.<br />

어떤 남자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br />

다.”라고 했다. 그러나 아내는 아직도 젊<br />

고 활기가 넘치지만, 거의 매일 운동복<br />

이나 걸치고 화장도 하지 않고 긴 머리<br />

를 보글보글 말아 휘날리고 다니는데, “<br />

과연 제가 3년 전에 그토록 사랑했던<br />

그 여자가 맞는지 궁금하다.”라고 했다.<br />

그 이유를 물어보니 “이젠 뭐 꾸며야<br />

할 이유도 없고, 꾸미는 것도 귀찮다.”<br />

라고 하는 아내의 말을 들으며, 꾸며서<br />

잘 보여야 할 사람이 없다는 말은 이해<br />

가 되지만, 자신은 아직 3년 전의 그 아<br />

내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고 하였다.<br />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을 보고 사랑해<br />

서 결혼했지만, 결혼하고 보니 그토록<br />

아름답고 예쁘고 귀엽던 그 여인은 어<br />

딘가로 종적을 감추고, 화장기 없는 얼<br />

굴, 개미 같던 허리는 두둥실 뱃살이 늘<br />

어나고 스타킹 신은 멋진 다리맵시 대<br />

신 시커먼 양말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br />

예쁜 손으로 입 가리며 미소 짓던 모습<br />

은 사라지고 아무 곳에서나 입을 드러<br />

내며 하하 웃는 모습, 그런 아내를 바라<br />

보는 남편의 심기가 자꾸 불편해지는<br />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일까?<br />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아내가 “여보,<br />

나 신발 하나 사고 싶은데 사도 될까?”<br />

라고 물었다. 나는 무슨 신발을 사는데<br />

남편에게 그런 걸 묻는가? 라고 생각<br />

했는데, 남편의 대답이 “얼마짜린데?”<br />

라고 물었다. “응, 신발이 어디 제품인<br />

데 좀 비싸, $500인데.”라고 하자 남편<br />

의 목소리가 커졌다. “야? 무슨 신발을<br />

$500씩이나 주고 사냐?”라는 말투가<br />

더 크다. “그럼 어쩌라고? 신발이 맘에<br />

드는데?”라는 아내의 목소리도 커졌다.<br />

“사지 마라, 내가 말했다. 사지 말라고.”<br />

라고 하더니 남편이 전화를 꺼버렸다.<br />

그러자 그녀가 “에~구 좀생이”라며 투<br />

덜거린다.<br />

힘들게 바깥일 하며 돈 버는 남편의<br />

심기에 불을 질러버렸다. 그렇게 입을<br />

삐죽이고 있는데, 남편에게 다시 전화<br />

가 왔다. “너는 생각이 있냐? 없냐? 온<br />

종일 뙤약볕에서 일하는 내 생각은 했<br />

냐? 무슨 신발을 $500씩이나 주고 사<br />

겠다는 말을 할 수가 있어?”라고 하더<br />

니 다시 또 전화를 끊었다. 투덜거리며<br />

입을 샐쭉하는 그녀와 헤어지며 “에이<br />

고, 오늘 한바탕 하게 생겼네.”라고 하<br />

자. “괜찮아요, 다음에 몰래 살 거예요.”<br />

라고 한다.<br />

이렇게 사랑으로 맺어졌던 부부가 하<br />

나둘 사랑이 아닌 불편함의 관계가 시<br />

작되어 가고 있었다. 하긴, 노동으로 힘<br />

들게 일하는 남편을 생각한다면, $500<br />

짜리 신발이 가당치 않겠지만, 그것이<br />

여자의 심리이니 어찌할꼬? 그러나 남<br />

편도 사랑하는 아내의 소원 하나 들어<br />

주지 못하는 마음이 아플 것이다.<br />

애인과 애인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br />

로 아내와 남편으로 맺어지는 순간, 알<br />

뜰살뜰 아내를 위하고 남편을 위하는<br />

마음, 그래서 오랜 세월 함께 사랑으로<br />

이어져야 하는데, 윗글의 내용처럼 무<br />

언가 이어지는 것이 아닌 어쩔 수 없이<br />

이어져 살아가고 있는 것도 천만다행이<br />

라고 해야 하나.<br />

아버지가 왜 항상 바깥으로 도는지<br />

이제야 이해할 수 있다는 아들의 그 심<br />

정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하긴, 남<br />

편만 바라보며 한평생 살아가는 곱디<br />

고운 아내를 나 모르라며 처자식을 버<br />

리고 떠나는 인간들도 있으니 부창부<br />

수라는 말은 멀리 사라진 지 오래다. 아<br />

니 알기나 하려나? 부창부수가 무슨 뜻<br />

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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