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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 enews@usa.net <strong>주간연예</strong> 85<br />
그는 왜 아버지가 다른 여자를<br />
만나 바람을 피우고 집에 관심<br />
이 없는지 이해한다고 했다. 어렸을 때<br />
는 그렇게 아름답고 예쁘고 멋진 엄마<br />
라고 생각했지만, 성장하고 보니 엄마<br />
는 거의 매일같이 계모임, 친구 모임, 동<br />
창 모임, 쇼핑에 정신을 쏟고 다녔고, 아<br />
버지는 고된 일 때문에 저녁 식사가 끝<br />
나면 일찌감치 코를 골고 잠을 청했다.<br />
이제 연세가 들어 아버지는 밖에서 친<br />
구 만나 술 마시고 가끔 집에 오지 않<br />
는 것은 다른 여자와 그 한 밤을 즐기<br />
고 있고, 엄마는 초고도의 비만에, 낮<br />
에는 밖에서 저녁에는 자정이 될 때까<br />
지 드라마란 드라마는 다 보고 잔다.<br />
아버지 즉, 남편과의 대화는 늘, 누구<br />
의 엄마는 고급 차로 바꾸었다, 누구의<br />
엄마는 무슨 보석을 샀더라, 멋진 가방<br />
을 메고 다니더라, 라는 불평과 불만으<br />
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니 어떤 남편이<br />
뚱뚱한 마누라의 허접스런 불만만 들<br />
으며 살 수 있을까? 인제 보니 아버지<br />
만 고집불통에 가정이나 식구들에게<br />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br />
예진회 대표 • 박춘선<br />
마누라<br />
늘 만족스럽지 않은 아버지로 여겼지<br />
만, 이제 생각해 보면, 어머니가 아버지<br />
를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는 생각이 더<br />
든다.<br />
저 글을 읽으면서 별안간 나는 어떤<br />
마누라로 살고 있는지 다시 되돌아보<br />
게 되었다. 글쎄, 나라고 특별하게 남편<br />
을 위해 멋지고 아름답게 살지는 않았<br />
겠지만, 중년이 되어가며 이혼율이 급<br />
상승하는 것을 보면, 저 글이 그다지 신<br />
빙성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저<br />
런 마누라보다 더 멋지게 더 성실하게<br />
남편에게 순종하며 산 마누라들이 더<br />
많겠지만, 글을 쓴 24세의 아들이 본<br />
자신의 엄마에 대한 평가는 과히 슬프<br />
기 짝이 없다.<br />
어떤 남자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br />
다.”라고 했다. 그러나 아내는 아직도 젊<br />
고 활기가 넘치지만, 거의 매일 운동복<br />
이나 걸치고 화장도 하지 않고 긴 머리<br />
를 보글보글 말아 휘날리고 다니는데, “<br />
과연 제가 3년 전에 그토록 사랑했던<br />
그 여자가 맞는지 궁금하다.”라고 했다.<br />
그 이유를 물어보니 “이젠 뭐 꾸며야<br />
할 이유도 없고, 꾸미는 것도 귀찮다.”<br />
라고 하는 아내의 말을 들으며, 꾸며서<br />
잘 보여야 할 사람이 없다는 말은 이해<br />
가 되지만, 자신은 아직 3년 전의 그 아<br />
내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고 하였다.<br />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을 보고 사랑해<br />
서 결혼했지만, 결혼하고 보니 그토록<br />
아름답고 예쁘고 귀엽던 그 여인은 어<br />
딘가로 종적을 감추고, 화장기 없는 얼<br />
굴, 개미 같던 허리는 두둥실 뱃살이 늘<br />
어나고 스타킹 신은 멋진 다리맵시 대<br />
신 시커먼 양말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br />
예쁜 손으로 입 가리며 미소 짓던 모습<br />
은 사라지고 아무 곳에서나 입을 드러<br />
내며 하하 웃는 모습, 그런 아내를 바라<br />
보는 남편의 심기가 자꾸 불편해지는<br />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일까?<br />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아내가 “여보,<br />
나 신발 하나 사고 싶은데 사도 될까?”<br />
라고 물었다. 나는 무슨 신발을 사는데<br />
남편에게 그런 걸 묻는가? 라고 생각<br />
했는데, 남편의 대답이 “얼마짜린데?”<br />
라고 물었다. “응, 신발이 어디 제품인<br />
데 좀 비싸, $500인데.”라고 하자 남편<br />
의 목소리가 커졌다. “야? 무슨 신발을<br />
$500씩이나 주고 사냐?”라는 말투가<br />
더 크다. “그럼 어쩌라고? 신발이 맘에<br />
드는데?”라는 아내의 목소리도 커졌다.<br />
“사지 마라, 내가 말했다. 사지 말라고.”<br />
라고 하더니 남편이 전화를 꺼버렸다.<br />
그러자 그녀가 “에~구 좀생이”라며 투<br />
덜거린다.<br />
힘들게 바깥일 하며 돈 버는 남편의<br />
심기에 불을 질러버렸다. 그렇게 입을<br />
삐죽이고 있는데, 남편에게 다시 전화<br />
가 왔다. “너는 생각이 있냐? 없냐? 온<br />
종일 뙤약볕에서 일하는 내 생각은 했<br />
냐? 무슨 신발을 $500씩이나 주고 사<br />
겠다는 말을 할 수가 있어?”라고 하더<br />
니 다시 또 전화를 끊었다. 투덜거리며<br />
입을 샐쭉하는 그녀와 헤어지며 “에이<br />
고, 오늘 한바탕 하게 생겼네.”라고 하<br />
자. “괜찮아요, 다음에 몰래 살 거예요.”<br />
라고 한다.<br />
이렇게 사랑으로 맺어졌던 부부가 하<br />
나둘 사랑이 아닌 불편함의 관계가 시<br />
작되어 가고 있었다. 하긴, 노동으로 힘<br />
들게 일하는 남편을 생각한다면, $500<br />
짜리 신발이 가당치 않겠지만, 그것이<br />
여자의 심리이니 어찌할꼬? 그러나 남<br />
편도 사랑하는 아내의 소원 하나 들어<br />
주지 못하는 마음이 아플 것이다.<br />
애인과 애인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br />
로 아내와 남편으로 맺어지는 순간, 알<br />
뜰살뜰 아내를 위하고 남편을 위하는<br />
마음, 그래서 오랜 세월 함께 사랑으로<br />
이어져야 하는데, 윗글의 내용처럼 무<br />
언가 이어지는 것이 아닌 어쩔 수 없이<br />
이어져 살아가고 있는 것도 천만다행이<br />
라고 해야 하나.<br />
아버지가 왜 항상 바깥으로 도는지<br />
이제야 이해할 수 있다는 아들의 그 심<br />
정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하긴, 남<br />
편만 바라보며 한평생 살아가는 곱디<br />
고운 아내를 나 모르라며 처자식을 버<br />
리고 떠나는 인간들도 있으니 부창부<br />
수라는 말은 멀리 사라진 지 오래다. 아<br />
니 알기나 하려나? 부창부수가 무슨 뜻<br />
인지를?